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뉴스> 조현우 기자의 기사에 대해 가수 에릭이 자신의 홈페이지에다가 직접 반론글을 올렸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내가 가장 먼저 떠올린 건 <브레이크뉴스> 편집진들의 환한 미소였다. 평소 연예인들이 자신들의 기사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학수고대하던 편집진 일동에게 에릭이 직접 올렸다는 반론글은 그 얼마나 기쁘고 반가운 소식이란 말인가.
아니나 다를까? 편집장이라는 변희재씨의 급조된 듯한 엉성한 글이 1면 탑에 올라온다. 변희재는 자신도 이런 글을 쓰는게 약간 쑥스러웠는지 난데없이 자신을 강준만과 비교하며, 자신이 에릭을 비판하는것은 절대 에릭을 등에 업고 유명해지려는 것이 아님을 천명하고 있다. 마치 강준만이 보수언론과 싸우면서 오해를 받듯이 자신도 연예인들을 비판하는 글을 쓰면서 오해를 종종 받는다고 엄살을 떤다. 하지만 보수언론을 비판하는 강준만의 작업과 연예인 비평을 쓰는 변희재의 작업이 같은 선상에서 비교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변희재가 당하는 고초란게 과연 무얼까?
나 역시 스타를 비평하는 모든 언론사는 그 스타의 인기를 이용해 자신들이 떠보려고 하는 수작이라고 과도한 일반화를 할 생각은 없다. 강준만이 명예욕 때문에 글을 쓰는것인가 아닌가는 그의 인터뷰를 통해서 평가할 수 있는게 아니라, 오로지 그의 기사의 질을 통해서 평가할 수 있듯이, <브레이크뉴스>가 진정 스타를 객관적으로 비평하기 위해 기사를 쓰는 것인지, 아니면 에릭이 지적한대로 '스타들을 건드려 한번 떠보기 위함'인지는 오직 그들이 쓰는 기사의 질을 통해서만 평가될 수 있다고 본다. 최근 이 신문의 기사들의 질을 생각해 보면 그런 의심 살 만하다.
변희재는 말하길, 연예인들은 자신들을 공적으로 평가해주는 언론사에 감사하라고 한다. 이 말은 풀어 쓰자면, 이효리든 에릭이든 간에 <브레이크뉴스>에서 올리는 기사에 대해 반항하거나 열받아 하지 말고 오히려 감사히 여기라는 소리다. 이런 언론관은 보수신문들의 언론관과 참 유사하다. 그들은 언론을 권력으로 여긴다. 그래서 자기들이 어떤 논평을 내리면, 당사자는 절대 거부해서는 안된다고 우긴다. 수많은 저질 기사를 쓰고도 단 한번 명쾌한 사과 없이 지금까지 잘만 버티고 있는 보수언론들은 다 그런 거만함을 가지고 있다. <브레이크뉴스>는 이 점을 쏙 빼닮고 있는것인가? 한국언론의 세대교체를 한다고 하지만 도대체가 무엇을 새로 교체했다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연예인도 자신을 상대로 쓰여진 기사에 대해서 '발끈' 할 자유가 당연히 있다. 그것은 가수가 아니라 대한민국 주권을 가진 국민이라면 누구에게나 있는 당당한 권리다. 언론이 자신을 평가했다고 해서 그 말을 감사히 여기고 복종해야 할 의무는 누구에게도 없다. 변희재가 인터넷신문사를 차려서 자신의 주장을 네티즌들에게 마구 뿌려댈 수 있는 권리가 있듯, 가수 에릭도 자신이 생각하기에 못 마땅한 기사에 대해서는 홈페이지에 반론글을 올릴 자격이 당연히 있는 것이다.
변희재는 <브레이크뉴스>의 기사를 '공적 평가'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이거 참 심한 말장난이다. 변희재의 기사는 변희재의 '사적 평가'일 뿐이고, 조현우의 신화앨범에 대한 평가는 조현우의 '사적 평가'일 뿐이다. 그 글들은 가수 에릭이 홈페이지에 올린 '사적'인 글과 하등 다를게 없다. 언론이라는 이름으로 글을 쓰면 그것은 '공적'인 것이 된다고 착각하는 것은 정말 캐캐묵은 보수주의 언론관이 아닐 수 없다. 오히려 낡은 언론관을 버려야 하는 것은 에릭이 아니라 변희재다.
