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갖는 시기 때문에 이혼하려고 합니다

미네2018.03.19
조회23,105

결혼한 지 2년 반 된 부부입니다

저는 정부기관에서 계약직으로 다니고 있고 남편은 사립학교 교사에요

나이는 84년생 동갑, 35세입니다

 

먼저 저희는 서울-대전 사이에서 연애를 하다가 결혼을 앞두고 제가 지방으로 내려와

운 좋게 재취업이 돼서 대전 지방에서 신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결혼 후에 좀 힘들었어요

남편은 이미 대전 생활이 익숙해져 있었던 반면 저는 친구도 없이 남편만 보고 내려왔는데

처음엔 직장에서도 적응하는 것도 어려웠ㄱ

퇴근 후에 신랑이랑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는데 신랑이 좀.. 무심했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싸우기도 많이 하고 우울감이 심해져서 정신과 병원도 다니고 했습니다.

결혼 1년차까지는 그렇게 싸우기도 하고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회사 동료도 몇명 생기고 그럭저럭 이곳 생활에 적응을 많이 했습니다

 

저는 원래 아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딱히 애를 낳을 생각이 없었어요

신랑도 그걸 알고는 있었지만 본인이 아이는 꼭 있었으면 좋겠다-해서

저도 하나 정도는 낳아야지-라고 합의가 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장에서 좀..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일이 있어서

다른 직업을 찾기로 했어요. 1-2년 정도 자격증 공부를 좀 했으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신랑도 흔쾌히 허락해 줬고요.

올해 5월까지만 다니고 이후로는 전업 수험생활을 하는 걸로 얘기가 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했던 대화 내용이

나- 3년만 좀기다려 줘라

신랑-3년은 너무 긴데.. 나는 막연히 35살(올해) 즈음이면 아기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냥 이렇게 흐지부지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3년은 너무 길구나.. 1년 정도는 여분으로 생각하려고 했는데 그러지 말고 1차 바로 붙고 다음해 2차도 바로 붙어야겠구나.."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얘기를 하다 보니 그게 아니었네요 ㅎ

3년은 너무 길다 + 나는 35살 즈음에는 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 올해 말에 아기 가지고 1차 시험 본 뒤에 아기 낳고 공부해서 2차를 보면 되지 않냐

는 의미였다는 겁니다..

근데 그 공부는 아기 보면서 쉬엄쉬업해서 할 수 있는 공부가 아닙니다..

저는 신림동 고시촌에 들어가서 공부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그건 어려울 것 같다고 했죠.

딱 2년 뒤에 라이센스 따고 아이 낳으면 육아 땜에 몇년 공백이 생기더라도 다시 일 시작할 수 있으니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

 

남편 생각은,

나는 막연히 올해는 아기가 있으면 좋겠다.

당신 마음도 이해가 되지만 이성적으로 설득할 문제가 아니라 그냥 나는 그랬으면 좋겠다.

솔직히, 당신이 아이를 별로 안 좋아하는 모습을 많이 봤기 때문에 그떄 가서 아이를 낳을 거라는 것도 믿기가 힘들다

그렇다고 내 와이프가 억지로 아이 낳아서 우울한 엄마가 되고 나 원망하는 것도 싫다

솔직히 이 문제는 답이 없다...

 

제가 물었습니다.

1차 붙고 아이 낳으면, 1년동안 신림동 고시촌에서 공부만 해도 되느냐고요

그랬을 때 신랑의 답은

"그럼 아기는?"이었습니다..

전에는 본인이 육아휴직도 낼 수 있고, 부모님 손에 맡기면 되지 않냐고 했었으면서요..

이때 저는 이 사람이 무작정 아기만 원할 뿐이지 제가 무슨 일을 하든 장차 어떤 미래를 그리건 상관이 없는 사람이구나-하고 느꼈습니다.

 

저는.. 글쎄요 제 생각은..

좀 유연하게 생각해도 될거 같거든요

올해 말에 가져야만 해-라고 결심한다고 꼭 그때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남편이 저를 사랑한다면, 조금 더 기다려서 사랑하는 여자랑 예쁜 아기를 갖는 게 좋지 않나요

 

남편의 말은

나는 아기를 빨리 갖고 싶다 하루라도 빨리.

결혼 초에는 와이프가 병원 다니고 불안정해서 그런 얘길 꺼낼 수도 없었다

나한테 2년, 3년을 기다리라고 하는데, 나는 지금도 하루하루 (이 여자가 아이를 안 가질까봐) 너무 불안하다

지금까지 기다린 것도 너무 많이 기다린 거다

우리는 입장이 너무 서로 다르고 절충이 안 된다

어차피 답이 없으니 갈라서자_는 입장입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신랑이랑 재미나게 살고 싶고

공부 열심히 한 뒤에 아기도 가지고 싶어요

아이가 없어서 하루하루 불행하다는 것도 솔직히 저는 심정적으로 이해도 되지 않고..

저랑 하루하루 살면서 불행하다는 사람을 보면서 사는 것도 힘들고

저를 못 믿겠다고 하니.. 그것도 싫고요

저도 많이 힘들어서 그렇게 하자고 한 상태에요.

 

이혼 따위, 그게 뭐 별건가- 싶기도 하고

연애 기간까지 합쳐서 9년 가까이 만났는데 그동안의 추억이 아깝기도 하고

결국 이렇게 헤어지려고 서울 생활 버리고 대전으로 왔구나.. 싶기도 하네요 ㅎ

 

제가 많이 잘못한 걸까요

현실적인 조언보다는 그냥 위로의 말 좀 듣고 싶은데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