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숨기는건 사랑에 대한 반칙이다(16)

●이슬●2004.01.31
조회1,040

순간 벙어리가 되어도 좋으니..
한순간 귀머거리가 되어도 좋으니..
또 한순가 눈 먼 장님이 되어도 좋으니..
지금 선배를 만나고 싶습니다..

 

카페를 나와 미친듯이 달렸습니다
사무실로 들어가 팀장실 문을 벌컥 열었습니다

 

-채희야..무슨일이야?
선배가 놀란듯 물었습니다

 

선배에게 어떤 말이라도 하고 싶고 따지고 싶었지만
바로 난 벙어리가 되었고 귀머거리가 되었고 장님이 되어버렸습니다
아무말도 나오지 않았고 아무말도 귀에 들리지 않았으면
선배의 얼굴조차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채희야 무슨일이야?

-...........

-무슨일있어?
-아..아니예요.. 죄송합니다

 

팀장실을 나왔습니다 전 정말 용기없는 겁장이인것 같습니다
바보 송채희..선배에게 물어라도 보면 이렇게 답답하진 않을거 아니야
미국..멀어봤자 얼마나 멀겠어 선배에 대한 나의 마음보다 더 깊고 넓진 않을거야..
또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야 너 또 울고 있는거냐?
-......

영계녀석에게 또 이런 모습을 보이게 되다니..
하지만 지금은 누구라도 붙잡고 엉엉 울고 싶은 심정입니다
-흑...으...흑....
-.......
이녀석 또 아무말없이 절 다독여줍니다 그 손이 이렇게 크고 따뜻한지 오늘에서야 알았습니다

-임마 울지마 기집애가 맨날 그렇게 질질짜냐

-......

-울지마

손으로 쓱 내 눈가의 눈물을 훔쳐가는 이 녀석. 손이 정말 따스합니다

 

문앞에서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가 들립니다
식사시간이 끝날때가 되어 다들 돌아오는 길인가 봅니다
눈물을 겨우 삼켜야만 했습니다

 

저녁6시.. 퇴근시간에 맞쳐 뒤늦게 사무실에서 나왔습니다
버스정류장에서 한참을 멍하니 서있다가 놓친 버스가 몇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빵빵~~~
눈에 익숙한 차가 제앞에 섰습니다

 

-이제 집에가니?
창문을 연 사람은 다름아닌 선배였습니다
-네..
-타..데려다줄께
-아니예요 .. 버스타고 갈께요
-타..할얘기도 있어..춥다 빨리타..

집앞까지 오는 내내 선배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집앞에 도착했을땐 이미 차안엔 선배와 나의 어색함만 맴돌고 있었습니다
먼저 어렵게 말을 꺼냈습니다

 

-선배..미국으로 갈 예정이라면서요?
-...응..성범이 녀석이 벌써 말해버렸구나
-네....

한참을 또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이 아니면 다신 선배를 잡지 못할것만 같습니다

-선배...꼭 가야되요?
나의 물음에 선배는 당황하는듯 합니다
-채희야..

-선배 가지마요...흑..
또 메어오는 심장이 제 눈을 자극시켜 주체할수 없는 눈물이 흐리기 시작했습니다

-채희야 울지마..
-선배 흑..선배 돌아올때까지 내가 기다리면 되잖아요 흑...

-아니야 채희야 그럴순 없어..어쩌면 멀리 떨어져있으면서 서로에게 더 상처입을지 몰라..

-흑...

 

-어차피 너에게 말해야할 것 같아서 나도 많이 생각해봤는데..말해야겠다
 사실..태준이 내 동생이야.. 새아버지께서 우리 어머니를 만나시기전에 입양한 아들..
 그녀석이 아주 어렸을때부터 입양을 시켰다고 하셨어
-네?!!!

-놀랐지? 말하려고 했는데..태준이녀석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서로 형제라는거 말하는거 싫어해..어머니도 아버지도 달라서 일까?
 우리가 아무 사이가 아니라고 생각해서일까..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인지..
생각하지도 못한 일이 지금 눈앞에 벌어지고 있다는 생각에..
어쩌면 이 두형제 사이에서의 나의 위치 때문인지.. 너무 놀란 마음이 가라앉질 않았습니다

 

-하지만...이름이..
-응..공교롭게도 이름이 같아 새아버지의 성이 '강'씨거든
 그러니깐..처음 태준이를 만났을때가 12살때였어
 그녀석 이름이 강태준이라는거야 첫날부터 그녀석도 나도 그 이름때문에 많이 싸웠지..
 그 이름이 내꺼니 니꺼니 하면서..훗..
 집에서는 날 태준이라 부르시고, 그 녀석을 태민이라고 부르셔..

-..........
도대체 무슨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방학이고 해서 어머니의 부탁으로 그 녀석한테 잠시 일을 시키는거긴 한데
 그녀석 내 동생이라 말하는게 시른가바..훗..
 그리고 떡하니 지원래 이름이 태준이란 이름을 대버려서 나도 처음엔 당황했었지..
 원래 그 이름의 주인인 그녀석도 자기 이름을 잃기 싫었던것 같아
 나도 어린마음엔 그랬으니깐..