변희재가 '공적 평가'라고 감싸도는 그 조현우의 기사들을 보자.
'오직 돈에 따라 움직이는 연예인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이유에는, 7집의 앨범 발매시기란 이유가 가장 큰데, 에릭은 이미 드라마에서 인상쓰는 눈빛으로- 앤디는 시트콤에서 단순대사반복으로 인한 귀여움으로- 전진은 대체 왜 연기를 하는지 알 수 없는 대사전달력으로- 이민우는 m이란 앨범을 냈지만 신화속의 이민우로 만족하라는 평을 들었으며- 그나마 김동완과 신혜성은 다른 멤버들에 비해 변신을 하려고 꽤나 애쓰지만- 그들의 앨범발매시기는 약발 다한 그들의 '외적업무'이후에 다시금 신화라는 이름으로 돈을 벌려고 하는 그 이유 외에는 전혀 없다.'
위의 발췌문은 조현우 기자가 쓴 <꽃미남 그룹 신화는 왜 7집을 발표했는가>라는 기사의 일부분이다. 그는 이번 신화의 7집 앨범이 오직 돈벌기만을 위해 급조된 앨범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그런 주장에 대한 근거로서, 멤버 각자 개인 활동을 펼쳤던 신화 멤버들이 죄다 성공을 이루지 못했고, 그래서 약발이 다하자 슬슬 원래의 그룹활동으로 복귀하려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다르다. 물론 각 멤버들의 개인활동이 어느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느냐는 정확한 기준이 없는 것이지만, 확실한건 조현우 기자의 생각은 동의하기 어렵다는 거다.
일단 다른 멤버들은 둘째치고라도 에릭의 드라마 활동이 실패했다고 평가하는 주장은 거의 설득력이 없다고 보여진다. <불새>의 성공으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것은 드라마의 주연들도, 이승철의 노래도 아니고 바로 연기자로 변신에 성공한 에릭이었으며, 심지어 이번 신화7집 발매를 앞두고 '에릭은 이제 신화에서 독립해도 되지 않을까' 라는 의견까지 팽배했었다. 아니 에릭이 아니더라도 다른 멤버들에 대한 비판들도 가혹하다. 이제 드라마 몇개 찍지도 않은 초보 연기자들에게 '니들 다 망해서 다시 가수하려고 왔니?'라는 식으로 빈정되는 건 참 치사한 행동인 것이다.
아니, 가수가 1년 8개월만에 새 앨범으로 돌아왔다는 것이 왜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가? 조현우 기자 말대로 신화는 직업가수다. 가수이기 때문에 새 앨범을 내는 것은 이상한 행동이 아니다. 만약에 이전 앨범이 잊혀지기도 전에 6개월 단위로 재빨리 새앨범을 발표하는 가수나, 아니면 수년이 지나도 새 앨범이 통 나오지 않는 가수들의 경우는 우리가 이상하게 여기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1년 8개월이라는 적정한 시기에 앨범을 가지고 찾아온 가수에게 '니들 왜 앨범내니?'라고 야단치는 것은 정말 상식적인 반응이 아닌 것이다. 가수의 앨범 내용을 듣고 비판하는 것은 언론의 정당한 기능이다. 허나, 직업가수에게 왜 앨범을 내냐고 묻는것은 일종의 폭력이다.
그렇다면 조현우 기자는 신화의 앨범에 대해서 나름대로 전문적인 시각을 가지고 비평을 해주었는가? 그렇지도 못하다. 조현우 기자의 신화 앨범 비평은 가히 코미디를 연상시킨다.
