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전남편의 결혼식.. 가도 될까요?

2018.04.17
조회14,528
추가)이게 뭐라고 댓 달아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위로해주신 분들이나 따끔하게 충고해주신 분들 말씀 깊게 새겨듣겠습니다

몇가지 의문점을 들인 부분을 설명드리자면
A가 남자랑 결혼하는 게 맞습니다.
그리고 A랑 결혼,이혼 둘다 마냥 순조로웠던것만은 아니었어요. 얘기가 길어질까봐 간단간단하게 적어놨지만 결코 매끄러운 수순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일반 가정처럼 엄청 복잡하지 않았던 건 사실입니다.

청첩장을 보낸것은.. 밑에도 썼지만 그 친구가 이혼 후에도 일방적인 연락은 해왔지만 제가 거의 받지 않았어요. A가 심성은 정말 착해요. 제가 바보같다고 하실수도 있겠지만; 그 친구는 그친구 나름대로 제가 걱정되서 개인적인 연락을 했었지만 제가 안받은것뿐입니다.동성합법 비합법 결혼에 대해서는 저는 잘 몰라요. 아마 성대하게 열진 않아도 절 친구라고 생각했으니 보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그건 그 친구가 알아서 잘 할 문제겠지요.
그리고 제가 비혼주의이긴하지만 그간 남자와 연애하거나 관계를 맺는것에 거부감은 없었습니다. 어떤 댓쓴분 말처럼 A를 남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도 가장 가까운 관계, 그리고 룸메이트.. 쇼윈도 부부든 가장 가까운 사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결혼하지 않는 것과 상대방을 좋아하게 되는건 다른 것이라 생각해요.
추가로 베댓분 말씀처럼 혹여나 비혼주의 분들이 저같은 상황에 처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절대 이런걸 추천한다거나 권유해드리는건 결코 아니에요..어디서 들어보니, 게이랑 결혼했다가 게이도 효자노릇하겠다며 아침에 강간당해서 독박육아 하는 여자들도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었는데... 
전 정말 운이 좋았던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타이밍이나, 친구사이라던가 여러가지가요.

아무튼 대부분 분들 말씀처럼 가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네요. 얼른 마음 추스려서 축하인사나 간단하게 선물이라던가.. (돈은 보내봤자 환전해야겠죠?) 하고 끝내야겠어요
이런글에 짧게나마 댓글 달아주신 모든분들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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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자극적인 제목 죄송합니다.
익명의 힘을 빌려 친한 친구들은 물론 가족들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을 이곳에 풀어볼까 합니다.

제목에는 전남편이라고 썼지만.. 애초에 부부생활을 목적으로 결혼한 사이는 아니었어요.
나쁘게 말하면 사기, 돌려 말하면 계약결혼.. 이라고 해야하나요. 요즘 시대에 무슨 그런 드라마같은 이야기가 있겠냐고 의심하실 수도 있겠지만..
전남편..이라고 칭하기도 애매하네요; 그냥 A라고 할게요.

A는 어릴 때부터 소꿉?단짝? 초등학교때부터 중고등학교까지 같이 나온, 그리고 정말.. 이성이라고는 생각못할 정도로 굉장히 친한 사이였어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당시 또래 남자애들보다 섬세하고 세심한 편이었던 것 같아요.물론 모든 게이분들이 그러시진 않겠지만^^; 네, A는 동성애자구요편견으로 가득한 말을 하려는 건 아니고 세간에서 흔히 쓰는 말들로 표현하려니, 혹시라도 불쾌감이 느껴지신다면 이 밑으로는 안보시는걸 권해드려요:)

집도 들락거리고 워낙 남매처럼 친하게 지낸데다, A가 굉장히 여성스러운 면이?많아서 대학생때까지도 정말 친하게 지냈어요.

그냥 정말 보통 여자친구들이랑 하는 모든 것을 그친구랑도 대부분 해봤던 것 같네요..

A가 게이란걸 알게된 경로가 있지만 자세하게는 쓰지 않겠습니다.
다만 이해타산이 맞았다고는 할 수 있겠네요.
저는 비혼주의지만, 레즈비언은 아니에요. 다만 서른 가까이 나이를 먹자 집안에서, 친척들이.. 그리고 친구들이 주변에서 하나둘씩 결혼해가는 걸 보면서 심란했던 건 사실이고요(비혼주의 라고 하면서 결혼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으니까요)
그렇다고 A랑 그 사이에 마음이 맞아서 아! 그럼 우리둘이 계약결혼이나 할까?해서 쉽게 결정한 것도 결코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서로 생각하는 부분이 맞았고, 정말 오래.. 그리고 진지하게 고민해서 결정한 거였어요.

