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째 의문으로 남은 이상한 짝남의 심리

짝사랑전문2018.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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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살 여자임.
얼마전 제일 친한 고딩 친구랑 간만에 만나 술 한잔하다가
고딩때 풋풋했던 사랑얘기가 주제로 나왔음


그런데 아직도 우리에겐 풀리지 않은 의문이 있음
바로 내 짝남의 심리인데

나의 짝사랑 스토리를 읽고 이 남자의 심리를 유추해 주십쇽!




고1때 동아리 한 학년 윗 선배를 좋아했음
감정을 도통 숨기지 못하는 타입이여서 온 사람들이 내가 그 오빠 좋아하는 것을 전부 알고있었고 심지어 그 당사자도 알고 있었음.

내가 편지같은 것도 쓰고 그랬...(이불킥)



그 오빠는 진짜 레알 과묵의 아이콘이였음
하루에 말 한마디 하는 것도 보기 힘들만큼 목소리를 안냄.. 처음 보는 사람은 심지어 벙어리인 줄 알았다고 함.. ㅋㅋㅋㅋㅋ
내 친구는 동아리가서 그 오빠한테 인사하면 그 사람은 항상 대답없이 씩 웃기만 했다고 기억함.. ㅋㅋ



나는 악기 전공이라 다른 사람들 하교할때 함께 하지 못하고
밤 늦게까지 연습실에서 연습하다 가야하는 운명이였음



고1 여름
비가 어마어마하게 와서 신발이고 우산이고 아무짝에 쓸모없던 날.

앞이 안보일 정도로 비가 와서 어두워지면 위험할까봐 2시간 정도 연습하다 일찍 집에 가려는데
학교 밑 버스정류장에 그 사람이 혼자서 덩그러니 앉아있었음



짝사랑하면 하루종일 그 사람 한번 더 볼 수 있을까 눈으로 쫓게 되잖음?
그런데 그렇게 눈 앞에 운명처럼 뙇 나타나니 너무 반갑고 설렜음


"오빠 설마 지금 저 기다리시는거에여?"
라고 물었더니 씩 웃기만하고 대답안함



이건 내가 정말 믿지도 않는 신께 곱씹어 감사했던 일인데
그 오빠는 같은 동네 옆옆아파트에 살았음 그래서 같이 버스 타고 가는 동안에도

 한마디도 안했음..... 침묵의 시간..

(혹시.. 묵언수행 중이였던 건가)


집에 갈때도 유유히 손흔들면서 사라짐... ㅋㅋㅋㅋ ㅠㅠ



그 사람은 핸폰도 없어서
오빠 자요? 따위 시전도 안되고 문자도 전화도 할수 없는
미지의 존재였음



어느 날 저녁 시간에 집에와서 뒹굴대고 있는데
공중전화 틱한 번호로 전화가 옴.

레알 캔디폰 유저였던 나는 모르는 번호 아는 번호 스팸번호 너무 반가워서 다 받음.

 

전화를 받았더니

나야. 하더니 그 뒤로 말을 안함 ㅋㅋㅋㅋ 그래서 그 사람인 줄 한방에 알았음..


짝사랑하는 중에 상대한테서 먼저 전화가 온다는 건...
혼자 베개 끌어않고 발 동동 구르고 난리침
너무 좋아서 심장 터질뻔..



우리집 앞이라고 해서 나갔더니
우리 아파트 앞에 있는 버스정류장에 혼자 앉아있었음
(버스 스탑 성애자?)



"오빠 웬일이에요? 여기서 뭐해요 ㅎ"
"우주선 기다려"
"??...????"
"여기 앉아서 기다리면 우주선이 델러와"


지금 같았음 ㅁㅊ놈인가 하고 자리를 박차고 떠났을텐데
그땐 그저 좋고 그냥 다 웃겼다
부장님 개그가 진심으로 재밌으려면 부장님을 사랑하면 되는거다

수줍게 웃으며 소나기의 주인공 마냥 밤 하늘을 바라보곤 했음

그때가 그 오빠 목소리를 깨달은 날이였음




어느 다른 날
학교 수업마치고 연습실에서 연습중인데 모르는 번호로 문자가옴
- 나 벙어리 친군데 얘가 도레미에서 기다린다고 전해달래 -
이렇게 옴.

