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은 목적이 없었다. 무엇을 해야할 지를 몰랐다. 마냥 밝아오는 새벽빛이 낯설었지만 쉬이 잠에 들지 못하였다. 정적인 공기가 그를 감싸고 돌았다. 그의 움직임은 자신을 감싸는 공기를 닮아있다. 그의 눈만이 정적이 주는 싸늘함을 탈출하고자 껌뻑이려 노력한다. 그는 움직이지 않지만 그의 생각은 끊임없이 그의 눈을 타고 밖으로 토해졌다. 그는 한 때 목적이 있었다. 하지만 마냥 기다리는 역할이 꽤 수동적이라 갑갑함을 느꼈다. 순간은 무언가를 열심히 하기로 마음 먹었다가 이내 그 목적을 잃고 또 헤매다가 공기를 닮은 허무함으로 돌아갔다. 마음 속이 텅텅 비어버린 상실감... 빛을 잃어가는 눈이 말하는 공허. 희미해져가는 삶의 이유와 그럴 수록 강렬해지는 무기력증. 그는 한 때 분명히 무언가를 절실히 하고 싶었던 평범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그 절실했던 목적을 그토록 거부하며 격렬히 아무것도 하고싶어하지 않는다. 몸은 최소한의 움직임만을 실행하며 생각은 어느때 보다 창조적이다. 그러다 별안간 그는 새벽빛이 무서워 졌다. 그 푸르스름한 새벽빛을 못본 채 그는 분명 잠에 빠져있었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새벽빛을 몸으로 받아들이려 몸부림을 치는 듯했다. 이 낯선 푸른빛에 자신이 잠식되어 버리고 그의 삶을 향한 목적마저 앗아갈까 문득 무서워졌다. 그러다 창 블라인드를 열어 밖을 내다보았다. 방안을 먹어버린 이 푸른 괴물의 실체를 확인해보고 싶은 욕망이 일었다. 밖을 내다 보니 괴물의 더 큰 몸짓이 보인다. 그러다 푸른 괴물의 몸통 저 너머에 걸린 불그스름한 빛의 존재를 깨달았다. '이 괴물이 나를 먹어버리기 전에 나를 구하러 온 구원자인가?' 그 빛에서 이 괴물에게 없는 따스함이 느껴진다. 그것은 마치 그의 눈에 빛을 채워주고 반짝거리게 해준다. 공허한 눈 안에 눈물을 채워, 그가 살아있다는 걸 스스로 인지하게 만들어주었다. 아아, 구원자가 맞구나! 흐느낌이 심장에서 터져 나왔다. 구원자의 품에 안겨 아이처럼 울고 싶었다. 그는 이 순간 가장 강력한 보호자의 품에 안긴 힘 없고 사랑스러운 아이이고 싶었다. 그의 음성을 들었는지 구원자의 몸짓은 더 커졌고 이내 푸른 괴물을 내쫓아버렸다. 하지만 그 푸른 괴물이 영영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그의 마음 구석에 조그마한 영역으로 웅크리고 있을 뿐 그것은 언제라도 그를 먹기위해 날개짓을 할 것이다. 하지만 그때를 생각하고 싶진 않다. 지금은 그저 이 너른 품에서 느낄 수 있는 따스함을 모조리 흡수하고 싶을 뿐이다. 지금을 즐기고 싶다. 너는 혼자가 아니라고 끊임없이 너를 사랑해왔다고 속삭여주는 이 달콤한 목소리에 자신을 파묻고 싶다. 그는 허무의 끝에서 기적처럼 만난 구원자를 마음속으로 가둬야겠다고 다짐했다. 사랑받는 느낌이 들자 마음에 조급함이 사라지고 그는 생각을 돌릴 여유가 생겼다. 그러자 사람들에 대한 연민이 심해지는 것은 무엇일까란 궁금증이 생겼다. 길거리를 걷는 사람 들일 뿐인데 그들에게마저 이상한 애잔함이 들었고, 살기위해 돈을 벌어야하는 사람들에 대한 연민이 강해졌다. 또한 일을 안한다고 해서 노는 것이 아니라 치열하게 공부해야하는 인생들도 불쌍하게 느껴진다. 일을 하지 않고 몸을 놀리기만 한다면 사람들은 더욱 생각들을 생산해내기 시작한다. 하지만 좋고 건강한 생각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신을 갉아먹는 공허함이 커질 뿐이었다. 스스로를 선택하지 못하고 세상밖에 버려진 우리는 어찌되었건 몇십년동안을 태어난 몸으로 잘 살아내야 하는 의무감이 있다. 그 고단함과 피로감은 말로 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 이 누적된 피로를 극복하기란 어렵다. 그저 익숙해지는 것이다. 그저 그쪽으로 생각을 돌리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따스한 구원의 빛만을 떠올리며 하루하루 그저 살아내야 하는 운명을 감내해야 하는 것이다. 이 불쌍한 인간들을 어찌해야 할까. 그들에게 따스한 빛이 저기 있다며 손짓하고 싶은데. 오늘도 내일도 누군가는 푸른괴물을 맞이하겠지. 그들에게 그처럼 창을 열어 밖을 내다보는 의지가 조금이라도 깃든다면 좋겠다. 그럼 보일 것이다. 푸른 괴물만이 도처에 도사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발견해주길 애타게 기대 하는 구원자도 있다는 걸. 오늘도 움직이자. 창을 내다보자. 누군가에게 손짓하자. 서로에게 안녕이란 미소를 건네기를.
