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라고 무조건 탈코운동지지하는 거 아님

ㅇㅇ2018.06.06
조회611
일단 트페미 이 지롤할까봐 먼저 말해두는데 이론서로 먼저 접하고 여성단체 기부도 하고나서 넷상에서도 페미 활동 하게 됐음

일단 페미니즘에도 여러가지가 있어서 래디컬 페미니즘 리버럴 페미니즘 교차주의 페미니즘 등등 있는데

여기서 니네가 생각하는 급진적이고 탈코 운동 지지하는 트페미들은 래디컬임.
트페미라는 말도 모순적인데 트위터 페미니스트들 중 상당수가 래디컬일 뿐이지 들여다보면 리버럴도 있고 교차주의도 있음 제발 그사람들 존재를 지우지 말아주라

래디컬들 저거 말고도 퀴어 배척, 포르노 배척, 비혼 비연애 비섹1스 주의임. 나는 래디컬은 아니지만 포르노 배척은 기존 포르노들이 대개 남성 위주의 섹1스 판타지에 사로잡힌 포르노들이 많아서 아예 소비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거고 다른것도 비슷한 맥락인 경우가 많음. 래디컬들은 대개 기혼 여성인 페미니스트도 배척함. 가부장적인 모든 제도에 편입되지 않겠다는 의도임.
트랜스젠더(주로mtf)도 배척하는 이유가 이사람들은 기존의 여성상을 벗어던지려고 하는 사람들인데 mtf 트랜스젠더들은 여성이 되고 싶은 게 문제가 아니라 여성만이 화장을 하고 구두를 신고 치마를 입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여성이 되고 싶은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는 거임.

(내 입장에서 덧붙이자면 mtf 트랜스젠더들도 기존 여성상의 또 다른 피해자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음. 여성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하고 싶어서 여성이 되고싶은 게 아니라, 여성이 되고 싶은데 여성이 되기위해 사회에서 추구하는 고정적인 여성상을 따라가게 된 거라고 생각함. )

리버럴은 자유주의. 퀴어랑 연대하지 않지만 배척하지도 않음. 기혼 여성도 지지하고 탈코르셋 운동이 여성에 대한 또 다른 억압이라고 생각함. 가장 최초의1세대 페미니즘이 이거고 래디컬은 예전에 거기에서 떨어져 나온 거임.

교차주의는 퀴어랑 연대하고 여성으로써 받는 차별 뿐만 아니라 본인이 특정 지배계층(백인, 중산층, 비장애인, 비퀴어)으로써 얻는 특권을 인정하고 약자(유색인종, 장애인, 퀴어 등)들의 인권 운동에도 힘을 쓰는 거임. 말로만 들으면 좋은데 사실 이러면 화력이 너무 분산되어서 문제임.

페미니즘은 이 외에도 너무 다양하게 나뉘어있음.
래디컬이라 해도 퀴어 존중하는 페미가 있어.
리버럴이라 해도 탈코운동 지지하는 페미가 있어.
그리고 나처럼 리버럴도 래디컬도 교차주의도 아닌 페미도 있어.

나는 탈코르셋 운동 지지함. 그런데 그건 정말 본인이 특정직업군(ex.아나운서)으로 꾸밈노동을 강요받거나 사회구조상 관념에 의해 꾸밈노동을 할 때의 경우이지, 페미니스트라고 해서 무조건 탈코운동을 해야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탈코운동은 지지하지만 나는 내가 비장애인으로써 갖는 특권을 인지하고 있고, 시스젠더 헤테로 여성 페미니스트이지만 퀴어들을 배척하고 싶지 않아. 애초 내가 배척하고 말고 할 문제도 아닌 것 같아서. 내가 가진 생각들은 어느 한 집단에 소속되기에도 애매하지만, 그럼에도 나 역시 페미니스트야.

너네가 알고 있는 재기, 69, 성님 뭐 이런 용어들 대개 래디컬에서 나온건데 사실 나도 래디컬과 맞물리는 의견이 많으면서도 들을 배척할 수 없는게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이 여성인권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게 많아서야.(당장 여성인권 관련 시위나 행진 주최측만 봐도 래디컬적 성향을 띤 단체들이 많음)

글을 짧게 추려 쓰려고 하다 보니 이렇게 됐는데
요즘 판에 페미 관련 글 많이 올라오길래 뭔가 좀 잘못된 인식이 잡혀있는 것 같아서 이렇게 올려.

결론적으로 다양한 부분에 있어서 한집단을 일반화하기가 힘들어. 아까 말했듯 래디컬이라해도 어떤 부분에서는 리버럴적이고 리버럴이라 해도 어떤 부분에서는 급진적인 경우도있고, 나처럼 아예 분류되고 싶지 않은 경우도 있으니까. 내가 위에 서술한 얘기들도 그 집단의 대표적인 주장일 뿐이지 의견이 너무너무 다양해.

하지만 그 사람들 모두 결론적으로는 여성인권 상향을 위해서 그러는 건데 방법이 다를 뿐인거야.
내가 페미니즘 한지 그렇게 오래된것도 아니긴한데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나랑 안맞는다 싶어도 저 주장도 일리가 있다 싶은 게 있고 나랑 맞는다 싶어도 저건 좀 아니다 싶은 것도 있어.

그런데 내가 가장 걱정하는건 이렇게 페미니즘은 무엇이다라고 부정적으로 일반화 되어서 더 이상 여성들의 페미니스트 유입이나 지지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거야. 그럼 자연스럽게 여성 단체들 중 많은 곳이 사라질테고, 그말은 곧 시위 주최, 조례 발의, 후원, 홍보 등을 도맡아 하던 단체가 점점 사라진다는 거야. 나는 그게 걱정돼.

페미니스트가 아니어도 괜찮아. 단지 더 이상 가부장적인 사회상황을 뒤집으려는 사람들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굳이 비판하고 싶다면 그게 어느쪽 진영의 주장인지 구분이라도 해줘.

한번에 쫙 써서 너무 횡설수설인데 그냥 내 말은 그래...


사진은 아무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