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메때문에 스트레스받는데 제가 예민한 건가요?

앙랑슈띠2018.05.31
조회39,294
안녕하세요.5.9평 남짓한 원룸 오피스텔에서 생애 첫 독립을 시작한 여자사람 직장인이에요.집안 도움 1도 안받고 앞으로도 안받고 100% 홀로서기라서모아놓은 적금으로 집 구하는 것부터 발품팔고 고생해서 독립한 지 이제 약 한 달이 넘어가네요.
제가 근 한 달간 빡치는 건 룸메때문입니다.
사실 저는 룸메를 들일 생각은 없었어요. 5.9평이면 큰 평수도 아니고혼자인게 편하긴 하잖아요.
룸메는 프랑스사람이에요.제가 예전에 프랑스에서 지낼 때 엄청 크게 신세를 졌던 친구가있는데 그 친구의 절친이에요.근데 신세졌었던 친구가 소개시켜주면서 한국 가고싶어하는데 잘 좀 챙겨달라고 해서나도 타지에서 도움받은 만큼 베풀어야겠다 하는 마음에 최대한 도와줄 수 있는 건 도와줘야지 마음먹었죠.
룸메가 한국에 오기 전에 이미 같이 살기로한 룸메이트가 있었는데그 사람이 갑자기 사정이 생겼다면서 방을 제공 못하겠다고 어기는 바람에 룸메가 매우 난처한 상황이 되었어요.그래서 제가 집을 구할 때 까지 한 달 정도는 우리집에서 지내도 된다고 했었죠.이 말을 했을 때는 저는 부모님과 같이 사는 본가에 있었고 집이 30평대라서 넓은 편이었어요.
그런데 룸메가 한국에 오기 일주일 정도 전에 저희 집안에 큰 일이 생겨서저도 집을 나오게 되었고 저 또한 급하게 집을 구하고 이사하기 전까지 친구집에서 지내거나 모텔에서 지내면서 출퇴근하는 등 일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약속한 건 약속한 거고 룸메가 한국으로 오기 전에 이사날짜가 잡혀서 크게 무리일 건 아니었어요.
룸메는 계속 새로운 집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서울의 월세도 월세지만 보증금 면에서 크게 부담을 느끼면서 난감한 상황이었어요. 이전에 같이 살기로했던 사람은 지인이어서 아마 적은 보증금 (몇십만원대 정도?)을 제시했었나봐요. 룸메 비자가 워킹홀리데이인데 한국 예상 체류기간을 6개월 정도로 잡고 있길래 그러면 그냥 같이 살까 하는 얘기가 나왔죠.오히려 제 입장에서도 갑작스럽게 홀로서기를 하게되어서 아예 혼자보다는 월세나 생활비를 같이 부담하면 적응할때까지 경제적으로는 도움이 되겠다 싶었거든요.
그리고 집이 평수는 좁아도 제가 일 때문에 집에 잘 없기도하고 구조가 잘 빠진 편이어서 가구배치를 끝냈을 때 책상2개, 소파베드 2개, 안락의자, 식탁 등등 다 놓고도 답답하진 않은 편이었기 때문에 평생 같이 사는 거 아니고 1년 미만의 기간이라면 문제는 안되겠다 싶었어요.
또 제가 고양이를 키우는데 룸메도 본국에서 고양이를 키우고있었어서 제가 출장가거나 했을 때 따로 맡기지 않아도 돌봐줄 수 있다고 해서 그 점은 좋았죠.
서로 윈윈하는 조건이었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건 없겠지 싶었어요.근데 그게 굉장히 안일한 생각이었죠..
제가 입주한 날짜는 4월 21일룸메가 들어온 날짜는 4월 28일
한 달 기간동안 스트레스가 쌓여서 돌아버릴 것 같아서 처음으로 판에 남겨봐요.

1.너무 더러워요.
전 제가 미친듯이 깔끔한 편이 아니라서 누가 나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음 받았지 제가 스트레스 받을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우선 맨날 어디서 500ml짜리 생수를 사와서 먹는데 먹는 건 좋아요 본인 자유니까근데 그 패트병이 바닥에서 굴러다녀요.
