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쳤다.

Why2018.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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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쳤다.

내가 아무런 의미없는 존재였다는 것이,

나도 그저 주변 사람들 중 한 사람일 뿐이라는 것이,


다시금 뼈저리게 확인시켜줘서,
그래서 보기좋게 무너졌다.


다리에 힘이 공기처럼 빠졌다.

쇠망치로 맞은 듯 머리가 울린다.


그동안 내게 보여줬던 모습은 도대체 무엇이였나.


나만 특별하다는,
나만 볼 수 있다는,
점점 바보같은 기대만 하며 매일매일 온갖 상상으로 사랑을 더해갔던 내게.....



착각의 늪에 우두커니 내던져졌다.


항상 나에게만 다정했던 그시선이 다른 사람에게 머무를 때 발목까지 잠겼다가,

항상 나에게만 다정했던 그목소리조차도 다른 사람에게 울려퍼질 때 무릎까지 잠겼다가,

나에게만 보여준 줄 알았던 세상 즐거운 그 웃음이 다른 사람에게 물들 때 가슴까지 잠겼다가,

끝내 나를 의식조차도 않던 그모습에 머리까지 모조리 잠겼다.


꺼내달라 발버둥치지 않았다.


누군가 자신을 좋아해주는 감정을 단순히 즐기고만 싶었던 걸까.


뭐라고 말을 해보라는 마음의 아우성이 목젖까지 올라왔다 삼키길 여러번.



어찌됐든 내가 알던 그사람이 아니다.


눈을 감았다.
귀를 닫았다.

온순히, 가만히 가라앉았다.



내가 알고있던 그사람은 없다.
내가 좋아하던 그사람은 없다.


단지 그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