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이 왔는데요

나른나른2018.04.11
조회4,764

4년만나고 헤어진지는 1년정도 됐어요.

초반엔 그렇게 좋다고 따라다니고 챙겨주고,

빨리 자기한테 마음 열어줬음 좋겠다고 눈물까지 보였던 사람이였어요.

한결같은 모습에 감동해서 만나게 되었구요.

그런데 막상 사귀고나니 시간이 지날수록 변하더라고요.

자꾸 변해가는 남자친구 보는게 너무 힘들었어요.

늘 니가 1순위라며 니가 내 인생이라며 니가 내 꿈이라며

온갖 달달한 말로 휘감아놓고

나중엔 그땐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라는둥 아픈 말도 많이 했었죠.

어디 놀러가자고 실컷 사람 붕붕 띄워놓고선

막상 약속 당일날 다 까먹고 늦잠 자던 사람..

 

그렇게 참고 참고 이해하자 이해하자 다독이며 만났어요.

그사람 없이는 못살거같아서요.

너무 사랑해서 다 이해했어요.

상처주는 말, 상처주는 행동 참 많이도 했던 사람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해서 바보같이 참고 만났어요.

 

그렇게 참고 참으며 만나다가,

제 생일이 겨울이거든요.

오후 1시에 만나기로 해놓고 역시나 1시에 오지 않더라구요.

밖에서 기다리다보니 너무 추워서 카페라도 들어갈까 하다가

그래도 내 생일인데 금방 오겠지. 싶은 맘에 멍청하게 계속 기다렸어요.

근데 날씨는 춥지 전화는 안받지

카페가서 기다리기엔 오기가 생기고 화가 나고

나중엔 눈물이 나더라구요.

 

그렇게 2시가 훌쩍 넘어서야 어슬렁어슬렁 꾀죄죄한 차림으로 걸어오는게 보이는데

그냥 그자리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예쁘게 보이고 싶어 머리하고 화장하고 들뜬 마음으로 나온 것도 억울하고

그냥 이런 모든 상황들이 다 겹치고 겹쳐 너무 서러워서 눈물이 안멈춰서

길거리에서 정말 미친년처럼 울었어요.

 

우는거보고 달려오긴커녕 똑같이 어슬렁어슬렁 걸어오더라고요.

그러더니 너 지금 뭐하냐고 뭐하는거냐고 짜증난다는 말투로 말하는 사람..ㅋㅋ

한참 엉엉 울다가 헤어지자고 나 너무 힘들다고했더니

기껏 나왔는데 무슨 이상한 소리 하냐며 짜증내길래

니가 아무리 평소에 못되게 굴고 사람 비참하게 만들었어도

내 생일날만큼은 사람 비참하게 만들지 말았어야지

나 이제 너같은거 안만날거라고 다신 연락하지말라고하고 울면서 집에 왔었어요.

그렇게 헤어졌는데 그사람한텐 카톡 한통 달랑 왔었죠.

다신 자기 볼 생각 하지말라고요.

그 카톡보고 또 엉엉 울고 내가 뭐하는건가 싶고 뭐했나 싶고

너무 아파서 한동안은 제정신으로 있지 못하고

아무튼 많이 괴로웠고 힘들었어요.

 

근데 할 수 있는 만큼 해주고,

참을 수 있는 만큼 참아서인지 저는 생각보다 빨리 괜찮아졌어요.

그사람 만나는동안은

매일 매일 물에 젖은 솜뭉치가 얹혀져있는것처럼 가슴이 답답하고 서글펐는데

막상 헤어지고나니까 후련하더라구요.

 

그사람한테 쏟아부었던 시간이 사라지니

배우고싶던 기타도 배우고, 친구들과 만나는 시간도 잦아지고

일상의 사소한 행복같은걸 찾아가며 즐겁게 보냈습니다.

 

그사람이랑 헤어지면 죽을것처럼 아프기만 할 줄 알았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헤어질걸 싶기도 했으니까요.

 

근데 어제 밤에 연락 왔어요.

한번만 만나달라고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미처 몰랐다고 니가 얼마나 힘들게 버티고 있었는지

니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하나도 몰랐다고

한번만 만나달라고 울더라구요.

 

나한테 미안하면 다시는 연락하지 말아달라고 제발 부탁이라고 했더니

잘못했다고 자기가 무슨짓한건지 모르겠다고 너무 힘들다고 돌아와주면 안되겠냐며

죽고싶다고 사람하나 살리는셈치고 돌아와달라길래

나는 이미 너 만나면서 수백번 수천번은 더 죽었으니까

엄살 부리지 말고 너도 그냥 살으라고 이제 연락 안받겠다고 하고 끊었는데

전화 계속 오길래 다 차단했어요.

 

근데 모르겠어요.

마음이 좀 아프네요.

흔들리거나 하는건 아닌거 같은데

그냥 마음이 뭔가 이상해요.

슬픈건 아닌거같고 그리운것도 아닌거같은데

잘 모르겠어요..

그냥 잘 쳐냈다고 토닥토닥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