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오줌싼 적 있어

ㅇㅇ2018.06.16
조회21,128
http://m.pann.nate.com/talk/342349486
이 글 보고 화 너무 나서 나도 그 글에 나오는 여자애만큼은 아니겠지만 억울하고 수치스러웠던 얘기 좀 풀게.

재작년에 수련회를 갔는데, 그날 아침에 늦잠을 자서 지각할 위기에 놓임. 그래서 아침 못 먹고 그냥 우유 한잔 부어 마시고 집을 나섰음. 버스에 타서 이동하는 동안 아침을 거른 탓에 뱃속이 허전해서 공연히 물을 계속 마심.
한 20분? 그쯤 지나니까 본격적으로 방광에 신호가 살살 밀려오기 시작함. 내가 예나 지금이나 오줌을 잘 못 참는 편이라서 마려우면 바로 화장실 가야 하는데 도착하려면 한참 멀었고 국도에 휴게소가 있을 리도 없고; 막판에 막 산길 들어가서 차 덜컹덜컹거리니까 방광도 막 요동치고 미치는 줄 알았단 말임.

겨우 도착할 때까지 버텨냈지만 이미 걷는 것도 힘들만큼 급한 상황이었음. 그래도 이제 조금만 참으면 화장실에 갈 수 있으니까 다리 배배 꼬면서 최대한 참고 들어갔는데 들어가니까 다짜고짜 고래고래 호통치면서 줄 세우고 곧장 소지품 검사 시작하는 거임;

버스에서부터 쌀 것 같았는데 내 무능한 괄약근에게 이런저런 절차 끝날 때까지 참을 여력이 남아있을 터가 없었음. 용기를 내서 화장실 좀 갔다오면 안돼요? 해봤는데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칼같이 거절당함.
이때까지는 그래도 뭐 금지물품 빼돌릴까 봐 그렇겠지 하고 나름대로 납득하고 검사 다 끝날 때까지 꾹 참다가 재시도를 했음.
"저 화장실이 너무 급해서 그런ㄷ..."
"입영식 끝나고 가."
...아예 말을 자르고 튕겼음. 정말 급하다고 다시 부탁해봤지만 씹힘.

결국 화장실에 못 간 채 꼼짝없이 입영식 끝날 때까지 참아야만 했음. 아니, 정확히는 입영식 연습이다. 하 __ 고작 수련회 입영식갖고 연습을 왜 하는지 아직도 이해를 못하겠음.
눈앞이 깜깜했음. 중학생이나 돼서 전교생 앞에서 바지에 오줌을 쌀 절체절명의 위기였음.

마음 같아서는 조교고 뭐고 생까고 화장실에 가고 싶었지만 내가 8반이고 여자 중에선 뒷번호라 우리 반 딱 중간쯤인데 화장실은 정반대편 1반 쪽에 있고 해서 도저히 내가 몰래든 대놓고든 화장실에 갈 방법이 보이지 않아서 발 동동 구르면서 어떻게든 참아보여 했는데 하다가 애들 떠든다고 앉았다 일어났다 시키는데 하 안 그래도 방광 터질것 같은데 그래도 안 하면 혼나니까 정말 힘들게 하다가 너무 급해서 쉬가 조금 나왔는데 그러고 나니까 머릿속에 온통 화장실 생각밖에 안 나고 한번 물꼬 트이니까 오줌은 자꾸 찔끔찔끔 새고ㅠ

한방울씩 계속 나오고 그때마다 더 참기 힘들어지는 악순환이 한창 진행 중인 상태에서 연습 끝나고 내심 쉬는 시간 주기를 기대했지만 그딴 거 없이 화장실 못 가고 바로 본 시작함.
너무 급해서 손으로 밑에 막고 간신히 버텼는데 애들 다 힐끔힐끔 쳐다보고 하 개쪽...;
식은땀이 나고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음. 교장 훈화는 또 뭐 이리 길게 하는지 나랑 내 방광만 빼고 세상 모두가 다 천하태평해 보였음.
ㅅㅂ 조교 근처 지나갈때마다 화장실 보내달라고 빌었는데 이제는 아예 대답도 안 함;
애들이 전부 날 '수련회에서 오줌싼 걔'로 기억하는 건 상상하기도 싫었기 때문에 무릎을 부딪혔다 비볐다 별 ㅈㄹ을 다 하며 마지막 발악을 했음. 아직도 그때만 생각하면 밑이 찌릿한데 어떻게 참았는지 아직도 신기함.

입영식 끝났을 땐 이미 바짓가랑이가 꽤 축축해진 상황이었음. 한 발짝 뗄 때마다 죽을 맛이었는데 아까 말했다시피 화장실은 너무 멀리 있었고ㅠ
그래도 가만히 서서 쌀 순 없으니까 힘내서 간신히 조금씩 화장실로 다가가는데 설마 했던 조교가 또 붙잡았음. 본관 들어가서 방 위치부터 확인하라는 거임. 제발 화장실만 갔다 가게 해달라고 너무 급하다고 막 울먹거리면서 애걸복걸을 해 봤지만 소용없었음.
하 내가 여기 수련회 하러 왔지 방광 훈련 받으러 왔나 결국 또 쉬를 못 하고 여자 방 4층인데 엘리베이터도 못 타게 하고 그냥 닥치고 계단...

이미 방광도 괄약근도 한참 전부터 한계였던지라 막 계단 한 칸 올라갈 때마다 조금씩 나오고 슬슬 손에도 배어 나오고...
4층은 고사하고 2층 지점에서 오줌이 막 나오려는 거 있지... 한 반의 반 정도는 싼 거 같은데 마려운 건 더 심해만 져 가고...

이번이 정말 마지막 기회였음. 뒷일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빨리 화장실부터 가려고 조교가 딴 데 보는 틈을 타 슬며시 대열을 빠져나갔음.
근데 또 본관은 화장실이 3층 여-남 2층 남-여 1층 여-남 이런 식 구조라서 여자화장실이건 남자화장실이건 양쪽으로 다 멀었음ㅠ
오른쪽 여자화장실 방면으로 일단 빨리 뛰어가려고 했지만 내 방광은 도저히 뛸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던지라... 후들후들 떨면서 간신히 여자화장실 쪽으로 걸어갔음.

어찌어찌 여자화장실까지 버티고 가서 문을 열었는데 이번에는 하나밖에 없는 변기가 그마저도 고장나 있는 거임ㅠㅠㅠ
말했다시피 다른 여자화장실은 고사하고 남자화장실도 반대쪽 끝 아니면 3층에야 있고... 하 수련원 전체가 나 오줌 싸는거 보려고 작정이라도 했는지 시바류ㅠ

너무 급해서 쓰레기통에라도 해결하려고 했는데 바지 내리기 전에 결국 그대로 콸콸 나와버렸음...
한참 멍하니 서 있다가 대충 물로 씻고 들킬까봐 소리내서 울지도 못하고 누가 볼까 조심해서 올라갔는데 방 애들 중에 눈썰미 좋은 애가 바지 젖은거 눈치채서 다 알아버림; 순간 울음 참고 있던거 터져나와서 막 우는데 애들이 괜찮다고 비밀 지켜주겠다고 해줬음.

다행히 소문은 안 났는데 아직도 그거땜에 화장실 못가는 상황되면 괜히 오줌 마려운 느낌 들고 막 불안하고 그럼... 그때는 수치스럽고 자괴감들기만 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ㅈㄴ 화난다 하ㅅㅂ 교육청에 찌를걸 그랬나 ㅅㅂ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