'음악성에 관해 질문할 팬들에 대해 타이틀곡 'brand new' 딱 한곡만 평하겠다. 대중댄스그룹에게 가장 대중성이 있는 노래라는 변명을 하며 이곡에 대해 평하자면, 우선 상당히 곡의 전개가 타이틀곡 스러우면서도 끊임없는 단순반복의 멜로디 하나에 의존하고 있다. 팬들의 평을 잠깐 읽어본 바로도 그저 마지막 부분에 김동완과 신혜성의 내지르기 바이브레이션에 대해선 열광하고 있고, 실제로도 보컬이 상당히 향상되었지만, 부분부분 일부러 랩을 집어넣으려 무리하게 애쓴 나머지 정작 중요한 클라이막스가 전혀 없이 그저 쿵쿵 거리는 신디사이저 드럼소리와 이상한 현악소리만 들릴뿐, 장르의 다변화를 꾀했던 5집보다도 뒤쳐지는 느낌이다. 랩작사라고 앨범자켓에 써 있는 에릭에게는 정말 미안한 말이지만, 이 앨범에서 랩은 정말 일부러 넣을려고 애쓴 티만 느껴지는 소모적인 부분이다. 더구나 다른 트랙을 들어보면 이 곡이 전체 앨범성격에 어울리는지도 의문이다. 앨범이라 하면 하나의 큰 대주제를 적어도 가미해야 함일것인데 트랙들은 오직 따로 노는것을 반복한다.'
위의 발체문은 조현우 기자의 기사에 나오는 신화앨범에 대한 평가부분이다. 누가 읽어도 황당한 수준의 평가라고 볼 수 있는데, 조현우 기자는 '상당히 곡의 전개가 타이틀곡스러우면서도'라는 신조어를 창조해내고 있으며, 곡에 대한 구체적인 비판이라고는 '클라이막스가 없고 쿵쿵 거리는 악기 소리만 난다'는 정도 뿐이다. 그럼 조현우 기자는 클라이막스가 확실하고, 화려한 연주 소리로 가득한 음악은 고급스럽다고 보는가? 그런 음악 찾는거 너무나 쉽다. 요즘 등장하는 댄스 음악들 중에 무작위로 하나 고르면, 아마 열 중 아홉은 클라이막스 확실하고 연주 또한 죽여줄 테니 말이다. 조현우 기자가 신화 앨범을 비판했다고 적은 글은 거의 음악적인 평가라기 보다는 미니홈피 방명록에다가 끄적일만한 조잡한 낙서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에릭의 반론글로 궁지에 몰리자 조현우 기자는 반박문을 올린다. 하지만 제목 부터가 길을 잘못 잡았다. <음악이라는 우물만 파는 가수는 없나>란다. 즉 풀어보자면, 신화 너희들도 음악만 파는 훌륭한 아티스트가 되라는 말씀이다. 마치 연기에 있어서는 강부자나 고두심을 능가할 자가 없으므로 아들의 방안에 붙여진 문근영 포스터를 찢어발기는 고리타분한 아버지가 떠오른다. 왜 신화가 아티스트가 되어야 하는가? 가수 이기 때문에? 가수는 음악에 충실하는게 본분이기 때문에? 예전에 군사시절, 학생들의 데모가 한창이던 시절에 보수언론은 대학생들에게 이런 충고를 했었다. "학생들의 본분은 공부다. 데모하지 말고 니들은 가서 공부나 해라" 라고...
가수는 말 그대로 가수다. 즉 노래하는 사람이다. 노래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다. 내가 노래해서 먹고 살 수 있으면 그러면 누구나 직업 가수가 되는 것이다. 많이들 착각하는 점을 명확히 하자면, 노래를 잘 하는 사람이 가수로서 먹고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대중들이 그의 노래를 좋아해 줄때 바로 그때 그 사람이 직업가수가 되는 것이다. 왜냐면 대중들은 노래 잘하는 사람 순으로 앨범을 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은 연기자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연기를 아무리 잘해도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없는 외모를 가지거나 혹은 좋은 작품을 만나지 못해 주목받지 못하면 그 사람은 연기자라는 직업으로 살아 갈 수 없다. 요즘 인기있는 배우들중에 얼굴이 평범하게 생겼는데도 오로지 연기 하나만으로 사랑을 받는 배우가 몇이나 될까? (없다는 소리가 아니라 소수라는 소리다) 전지현이나 문근영이 연기파 배우가 아니라고 해서, 그에게 영화출연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말이 되는 소릴까? 신화 멤버의 보컬 솜씨는 분명 가수치고는 탁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의 노래를 돈을 주고 사기 위한 사람들이 아직 많다. 그럼 그들은 자신들의 노래를 돈으로 팔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것이다. 누구도 말릴 수 없다.
