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예쁜여자인데 남혐임

ㅇㅇ2018.05.06
조회43,363
해석남녀에 있다가 댓글성별 확인을 위해 다시 결시친으로 옮겼어요. 방탈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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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나는 예쁜편이야.

쌍커풀이 깊게 져있는 큰눈에 얼굴이 작은편이라 어릴때 혼혈이냐 소리를 종종 듣곤 했었어. (물론 난 토종 한국인.)

학창시절 이야기를 잠깐하자면, 내가 성격이 많이 활발하지 못해서 고백은 딱 한번밖에 안받아봤는데 인기는 꽤 있었던듯해.

언제는 연예인 누구 닮았다고 내 이름이 전교에 퍼져서, 예를 들어 그 연예인이 이수지면 "야 이수지!" 하고 남자애들이 소리쳐. 그걸 듣고 내가 돌아보잖아? 그러면 봤다봤다~ 하면서 지들끼리 떠들썩하고 그랬어. 남자애들 몇몇이서 장난 수준으로 팬클럽도 만들었었다고 들었고.



20대 되어서는 애들이 화장도 곧잘하고 성형미인이 많아져 그런 큰 주목을 받진 않았지만 예쁘다는 소리는 늘 들었던거 같아.

그런데 뭐...그런 소리들어도 별 감흥없고 차라리 성격 칭찬이 더 듣기좋아 ㅜㅜ

왜냐면 예쁘다며 접근한 남자들이 내 성격이 지들 환상을 충족 못시켜주니까 떠나가서 상처를 좀 받았었거든.
내가 외적으로는 여성스럽고 애교철철 여우같을거라고들 하는데 성격은 전혀 아니야.

내 타고난 성격은 마이웨이+집순이....
전혀 사회적인 성격은 아니지.

판에 시시때때로 올라오는 글 중 하나가,
예쁜애들은 호의를 많이 받아서 성격이 밝다?

전혀 아니야.

사람마다 태생적으로 타고난 성격이란게 있어서 웬만해서는 바꾸기가 힘들어....
난 어릴때부터 부끄럼타고 소심한 성격이었어. 얼마나 소심했으면 친척들한테 인사도 제대로 못했을까 ㅋㅋ

외모 덕분에 사람들이 나에게 호의를 가지는건 알았지만 그렇다고 타고난 성격이 막 밝아지는건 아니야 ㅜㅜ

내기 사회화를 하려고 많이 노력해서 지금은 친화력 갑이다, 사랑받고 자란티가 팍팍 난다 소리를 많이 듣지만 사실은 이게 몇년에 걸친 피땀어린 노력의 결과라는걸 알아줬으면해.





아무튼.
얘기가 딴데로 많이 샜네.



내가 남혐에 걸린 가장 큰 요인은 성범죄 때문이었어.

사춘기 시절 2년 동안 가까운 사람에게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했거든.
한창 예민한 시기였던지라 엄청 트라우마가 됐었나봐.

내 가슴이 자라는게 너무너무 싫고,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아서 항상 구부정한 자세로 다녔었는데....

그때 마침 동급생에게 또 한번 당한거야...........

난 쭉 골룸같은 자세로 걸어다녔어. 무려 10년동안ㅋㅋㅋ 그래서 내 옛날 사진보면 목이 이상한 방향이고 구부정하게 어깨가 튀어나와있고 그래.
워낙 버릇이 되서 성인되서까지도 고치기 어렵더라.
취준생때 면접을 봐야해서 겨우겨우 고쳐나갈 수 있었어.

그 당시엔 정말...
거울에 비친 내몸을 보기가 너무 힘들더라고 ㅜㅜ

내 몸이 이래서 그런 일을 당하는건가? 가슴이 왜 자꾸 커지지? 짜증난다. 가슴이 나온게 너무너무 싫어서 붕대를 매야하나 진지하게 고민도 했었다.


그 밖에도 잊을만하면 꼭 그런 일이 발생해.

버스나 지하철, 화장실 등 공공장소에서 마주치는 각종 치한들이며, 알바, 학원, 회사에 이르기까지....

심지어 집안 현관문까지 따라들어온 변태도 있었어.

비번 누르고 딱 들어가서 신발을 벗고있는데 자동잠금 되기전에 문이 또 한번 열리더라? ㄷㄷㄷ;
그새끼랑 정면으로 눈도 마주쳤어. 태연하게 웃으면서 잘못들어왔다 뒷걸음질 치며 도망가더라고 ㅡㅡ

집에 아빠가 없었으면 난 어떻게 됐을까...?



물론 이런 씹쓰레기들이 '일부'라는건 나도 알아.
내가 그걸 모르고 남혐에 걸렸겠어?

나는 일반적으로 '정상인'의 범주에 속한 그들 때문에 더 상처였어. 이를테면 우리아빠.
상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할거라 하니까 하시는 말이.
"무슨 일이든 한쪽만의 잘못은 없다. 교통사고를 봐도 100퍼센트 과실은 없어. 알아?"

성추행 사실을 사내고충처리센터에 고발하니 나를 비난하는 직장동료들도 있었어. 내가 안좋은 소문을 내고 다닌다고^^....

그리고 또 하나.
치한을 만나 기분이 더럽다고 아는 오빠에게 얘기를 하니.
"너 노출 좀 하고 다녔구나?"


하.................
하나하나 사례를 대려면 너무 많으니 여기까지만 할게.

그리고 내가 이런 내용을 인터넷 댓글 같은걸로 달면 남자들은 또 이런 말을해.
"니 인성부터 돌아보렴. 네 인성이 그모양이니 너랑 똑같은 부류의 사람들만 모이는거ㅇㅇ. 정상적인 대다수는 안 그럼ㅋ"

웃기는 소리야.
이러니 여자들이 남혐에 안걸리고 베겨? ㅋㅋㅋ
성범죄는 지인들에게 가장 많이 당한다는데 그럼 그 피해자들은 다 본인 인성의 문제일까?

믿을지 모르겠지만 내 주변 사람들은 극~~~히 일반적인 한국 남자들이야.

개중에는 일베를 극혐하고, 남녀는 평등해야지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오유충들도 많아.
그런데도 내가 버스 치한 당해서 실시간으로 전화 하소연을 하니 "똥밝은셈 쳐라"며 참아라는 식으로 말을 해.....ㅜㅠ
(물론 난 개소리로 치부하고 경찰에 신고해서 넘겼지. 합의없이^^)

여자들을 부당한 일을 당해도 참으라하고, 지적질 좀 하려하면 메갈이니 뚱땡이니 뭐니하며 비하를 하는데.
이게 여성을 억압하고, 차별하고, 혐오하는게 아니면 뭐야? 왜 여자들은 얌전히 닥치고 있길 바래? 니들이 바뀔 생각은 안해?

정상적인 척하면서, 혹은 본인이 정말 퓨어하다고 믿는 일부가 아닌 대다수 '일반'남자들아. 나는 너네들이 요즘 여자들은 피해의식있다고 부정적인 면만 본다고 할때마다 참 혐오스러워^^.
너희들부터 인식을 바꾸면 세상이 얼마나 평화로와지겠니. 얌전히 인정하고 고치려는 태도를 바라면 안되는거야? 내가 너무 큰걸 바랐니?

남자들은,
본인은 여혐 안하는줄 알아...

대단한 착각이야. 이미 사고방식 저변에 깔려있어서 본인들은 모르지.
나조차도 가끔 내 여혐적 사고방식에 깜짝깜짝 놀라곤 하는데 ㅋㅋ
대체 무슨 자신감일까?

정말이지.
역겹다구^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