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결심이 확신으로 바뀐 찰나

ㅇㅇ2018.04.18
조회198,909


남자친구랑은 5년 차에 접어듭니다
서로 머리 끝까지 화났을 때의 모습도 보고
악에 받칠 정도로 싸워도 보고
가슴에 비수 꽂는 말도 해보고
오빠도 저도 서로 때문에 가슴치며 통곡도 해봤고
헤어지자 선언하기도 여러 번...
좋을 때 한없이 좋은데 아직도 왜 우리는 맞춰가야 할 게 많은건지
조금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기도 했어요
그치만 이제 서로가 없는 삶은 생각할 수가 없네요
이 모든 과정을 함께 해온 정이 참 대단한 건가봐요

결혼 얘기도 나오고 부모님들도 식사 자리에서 뵀는데
모든 흐름이 자연스러웠어요
사랑하니까, 당연히 결혼 해야지 생각했는데
이 결심과 계획이 확신으로 바뀐 순간이 있었습니다

작년 늦겨울? 올해 초?쯤 같이 잠을 자고 있었는데
오빠가 잠결에 제 팔뚝에 손을 쓱 올리더니
갑자기 침대에서 후다닥 내려가더니 히터를 바로 켜서
제 쪽으로 대 주는거에요 (침대에서 굴러 떨어진 줄 알았어요)
갑자기 쏜살같이 달려나가서 무슨 일인가..
갑자기 누가 들어왔나, 화장실이 급한가, 뭘 두고 온 게 생각났나 싶었는데
제 얼음장 같았던 팔 하나 때문에 그런거였어요
왜 이렇게 몸이 차냐고 꼭 안아줬는데 너무 따뜻했어요
그 기분이 참 오래가더라구요...
평소에 잠도 많고 몸 일으키는 거 힘들어하는 사람이란 걸
생각하니까 그 마음이 더 크게 느껴졌어요

이 순간을 계기로 해서 결혼 계획은 확신으로,
사랑하는 마음은 더 깊어졌습니다
제가 놀란 건 이 마음이 일어난 게 찰나의 순간에 의한거고
사소한 행동 하나 때문이라는 거에요

그래서 말인데
결혼하신 분들의 이런 결심이 섰던 얘기 듣고 싶네요
따뜻하고 알콩달콩한 얘기, 사소한 사건...궁금합니다

댓글 309

ㅇㅅㅇ오래 전

Best둘 다 잘 싸우는편이 아니라서 찰나의 순간보다는 매일매일이 차곡차곡 쌓인것 같음. 항상 내가 우선이고 나를 볼때 꿀떨어지고 내가 쌩얼이든 얼굴이 부엇든 항상 진심으로 예쁘다 해줌. 최근에 친정에서 고기구워먹는데 내가 가스렌지앞에서 굽는 중이었고 나머지 가족들은 식탁에서 기다리는 중이었음. 고기굽다 기름튀여서 앗! 했는데 우리 가족들 아무도 관심없는데 남편만 바로 조심해! 괜찮아? 해줌 ㅋㅋㅋ 피붙이들보다 내 생각 더해주는 사람이 남편같음

ㅇㅇ오래 전

Best댓글들 읽어보니 뭔가.. 여자들은 사소한 것에도 감동받아 인생을 거네.

너무하네오래 전

Best20살에 엄마 돌아가시고나서도 엄마생신엔 미역국끓이고 간단히 생신상?차림.. 남친(지금 남편)한테 그 얘기한 적 있었는데, 이것저것 물어보기에(제기를 쓰는거냐 등등) "그냥 특별할 것 없다. 우리 쓰는 그릇에 미역국 끓이고 메인반찬?하나 하고, 미니케이크 자른다~" 뭐 그런식으로 얘기했었음. 남친도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안계시니까 궁금해하나 싶었음. 그러다가 엄마 생신 전날 만났는데.. 가방에서 뭔가를 꺼냄~ 좋은 그릇에 밥차려드리라며 백화점가서 그릇세트 사와서 준거였음.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너무 고맙고 눈물남~ 그 후 결혼준비하며 어머님 돌아가셨는데 우리 엄마 생신날보다 더 신경써서 생신상?차려드림. 아주버님 2년만 챙기고 서로 그만하자하셨는데, 난 계속할 예정임.

