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거탑> 김명민 인터뷰

티비티비2007.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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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 margin: 5px 0px } [v.i.p.] 김명민│“배우란 게 뭔가. 다른 인생을 산다는 게 매력 아닌가”

<하얀거탑> 김명민 인터뷰
: 요즘 <하얀거탑>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김명민: 주변에서 말씀하시는 걸 들어보면 반응이 너무 뜨거워서 우리가 되려 놀랄 정도다 (웃음) 물론 아쉬운 것도 있지만 그건 우리 욕심이고, 지금까지는 굉장히 좋다.


<하얀거탑> 김명민 인터뷰



: 당신의 연기에 대한 것도 화제가 되고 있다. 매우 복잡한 캐릭터인데, 당신이 생각하는 장준혁은 어떤 캐릭터인가.

김명민: <하얀거탑>에서 대학병원은 줄을 잘못 서면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정치 조직과도 같은 곳이다. 그러다보니까 실력있는 자, 특히 자기 스스로가 실력을 인정하고 있는 장준혁같은 사람은 자신을 억누르려는 모든 것에서 벗어나려고 자꾸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고 한다. 반면에 주변에서는 끌어내려고 하게 되고, 그래서 더욱 장준혁의 욕망은 커지고. 장준혁은 끝이 없는 사람이다. 외과 과장이 되면 병원장을 노릴거고, 그 다음에는 세계 외과 학회로 나가서 학회장이 되도 더 위로 올라가려고 할 거다. 그리고 인간은 양면성이 있는데, 보통 사람들은 그 두가지를 잘 표현하지 못하는 반면에 장준혁은 그걸 있는대로 드러내면서 목표에 한발자국씩 다가간다. 그만큼 가장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그런 캐릭터를 소화하다보니 어려운 부분이 많을 것 같다.

김명민: 지극히 현실적인 인물이다 보니 가장 리얼리티가 있는 연기를 해야 한다는 게 힘들다. 그게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하고.

: 그 리얼리티란 무엇인가.

김명민: 진정성이다. 시청자들이 볼 때 연기를 하고 있다는 게 아니라 내가 알고 있는 어떤 인물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느낌 같은 것. 아직 나온 내용은 아니지만 내가 이주완 과장 방에서 문을 잠궈 놓고 뭘 하다가 이주완 과장에게 들키는데, 거기서 막 당황하고 그러면서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려는 연기를 하면 그건 거짓된 연기다. 거기서 완전히 이주완 과장을 속이려고 하면서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줘야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연기를 할 때 장준혁의 안으로 들어가서 장준혁이 왜 이런 행동을 해야하나 합리화 시킨다. 그러다 보면 어떤 연기를 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

: 그런 연기는 단지 그 상황을 잘 이해한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닐 것 같다.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김명민: 손놀림이나 수술같은 것은 비디오를 틀어놓고 반복 연습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보다 중요한 건 의사들을 이해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의사와 이야기하면서 나와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이 사람들의 직업도 참으로 고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예전에는 의사가 생명의 소중함에 무뎌져 있다고 생각했다. 생과 사를 워낙 많이 경험하니까. 하지만 그런 무뎌짐 속에서도 사람의 생명을 살리려는 부분들을 지켜보면서 생각이 바뀌게 됐다. 의사들이 가지고 있는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이해하고, 마음으로 받아들이려 노력했다.




<하얀거탑> 김명민 인터뷰



“아내의 배려를 작품이 끝난 뒤에야 안다”

피플(saram4u): <닥터스>는 어떤가? 그건 연기가 아니라 mc인데.

김명민: 힘들다. 거기서는 이성적으로 내 표정을 감추고 정보를 전달하는데만 집중해야해서 감정과 이성 사이의 어떤 경계선을 넘으면 안된다. 연기는 몰입해서 하면 시청자들도 믿을거라는 자신감이 있는데, <닥터스>는 정보의 객관성과 정보전달의 호소력을 함께 고민해야해서 어렵다.