가족이 서로 아는 소꿉친구 사이.. 연인도 아닌데, 동성애자와 비혼주의자의 결혼이라니 정말 웃기죠.
하지만 그만큼 둘다 주변에서 '결혼'이라는 주제로 스트레스를 이만저만 아니게 받은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결혼을 우습게 생각한 적도 결코 없습니다.주변 사람들을 모두 속인 것이니 언젠간 죗값을 치를 것이라는 각오도 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동성애.. 쪽으로는 좋다,싫다로 굳이 따지자면 신경쓰지 않고 싶은.. 후자에 가깝고요
제 이야기를 듣고 비혼주의 분들이나 레즈비언이신 분들이 저처럼 남들 눈을 속여서 이런 결혼하는 것은 사실상 찬성하지 않아요.
단지 전 운이 좋았던 것뿐이죠.

주변 사람들이 볼때 A와 제가 결혼하는 게 크게 이상하게 보이진 않았을 테니까요.
서로의 자유를 약속하고, 결혼식은 아주 약소하게 조그만 레스토랑 빌려서 가족들과 정말 친한 친구 몇명만 불러서 올렸었습니다.
혼인신고서는.. 할까말까 고민하다가 동거 시작하고 반 년 정도 뒤에 작성했습니다. (그땐 서로 별 생각없이 동의했던 것 같아요)

음..A랑은 정말 잘 지냈어요.
굳이 환상을 심어주고 싶진 않지만, 당연히 아이는 없는게 전제였구요.
물론 서로 다른 두 사람이 같이 사는 거니 다투는 일도 종종 있었지만.. 책임을 져야하는 부부사이가 아닌 친구사이로 남아서 생활하게 되니 편하긴 하더라구요.

그러니까.. 누구나 부러워하는 그런 결혼생활을 해봤다고 해야할까요.
전 일 특성상 야근이 잦기 때문에 평일에는 사실 A랑 간단한 대화하는 게 전부였고, 주말에는 서로 약속 있으면 나가고..서로 약속이 없을땐 둘이 놀러다니기도 하고, 그냥 정말 학생때처럼요.
그 친구는 그렇게 생각했을 거에요.

아이는 왜 안 가지냐는 질문만 피할 수 있다면, 다른 누구에게나 저희는 행복한 부부처럼 보였겠죠.

그런데 문제는.. 제가 그 친구를 좋아했었던 것 같다는 거에요. 그 감정이 막 불타오르는 사랑의 감정은 아니었지만..
주말에 둘이 놀러나갈때 이웃사람들 의식해서 주차장 갈때까지만 손잡고 걷는다던가,
기분 전환할겸 바다에 놀러가면 같이 맥주 한캔씩 마시면서 별을 보면서 수다 떨었다던가..
친정이나 시댁 식구들하고 여행도 몇 번 갔었거든요.
가족들이 저희 둘 자리 만들어준다면서 비켜줬을 때, 한사람은 침대 위에서 한사람은 바닥에서 누워서 웃고 떠들고 그랬던 모든 것들이.. 좋았던 것같아요.


삼십대 초반에 그 친구와 결혼하고, 3년 뒤에 이혼했습니다. 2년도 더 된 이야기네요.
같이 생활할때 저나 그 친구나 서로 사생활, 특히 연인에 대한 부분은 노터치 했었습니다.
전 비혼주의자에 남성분들과 연애하는 것에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해서 상관없었고,
그 친구는 .. 뭐 그 친구 나름대로 잘 했겠죠.

이혼한 계기도 예상하신대로, A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 것도 있지만 아예 외국으로 나가게 되었다고 해서.. 그러마 하고 미련없이 도장 찍었습니다.
물론 숙려기간동안, 그리고 재판..?이라고 표현해야할까요 판사님 앞에 섰을 때 선서했던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고.. 재산분할도 그다지 쉬운 문제는 아니었지만..
저희는 안좋을 이별이랄 것도 없는 사이였죠.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요즘엔 이혼하는 사람도 한둘이 아니니까요.
엄마는 속상해하는 것 같았지만, 지금은 엄마랑 잘 살고 있습니다.(아빠는 결혼기간 중에 돌아가셨어요)
시댁쪽.. A네 가족들과도 관계가 나쁘지 않습니다. 대놓고 말씀하시진 않았지만 그쪽은 자기 아들이 어떤지 대충 아셨던 것 같기도 해요.

이혼딱지 붙은 비혼주의지만, 웃기게도 그 이후에도 결혼 생각이 전혀 없네요. 지금까지..그 친구를 엄청 사랑한건 아니지만; 그만한 남자를 만나서 그런 결혼생활을 또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고요

서두가 너무 길었네요. 쓸데없는 얘기 늘어놓는 거 싫어하는데 제가 이러고 있네요ㅋㅋ
제일 중요한건, 지금 독일에 있는 그 친구가.. 결혼한다고 이번에 청첩장을 보내왔는데..
사실 그 이후로 연락은 거의 하지 않았어요. 제가 일방적으로 받지 않은 것도 있지만.

