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대체 무슨기분일까요?

ㅇㅇ2018.03.19
조회288

헤어진지 8개월이나 지났어요.

저는 오래됐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헤어진 이유는 여느 커플들과 비슷하게 사소한 말다툼에서부터 시작해

싸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이별까지 다다르게 됐어요.

 

저는 제가 잘못하고 상처준 일이 많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전남친은 항상 저보고 '날 좋아하지 않는 거 같아'라는 투정을 부렸던 사람이고,

헤어지면서도 저보고 잔인하다고 말했던 사람이니까요.

 

사실은 아직도 얼마나 힘들었는지, 얼마나 절 좋아했는지, 그래서 얼마나 아파했는지, 아파했을지 짐작이 안가요.

이별은 누구에게나 아픈 일이고 저 또한 아파했었으니까요...

 

일주일 뒤에 연락 한 번 왔었는데...

연락이라기보단 통보였어요.

그냥 아파도 잘 지내보겠다는 얘기였으니 답장을 바란 게 아니구나 싶어 답을 하지 않았고요.

 

상대방에게 먼저 잘 해보자는 연락이 오면 다시 잘해볼 의향은 있었지만,

제가 먼저 연락할 생각은 없었어요.

어쨌든 제가 차였고, 그 사람이 헤어진 이유를 갖고있으니 붙잡을 생각은 없었어요.

 

뭐 몇몇 사람들은 '그만큼 좋아한게 아니다', '너의 잘못인데 그렇게 생각하는 건 이기적인 거 아니냐'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는데...

그 말도 맞을지 모르겠어요.

정말 좋아했고 사랑했다면 바짓가랑이라도 붙들고 울며 매달렸겠죠.

 

예전에 남자한테 데인 적이 있어서 그 때 일을 생각하며 항상 자기방어적이었어요.

그 때 사랑을 구걸하고 붙잡던 모습이 시간지나고나니 얼마나 비참하고 안쓰러워보이던지.

문득 그 때 생각이 나서 저를 내려놓지 못하겠더라고요.

 

다른사람임이 분명한데도 완전히 믿지는 못했나봐요.

그래서인지 헤어질 때도 생각보다 덤덤했어요.

'그럼그렇지'라는 생각과 '괜찮아'라고 내 자신에게 말하면서 다독였어요.

 

헤어진지 한 달 쯤이 지나 전남친은 새 여자친구를 만들었어요.

뭐... 그렇게 예쁜지는 모르겠는데 아무래도 저는 전여자친구이다보니 그런 모습이 마음아프게 다가오더라고요.

그래서 그 날 카톡 차단을 했어요.

 

한 두어달이 지나고 뭐하고사나 궁금해서 차단을 풀었더니 헤어진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차단 푼 채로 몇 달을 지냈어요.

 

그리고 오늘도 카톡을 둘러보다 프로필을 봤더니 또 새 여자친구 생긴 거 같더라고요.

항상 입에 달고살던 이상형인 단발머리여자가 아닌, 긴 생머리를 한 예쁘장한 여자가 있었어요.

 

뭔가 알 수 없는 기분이 들면서...

내가 생각해도 병신같고 구질구질한 생각들이 밀려오고...

8개월이란 시간이면 날 잊고도 남고 그렇게 좋아했지만 그만큼 아팠던 사람이 나일텐데...

나는 현재로썬 그 사람에게 절대로 좋은 사람일 수 없는데...하면서

오만가지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도 남남인 것을 인정하고, 다시 만날 일도 없고,

행여나 길가다 마주칠 일 조차 없다는 걸 알아요.

 

저는 아직도 속으로 그 사람을 기만하고 있었던걸까요?

 

저를 그렇게나 좋아해줬다는 사실에 아직도 취해있어서 이러는걸까요?

 

막 뺏긴 기분이 들고 배신감 들고 이런 감정은 아니에요.

지금의 제가 그런 감정을 느낄 위치도 아니고 아무런 관계도 아니고 정확히 남남이니까요.

 

그런데도 뭔가 내 속에서 쿵, 내려앉은 기분이고...

뭔가 괜찮은 사람 만나는가보다, 싶다가도 알 수 없이 찝찝하고...

 

보통은 전 애인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비웃어주거나 웃음거리로 소비하는데

저는 잘 그러지 못하겠어요.

 

어쩌면 기만이 맞는 거 같기도 하고...

절 그렇게 좋아했다고 해서 다른 사람 못만나고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알지만...

제가 정말 그 때 그 감정에 취해있는 거 같긴 하네요.

 

같은 날에 서로 좋아해서 만나게 된 게 서로가 처음이었거든요.

 

그 이후로 사귀진 않았어도 남자가 몇 번 있었지만

그냥... 다 마음에 와닿질 않았어요.

 

아무리 좋은 말을 해주고...예뻐해줘도...

'언제까지 저럴 수 있나...' '저 말들의 유통기한은 언제일까..'이런 부정적인 생각만 들고...

 

그렇다고 다시 만나고싶은 건 절대 아니에요.

사귀면서 '성격차이'란 말을 굉장히 싫어했는데, 결국 헤어지면서도 전남친은 성격차이라고 말하더라고요.

그렇게 헤어지니 정말 성격차이로 헤어진 사람들이 되어버린거고요.

 

혼자가 되고 생각해보니 성격차이가 맞는 거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사람이 용암같았다면 저는 호수같은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그 사람은 저도 같이 뜨겁게 타오르길 원했고, 저는 잔잔하지만 즐거운 관계가 되고싶어했으니까요.

 

좀 더 쉽게 말하자면 그 사람은 사랑꾼이었고, 저는 재밌는, 친구같은 연인을 원했던거죠.

 

아무튼 그런 다른 부분들을 인정하고, 내 잘못이 있었던 것도,

맞춰주지 못했던 것도 모두 다 인정하며 잘 정리해나가는 듯 싶었는데

그놈의 새 여자친구를 볼 때 마다 마음이 참 심란하고 이상해요.

 

그 사람이 없다는 게 이제와서 땅치고 눈물흘리며 후회할만큼의 일도 아니고,

없어서 못사는 정도도 아니고, 다시 보고싶어서 미칠지경도 아닌데 뭔가 자꾸 심란해요.

 

지금은 말다툼하다 헤어졌을 때 처럼 미움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귈 때 처럼 사랑이란 감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고 생각하고 실제로도 오랜 시간이 흐른 상황인데

그 때 저를 열렬히 좋아했다는 이유만으로 기만하고 있는 걸까요?

 

무슨 기분인걸까요?

 

기만하는 마음을 버리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그렇게 절 좋아해주던 사람을 무시하고 놔버린 제 잘못인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