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랑은 5년 차에 접어듭니다
서로 머리 끝까지 화났을 때의 모습도 보고
악에 받칠 정도로 싸워도 보고
가슴에 비수 꽂는 말도 해보고
오빠도 저도 서로 때문에 가슴치며 통곡도 해봤고
헤어지자 선언하기도 여러 번...
좋을 때 한없이 좋은데 아직도 왜 우리는 맞춰가야 할 게 많은건지
조금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기도 했어요
그치만 이제 서로가 없는 삶은 생각할 수가 없네요
이 모든 과정을 함께 해온 정이 참 대단한 건가봐요
결혼 얘기도 나오고 부모님들도 식사 자리에서 뵀는데
모든 흐름이 자연스러웠어요
사랑하니까, 당연히 결혼 해야지 생각했는데
이 결심과 계획이 확신으로 바뀐 순간이 있었습니다
작년 늦겨울? 올해 초?쯤 같이 잠을 자고 있었는데
오빠가 잠결에 제 팔뚝에 손을 쓱 올리더니
갑자기 침대에서 후다닥 내려가더니 히터를 바로 켜서
제 쪽으로 대 주는거에요 (침대에서 굴러 떨어진 줄 알았어요)
갑자기 쏜살같이 달려나가서 무슨 일인가..
갑자기 누가 들어왔나, 화장실이 급한가, 뭘 두고 온 게 생각났나 싶었는데
제 얼음장 같았던 팔 하나 때문에 그런거였어요
왜 이렇게 몸이 차냐고 꼭 안아줬는데 너무 따뜻했어요
그 기분이 참 오래가더라구요...
평소에 잠도 많고 몸 일으키는 거 힘들어하는 사람이란 걸
생각하니까 그 마음이 더 크게 느껴졌어요
이 순간을 계기로 해서 결혼 계획은 확신으로,
사랑하는 마음은 더 깊어졌습니다
제가 놀란 건 이 마음이 일어난 게 찰나의 순간에 의한거고
사소한 행동 하나 때문이라는 거에요
그래서 말인데
결혼하신 분들의 이런 결심이 섰던 얘기 듣고 싶네요
따뜻하고 알콩달콩한 얘기, 사소한 사건...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