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2년째...

ㅇㅇ2018.03.19
조회618

안녕하세요. 20대 후반 여자입니다.

 

잠도 오지 않는 밤..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해도 생각이 나서 괴로운 밤.

익명을 빌려서라도 말하면 조금 더 나아질까 싶어 두서없이 글을 써봅니다.

 

저에겐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잊으려고 발버둥을 쳐봐도 저만 더 괴로웠기에 그냥 인정하기로 했어요.

인정하고나니 마음이 한결 편해진 느낌이었거든요..

 

음.. 저에게 트라우마를 안겨준 그 분과의 악연은 2년 전에 시작됐습니다.

 

그 분이 저에게 했던 수많은 말들 중 잊혀지지 않는 것들이 있어요.

 

'15년가량 서비스업계에 일하면서 수천명 데리고 있어봤지만 너같은 애는 처음 본다.'

'너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폭식해서 10kg 쪘다. 책임질거냐.'

'너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뒷목 당겨서 병원 다니고 있다.'

'너가 우리 매장에 오고나서 되는 것이 없다.'

'회사 메일인데 줄간격 하나 제대로 못하냐. 초등 국어는 배웠냐.' 등등 정말... 많습니다.

 

그렇게 많은 일들을 겪어오면서 저에겐 큰 변화가 생겼어요.

눈치를 본다거나 주눅이 들어있다거나 항상 내가 뭘 잘못한 것은 없는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자책하고 절망감에 시달렸습니다...

 

정말 울면서 근무했었어요.

나중에는 숨도 쉬어지지 않을만큼 너무 괴롭고

새벽에도 수십번 소스라치게 놀라며 깨는 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1년정도 버티다 그만두었어요.

그만두면 다 해결될 줄 알았습니다. 근데..... 전혀 아니었어요.

 

퇴사하고 3개월 쉬다가 바로 직장 잡았는데요..

그때와 냄새, 상대방의 억양, 말투, 표정 그 어떤것이라도 비슷하게 느껴지면

식은 땀이 나고 눈물이 나고.. 손이 덜덜덜덜 떨려서 집중을 할 수 없었습니다.

 

동료들의 호의를 알면서도 의심하는 제가 너무 싫고 혐오스러웠습니다.

혹시라도 나에게 실망했으면 어쩌나 걱정이 됐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잘해내고 싶었고 끊임없이 고민하고 자책했습니다.

넌 여전히 병신이구나. 넌 여전히 그것밖에 못해. 넌 트라우마를 못이기는 병신이야. 라고요..

그래서 너무 힘들었어요..

 

아이러니하게도 끊임없이 자책하면서도 나를 힘들게 하는 모든것에서 도망치고 싶었어요.

피하고 숨기면 아무도 모를 줄 알았습니다.

 

최근에는 트라우마 관련해서 면담을 했었어요.

면담 중에 '전 직장 상사가 나를 힘들게 했다.' 말 한마디 꺼내는게 너무 힘들고 아팠습니다.

그러면서 나를 싫어하면 어쩌지. 그 생각뿐이었어요............

 

 

저는 아직도 그때의 트라우마 때문에 괴롭고 아픕니다. 힘들어요.

잠드는 것이 무서워서 새벽까지 버티고 버티다 기절하듯 자는게 일상이 돼버렸습니다.

 

음.. 말이 너무 길어졌네요.

제가 듣고싶은 얘긴 그거 하나인 것 같아요.

수고했다. 잘 버티고 있다.

 

두서없는 이야기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