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가면 안되는 이유

2018.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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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적폐가 되어버렸다.

나는 기계처럼 공부해 삼수를 거쳐 의대에 왔다.
수험생 시절 커피를 물처럼 마시며 공부하고, 기절하듯 잠들던 그 시간들은 불면증으로 나에게 아직 이어져있다.

나는 지금 한학기 500의 등록금, 한달 100의 생활비를 쓰며 살아가고 있다. 의과대학의 학제는 6년제이니 졸업할 즈음 갚아야 할 빚이 1억이다.

나는 남자이니, 신성하고 당연한 국방의 의무를 위해 군대를 가야 한다. 특수한 인력이니 군의관이나 공보의로 가야 하며, 월 200 언저리를 받을 것이다.

인턴 월급 200.
레지던트 월급 400.

이 시간동안 나는 빚을 갚을 수 있다. 돈을 쓸 시간이 도무지 없을 테니.

의대 입학 후 최소 14년이 지나야 전문의가 되어 사람들이 아는 돈 잘버는 의사가 된다. 월 천은 벌어야 마땅하다. 누구라도 10대, 20대, 30대의 절반을 갈아넣으면 그정도는 받아야 합당하지 않나? 누구보다 노력한다면 보상이 있어야만 하지 않나? 심지어 나의 잘못으로 인한 의료사고가 발생한다면, 그래서 내가 사람을 죽인다면 평생 지워지지 않을 죄책감과 수억의 손해배상이 있을 텐데도.

그러기 위해 의사는 바가지를 씌워야 한다. 급여항목은 5000의 원가가 들어가는 치료의 대가가 3000원이니 비급여항목으로 바가지를 씌워야 2000원을 메우고 월 천을 벌 수 있을테니.



의사 선생님들, 의대생분들, 의사의 꿈을 갖고 계신 급식 여러분.
이 시점에 문제인케어가 시행되었습니다.
비급여항목이 사라집니다.
수가가 정상화될 것 같지도 않습니다. 멀지 않은 미래 고갈된다는 건강보험 재정을 아껴야 하니까요.

의협은 능력도 없는 것들이 사상까지 썩어 일베와 다름없어 의료계의 얼굴로써 아주 훌륭히 우리를 대변해줍니다.

사정을 모르는 국민들은 돈도 잘버는 새끼들, 기득권있는 놈들이 밥그릇만 지키려고 발악하는 줄로만 압니다.

슬프지 않나요?
아니 이정도 노력했으면, 질병이 아니라 환자를 고치는 의사가 되기 위해 매일 다잡고 다짐한다면 당당해도 되는 것 아닌가요? 의사들이 지금 그렇게 파워있는 집단인가요? 제 눈엔 약사들로만 이루어진 정부 모 부처에 건마다 뜯기고, 바빠 죽겠어서 관심가질 틈도 없는 의협이란 대표집단은 인성도 능력도 없고, 국민들에게 욕만 먹는 호구들로 보이는데요.

의사들은 생명보다 돈이고, 히포크라테스 선서같은건 다 찢어버렸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의대보다 더 소명의식을 귀에 못이 박히게 강조하는 곳이 있을까 의문인데. 외국과는 말도 안되게 적은 보수로 세계5위 의료선진국을 이뤘는데. 의료민영화에 모두가 반대했다고 했는데. 파업에 대란 얘기가 나올 때마다 환자는 살려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 지지를 받는데.

왜 수가가 원가보전이 안되어서 편법으로 살아가야만 하고, 그나마도 못하게 되어도 목소리를 내면 공격받아야 하죠? 아무리 그래도 보통 사람들보다 잘먹고 잘사는 의사니까? 전 젊은 세월 다 보내고 삼십대 중후반이 되어야 그렇게 되는데요?

밥그릇싸움한다 욕하면, 내밥그릇 좀 지킬만하다고 말하고 싶네요.

의사들, 의대생들 중 많은 이들의 삶이 이와 같지 않은가요?

미투운동에도 거리낄 것 없고, 살면서 남의 눈에 눈물나게 한 적 없고, 힘든 이가 보이면 그의 편에서 목소리를 냈습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노력했구요. 근데 꿈이었던 의사란 직업은 대한민국에서 근본적으로 당당해질 수 없는 직업이네요.

문제인케어, 정말 인도주의적이고 훌륭한 정책이지만 의사들에 대한 태도는 정말 주먹구구식이란 생각밖에 안듭니다. 다 떠나서 제가 필드에 나가면 상식적인 수가가 책정되어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