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의 유혹] "너무 뻔한 유혹은 이제 그만” 경향신문 시민 제보 기사 조한선 이청아 키스씬
이제그만2004.07.19
조회2,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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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늑대의 유혹 -어느 때부터인가 인터넷 소설이 붐을 이루더니 그 소설들이 하나 둘 스크린으로
영상화되기 시작했다. 젊은층이 주 관객인 우리 극장가의 현실을 보면 당연한 수순처럼 보인다.
영화는 사회를 반영하고 사회의 이슈를 눈여겨본다는 점에서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는지 모른다. 관객이 영화를 쫓아가던 옛날과 달리 영화가 관객을 쫓아가는 지점에 이르렀다. 그런데 최근 이런 경향을 지켜보면서 우려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할리우드의 전철을 답습하고 있는 듯하다. 인터넷 소설의 영화화는 이런 현상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10대라는 새로운 관객 창출이라는
이름 하에 우후죽순 난립하는 꼴이다.
‘엽기적인 그녀’, ‘동갑내기 과외하기’, ‘내 사랑 싸가지’ 의 흥행으로 영화사들은 인터넷 소설 뒤지기에 여념이 없다. ‘그 놈은 멋있었다’, ‘늑대의 유혹’ 을 비롯해 올해 영상화될 인터넷 소설들이 줄을 선 상황이다. 이런 인터넷 소설을 취한 영화들은 일정한 패턴이 있다.
‘엽기적인 그녀 ''’를 제외하곤 돈 많고, 잘 생기고, 쌈 잘하는 이른바 얼짱, 몸짱, 쌈짱, 돈짱까지 겸비한 완벽한 남자가 주인공이다. 여고생이 가지고 있는 남성상에 대한 판타지가 그대로
적용된 캐릭터다. 일본의 순정만화에서 그대로 따온 캐릭터들과 다를 바 없다. 하나같이 여자
보기를 우습게 하는 ''싸가지 없는 남자 ''와 그의 사랑을 차지하는 여성이라는 뻔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기성세대들이 그려내는 이야기들이 너무 뻔하다고 야유하던 신세대들이 스스로
뻔한 이야기에 열광하는 꼴이다. 단지 그럴듯한 영상으로 포장만 바꾼 채 말이다.
‘늑대의 유혹’(제작 싸이더스·감독 김태균) 역시 인터넷 소설에서 뿌리를 가져왔기에 앞에
들춰낸 영화들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전학 온 한경(이청아 役)을 사이에 두고 두 학교의 짱인 해원(조한선 役)과 태성(강동원 役)의 대결을 보여준다. ‘화산고’의 김태균 감독 작품답게 화려한 영상으로 시선을 끈다. 하지만 같은 류의 영화에서 보여줬던 권상우, 김재원, 송승헌이 선보인 남성 캐릭터에서 한발도 앞으로 나가지 않고 보조를 맞춘다. 여전히 미소 하나에 여고생들이
쓰러지고 환호하는 이미지 벗겨먹기에 동조한다.
잘 생긴데다 한 싸움하고 오토바이와 차까지 겸비한 해원. 당연히 그가 찍어서 안 넘어간 여자가 없다. 그런 해원이 한경을 점찍지만 쑥 맥인 한경은 다른 여자 애들처럼 좋아서 호들갑을 떨지도 않고 그저 담담하다. 한편 옆 학교의 짱인 태성은 해원과 비슷한 조건에 다정함을 겸비했다. 그런 해원이 한경에게 누나라고 부르며 졸졸 따라다닌다. 실제 두 사람은 누나와 동생으로
밝혀지고 누나를 사랑할 수 없어 태성은 외국으로 떠난다. 당당한 청춘물은 온데간데없고 눈물샘을 자극하는 신파조로 흐른다. 그나마 뿌렸던 웃음의 장점까지 거둬가 버린다.
인터넷 소설에서 시작된 영화들이 이제 더 이상 차별화가 없다. 온통 쌈질에 연애질 밖에 없다.
그 외에 다른 고민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인터넷 소설에 머물렀을 때는 그들만의 문화를 스스로 탄생시키고 그들이 향유하는 것이기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영화는 여러 공정을 거쳐 재탄생하는 예술이다. 하지만 일련의 영화는 그들의 문화를 형상화해 놓기에 바쁘다. 이른바 아이들의 코 묻은 돈 긁어모으려는 의도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인터넷 소설이 영화화 된 걸 보면 한때
범람한다고 우려했던 조폭 영화와 다를 게 없다.
인터넷 소설 영화의 공통점은 단순한 남녀의 줄다리기가 사라진 대신 강한 남성에 의해 이끌리고 보호받는 여성 캐릭터가 등장한다. 마치 동화 속 왕자님과 조폭 영화를 합성해 놓은 듯 하다.
이 영화는 여기서 더 나아가 배다른 누나와 동생의 사랑까지 추가한다. 그야말로 성인드라마의
전형적인 짝퉁을 흉내내기에 급급하다. 사회적으로 이슈되는 사건들을 복사해서 패러디 하는
요즘 아이들의 정신을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는 게 아쉽다.
