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언어는 수직으로만 자란다. 아파트 외벽을 타고 넌출을 뻗으며 올라가다 말라죽는 말들, 거리에서 발길에 채이고 죽어가는 말들, 횡단보도에서 횡사(橫死)하는 말들, 이따금 구름이 얼비치는 쇼윈도에 부딪쳐 떨어지는 말들, 진열장 안의 마네킹이 뱉어내는 말들, 꽃을 피우거나 열매를 맺지 못하는 말들.
귀를 얻지 못한 말들은 공중화장실에서 의미를 사산(死産)하고, 사람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간다.
3.
익명(匿名)의 군상(群像)들이 나누었던 수많은 말들, 그 말의 잔해(殘骸)들. 문이 열리면 바람처럼 빠져나가는 말들, 그녀 혹은 그대가 서 있던 자리에서 이슬 맺힌 강아지풀이 고개를 떨구고, 바람이 건듯 불면 쉽사리 떨어져 버리는 이슬방울, 하루에 수도 없이 타고 내리는, 승천(昇天)이 금지된, 하늘에 이르지 못하는 말들. 엘리베이터 안을 맴돌다 스러지는, 의미의 사슬이 끊어진 말의 마디가 저들끼리 꼬리잡기를 하는 엘리베이터.
4.
지상의 말들은 바벨탑에 갇힌 채 위로만, 위로만 자라다가 아래로 추락하다가 고개 숙인 강아지풀에 맺힌 이슬방울, 그 속에서 떠오르던 약속의 무지개, 엘리베이터 안에서만 일곱 색깔 무지개가 떠오르고 있다.
무지개, 날마다 떨어지는
무지개, 날마다 떨어지는
변종태
1.
내 마음의 문이 열리면 그대는 나갈(들어올) 것이다.
2.
도시의 언어는 수직으로만 자란다.
아파트 외벽을 타고 넌출을 뻗으며 올라가다 말라죽는 말들,
거리에서 발길에 채이고 죽어가는 말들,
횡단보도에서 횡사(橫死)하는 말들,
이따금 구름이 얼비치는 쇼윈도에 부딪쳐 떨어지는 말들,
진열장 안의 마네킹이 뱉어내는 말들,
꽃을 피우거나 열매를 맺지 못하는 말들.
귀를 얻지 못한 말들은 공중화장실에서 의미를 사산(死産)하고,
사람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간다.
3.
익명(匿名)의 군상(群像)들이 나누었던 수많은 말들, 그 말의 잔해(殘骸)들. 문이 열리면 바람처럼 빠져나가는 말들, 그녀 혹은 그대가 서 있던 자리에서 이슬 맺힌 강아지풀이 고개를 떨구고, 바람이 건듯 불면 쉽사리 떨어져 버리는 이슬방울, 하루에 수도 없이 타고 내리는, 승천(昇天)이 금지된, 하늘에 이르지 못하는 말들. 엘리베이터 안을 맴돌다 스러지는, 의미의 사슬이 끊어진 말의 마디가 저들끼리 꼬리잡기를 하는 엘리베이터.
4.
지상의 말들은 바벨탑에 갇힌 채
위로만, 위로만 자라다가 아래로 추락하다가
고개 숙인 강아지풀에 맺힌 이슬방울,
그 속에서 떠오르던 약속의 무지개,
엘리베이터 안에서만 일곱 색깔 무지개가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