신화의 앨범을 음악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할 수도 있고, 신화 멤버 각자의 보컬 솜씨가 다른 가수들에 비해 떨어진다라고 비판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에게 '니들 그 노래 솜씨가지고 직업가수 하지 마라' 라고 말하는 것은 참 어처구니 없는 행동인 것이다. 신화가 롱런하기 위해서는 그들도 음악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흔히들 주장하는데, 과연 신화가 일찌감치 지금의 아이돌 이미지를 버리고 딴 길을 추구했다면 과연 7년이라는 기간동안 살아남을 수 있었을지 의심스러우며, 아티스트로 변신한 신화의 앨범에 조현우 기자가 과연 지금처럼 관심을 가졌을지도 의심스럽다.
90년대 초, 전세계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미국 아이돌 그룹 new kids on the block 의 예를 잠시 들어보자. 그들의 1집부터 4집 앨범은 모리스 스타(우리나라로 따지면 이수만같은 존재)라는 기획자에 의해 철저하게 기획된 상업음반이었으며 수천만장의 앨범을 팔아치울만큼의 대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그들이 아티스트로 변신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내놓은 5집 앨범 <face the music>은 예전 그들의 앨범과 비교해서 믿기지 않을 정도의 놀라운 완성도를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차가운 냉대속에 그들을 은퇴하게 만들었다. 뉴키즈는 조현우 기자가 신화에게 지시한 모든 방법을 5집에서 시도했다. 즉, 멤버들이 앨범에 실린 전곡의 작사작곡에 참여했으며 기획사로부터 독립하여 자신들이 기획단계부터 프로듀서 전과정까지 감독했고, 보컬 레슨도 철저하게 받아서 리더인 조던 나이트의 창법은 왠만한 r/b 가수들을 능가할 정도였다. 그러나 앨범은 실패했다.
나는 뉴키즈의 5집이 실패한 이유를 잘 알고 있다. 뉴키즈의 팬들은 '아티스트 뉴키즈'를 원한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또한, 평소 뉴키즈에게 '니들이 가수냐? 음악적 변신을 해라~' 라고 조롱을 퍼부어댔던 사람들조차 그들이 정작 음악성 있는 앨범을 가지고 나왔을때 관심을 전혀 주지 않는다. 뉴키즈는 뉴키즈 음악으로서 존재하는 한에서만 가수로 먹고 살 수 있는 것이며, 신화는 신화라는 이미지를 크게 벗어나게되면 더 이상 직업가수로서 먹고 살 수 없는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음악을 파는 가수가 되라고? 그런 가수들 노력만 하면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 다만 그들은 대중들의 철저한 무관심으로 인해 드러나지 않고 뒤로 물러나 있을 뿐이다. 음악성 있는 가수들의 노래를 그리워한다는 그 수많은 자칭 음악 애호가들이 앨범 한장씩만 사줬어도 우리나라에 실력있는 가수들은 즐비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신화나 보이밴드에게 돈을 지불하는 십대들을 한심하다고 욕을 해댄다. 티뷔를 틀면 맨날 비슷비슷한 아이돌 댄스가수뿐이라고 투덜대지 말아라. 자신이 원하는 음악이 있다면 레코드가게로 달려가면 된다. 신화같은 아이돌밴드보다 평생 음악만 하는 진짜 아티스트들을 만나고 싶다면, 가장 빠른 길은 자신의 지갑을 열어 앨범을 사고 그들의 공연을 보러가는 것이다.
에릭의 표현대로 누구를 비판하려면 그만한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수준이하의 비평을 가지고 그들의 음악을 비판하려 했으니 되려 당사자에게 욕을 먹는건 당연한 것이다. 누가 봐도 아이돌 밴드임이 분명한 신화에게 음악만 하는 가수가 되라고 충고하는 것은 그 얼마나 비현실적인 설교인가. 그러한 엉뚱한 기사에 정당한 반론을 제기한 가수 에릭에게, 한 신문사의 편집장이라는 사람이 '낡은 언론관을 바꾸고 공적 평가에 감사하라'고 경고하는 것은 참 이상해 보인다. 가수에 대한 낡은 편견을 벗고 그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아야 할 사람들은 바로 당신들인 것이다.
[브레이크 뉴스] 새로운기사, 에릭이랑 언제까지 놀꺼냐~ 응~?
