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역 시위에 대한 내 생각

ㅇㅇ2018.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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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대부분의 전문가는 이미 워마드 시위와 청원이 잘못된 팩트와 논리에 기반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번 사건을 보도한 상당수 언론기사는 ‘워마드 몰카 사건의 구속수사가 이례적이다’라든가, ‘남성 가해자만 수사나 처벌의 강도가 가볍다’는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전문가 코멘트를 ‘예의상’ 하나씩 달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대부분 가져오는 논조는 ‘동정론’ 이상을 벗어나지 못한다. 디테일에서는 틀렸지만 ‘오죽하면 여자들이 그러겠냐’는 식이다. 물론 여성이 몰카범죄에 분노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그동안 여초 커뮤니티와 페미니즘 진영이 조직적으로 후원하고 옹호한 워마드 범죄에 대한 물타기까지 동정론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러한 ‘여성에 대한 맹목적인 동정론’에 대한 호소야말로 페미니즘이 줄곧 비판해온 ‘맨박스(주류 남성사회의 여성 대상의 온정주의적이고 보호주의적인 태도)’에 완벽히 부합한다는 점에서 비판을 면할 수 없다.

틀린 팩트와 근거는 그 자체로 비판받아야 한다. 더군다나 (남성들이 겪은 고충과 별개로) 여성들이 겪어온 고충을 빌미로 남성 피해자에 가해지는 ‘2차 가해’는 어떤 이유에서도 정당화할 수 없다.

결국 혜화역 워마드 집회는 ‘피해자가 남자라 빨리 잡았다(실제로는 빨리 못 잡았다)’, ‘피해자가 남자라 빨리 처벌 받았다(워마드 몰카가해자 처벌 아직 안 받았다)’, ‘남자만 여성에 비해 약하게 처벌 받는다(형사사건과 성범죄 통틀어서 안 그렇다)’는 ‘가짜뉴스’에 기반한 대중집회였다. 다시 말해, 가짜뉴스를 철석같이 믿고 범죄자를 옹호하며 물타기를 일삼은 박사모 집회와 판박이인 셈이다.

워마드가 저지른 범죄에 대해 여성 네티즌들이 집단적으로 나서서 워마드를 비호하고 워마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일삼는 일종의 ‘워마드 신드롬’을 지난날 태극기 집회에서 드러난 ‘박사모 신드롬’과 동일한 사회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들 모두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걸러져야 할 가짜뉴스에 기반한 분노가 무의미한 분열과 대결에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