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말할데가 없어. 여기라도 좋으니까 좀 내려놓을래. 지금 감정 정리가 잘 안돼서 횡설수설이지만... 욕하지는 말아줬으면 좋겠어. 내 동생은 우울증 환자야. 겉보기엔 밝고 유쾌해서 다른 사람들은 물론 우리 가족들 마저도 이 아이가 이렇게 고통스러워 하는지 몰랐어. 우선 우리집은 이혼 가정이야. 아버지가 경제적 능력이 없었고 어머니만 일을 하셨었는데 할머니 집에서 얹혀 살았어. 내 동생이 지금보다 더 어렸을때 계속 갈등을 겪던 부모님은 결국 이혼하셨고 그것 때문에 상처받은 동생은 초등학교 저학년이라는 비교적 어린 나이부터 우울증을 앓았어. 그땐 이 아이가 힘들다는 티도 냈었고 불안하다, 어지럽다 같이 본인의 감정을 어필했었어. 그 덕분에 병원에 빨리 찾아갈 수 있었지. 그래서 약을 먹고 치료를 받으면서 다시 우울함을 잊었어. 그런데 그렇게 모든것이 괜찮아졌을 때 어머니가 죽었다는 연락이 왔어. 그런데 나는 그걸 동생한테 말할 자신이 없었던거야. 이제서야 조금 행복해진 그 아이한테 다시 고통을 주고싶지 않았거든. 그래서 나는 말하지 못했어. 동생은 다행히도 어머니의 근황을 궁금해하지 않았고 그 비밀은 생각보다 오래 유지됐어. 그 아이가 중학교 1학년때 알게 된거니까 한 4년은 모르게 하고 살았겠다. 어느 날 얘가 학교에 다녀오더니 나한테 물어보는거야, 진짜 엄마는 죽었냐고. 너무 침착하고 아무렇지 않게 물어와서 어쩔 수 없이 대답했지. 그렇다고. 왜 숨겼냐고 묻길래 너를 위한거였다고 말해버렸어.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잘못된 답변이었다. 난 그저 그 잠깐의 고통을 피하려고 그 아이에게 더 큰 잘못을 저질렀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버지는 재혼을 한다며 집을 나가버리셨고 다시 우리는 할머니를 찾았어. 난 정말 다 괜찮은 줄 알았어. 그 아이가 나에게 힘들다고 말하지 않는 것이 의젓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내가 힘든 만큼 그 아이도 힘들거라는 걸 생각하지 못했어. 그 아이가 아직 어린 아이라는걸 간과 해버린거야. 어느 날 나한테 평소답지 않게 진지한 말투로 말을 걸어 왔어. 자기는 우울증이 있고 지금 많이 힘들다고. 그때는 와닿지 않더라. 너무 밝고 명랑한 아이였거든. 근데 나는 또 거기다 대고 나도 힘들다고, 정말 힘들어지면 병원 가자고. 지금 생각하면 미쳤지 싶어. 그 이후론 나한테 힘들단 말을 하지 않았어. 그래서 그냥 괜찮아 졌나보다, 해버렸어. 어느 날 나도 많이 지치고 힘들어서 술을 마시고 들어왔어. 용돈이나 줄까 싶어서 방문을 열었는데 방에 없더라고. 얘가 어디갔지 싶어서 화장실에 갔는데 거기 있더라. 타일엔 피가 한 두방울 뚝뚝 떨어져 있고 다급하게 자기 손을 씻으면서 나를 보더라고. 그냥 껴안고 울어버렸어. 잠들때까지. 그때 왜 난 그렇게 이기적이었을까? 힘들었겠구나, 내가 미안하다 말 한 두마디면 됐을텐데. 그냥 그런 짓 하지 말라고 했어. 어리석은 거라고. 누가 진짜 어리석은 짓을 하고 있었는지 모르고. 그 이후론 동생이 자해하는 걸 본 적 없어. 나 몰래 했겠지? 생각하니까 가슴이 찢어진다. 상처낼 곳이 어딨다고.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고 난 또 바쁘다고 말하면서 그 애를 방치했어. 그래도 이거 하나만은 말 할 수 있어. 난 정말 바빴고 정신이 없었어. 하지만 그 애를 사랑하지 않는건 아니였어. 그런데 그걸로 어떻게 정당화가 되겠어, 내가 죄인임은 변함이 없는 걸. 있지 얘들아, 웃고 있는다고 행복한 거 아니야. 내면이 그렇게까지 썩어 문드러져도 끝까지 웃더라 확실한 건 그 아이는 더 늙은 나나 할머니나 아버지보다 더 죽음에 가까이 서 있었다는거야. 너희는 나처럼 그러지마. 제발.2
그냥 좀 심란해서
내 동생은 우울증 환자야.