백승광
<브레이크뉴스> 조현우 기자의 기사에 대해 가수 에릭이 자신의 홈페이지에다가 직접 반론글을 올렸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내가 가장 먼저 떠올린 건 <브레이크뉴스> 편집진들의 환한 미소였다. 평소 연예인들이 자신들의 기사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학수고대하던 편집진 일동에게 에릭이 직접 올렸다는 반론글은 그 얼마나 기쁘고 반가운 소식이란 말인가.
아니나 다를까? 편집장이라는 변희재씨의 급조된 듯한 엉성한 글이 1면 탑에 올라온다. 변희재는 자신도 이런 글을 쓰는게 약간 쑥스러웠는지 난데없이 자신을 강준만과 비교하며, 자신이 에릭을 비판하는것은 절대 에릭을 등에 업고 유명해지려는 것이 아님을 천명하고 있다. 마치 강준만이 보수언론과 싸우면서 오해를 받듯이 자신도 연예인들을 비판하는 글을 쓰면서 오해를 종종 받는다고 엄살을 떤다. 하지만 보수언론을 비판하는 강준만의 작업과 연예인 비평을 쓰는 변희재의 작업이 같은 선상에서 비교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변희재가 당하는 고초란게 과연 무얼까?
나 역시 스타를 비평하는 모든 언론사는 그 스타의 인기를 이용해 자신들이 떠보려고 하는 수작이라고 과도한 일반화를 할 생각은 없다. 강준만이 명예욕 때문에 글을 쓰는것인가 아닌가는 그의 인터뷰를 통해서 평가할 수 있는게 아니라, 오로지 그의 기사의 질을 통해서 평가할 수 있듯이, <브레이크뉴스>가 진정 스타를 객관적으로 비평하기 위해 기사를 쓰는 것인지, 아니면 에릭이 지적한대로 '스타들을 건드려 한번 떠보기 위함'인지는 오직 그들이 쓰는 기사의 질을 통해서만 평가될 수 있다고 본다. 최근 이 신문의 기사들의 질을 생각해 보면 그런 의심 살 만하다.
변희재는 말하길, 연예인들은 자신들을 공적으로 평가해주는 언론사에 감사하라고 한다. 이 말은 풀어 쓰자면, 이효리든 에릭이든 간에 <브레이크뉴스>에서 올리는 기사에 대해 반항하거나 열받아 하지 말고 오히려 감사히 여기라는 소리다. 이런 언론관은 보수신문들의 언론관과 참 유사하다. 그들은 언론을 권력으로 여긴다. 그래서 자기들이 어떤 논평을 내리면, 당사자는 절대 거부해서는 안된다고 우긴다. 수많은 저질 기사를 쓰고도 단 한번 명쾌한 사과 없이 지금까지 잘만 버티고 있는 보수언론들은 다 그런 거만함을 가지고 있다. <브레이크뉴스>는 이 점을 쏙 빼닮고 있는것인가? 한국언론의 세대교체를 한다고 하지만 도대체가 무엇을 새로 교체했다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연예인도 자신을 상대로 쓰여진 기사에 대해서 '발끈' 할 자유가 당연히 있다. 그것은 가수가 아니라 대한민국 주권을 가진 국민이라면 누구에게나 있는 당당한 권리다. 언론이 자신을 평가했다고 해서 그 말을 감사히 여기고 복종해야 할 의무는 누구에게도 없다. 변희재가 인터넷신문사를 차려서 자신의 주장을 네티즌들에게 마구 뿌려댈 수 있는 권리가 있듯, 가수 에릭도 자신이 생각하기에 못 마땅한 기사에 대해서는 홈페이지에 반론글을 올릴 자격이 당연히 있는 것이다.
변희재는 <브레이크뉴스>의 기사를 '공적 평가'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이거 참 심한 말장난이다. 변희재의 기사는 변희재의 '사적 평가'일 뿐이고, 조현우의 신화앨범에 대한 평가는 조현우의 '사적 평가'일 뿐이다. 그 글들은 가수 에릭이 홈페이지에 올린 '사적'인 글과 하등 다를게 없다. 언론이라는 이름으로 글을 쓰면 그것은 '공적'인 것이 된다고 착각하는 것은 정말 캐캐묵은 보수주의 언론관이 아닐 수 없다. 오히려 낡은 언론관을 버려야 하는 것은 에릭이 아니라 변희재다.
