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안낳기로 했는데 결혼 뒤 말이 바뀌네요

2018.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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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요즘 스트레스가 많은 30대 초반 여자입니다.

저는 20살 때 1번 6년동안 연애를 끝으로 다시는 남자를 만나지 말자고 다짐했었어요.

최악의 아버지를 보고 자라서 결혼에 대한 환상이 없기도 했고, 한 남자를 오래 만나고 결혼 후 내 인생이 어떻게 될지 상상해보니 싫더라고요.

처음이야 그 사람에 대해 아는게 없으니까 설레기도 하면서 만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진짜 성격같은게 파악되잖아요.

그 이후로 그냥 혼자 살다가 거동이 불편해지면 좋은 양로원에 들어가서 살자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런 부정적인 편견을 깨버릴 정도로 함께 하고싶은 사람이 생긴다면 좋겠다는 생각은 마음 한켠에 있었어요.

하지만 현실에서 그런 사람 만나기가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연애를 안하다가 31살 되고서야 두번째 연애를 했습니다.

제가 한가지 원하는건 있는 그대로를 존중하고 아이없이 평생 늙을 때까지 둘이 지지고볶고 사는거에요.

가정환경 탓에 아이 낳기 싫은것도 물론 있지만, 20대 중후반부터 주변 지인들과 친구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살기 시작했는데 행복해보이지 않더라고요.

한번 안싸우던 커플도 아이 낳고 시간 지나면 싸우고 경력단절로 돈에 허덕이고 자기관리할 틈도 없고 그런걸 너무 많이 봤습니다.

두 번째 남자친구는 저랑 생각이 비슷했어요.

그래서 연애도 하게된거에요.

1년 반쯤 연애하니까 결혼하자고 하더라고요.

거절했습니다. 아이 낳기싫고 일도 계속 하고싶고 나 하고싶은거 하며 여유롭게 살거라고요.

그랬더니 남자친구도 자기도 아이 낳기 싫고 여유롭게 둘이 사랑하고 한 집 살면서 같이 밥도 해먹고 여행도 다니고 늙으면 서로 의지하는걸 저랑 하고싶다고 했습니다.

저는 확실한 성격이라 아이 낳지 않겠다는걸 영상으로 찍으면 결혼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폰으로 아이 안낳겠다고 약속하는 영상을 찍었고 아직도 있습니다.

그렇게 결혼했고 이제 겨우 3개월 지났는데 시댁이 아이를 원하네요.

남편이 쉴드쳐줄거라고 생각했지만 1명만이라도 낳고싶다고 얼마나 예쁘겠냐고 오히려 저를 설득하려고 해서 힘듭니다.

영상 보여줘도 그땐 그랬는데 지금은 아빠가 되는것도 좋을 것 같다고 하네요.

전 싫어요...

직장도 나름 잘 나가고 아이 없어도 할거 많은데 일평생 고생하다가 죽고싶지 않습니다.

임신,출산의 고통도 다 제 차지가 될거고 그에 따른 골반틀어짐과 살 처짐도 제가 감당해야 하고 육아 역시 제가 거의 하게될 거고 그 아이는 자라서 사춘기에 말 안듣고 속썩이는 아이가 될수도 있죠.

제가 우리 엄마한테 그랬듯이요...

애가 성인이 되면 직업 제대로 가질지 걱정, 남자면 누구 임신시킬까 여자면 어디서 임신하고 올까 걱정, 지금같은 한국 상황에선 결혼까지 부모 도움받고 다 늙어서 이제 여유로우려나 싶은데 손주 돌봐야 하는거 아닌지 걱정...

동생이 혼전임신으로 결혼해서 손벌리며 살고 억장이 무너지면서도 손주 봐주는 엄마를 보니 저런 생각을 안할수가 없네요.

시댁은 더 늦기전에 빨리 낳아야 한다고 하고 내 편이었던 남편까지 저러니까 답답하고 그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