부엌 수세미가 스펀지 형식인데저는 수세미가 오염되는 게 싫어서 설거지할 때 뜨거운 물로 먼저 애벌로 음식물을 다 떨궈낸다음에 수세미를 사용하는데 룸메는 바로 수세미를 사용해서 지금 수세미만 5개째 바꿨네요;
그리고 룸메가 낮동안 밖에 나갔다 들어온 날은 집안이 깨끗한데집에 있었던 날은 퇴근하고 돌아오면.. 걍 쑥대밭이에요몸에서 먼지를 내뿜는건지 먼지도 한가득이고 의자 모니터 다 삐뚤빼뚤에전 처음에는 좁은집에 고양이가 있으니까 청소기를 더 자주돌려야되는구나 했는데그게 아니라 그냥 룸메가 낮에 있었던 날 없었던 날로 집안 더러워지는 날이 나뉘더라고요.

2.정리정돈을 안해요.
룸메가 프랑스사람이긴 한데 이슬람교라서 하루에 몇 번 씩 작은 러그? 같은거랑 뭐 뒤집어쓰는 망토같은걸 두르고 기도를 하는데 저는 어차피 저한테 종교 강요 안하고 피해주는 거 없으면 딱히 상관 안해서 그러려니 했어요.근데 문제는 그 러그랑 망토?를 처음 며칠동안은 옷장 자기 공간에 넣어놓더니 이젠 식탁의자위에 널부러 놓더라고요.
제가 막 안보이는 구석구석까지 매일 청소하는 정도의 깔끔쟁이는 아니더라도 집안 인테리어나 정리정돈에는 신경을 쓰는 편인데 굉장히 거슬려서 어제 제가 옷장안에 집어 넣어놨더니 기분나빠하면서 다시 정리를 시작하더라고요.
현관에 신발도 맨날 아무렇게나 벗어던져놔서 제가 볼때마다 매일 정리하고
본인 물건을 책상위 바닥 아무데나 널부러 뜨려놓기는 일상이라어지르는 사람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예요 맨날..^^

3.본인 설거지를 안해놓고 가요
좁은 원룸이다보니 싱크대도 작아요.그래서 싱크대 안에 접시 한두개라도 있으면 요리하기가 불편한데요새는 룸메가 밖에서 여행을 즐기시는지 집에 늦게들어오는 편이라 퇴근하면 집이 비어있는데설거지통에는 늘 낮에 먹은 접시랑 컵이 있더라고요
저는 퇴근하고 집에서 저녁을 해 먹는 편인데밥을 하려면 설거지부터 해야 제가 부엌을 사용할 수가 있어서룸메 설거지도 제가 하고 있네요..-_-

4.김치
저는 김치를 안먹어요.김치는 그냥 정말 아주 가끔 한 1년에 한 두번 정도 식당에서 먹거나아니면 김치볶음밥, 김치부침개, 김치찌개 밖에서 먹을 때 외에는 일반 생김치는 입에 안대요.김치냄새 진짜 맡으면 토할 것 같이 역하고 (비하하는 건 아니에요 제 취향일뿐;)그리고 김치를 집에서 다루려면 이곳저곳에 국물이 튀거나 흐르거나 어딘가에 고춧가루가 뭍어있기마련이라 그게 너무 싫어서 집에 김치두는 걸 싫어해요.
근데 제가 외국인이랑 김치때문에 트러블이 생길줄은 몰랐어요..ㅋㅋㅋㅋ
룸메는 김치 매니아에요.피자를 먹어도 김치를 올려서 먹어요.