제가 미련이 남은건지, 미련한건지.. 그덕에 아주 오랜만에 통화하면서 축하한다 그런 시답잖은 얘기들을 하는데,
바보같이 저도 모르게 울컥해서 분위기만 망쳐놓고..
폰 붙잡고 제가 말없이 우니까 그 친구도 당황해서 아무말 못하다가 제가 왜 그런지 대충 알았던 것 같아요.. 이러더라구요
"난 너랑 부부놀이(이렇게 말하더라구요 부부놀이ㅋㅋ..) 했을때도 널 내 와이프라고 생각해본적은 단 한번도 없다. 넌 아주 옛날부터 나한테 가장 친하고 재미있는 애였고, 앞으로 그럴거다"라면서
시간 되면 꼭 오라고 비행기티켓은 당연히 끊어주겠다고 우스갯소리로 농담까지 덧붙이는데
울다가 웃으니까 미치겠더라구요.. 심란해서요..

물론 제가 그 친구 결혼식에 가서 "제가 이 사람 부인이었습니다"하는 일은 결코 없겠지만,
저도 제 마음을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고.. 그렇다고 이 친구랑 연애하고 다시 결혼하고 싶다 이런것도 아니에요..ㅋㅋ 그냥 왜이렇게 심란한지 잘 모르겠어요..
그냥 이런 아리송한 마음으로 그친구 결혼식을 가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뭔가 상대분이 제 존재를 알든 모르든 그건 그거대로 실례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어렵네요.

댓글 12

오래 전

Best그 친구(전남편)는 남자분이랑 결혼하는거예요?

ㅋㅋㅋ오래 전

역시 게이결혼

5187오래 전

그 친구에게 이성적으로 감정이 조굼이라더 있었던게 확실한가요? 너무나 순조롭고 좋은 관계로 소울메이트처럼 지냈던 시간이 특별한걸수도 있어요. 어느 사람은 평생 동성으로라도 그런 친구를 만나기 어려워요. 남자던 여자던 질투와 경쟁심리가 있어서요. 그런것들을 초월해 사람 대 사람으로 서로에 대한 부끄러움도 비밀도 없이 웃고 떠들고..게다가 같이 살았으면 그 특별함이 더할수밖에 없죠. 그런 관계는 대부분 평생 한번도 가져보지 못하고 끝나요. 그 결혼식 가기전에 글쓴이분도 곰곰히 생각해보시고 정리해보세요. 그리고 진짜 친구로서 그 친구를 사랑했을때 결혼식 가셔서 축하해주시고 앞으로도 그 친구랑 잘 지내면 됩니다. 그게 아니었다면 여기서 적당한 거리의 친구로 지내시면 되구요.

9991오래 전

에휴 슬프다ㅠ 글 쓰신 분 현재가 그때만큼 행복하다고 느껴지지 않는건 아닌지..그시기에는 나름 좋은 파트너로 즐거웠을 거 같아요. 마음 잘 추스리시길..결혼식가서 눈물흘리실거면 가지마세요.

ㄴㄴ오래 전

원래 댓글 잘 안다는데... 의심스러워서 댓글 달아요. 독일은 동성애 결혼이 아직 법적으로 인정이 안됩니다. 결혼식도 한국처럼 홀 빌리는 결혼보단 보통 성당(종교세를 내면 대여는 무료)이나 관청에서 혼인신고를 하며 결혼식을 하는데, 허가가 안나는 동성 결혼이면 이렇게 하기 힘들죠. 해도 아마 사적으로 파티 홀 같은 것을 대여해서 작게 하거나 할텐데 연락도 잘 안하는 전부인한테 굳이 티켓까지 보내가며 식을 올린다는 것이 잘 이해가 안가네요. 독일은 정말 친하고 소중한 사람만 불러 소규모로 결혼하는 것이 보통이라서요. 전 남편 분께서 어떤 결혼식을 어떻게 계획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조금 자작 같다는 느낌이 나네요..

오래 전

너무 주작같음 술술 읽혀서

ㅇㅇ오래 전

게인데 여자랑 결혼 한대요? 머지 그 남자?

ㅇㅇ오래 전

신부가 남자인가봄?

ㅇㅇ오래 전

당신이 결혼에 관심이 없는거지 외로움이 없는 냉혈안이 아닙니다 동성아닌 이성주의자라 하니 다른분을 만나 연예는하시길

오래 전

보는 내가 다 속상하네요 힘내요... ㅠㅜ 가진 마요

ㅇㅇ오래 전

가지마세요. 눈앞에 없을때와 막상 눈으로 보고 같은 공간에 있는건 큰차이입니다. 그쪽은 쿨하고 싶은거고 쓰니는 쓰니생각처럼 쿨한 상태가 아니네요. 살면서 굳이 만날필요가 없어진 사이고 안갈이유가 없다 하더라도 아직 쓰니쪽에서 마음의 준비가 안돼신듯 합니다. 단순한 일상에 집중하시고 단순하고 소소한 보상을 스스로에게 주면서 시간 보내세요. 그러다보면 조금씩 무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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