(동아리 사람들이랑 자주 가던 집에가는 버스 길 중간에 있는
노래방 이름임...;; 하도 단골이라 노래방 이모가 우리 이름 다 알고 증명사진도 하나씩 받아서 카운터 테이블에 끼워놨을 정도; 이모 잘 계시죠?)


그 오빠가 폰 없어서 친구한테 대신 부탁했다함



너무 설레고 좋아서 악기를 부는 건지 악기가 나를 부는 건지

손에 잡히지가 않아서 대충 연습 끝내고 진짜 긴가 민가 심장 터지는 마음으로 갔는데
진짜 아직도 거기 있었음 ㅋㅋㅋㅋ..
한 2시간은 기다렸을텐데..... 혼란스럽지만 너무 좋았다;;


노래방에서 둘이 뻘쭘 터지게 노래 조금 하다가 나와서
집까지 걸어오는데 또 말안함 ㅋㅋㅋ... (노래는 했자나여..)




또 다른 날.
동아리에서 공휴일에 대공원같은데 앞에서 요구르트
팔아서 그 기금으로 불우이웃 돕기같은 걸 한다해서 소풍가는 마음으로
갔던 날

사실 나는 쉬는 날도 그 오빠 보고싶어서 가는 거라
행여 그 오빠 불참할까봐 조마조마 한 마음으로 나갔는데 다행히 그 오빠가 있었음
만인이 아는 짝사랑인지라 동아리 사람들도 아주 적극 도와
그 오빠랑 나랑 한조로 묶어줌 ㅋㅋ....


행사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같은 동네니까 자연스럽게 같이
집에 오는데 버스에 앞자리 그 오빠, 뒷자리 나
이렇게 앉게됐음



그 오빠 뒷통수를 가만히 쳐다보다가
진짜 나도 모르게 그 오빠 머리칼을 만짐....(변태아녜여)
만졌는데 그 오빠가 아무 반응도 없길래 몇번 더 만지작 대다 말았음
(변..태.. 아녜여)



그 뒤로도 그 오빠는 생각보다 자주 우리집 앞에 찾아왔음

우리집 앞 버스정류장 옆에 붙어있는 공중전화 번호 외울만큼.

와서 외계인과 교신을 하네 마네, 지네 별 이름이 에레베레별이네 어쩌네 미친 소리만 하다 갔지만;;;


그래서 나는 그 사람도 나한테 마음이 있겠거니 확신하고
고백을 했음 큰 마음 먹고 오빠 좋아한다고 사귀자고...
정말 큰 용기내서 다이렉트로 말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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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였음.......
중학교 때부터 고1때까지 사겼던 여자친구를 못 잊었다며 .......


그렇게 여지없이 차이고 나는 집에 와서 이불 뒤집어쓰고 펑펑 울었다고 한다...




이 얘기를 고딩 친구랑 막걸리 마시면서 하다가
빵 터졌는데 ㅋㅋㅋ 생각해보면 나는 가만히 있는데 지가
울집앞에 찾아오고, 학교 밑에서 기다리고, 노래방으로 부르고 헷갈릴 짓 다해놓고


그렇게 차는 건 뭔 심보일까 하는 의문이 듬 ㅋㅋㅋㅋ
난 한 평생 궁금해 했었는뎈ㅋㅋㅋ ....
그냥 난 그냥 어장이였던거??.. 무슨 물고기를 그렇게 힘들게 관리한댘ㅋㅋㅜㅜㅜㅜㅜ



비 퍼부었던 날 정거장에서 2시간을 기다리면섴ㅋㅋㅋ....
그날 가만히 서있어도 내리막길에서 물이 폭포처럼 흘러 내리던 날이였는데....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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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내가 22살 대학 2학년에 접어든 어느날 (재수함)...
문득 생각나서 싸이월드 사람찾기에서 그 오빠를 찾음
이름 특이해서 쉽게 찾았다...

쪽지 보냈고 연락처도 땄음
( 이 뒤는 첫사랑 추억 깨박살내는 이야기 입니다 행여나
궁금하신 분이 계시다면 적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