변희재가 '공적 평가'라고 감싸도는 그 조현우의 기사들을 보자.
'오직 돈에 따라 움직이는 연예인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이유에는, 7집의 앨범 발매시기란 이유가 가장 큰데, 에릭은 이미 드라마에서 인상쓰는 눈빛으로- 앤디는 시트콤에서 단순대사반복으로 인한 귀여움으로- 전진은 대체 왜 연기를 하는지 알 수 없는 대사전달력으로- 이민우는 m이란 앨범을 냈지만 신화속의 이민우로 만족하라는 평을 들었으며- 그나마 김동완과 신혜성은 다른 멤버들에 비해 변신을 하려고 꽤나 애쓰지만- 그들의 앨범발매시기는 약발 다한 그들의 '외적업무'이후에 다시금 신화라는 이름으로 돈을 벌려고 하는 그 이유 외에는 전혀 없다.'
위의 발췌문은 조현우 기자가 쓴 <꽃미남 그룹 신화는 왜 7집을 발표했는가>라는 기사의 일부분이다. 그는 이번 신화의 7집 앨범이 오직 돈벌기만을 위해 급조된 앨범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그런 주장에 대한 근거로서, 멤버 각자 개인 활동을 펼쳤던 신화 멤버들이 죄다 성공을 이루지 못했고, 그래서 약발이 다하자 슬슬 원래의 그룹활동으로 복귀하려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다르다. 물론 각 멤버들의 개인활동이 어느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느냐는 정확한 기준이 없는 것이지만, 확실한건 조현우 기자의 생각은 동의하기 어렵다는 거다.
일단 다른 멤버들은 둘째치고라도 에릭의 드라마 활동이 실패했다고 평가하는 주장은 거의 설득력이 없다고 보여진다. <불새>의 성공으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것은 드라마의 주연들도, 이승철의 노래도 아니고 바로 연기자로 변신에 성공한 에릭이었으며, 심지어 이번 신화7집 발매를 앞두고 '에릭은 이제 신화에서 독립해도 되지 않을까' 라는 의견까지 팽배했었다. 아니 에릭이 아니더라도 다른 멤버들에 대한 비판들도 가혹하다. 이제 드라마 몇개 찍지도 않은 초보 연기자들에게 '니들 다 망해서 다시 가수하려고 왔니?'라는 식으로 빈정되는 건 참 치사한 행동인 것이다.
아니, 가수가 1년 8개월만에 새 앨범으로 돌아왔다는 것이 왜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가? 조현우 기자 말대로 신화는 직업가수다. 가수이기 때문에 새 앨범을 내는 것은 이상한 행동이 아니다. 만약에 이전 앨범이 잊혀지기도 전에 6개월 단위로 재빨리 새앨범을 발표하는 가수나, 아니면 수년이 지나도 새 앨범이 통 나오지 않는 가수들의 경우는 우리가 이상하게 여기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1년 8개월이라는 적정한 시기에 앨범을 가지고 찾아온 가수에게 '니들 왜 앨범내니?'라고 야단치는 것은 정말 상식적인 반응이 아닌 것이다. 가수의 앨범 내용을 듣고 비판하는 것은 언론의 정당한 기능이다. 허나, 직업가수에게 왜 앨범을 내냐고 묻는것은 일종의 폭력이다.
그렇다면 조현우 기자는 신화의 앨범에 대해서 나름대로 전문적인 시각을 가지고 비평을 해주었는가? 그렇지도 못하다. 조현우 기자의 신화 앨범 비평은 가히 코미디를 연상시킨다.