ㅇㅇ오래 전

Best나 자취할때 이불빨래하는데 과일 얼룩이 안지워졌는데 얼룩제거세제 사와서 문지르는거 보고 결혼해야겠다고 생각함. 세제 문지르는데 무릎을 모으고 쭈구리고 앉아서해서 그 모습이 다소곳해보였음. 실제로 사람이 다소곳함... ㅋㅋ 좋음

ㅇㅇ오래 전

Best결혼전 시어머니께 처음 인사드리던 날 식당에서 밥먹고 나오는데 남편이 어머니 신발을 신발장에서 꺼내서 신기좋게 앞에 놓고 내 신발도 꺼내줌..나한테 자상한건 알았는데 어머니께도 잘하는 모습보고 결혼 결심했음. 어머닐 존경하고 효심이 깊어서 그런지 집안일 힘든거 알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려하고 임신출산 귀하게 생각하고 육아도 엄청 잘 하려고 노력함.. 나는 콩깍지 씌였을때 나에게 하는 행동 말고 평소에 혹은 화났을때 남에게 혹은 가족에게 하는 모습을 잘 지켜봤음. 언젠가 그 모습을 나에게 보여줄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남편은 아무리 화가나도 상스러운말을 함부로 뱉지않았고 가족에겐 상냥했음. 그 모습을 결혼 십년차인 지금도 보여주고있음

결혼오래 전

항상 찬밥 자기가 먹고 맛있는 건 나부터 주고 예쁘게 돌돌 말아 올린 면 내 입에 먼저 넣어주고 자다가도 내 숨소리만 듣고 번뜩 일어나 내 눈물 닦아주고 안아주고…

ㅇㅇ오래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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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여오래 전

삭제하지 말아주세요ㅜㅜ 두고두고 볼게요..ㅎㅎ

ㅇㅇ오래 전

남자친구기 전 친구 였을땐 한없이 무뚝뚝했음 친해지기도 너무 어려울정도로 철벽이 심했고 웃는모습을 한번도 본적 없었음 몇년을 따라다니고 사귀게 되었을때 내 전화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연결음 가기전 받았고 내가 눈물이 엄청 많은데 내가 우니 안절부절 당황하며 자기도 울먹였음 나를 소중하게 대해주는구나 알았음 어려서 결혼은 아직 멀지만 남자친구 부모님은 나를 정말 아껴주시고 챙겨주시고 울 엄마아빠도 아들처럼 좋아해주셔서 더 없이 행복함 ㅎㅎ 얼른 결혼하고 싶어 죽겠음 ㅠ

ㅇㅇ오래 전

아! 매일 이런 글이 하나씩이라도 올라왔으면 좋겠어요. 덕분에 댓글까지 알콩달콩 따스한 글이 많이 올라와서 모처럼 미소 지으면서 읽었네요. 행복하세요!

ㅇㅇ오래 전

존중해주고 배려해주는 것에 심쿵 했던 것이지!!!

ㅇㅇ오래 전

다 너무 좋아보여서 나도 은근슬쩍 ㅋㅋㅋ 신랑은 고기 완전 좋아하고 나는 거의 10년째 육고기를 안 먹는데 연애할때 난 괜찮다고 고기 먹으러 가자고 가자고 해도 절대 고기집 간 적 없고 내가 좋아하는 회 먹으러만 갔음 회 먹으러 가서 내가 정신 못 차리고 회 먹다가 뭔가 이상해서 보면 신랑이 엄청 흐뭇하게 웃으면서 쳐다보고 있었음 왜 그렇게 쳐다보냐고 하면 잘 먹어서 좋다고 많이 먹으라고 쌈싸주고 신랑이 고기를 좋아하는 줄은 알았는데 결혼하고 나니 고기, 그 중에도 삼겹살을 거의 사랑하는 수준이었는데 시어머니부터 해서 주변사람들이 다 놀람 어떻게 2년 동안 삼겹살집을 한번도 안갔었냐고; 그리고 사실은 회도 별로 안 좋아한다는 걸 알았음 너무 미안하고 고마웠어서 지금은 집에서 열심히 삼겹살도 구워주고 고기 반찬도 열심히 해줌 아직은 결혼 3년차라 그렇다 할 수도 있지만 신랑이 여전히 너무 너무 좋고 지금처럼 서로 노력하고 배려하면 앞으로도 사랑하면서 잘 살수 있을 거 같음 ㅎㅎ

오래 전

ㅊㄱㅍㅍ

행복이오래 전

g

아오오래 전

댓글들 보니ㅋㅋㅋㅋㅋ새록새록ㅋㅋ 저는 남편 가족들 만나고 확신했어요ㅎ 이런 가족이고 싶다 같은? 자식에게 의지를 하는게 아니라 믿음이 있다고 해야하나? 니갈길 니가 알아서 잘 챙기겠지~ 내가 줄수있는건 삼시세끼다~ 이런느낌?ㅋㅋㅋ 시아버님이 무뚝뚝하신 와중에도 어머님도 자식도 사랑하는게 딱 보였던것도 있었구요ㅋㅋ 내남편도 무뚝뚝에 노잼이지만.... 내가 애랑 실갱이하고 있으면 쌈싸서 넣어주고 ... 아까도 유산균 맛없어서 먹기싫다고 징징거렸더니 '까불지마'하면서 정색하더니 유산균까서 입에 털어넣고 가고...ㅋㅋㅋ 매일 재미있는건 아니지만 결혼 잘했어요ㅎ 아버님덕분인거 같아요.... 보고싶네여 울아버님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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