: <하얀거탑>도 그렇고, <천개의 혀>, <닥터스>까지 굉장히 오랜 시간동안 의사라는 직업에 집중해야 한다. 그 때문에 힘든 부분은 없나.

김명민: <하얀거탑>은 장준혁의 인생을 따라가는 드라마다. 결국 장준혁의 인생을 다 보여줘야 하는 건데, 그것에 대한 엄청난 부담감이 생긴다. 그래서 연기하면서 예민해지기는 했다. 나 스스로 장준혁에 대해 그 좁은 병원에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그렇게까지 살아야 하나하는 생각을 하니까. 그런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해서 문제가 생기는 캐릭터라 남들이 못됐다고 할 만한 부분에서도 나는 눈물이 흐르기도 한다. 내 성격이 아주 달라지거나 하지는 않지만 지금 내 생활에서 이것 외엔 다른 곳에 신경을 안 쓰다 보니까 사람들이 달라졌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슬픈 씬이나 안 좋은 씬을 찍기 전에는 이미 그 감정 상태가 돼서 주변에서 계속 “명민이형 기분 안 좋아?” 이러고 있고. 다행히 워낙 쟁쟁한 선배님들이 많이 계셔서 큰 도움을 얻고 있다. 그 분들이 있어서 뭘 등에 업고 가는 기분이 든다.

: 배역에 대한 몰입이 심해지면 주변 반응은 어떤가. 그렇게 몰입해서 작품을 찍다보면 주변 사람들은 작품 한 편 할 때마다 진이 빠질 것 같기도 하다 (웃음)

김명민: 작품을 찍을 때는 아예 그런 생각을 못한다. 나 자신을 못 느낄 정도로 내일 찍을 씬들만 생각하니까. 극중에서 위기감이 치달을 때는 애 얼굴도 보기 싫을 때까지 있다. 계속 그러면 확실히 문제가 있다. 그래서 아내가 고맙다. 아내는 그런 나를 봐와서 다 이해해주니까. 내가 대본을 들고 오기 시작하면 아예 자기 남편이라는 욕심을 안낸다. 그래서 최대한 배려해주고. 나는 그런 배려를 작품 끝난 뒤에야 안다.

 

<하얀거탑> 김명민 인터뷰


“배우는 무의식을 보여줄 수도 있어야 한다”

피플(meandwill): 그런 연기에 대한 진지함이 캐릭터에까지 영향을 주는 것 같다. 모든 작품에서 늘 긴장하고 갈등상태에 놓여있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심지어 <불량가족>의 달건도 조직과 가족 사이에서 갈등이 심했는데.

김명민: 나도 이상할 정도로 그런 작품을 많이 맡았다. 하지만, 나는 깡패에도 진정성과 슬픔이 있다고 생각한다. 개차반 쓰레기같은 소리를 듣는 인간도 정말 고독할 때, 슬플 때가 있다. 그런 걸 진정성있게 표현하는 것이 연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불량가족> 전에는 연기를 할 때마다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웠다. <불량가족>은 작품 분위기가 다르다 보니까 편하고 즐겁게 했지만, 그 전에는 우울한 캐릭터를 많이 했으니까. 특히 <소름>을 찍을 때는 캐릭터가 기분 좋을 일도 즐거울 일도 없고, 세상 보는 시각도 다 비뚤어져 있었다. 그래서 나도 삐딱해져야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었다. 그리고 배우는 사람이 차마 드러내지 못하는 욕망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누굴 죽이고 싶다는 생각도 하는 게 사람 아닌가. 배우는 우리가 무의식 속에 잠자고 있는 그런 부분들을 자꾸 건드려주고 깨워내면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하지만 복잡한 캐릭터를 맡는 건 다들 말리는 일 아닌가? <불멸의 이순신> 뒤에 <불량가족>을 선택한 것도 그렇고, 남들이 권하는 길과 정 반대로만 간 것 같다.

김명민: 중복되는 캐릭터는 의도적으로 피한다. 재미가 없다. 배우란 게 뭔가. 다른 인생을 산다는 게 매력 아닌가. <천개의 혀>도 의사지만 <하얀거탑>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이기 때문에 선택했다. 내 이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 때 내가 봤던 작품들 중 제일 괜찮은 작품을 선택하면 되는 거다.