제가 룸메 오고 출장으로 집을 비운 날출장갔다 돌아오니 패브릭 소파에 빨간얼룩이 묻어있고가구 곳곳에도 빨간 자국이 튀어있고난리도 아니더라고요
그 때 피자 위에 김치올려먹는 사진을 찍어서 출장가있는 동안 카톡으로 사진을 보냈었는데들고돌아다니면서 먹었나봐요
그래서 조심좀해달라고 내가 김치 싫어하는 이유가 이래서라고 그랬더니저보고 예민한것같다고 하더니 알겠대요 조심하겠대요그땐 처음이니까 개빡쳤지만 그냥 참고 청소랑 소파 커버 빨래 제가 다 했어요출장다녀와서 진짜 개피곤했는데 더 빡쳤지만 참았죠
근데 문제는 그 뿐만이 아니라냉장고 안 김치냄새예요.
소분으로 사서 잘 밀폐하고 그때그때 먹으면 괜찮은 편인데하루는 룸메가 김치 매일 사는거 너무 짜증난다고 오만 짜증을 다 내더니시장에서 1kg짜리 거대한 김치를 사온거예요..^^
그리고 냉장고 안에 넣어놨는데 (김치는 제가 지퍼백+락앤락 으로 밀폐했었어요)
와 진짜 문 열때마다 토할 것 같은거예요이미 기본으로 탈취제 2개가 들어가 있는 상태였는데 역부족이어서인터넷으로 좋다는 탈취제를 5개나 더 사서 추가로 넣어놨는데도 잡히지가 않아서진짜 스트레스 오지게 받았죠.그 뒤로는 너가 원한다면 내가 퇴근길에 내가 사다줄테니 제발 대량으로는 사지말라고 부탁하긴 해서 지금은 다시 소량으로 사먹는것같아요.
근데 소량 김치도 문제인게김치가 보통 비닐같은 포장백에 들어있는데 그걸 잘 씻어서 버려야하는데 쓰레기통에 그냥 버리니까 쓰레기통에서 날파리생기고 냄새나고 난리도 아닌거예요
몇번이나 그래서 종량제 다 차지도않았는데 갖다 버린게 벌써 몇번째예요.이건 부탁을 하는데도 안듣네요.
5.쓰레기통관리
음식물이 묻은 쓰레기는 잘 씻어서 냄새 안나게 비닐로 한 번 싸거나 재활용이면 바로 갖다 버리거나 해야하는데 쓰레기통에 그냥 버려요어제도 쓰레기통 비우는데 날파리가 득실득실해서 기겁을 했어요어쩐지 요새 한두마리씩 날파리가 보이는데 대체 뭔가했더니 룸메가 원흉이었네요
6.세탁
세탁은 제가 출장으로 며칠 집을 비워서 룸메가 어쩔 수 없이 본인 빨래 돌려야했던 날 빼고는항상 제가 돌려요.뭐 좋아요. 괜히 세탁기 잘못돌려서 세제 과다사용이나 세탁물끼리 이염되는 것보다야 내가 빠는게 속편하다 생각하기도했고 빨래 양의 비율이 제가 많았기 때문에 그거까진 좋았어요.
근데 이게 매일매일 제가 하다보니 은근 쌓이더라고요.세탁기 돌리는 것까진 그렇다 치더라도 널고 개는 건 도와줄 수 있는 거잖아요?처음 몇번 하더니 이제 안하더라고요.
심지어 엊그제랑 오늘...
제가 퇴근하고 세탁기를 돌려놓고 청소하고 밥먹고쉬고있었어요. 저는 게임이 취미라서 게임을 하고있었죠룸메는 나갔는지 없었구요.
이틀전에는 제가 너무 피곤해서 게임하다가 소파에서 저도모르게 잠들었는데그러고나서 새벽 6시가 돼서 깼는데 세탁기안에 빨래가 그대로 있더라고요룸메는 쳐 자고있고요.아니 세탁이 완료됐으면 널어야겠단 생각은 안들었을까요?심지어 그 날은 검은 옷 빠는 날이어서 제 양말 2개 빼고는 다 룸메옷이었는데개빡쳤지만 한 번 더 헹굼+탈수 눌러서 빨래 널고 출근했어요
어제도 마찬가지로 수건세탁을 하는 날이었는데세탁기 돌려놓고 청소하고 게임을 하고있었죠.어제는 게임이긴 한데 스크림경기라고 팀을 나눠서 경기에 참가하는 그런거라서 나름 온라인 약속이었어요. 그 사이에 룸메가 들어왔구요.