겉보기엔 밝고 유쾌해서 다른 사람들은 물론 우리 가족들 마저도 이 아이가 이렇게 고통스러워 하는지 몰랐어.
우선 우리집은 이혼 가정이야.
아버지가 경제적 능력이 없었고 어머니만 일을 하셨었는데 할머니 집에서 얹혀 살았어.
내 동생이 지금보다 더 어렸을때 계속 갈등을 겪던 부모님은 결국 이혼하셨고 그것 때문에 상처받은 동생은 초등학교 저학년이라는 비교적 어린 나이부터 우울증을 앓았어.
그땐 이 아이가 힘들다는 티도 냈었고 불안하다, 어지럽다 같이 본인의 감정을 어필했었어.
그 덕분에 병원에 빨리 찾아갈 수 있었지. 그래서 약을 먹고 치료를 받으면서 다시 우울함을 잊었어.
그런데 그렇게 모든것이 괜찮아졌을 때 어머니가 죽었다는 연락이 왔어. 그런데 나는 그걸 동생한테 말할 자신이 없었던거야.
이제서야 조금 행복해진 그 아이한테 다시 고통을 주고싶지 않았거든.
그래서 나는 말하지 못했어.
동생은 다행히도 어머니의 근황을 궁금해하지 않았고 그 비밀은 생각보다 오래 유지됐어.
그 아이가 중학교 1학년때 알게 된거니까 한 4년은 모르게 하고 살았겠다.
어느 날 얘가 학교에 다녀오더니 나한테 물어보는거야, 진짜 엄마는 죽었냐고.
너무 침착하고 아무렇지 않게 물어와서 어쩔 수 없이 대답했지. 그렇다고.
왜 숨겼냐고 묻길래 너를 위한거였다고 말해버렸어.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잘못된 답변이었다.
난 그저 그 잠깐의 고통을 피하려고 그 아이에게 더 큰 잘못을 저질렀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버지는 재혼을 한다며 집을 나가버리셨고 다시 우리는 할머니를 찾았어.
난 정말 다 괜찮은 줄 알았어.
그 아이가 나에게 힘들다고 말하지 않는 것이 의젓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내가 힘든 만큼 그 아이도 힘들거라는 걸 생각하지 못했어.
그 아이가 아직 어린 아이라는걸 간과 해버린거야.
어느 날 나한테 평소답지 않게 진지한 말투로 말을 걸어 왔어.
자기는 우울증이 있고 지금 많이 힘들다고.
그때는 와닿지 않더라. 너무 밝고 명랑한 아이였거든.
근데 나는 또 거기다 대고 나도 힘들다고, 정말 힘들어지면 병원 가자고. 지금 생각하면 미쳤지 싶어.
그 이후론 나한테 힘들단 말을 하지 않았어. 그래서 그냥 괜찮아 졌나보다, 해버렸어.
어느 날 나도 많이 지치고 힘들어서 술을 마시고 들어왔어. 용돈이나 줄까 싶어서 방문을 열었는데 방에 없더라고.
얘가 어디갔지 싶어서 화장실에 갔는데 거기 있더라.
타일엔 피가 한 두방울 뚝뚝 떨어져 있고 다급하게 자기 손을 씻으면서 나를 보더라고.
그냥 껴안고 울어버렸어. 잠들때까지.
그때 왜 난 그렇게 이기적이었을까? 힘들었겠구나, 내가 미안하다 말 한 두마디면 됐을텐데.
그냥 그런 짓 하지 말라고 했어. 어리석은 거라고.
누가 진짜 어리석은 짓을 하고 있었는지 모르고.
그 이후론 동생이 자해하는 걸 본 적 없어. 나 몰래 했겠지? 생각하니까 가슴이 찢어진다. 상처낼 곳이 어딨다고.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고 난 또 바쁘다고 말하면서 그 애를 방치했어.
그래도 이거 하나만은 말 할 수 있어.
난 정말 바빴고 정신이 없었어. 하지만 그 애를 사랑하지 않는건 아니였어.
그런데 그걸로 어떻게 정당화가 되겠어, 내가 죄인임은 변함이 없는 걸.
있지 얘들아,
웃고 있는다고 행복한 거 아니야. 내면이 그렇게까지 썩어 문드러져도 끝까지 웃더라
확실한 건 그 아이는 더 늙은 나나 할머니나 아버지보다 더 죽음에 가까이 서 있었다는거야.
너희는 나처럼 그러지마.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