그나마 ‘늑대의 유혹’ 이 다른 인터넷 소설 장르 영화들에 비해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건
영상적인 부분에 많은 신경을 써 화면 자체가 가벼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여전히
여자들은 강동원과 조한선의 몸매와 미소에 환호하고 비명을 질러댄다. 이건 여학생들이 만들어낸 판타지에 어른들의 상업적 판타지가 만들어낸 부조화 현상이다. 굳이 영화가 심각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아무데서나 술 마시고 쌈질하는 성인들 따라하기는 그만 뒀으면 좋겠다. 7월 23일 개봉.
[늑대의 유혹] "너무 뻔한 유혹은 이제 그만” 경향신문 시민 제보 기사 조한선 이청아 키스씬
‘엽기적인 그녀’, ‘동갑내기 과외하기’, ‘내 사랑 싸가지’ 의 흥행으로 영화사들은 인터넷 소설 뒤지기에 여념이 없다. ‘그 놈은 멋있었다’, ‘늑대의 유혹’ 을 비롯해 올해 영상화될 인터넷 소설들이 줄을 선 상황이다. 이런 인터넷 소설을 취한 영화들은 일정한 패턴이 있다. ‘엽기적인 그녀 ''’를 제외하곤 돈 많고, 잘 생기고, 쌈 잘하는 이른바 얼짱, 몸짱, 쌈짱, 돈짱까지 겸비한 완벽한 남자가 주인공이다. 여고생이 가지고 있는 남성상에 대한 판타지가 그대로 적용된 캐릭터다. 일본의 순정만화에서 그대로 따온 캐릭터들과 다를 바 없다. 하나같이 여자 보기를 우습게 하는 ''싸가지 없는 남자 ''와 그의 사랑을 차지하는 여성이라는 뻔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기성세대들이 그려내는 이야기들이 너무 뻔하다고 야유하던 신세대들이 스스로 뻔한 이야기에 열광하는 꼴이다. 단지 그럴듯한 영상으로 포장만 바꾼 채 말이다.
‘늑대의 유혹’(제작 싸이더스·감독 김태균) 역시 인터넷 소설에서 뿌리를 가져왔기에 앞에 들춰낸 영화들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전학 온 한경(이청아 役)을 사이에 두고 두 학교의 짱인 해원(조한선 役)과 태성(강동원 役)의 대결을 보여준다. ‘화산고’의 김태균 감독 작품답게 화려한 영상으로 시선을 끈다. 하지만 같은 류의 영화에서 보여줬던 권상우, 김재원, 송승헌이 선보인 남성 캐릭터에서 한발도 앞으로 나가지 않고 보조를 맞춘다. 여전히 미소 하나에 여고생들이 쓰러지고 환호하는 이미지 벗겨먹기에 동조한다.
잘 생긴데다 한 싸움하고 오토바이와 차까지 겸비한 해원. 당연히 그가 찍어서 안 넘어간 여자가 없다. 그런 해원이 한경을 점찍지만 쑥 맥인 한경은 다른 여자 애들처럼 좋아서 호들갑을 떨지도 않고 그저 담담하다. 한편 옆 학교의 짱인 태성은 해원과 비슷한 조건에 다정함을 겸비했다. 그런 해원이 한경에게 누나라고 부르며 졸졸 따라다닌다. 실제 두 사람은 누나와 동생으로 밝혀지고 누나를 사랑할 수 없어 태성은 외국으로 떠난다. 당당한 청춘물은 온데간데없고 눈물샘을 자극하는 신파조로 흐른다. 그나마 뿌렸던 웃음의 장점까지 거둬가 버린다.
인터넷 소설에서 시작된 영화들이 이제 더 이상 차별화가 없다. 온통 쌈질에 연애질 밖에 없다. 그 외에 다른 고민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인터넷 소설에 머물렀을 때는 그들만의 문화를 스스로 탄생시키고 그들이 향유하는 것이기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영화는 여러 공정을 거쳐 재탄생하는 예술이다. 하지만 일련의 영화는 그들의 문화를 형상화해 놓기에 바쁘다. 이른바 아이들의 코 묻은 돈 긁어모으려는 의도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인터넷 소설이 영화화 된 걸 보면 한때 범람한다고 우려했던 조폭 영화와 다를 게 없다.
인터넷 소설 영화의 공통점은 단순한 남녀의 줄다리기가 사라진 대신 강한 남성에 의해 이끌리고 보호받는 여성 캐릭터가 등장한다. 마치 동화 속 왕자님과 조폭 영화를 합성해 놓은 듯 하다. 이 영화는 여기서 더 나아가 배다른 누나와 동생의 사랑까지 추가한다. 그야말로 성인드라마의 전형적인 짝퉁을 흉내내기에 급급하다. 사회적으로 이슈되는 사건들을 복사해서 패러디 하는 요즘 아이들의 정신을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는 게 아쉽다.
그나마 ‘늑대의 유혹’ 이 다른 인터넷 소설 장르 영화들에 비해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건 영상적인 부분에 많은 신경을 써 화면 자체가 가벼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여전히 여자들은 강동원과 조한선의 몸매와 미소에 환호하고 비명을 질러댄다. 이건 여학생들이 만들어낸 판타지에 어른들의 상업적 판타지가 만들어낸 부조화 현상이다. 굳이 영화가 심각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아무데서나 술 마시고 쌈질하는 성인들 따라하기는 그만 뒀으면 좋겠다. 7월 23일 개봉.
〈김용필 시민기자 ypili@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