'음악성에 관해 질문할 팬들에 대해 타이틀곡 'brand new' 딱 한곡만 평하겠다. 대중댄스그룹에게 가장 대중성이 있는 노래라는 변명을 하며 이곡에 대해 평하자면, 우선 상당히 곡의 전개가 타이틀곡 스러우면서도 끊임없는 단순반복의 멜로디 하나에 의존하고 있다. 팬들의 평을 잠깐 읽어본 바로도 그저 마지막 부분에 김동완과 신혜성의 내지르기 바이브레이션에 대해선 열광하고 있고, 실제로도 보컬이 상당히 향상되었지만, 부분부분 일부러 랩을 집어넣으려 무리하게 애쓴 나머지 정작 중요한 클라이막스가 전혀 없이 그저 쿵쿵 거리는 신디사이저 드럼소리와 이상한 현악소리만 들릴뿐, 장르의 다변화를 꾀했던 5집보다도 뒤쳐지는 느낌이다. 랩작사라고 앨범자켓에 써 있는 에릭에게는 정말 미안한 말이지만, 이 앨범에서 랩은 정말 일부러 넣을려고 애쓴 티만 느껴지는 소모적인 부분이다. 더구나 다른 트랙을 들어보면 이 곡이 전체 앨범성격에 어울리는지도 의문이다. 앨범이라 하면 하나의 큰 대주제를 적어도 가미해야 함일것인데 트랙들은 오직 따로 노는것을 반복한다.'
위의 발체문은 조현우 기자의 기사에 나오는 신화앨범에 대한 평가부분이다. 누가 읽어도 황당한 수준의 평가라고 볼 수 있는데, 조현우 기자는 '상당히 곡의 전개가 타이틀곡스러우면서도'라는 신조어를 창조해내고 있으며, 곡에 대한 구체적인 비판이라고는 '클라이막스가 없고 쿵쿵 거리는 악기 소리만 난다'는 정도 뿐이다. 그럼 조현우 기자는 클라이막스가 확실하고, 화려한 연주 소리로 가득한 음악은 고급스럽다고 보는가? 그런 음악 찾는거 너무나 쉽다. 요즘 등장하는 댄스 음악들 중에 무작위로 하나 고르면, 아마 열 중 아홉은 클라이막스 확실하고 연주 또한 죽여줄 테니 말이다. 조현우 기자가 신화 앨범을 비판했다고 적은 글은 거의 음악적인 평가라기 보다는 미니홈피 방명록에다가 끄적일만한 조잡한 낙서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에릭의 반론글로 궁지에 몰리자 조현우 기자는 반박문을 올린다. 하지만 제목 부터가 길을 잘못 잡았다. <음악이라는 우물만 파는 가수는 없나>란다. 즉 풀어보자면, 신화 너희들도 음악만 파는 훌륭한 아티스트가 되라는 말씀이다. 마치 연기에 있어서는 강부자나 고두심을 능가할 자가 없으므로 아들의 방안에 붙여진 문근영 포스터를 찢어발기는 고리타분한 아버지가 떠오른다. 왜 신화가 아티스트가 되어야 하는가? 가수 이기 때문에? 가수는 음악에 충실하는게 본분이기 때문에? 예전에 군사시절, 학생들의 데모가 한창이던 시절에 보수언론은 대학생들에게 이런 충고를 했었다. "학생들의 본분은 공부다. 데모하지 말고 니들은 가서 공부나 해라" 라고...
가수는 말 그대로 가수다. 즉 노래하는 사람이다. 노래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다. 내가 노래해서 먹고 살 수 있으면 그러면 누구나 직업 가수가 되는 것이다. 많이들 착각하는 점을 명확히 하자면, 노래를 잘 하는 사람이 가수로서 먹고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대중들이 그의 노래를 좋아해 줄때 바로 그때 그 사람이 직업가수가 되는 것이다. 왜냐면 대중들은 노래 잘하는 사람 순으로 앨범을 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은 연기자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연기를 아무리 잘해도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없는 외모를 가지거나 혹은 좋은 작품을 만나지 못해 주목받지 못하면 그 사람은 연기자라는 직업으로 살아 갈 수 없다. 요즘 인기있는 배우들중에 얼굴이 평범하게 생겼는데도 오로지 연기 하나만으로 사랑을 받는 배우가 몇이나 될까? (없다는 소리가 아니라 소수라는 소리다) 전지현이나 문근영이 연기파 배우가 아니라고 해서, 그에게 영화출연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말이 되는 소릴까? 신화 멤버의 보컬 솜씨는 분명 가수치고는 탁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의 노래를 돈을 주고 사기 위한 사람들이 아직 많다. 그럼 그들은 자신들의 노래를 돈으로 팔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것이다. 누구도 말릴 수 없다.
