휘휘 마른 가슴이다 점점 벌어지는 쌀집 괭이의 눈이다 초승달을 꺼내 집으로 가는 길을 덮는다 털퍽거리며 해진 신발을 끌고 오는 저녁은 버려진 빈 상자를 줍는 여자다 한 머리 가득 빈 상자를 이고 간다 그 여자의 검은 몸빼다 오는 저녁은 공사장에서 튀어오르는 불티다 초승달 곁에서 쪼그라든 별이다 축대 밑에 쌓여 웅성거리는 돌무데기다 침을 찌익 뱉으며 기름 배달을 가는 청년의 발밑으로 풀쩍 괭이가 뛰어오른다 이 놈의 괭이 이놈의 괭이 위협하며 초승달이 열어놓은 녹슨 철대문으로 사라지는 오는 저녁은 빈 상자를 가득 이고 가는 검은 몸빼다
오는 저녁은
오는 저녁은
이문숙
휘휘 마른 가슴이다
점점 벌어지는 쌀집 괭이의 눈이다
초승달을 꺼내 집으로 가는 길을 덮는다
털퍽거리며 해진 신발을 끌고
오는 저녁은
버려진 빈 상자를 줍는 여자다
한 머리 가득 빈 상자를 이고 간다
그 여자의 검은 몸빼다
오는 저녁은
공사장에서 튀어오르는 불티다
초승달 곁에서 쪼그라든 별이다
축대 밑에 쌓여 웅성거리는 돌무데기다
침을 찌익 뱉으며
기름 배달을 가는 청년의 발밑으로
풀쩍 괭이가 뛰어오른다
이 놈의 괭이 이놈의 괭이 위협하며
초승달이 열어놓은
녹슨 철대문으로 사라지는
오는 저녁은
빈 상자를 가득 이고
가는 검은 몸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