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너였다

ㅎㅇ2018.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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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위해 더 열심히 살려고 했다
너를 위해 더 높은 목표를 세우고 이루려 했다
너를 위해 성공하겠다 굳은 다짐을 했다
너가 무엇을 하든 걱정따위가 너의 앞길을 막아서지 않도록
너를 탄탄하게 뒷받침 해주고픈 마음이였다
자신있었다 너랑 함께할수만 있다면 다가올 그 어떤 문제라도 다 해결하고 너가 못한다면 내가 해낼 자신이 있었다
내 마음은 우리가 그 어떤 현실의 벽에 부딪히더라도 헤쳐나가보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었는데 넌 아니였다
너는 현실을 마주할 때마다 나를 내던졌다
너는 힘듬을 대신할 대상으로 나를 선택했다
너는 나와 그 어떤 어려움도 헤쳐나가기 싫어했다
너는 철저하게 현실에게 지기로 마음을 먹은 사람이였다
나는 현실을 이기고 너와 함께 미래를 향해 가고 있었는데
너는 현실에 삼켜져 내가 없는 너 혼자만의 미래를 그렸다
너가 날 놓으려 할 때마다 내가 다 하겠다며 안간힘을 썼다
너를 위해 나를 버리고 또 버렸다
너랑 함께 하기 위한 간절한 내 발버둥이였다

생각해보면 너의 선택은 올바른 선택이였다
너를 지키기 위해서 너는 너에게 맞는 행동을 한거다
내가 너와 무엇을 하고 싶어했든 그건 내 입장이고
그래서 내 입장이 아닌 너의 입장으로 생각했어야 했다
나는 나고 너는 넌데 너가 당장 힘들다는데 내가 무슨 수로 너를 지켜주겠는가
내가 널 위해 모든 것을 내준다고 해도 애초부터 내가 너의 힘듬의 이유인데 내주는 것이 도대체 무슨 소용이겠는가
물론 너와 모든 것을 꿈꾸던 나에게는 힘든 선택이였다
하지만 그저 마음의 차이인 것을 누굴 탓할 수 있을까
단지 너는 내가 너를 좋아하는만큼 나를 좋아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누굴 탓할 수도 없는 일이였다

너의 생각들과 너의 마음이 내가 갖고 있는 것들과 다르기에
매 순간 상처였고 참 많이 힘들었다
너도 힘들었겠지 현실을 이겨낼 수가 없어서
그렇지만 현실을 이기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내 앞에서
가볍게 무너지는 너의 모습은 내게 비수와도 같았다
널 위해 모든 걸 하려는 나와 날 위해 아무것도 안하려는 너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매일같이 나에게 상처를 냈지만
깊어지는 상처를 알면서도 놓아야하는걸 알면서도
놓지 못하고 붙잡고 있는 내 자신이
나만 놓으면 끊어질 관계인걸 누구보다 잘 아는 내 자신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처를 감내하기로 결정하는 내 자신이
안쓰럽고 또 안타까워서 내 속은 까맣게 타들어갔다

그러다 어느 순간 깨달았다
내가 마음만 앞세워 가장 중요한 사실을 잊고 있었다는 것을
내내 보지 않으려 눈을 감고 있었다는 것을

나는 너를 웃게 만드는 사람이고 싶었는데 너를 울게 만드는 사람이었고
나는 너의 행복이고 싶었는데 너의 불행이었다
이 사실이 나를 한없이 무너뜨렸다
나를 죽이는 사실이었다

아끼고 아끼는 너인지라 곱게 살았으면 했다
너무나도 소중한 니가 그 어떤 것에도 아프지 않았으면 했다
너를 좋은 것들로만 채우고 싶었다
그랬던 나인데 정작 너에게 나는 나쁜 것들로만 가득한 존재였다
너를 좋아해서 미안했다 괴로움만 끼치는 나는 떠나는게 맞았다
비록 내가 무너지더라도 너를 더 이상 힘들게 할 수는 없었으니까

너의 선택은 너를 살리는 선택임을 나는 받아들이기로 했다
나는 숨이 막혔지만 너는 숨을 쉬기로 했으니 기꺼이 참았다
그런 와중에도 어쩌다 숨을 못 참아 너를 아프게 하는 일이 생길까봐 그래서 피해를 줄까봐
보고싶지만 보고싶지 않은 척 좋지만 싫은 척 나를 속였다
안되는 걸 되게 하려는 마음은 나 혼자 가져서는 안된다는 것
마음의 차이에는 그 어떤 것도 소용이 없다는 것
더 이상 우리는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을 세뇌시키기 시작했다
나에게 습관처럼 묻어있는 너를 문득이라도 떠올리지 않도록 너를 잊은 듯이 행동했다 너와 관련된 모든 것을 거부했다
내 자신을 철저히 속이고 또 속였다
아팠다 내 마음 깊은 곳은 아팠는데 내색할 수가 없어서
물 흘러 가듯이 살았다 이유 없이 생존하듯 그렇게 살아갔다
그렇게 망각의 시간을 보내려 열심히 노력했다

이렇게 너를 잃어가는 과정 속에서도 지금처럼 한번씩
너의 생각을 못 이겨 하릴없이 슬픈 때가 찾아온다
힘들다 보고싶다 아직 좋아한다 많이 그립다
내 주변 사람들은 너를 다 잊다 못해 기억하기도 싫어하는 줄 알겠지만
사실 너는 내 아픈 기억이라 아픔에 무뎌지려고 노력하는거지
너를 잊어본 적은 단 한 순간도 없었다
너를 잊으려면 얼마나 더 무던히도 노력해야하며
너로 인한 내 아픔은 언제쯤 치유가 될까
너에 대한 마음이 다 흘러가서 모두 마를 때가 오기는 할까

너의 잔상은 마를 틈 없이 여직 내 안에 잔류하고 있다
결국 나에게는 모두 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