신화의 앨범을 음악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할 수도 있고, 신화 멤버 각자의 보컬 솜씨가 다른 가수들에 비해 떨어진다라고 비판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에게 '니들 그 노래 솜씨가지고 직업가수 하지 마라' 라고 말하는 것은 참 어처구니 없는 행동인 것이다. 신화가 롱런하기 위해서는 그들도 음악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흔히들 주장하는데, 과연 신화가 일찌감치 지금의 아이돌 이미지를 버리고 딴 길을 추구했다면 과연 7년이라는 기간동안 살아남을 수 있었을지 의심스러우며, 아티스트로 변신한 신화의 앨범에 조현우 기자가 과연 지금처럼 관심을 가졌을지도 의심스럽다.
90년대 초, 전세계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미국 아이돌 그룹 new kids on the block 의 예를 잠시 들어보자. 그들의 1집부터 4집 앨범은 모리스 스타(우리나라로 따지면 이수만같은 존재)라는 기획자에 의해 철저하게 기획된 상업음반이었으며 수천만장의 앨범을 팔아치울만큼의 대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그들이 아티스트로 변신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내놓은 5집 앨범 <face the music>은 예전 그들의 앨범과 비교해서 믿기지 않을 정도의 놀라운 완성도를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차가운 냉대속에 그들을 은퇴하게 만들었다. 뉴키즈는 조현우 기자가 신화에게 지시한 모든 방법을 5집에서 시도했다. 즉, 멤버들이 앨범에 실린 전곡의 작사작곡에 참여했으며 기획사로부터 독립하여 자신들이 기획단계부터 프로듀서 전과정까지 감독했고, 보컬 레슨도 철저하게 받아서 리더인 조던 나이트의 창법은 왠만한 r/b 가수들을 능가할 정도였다. 그러나 앨범은 실패했다.
나는 뉴키즈의 5집이 실패한 이유를 잘 알고 있다. 뉴키즈의 팬들은 '아티스트 뉴키즈'를 원한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또한, 평소 뉴키즈에게 '니들이 가수냐? 음악적 변신을 해라~' 라고 조롱을 퍼부어댔던 사람들조차 그들이 정작 음악성 있는 앨범을 가지고 나왔을때 관심을 전혀 주지 않는다. 뉴키즈는 뉴키즈 음악으로서 존재하는 한에서만 가수로 먹고 살 수 있는 것이며, 신화는 신화라는 이미지를 크게 벗어나게되면 더 이상 직업가수로서 먹고 살 수 없는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음악을 파는 가수가 되라고? 그런 가수들 노력만 하면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 다만 그들은 대중들의 철저한 무관심으로 인해 드러나지 않고 뒤로 물러나 있을 뿐이다. 음악성 있는 가수들의 노래를 그리워한다는 그 수많은 자칭 음악 애호가들이 앨범 한장씩만 사줬어도 우리나라에 실력있는 가수들은 즐비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신화나 보이밴드에게 돈을 지불하는 십대들을 한심하다고 욕을 해댄다. 티뷔를 틀면 맨날 비슷비슷한 아이돌 댄스가수뿐이라고 투덜대지 말아라. 자신이 원하는 음악이 있다면 레코드가게로 달려가면 된다. 신화같은 아이돌밴드보다 평생 음악만 하는 진짜 아티스트들을 만나고 싶다면, 가장 빠른 길은 자신의 지갑을 열어 앨범을 사고 그들의 공연을 보러가는 것이다.
에릭의 표현대로 누구를 비판하려면 그만한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수준이하의 비평을 가지고 그들의 음악을 비판하려 했으니 되려 당사자에게 욕을 먹는건 당연한 것이다. 누가 봐도 아이돌 밴드임이 분명한 신화에게 음악만 하는 가수가 되라고 충고하는 것은 그 얼마나 비현실적인 설교인가. 그러한 엉뚱한 기사에 정당한 반론을 제기한 가수 에릭에게, 한 신문사의 편집장이라는 사람이 '낡은 언론관을 바꾸고 공적 평가에 감사하라'고 경고하는 것은 참 이상해 보인다. 가수에 대한 낡은 편견을 벗고 그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아야 할 사람들은 바로 당신들인 것이다.
2004/09/21 [04:43] ⓒ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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