게임이 끝났던건 11시쯤인데 세탁은 아마 10시 30분쯤 완료가 됐을거예요. 룸메는 10시쯤 들어왔구요.
근데 컴퓨터끄고 돌아보니 세탁기 문은 열려있는데 세탁물은 안에 그대로있는거예요.그럼 세탁이 완료된걸 보고 세탁기문은 열어놓고 그냥 놔두고 놀고있었다는건데와 진짜 이게 이틀 연속이니까..ㅋㅋㅋㅋ 빡치는거예요그래서 제가 "너 앞으로 빨래 너는 거 안할거야?" 라고 물어봤더니그냥 멀뚱멀뚱히 쳐다보다가 "왜?" 이러길래 어이가 없어서"너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세탁기안에 빨래 있는거 봐놓고 그냥 방치했잖아. 그리고 맨날 내가 하잖아." 했더니 또 뚱하게 쳐다보더니"나보고하라는거야? 내가 할게 하지마" 이러길래"됐어 이미 다 했어"하고 끝났는데이게 짧은 영어로 하려니 시원하게 따지지도못하겠고 뭔가 싸다 만 기분으로 분노표출이 끝났죠...
7.기타 집안일
그냥 딱 까놓고치우는 사람 따로 어지르는 사람 따로예요
저는 구석구석 청소는 자주 못하더라도 최소한 물건이 어지럽혀져 있지 않게 하자 주의고집은 쉬는 공간이고 안락함을 줬으면 좋겠어요.그래서 청소도 귀찮지만 매일 보이는데라도 청소기 돌리려고 하는거고쓴 물건 제자리에 놓으려고 하는거죠.
그리고 원룸욕실.. 좁고 습하다보니 더러워지기 쉽잖아요변기청소, 욕실바닥청소, 머리카락 치우기맨날 저만해요한 번 일주일 안해봤더니 진짜 시궁창처럼 새카맣게 변하길래어제 퇴근하고 밥도못먹고 욕실청소까지 했네요.
8.룸메의 요구사항
저는 여태까지는 그냥 좋게 말하거나 진짜 정중하게 부탁하거나 하는 것도참다참다 몇 번 하고는 웬만하면 참고 넘기려고했는데요새 룸메가 요구사항이 많아지더라고요
물론 듣고보면 이해할만한 거긴 했어요.
출근할 때 커튼 닫고 가달라라디오알람은 사용하지 말아달라
근데 저는 아침잠이 진짜 많고독립하기 직전까지 부모님이 깨워줘야 겨우 일어났었는데갑자기 집나오고 아침마다 진짜 지각안하는게 용할정도로애써서 일어나고있거든요
눈을 뜬다해도 서서도 잠들어서 잠이 깨는 데 오래걸리는데룸메 오기 일주일 전에는 출근준비하면서 라디오 들으면서 잠 깨고햇살들어오는 집이 로망이어서 일부러 남향집으로 구한거라아침햇살 맞는 것도 좋았는데
위 두 요구사항때문에 룸메가 떠나기 전까지는 제 큰 즐거움이 사라졌네요그래도 뭐 잠을 못자겠다고 개짜증을 내는데제가 배려해야할 부분인것도 인정하고 걍 참기로했는데그냥 룸메 들인게 후회가 되는 부분이네요.



요 며칠 저도 짜증이 쌓이고 쌓이다보니이틀 정도 전부터 저도 이제 좋게 못말하겠어서 할말을 하나 둘씩 하다보니어제는 룸메가 표정이 썩어서 각자 잘준비하고 누워서 쉴때도 저를 계속 힐끔힐끔 쳐다보더라고요-_-;
제가 예민한 편인 건가요?
글을 쓰다보니 엄청 길어졌네요...
좋게 해결할 방법은 없는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