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알바하는 짝녀가 수치심 때문에 그만뒀어 허무하다..

피리힛2018.05.30
조회3,507
(20살이라서 10대는 아니지만 만나이로는 10대니까

10대 이야기에 글 쓰는 거 한 번만 이해해 주세요)




같은 매장에서 알바하는 짝녀가 있는데

평일 점심부터 초저녁까지 나랑 짝녀랑 같이 근무를 해

대화도 많이 하고 장난도 치고 그렇게 3개월 넘게 근무하다 보니까

내가 짝녀를 많이 좋아하게 된다는 걸 느꼈어

사실 처음 봤을 때부터 내 이상형이였고

털털하면서도 청순한 스타일이 너무나도 좋았어

짝녀랑 밤에 카톡도 많이 하고 전화도 하루에 한 번은 꼭 하고

코드도 나랑 잘 맞았기에 너무 행복했고

짝녀도 나에게 관심이 있는 거 같아서 용기내서 조만간 짝녀에게 고백하려고 준비 중이였어

근데 며칠 전 근무 중에 일이 터지고 말았어

짝녀가 화장실에 갔는데 30분이 넘어도 안 들어오는 거야

근데 짝녀한테 카톡이 왔었더라고 변기가 막혔다고

뭐 나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어 변기는 뚫으면 되니까

그냥 변기 뚫고 천천히 오라고 답장 보냈지

매장은 바쁘고 계산에다가 물건 진열도 혼자 해야되서 너무 힘들고 정신 없었어

10분 쯤 지나서 짝녀도 들어와서 같이 검수하고 진열하고 계속 일하다가 오줌이 너무 마려워서 화장실에 들어갔어

근데 화장실 변기가 배설물이랑 휴지랑 함께 섞여있었고

바닥은 다 젖어있었어 좀 당황하기는 했지만 뭐 변기 막힌 거 한두번 보는 것도 아니고 진짜 아무렇지도 않았어

그냥 무덤덤하게 매장으로 다시 들어갔는데 짝녀가 화장실 갔다 왔냐고 그러더라 내가 응이라고 하니까

짝녀가 왜 갔냐고 그러는데 나는 당연히 변기 뚫은 줄 알고 들어갔다고 했어

카톡 못 봤냐고 짝녀가 그러는데 카톡온 거 확인해 보니까

변기가 잘 안 뚫어진다고 너 바쁘니까 우선 매장 들어간다고 화장실 가지 말고 내가 한가할 때 뚫는다는 식으로 왔더라고

짝녀는 얼굴 빨개지고 울려고 하고 퇴근할 때까지 말도 안 하고 표정도 굳어있더라

그리고 그 사건 다음 날 짝녀는 알바를 그만 두었고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왜 그만뒀냐고 카톡을 보냈는데

나한테 그동안 고마웠다고 너는 괜찮아도 내가 너무 수치스럽고 널 보면 어디 숨고싶을 정도로 견딜 수 없다로 시작하는 장문에 카톡이 오더라

나는 짝녀가 너무 과민반응이고 예민하다고 생각했어 근데 입장 바꿔서 생각을 해 보니까 이해 되더라

이제 더이상 짝녀랑 대화하고 웃을 수 없다는 게 너무 허무했고 무엇보다도 짝녀한테 고백도 못 하고 연애도 못 한다는게 너무 슬퍼

그 화장실이 공용화장실이 아니였다면?

아니 차라리 늘 그렇듯이 내가 카톡만 확인했더라도...

뭔가 알 수 없는 힘든 기분이야

요즘 밤에 잠도 안 오고 짝녀가 계속 생각이 나 같이 했던 추억이 생각나고 며칠 전만 해도 같이 영화도 보러가기로 했었는데

새벽에 멍하니 누워있다가 하소연하고 싶어서 글 올리고 갈게

에휴 빨리 억지로라도 자려고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