불면증 끝에 찾아온 푸른 괴물
그 사람은 목적이 없었다.
무엇을 해야할 지를 몰랐다.
마냥 밝아오는 새벽빛이 낯설었지만 쉬이 잠에 들지 못하였다.
정적인 공기가 그를 감싸고 돌았다. 그의 움직임은 자신을 감싸는 공기를 닮아있다.
그의 눈만이 정적이 주는 싸늘함을 탈출하고자 껌뻑이려 노력한다.
그는 움직이지 않지만 그의 생각은 끊임없이 그의 눈을 타고 밖으로 토해졌다.
그는 한 때 목적이 있었다. 하지만 마냥 기다리는 역할이 꽤 수동적이라 갑갑함을 느꼈다.
순간은 무언가를 열심히 하기로 마음 먹었다가 이내 그 목적을 잃고 또 헤매다가
공기를 닮은 허무함으로 돌아갔다. 마음 속이 텅텅 비어버린 상실감... 빛을 잃어가는 눈이 말하는 공허.
희미해져가는 삶의 이유와 그럴 수록 강렬해지는 무기력증.
그는 한 때 분명히 무언가를 절실히 하고 싶었던 평범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그 절실했던 목적을 그토록 거부하며 격렬히 아무것도 하고싶어하지 않는다.
몸은 최소한의 움직임만을 실행하며 생각은 어느때 보다 창조적이다.
그러다 별안간 그는 새벽빛이 무서워 졌다. 그 푸르스름한 새벽빛을 못본 채 그는 분명 잠에 빠
져있었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새벽빛을 몸으로 받아들이려 몸부림을 치는 듯했다.
이 낯선 푸른빛에 자신이 잠식되어 버리고 그의 삶을 향한 목적마저 앗아갈까 문득 무서워졌다.
그러다 창 블라인드를 열어 밖을 내다보았다. 방안을 먹어버린 이 푸른 괴물의 실체를 확인해보고 싶은 욕망이 일었다.
밖을 내다 보니 괴물의 더 큰 몸짓이 보인다. 그러다 푸른 괴물의 몸통 저 너머에 걸린 불그스름한 빛의 존재를 깨달았다.
'이 괴물이 나를 먹어버리기 전에 나를 구하러 온 구원자인가?'
그 빛에서 이 괴물에게 없는 따스함이 느껴진다. 그것은 마치 그의 눈에 빛을 채워주고 반짝거리게 해준다.
공허한 눈 안에 눈물을 채워, 그가 살아있다는 걸 스스로 인지하게 만들어주었다.
아아, 구원자가 맞구나! 흐느낌이 심장에서 터져 나왔다.
구원자의 품에 안겨 아이처럼 울고 싶었다. 그는 이 순간 가장 강력한 보호자의 품에 안긴 힘 없고 사랑스러운 아이이고 싶었다.
그의 음성을 들었는지 구원자의 몸짓은 더 커졌고 이내 푸른 괴물을 내쫓아버렸다. 하지만 그 푸른 괴물이 영영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그의 마음 구석에 조그마한 영역으로 웅크리고 있을 뿐 그것은 언제라도 그를 먹기위해 날개짓을 할 것이다.
하지만 그때를 생각하고 싶진 않다. 지금은 그저 이 너른 품에서 느낄 수 있는 따스함을 모조리 흡수하고 싶을 뿐이다.
지금을 즐기고 싶다. 너는 혼자가 아니라고 끊임없이 너를 사랑해왔다고 속삭여주는 이 달콤한 목소리에 자신을 파묻고 싶다.
그는 허무의 끝에서 기적처럼 만난 구원자를 마음속으로 가둬야겠다고 다짐했다. 사랑받는 느낌이 들자 마음에 조급함이 사라지고 그는 생각을 돌릴 여유가 생겼다.
그러자 사람들에 대한 연민이 심해지는 것은 무엇일까란 궁금증이 생겼다. 길거리를 걷는 사람
들일 뿐인데 그들에게마저 이상한 애잔함이 들었고, 살기위해 돈을 벌어야하는 사람들에 대한 연민이 강해졌다.
또한 일을 안한다고 해서 노는 것이 아니라 치열하게 공부해야하는 인생들도 불쌍하게 느껴진다.
일을 하지 않고 몸을 놀리기만 한다면 사람들은 더욱 생각들을 생산해내기 시작한다. 하지만
좋고 건강한 생각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신을 갉아먹는 공허함이 커질 뿐이었다.
스스로를 선택하지 못하고 세상밖에 버려진 우리는 어찌되었건 몇십년동안을 태어난 몸으로 잘
살아내야 하는 의무감이 있다.
그 고단함과 피로감은 말로 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
이 누적된 피로를 극복하기란 어렵다. 그저 익숙해지는 것이다. 그저 그쪽으로 생각을 돌리지 않
는 것이다.
우리는 따스한 구원의 빛만을 떠올리며 하루하루 그저 살아내야 하는 운명을 감내해야 하는 것이다.
이 불쌍한 인간들을 어찌해야 할까. 그들에게 따스한 빛이 저기 있다며 손짓하고 싶은데.
오늘도 내일도 누군가는 푸른괴물을 맞이하겠지. 그들에게 그처럼 창을 열어 밖을 내다보는 의지가 조금이라도 깃든다면 좋겠다.
그럼 보일 것이다. 푸른 괴물만이 도처에 도사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발견해주길 애타게 기대
하는 구원자도 있다는 걸.
오늘도 움직이자. 창을 내다보자. 누군가에게 손짓하자. 서로에게 안녕이란 미소를 건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