-선배...
-그녀석 왜 나만 미어하는지 모르겠어^^
-.....

 

-그리고...그 녀석이..채희 너에대한 마음이 크다는거 알고 있어
-..네?!!!??

-그녀석 어렸을때부터 그림 그리는걸 좋아했거든
 유난히 너의 얼굴을 많이 그렸더라..어렸을때부터 인물화는 안그렸던 녀석인데..
 사람들 얼굴이 싫데..표정의 한계가 온다고..

-선배와 태준이가..아니 태민이가 그런 사이인줄 몰랐어요..
 그리고 태민이에 대한 마음...저 알고 있지만 거절 했어요..

-응..그것도 알아  그녀석 그거땜에 티는 안내도 많이 속상해했어  그후로 나를 더 갈구든데^^

 

-선배에게도..태준이.아니 태민이에게도 미안해요..

-아니야 채희가 미안할것 없어 우리가 잘못한거야
 처음부터 채희 너한테는 다 이야기 했어야 했는데 태민이의 마음을 알고나니
 태민이와 나의 사이에 대해 더더욱 말은 못하겠고 나도 너한테 욕심이 생기더라구..

 원래 널 처음봤을때부터 마음에 두고 있어긴 하지만.. 그렇게 갑작스러 말하려 했던건 아니였는데..
 그래도 말하고 나니 맘이 편하네..  언젠간 말할거였지만 조금 빨라진것 뿐이야..

 

울컥 화가 났습니다
도무지 이해도 되지 않을뿐더라
그 둘 사이에서 꼭두각시가 되어버린 기분이 들었습니다

 

-채희야 미안해..너에 대한 마음 거짓인적 없었어 태민이도 그럴테고..

 그리고 태민이가 있기에 조금은 마음 편하게 미국으로 갈생각이라서 너에게 이야기 하는거야

-선배가 몬데 태민이가 있으니 마음편하게 떠난다는거예요?
 나는 갈테니 넌 태민이가 있으니 잘지내바라 이런 거예요?
 정말..실망이예요... 선배는 내 마음을 진실되게 본적있어요?
 내마음..진실되게 본적이 있어서 지금 그렇게 말을 하는거냐구요!!

-미안해..하지만 난 가야해..나에겐 너도 중요하지만.
 태민이도 중요해...그리고 나의 아버지 또한..너희만큼 중요해..

 

선배의 마음...이해할수 있을것 같습니다.
새아버지의 존재와 친아버지의 존재..

 

-.........흑..
-울지마 미안해..널 울리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데..상처주기도 싫었고
 너한테 정말 잘하고 싶어서 욕심부려서 시작하려고 했었던건데..
 채희야 미안해..내 욕심 때문에 너에게 상처를 준거 같구나..


가슴이 아프다...
가슴이 메어온다..
그전에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가슴이 아프로 메어온다는것.. 이제는 알것같습니다

 

선배와 나란히 앉아 있을수 있는 시간이 지금이 마지막이라고 해도

지금은 용기가 나질 않습니다..

알면서도 선배의 마음을 알면서도 웃어보일수가 없습니다

내 눈물이 마를때까지만... 내 눈물샘이 마를때..그땐 아무렇지 않게 웃을수 있으려나..

 

-선배 저 이만 들어가볼께요...
-그래 들어가바

 

그렇게 저는 선배에게 등을 돌렸습니다
선배를 사랑하기에 여기서 그만 해야겠습니다
선배에게 무거운 발걸음을 안겨주고 싶진 않습니다..
가슴이 아픕니다..심장이 고장난것 같습니다..

 

생각했을 때 기분 좋은 것은 첫사랑이 아닙니다.
가슴이 메어오고..기억하지 않으려 해도도 추억되는것입니다
첫사랑은 추억하는게 아니고 가슴속에서 묻어두는 것입니다
어차피 깨진 유리조각을 다시 붙이지 못하듯 첫사랑과의 추억도 붙일 수 없는 것입니다..
첫사랑이 아름다운 이유는 이루어지지 않아서이기때문이다.

 

                                                               - no 16 End -

 

(이슬)

여자는 첫사랑을 기억속에 묻고 남자는 첫사랑을 추억속에 묻는다고 합니다

첫사랑에 대한 추억..이렇게 날씨 좋은 주말..문득 생각날때가 있습니다

너무 어렸던건 아니였는지 너무 서툴렀던건 아니였는지..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아 더 아름답다고는 하지만..옛사랑의 추억에 가슴이 뭉클할때가 있습니다

기억과 추억의 차이.. 머리와 가슴으로 느끼는 차이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행복한 주말 되시길 바래요..

 

                                             나의 현실의 아름다운 추억을 가슴에 묻고 싶습니다   이슬감정을 숨기는건 사랑에 대한 반칙이다(16)

 

 

 

사랑과 이별 게시판안에 지금은 연애중이라는 게시판이 있죠?

일기장을 뒤적거리다가 나의'꼬'와 우리 꼬맹이의 첫만남이 생각이 나서

그곳에 몇자 적어봤어요

8살꼬맹이와 나의'꼬'와 이슬이의 삼각관계㉦)/  함께 하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