“내게 연기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방법이다”

: 그런 선택 덕분에 오히려 지금은 김명민이란 배우가 연기 잘하는 배우, 신뢰가 가는 배우가 됐다. 어떻게 보면 연기파 배우로서의 정점으로 올라서는 순간에 있는 것 같은데, 지금 연기자로서 힘든 건 무엇인가.

김명민: 언젠가부터 극을 짊어지고 가는 역을 맡다 보니까, 이제는 그게 온전히 내 짐이 돼버렸다. 이젠 내 연기에 대해 터치하는 대신 거의 알아서 하길 바란다. 물론 행복한 고민이고, 기분은 좋다. 하지만 그럴수록 연기란 정말 힘든 작업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불멸의 이순신> 때 그런 일이 있었다. 앞에서는 촬영 준비로 다들 부산한데 나는 진중하고 침착한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아무리 감독님이 분위기를 조용하게 만들어도 부산스러운 분위기였는데, 그 때 감정을 잡고 연기를 해내는 건 모두 내가 가져가야할 몫이다. 어떤 상황이 되든 그렇게 연기자는 완벽하게 감정이 몰입돼 있는 상태로 촬영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얀거탑>을 찍을 때도 감정에 몰입해야할 씬이 있을 때는 촬영 때문에 얼굴이 땀으로 뺀질거려도 메이크업 담당에게 얼굴을 손보지 말라고 한다. 그 한 번 손닿는 게 연기자의 감정을 깨뜨린다. 가끔 촬영하다 세트장으로 밥 차가 오면 화가 날 때도 있다. (웃음) 감정이 차오르는 때는 쉴 때도 손에 진흙이 묻건 피가 흐르건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한다.

피플(mer12): 당신에게는 연기라는 게 단지 성공을 위한 수단이나 좋아하는 일의 차원을 넘어서는 것 같다.

김명민: 연기에 대한 생각이 계속 변한다. 어렸을 때 나는 학교에서 연극부를 했었고, 연기 잘한다는 소리를 들으면서 그 칭찬에 우쭐했었다. 그리고 좀 더 나이들었을 때는 내가 돈을 벌 수 있는 것과 좋아하는 게 합쳐질 수 있다는 게 기뻤고. 어느 순간에는 내 생계와 관련 있는 직업이 돼서 내 가족들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수단이 돼야 하는데 과연 될 수 있을까 하는 회의와 고민이 생겼다. 그런데 <불멸의 이순신>을 찍을 때, 어떤 화가가 암으로 임종을 앞두고 너무 어둡고 힘들게 살다가 <불멸의 이순신>을 보면서 힘을 얻고, 삶이 연장된 일이 있었다. 그 때부터 내게 연기는 내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방법이 됐다. 일개 배우가 연기를 통해 사람들을 감동을 주고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걸 그 전에는 몰랐다. 그래서 앞으로도 그런 메시지가 담긴 연기를 하고 싶다.

: 앞으로의 <하얀거탑>을 통해 당신이 전달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김명민: 존엄성. <하얀거탑>은 인간 군상을 다루면서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는 작품이기도 하지만 그 바탕에는 생명에 대한 존엄성이 깔려있다. 두 의사의 대립을 통해 보여줄 수 있는 것이 가장 크고. 그런 것들의 부재가 장준혁을 파멸로 몰고 간다고 생각한다. 히포 크라테스선서에 맞지 않게. 기술자로서 행동했으니까. 그런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고 싶다. 많이 드러나지는 않겠지만 <하얀거탑>의 이야기는 그 존엄성으로부터 파생된 작품이라 생각한다.

(글) 강명석 ( <매거진t> 기획위원)

(사진) 백가현 tomatoes7@cine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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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완소남의 인터뷰...~^^;;
김명민씨와 강명석씨..
인터뷰 내용도 좋구.. 앞으로 하얀거탑.. 더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