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전히 훈녀구함님 글을 예전에 봤던게 기억이 나서 혼자만 앓기 답답하고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네이트판 계정을 팠어. 네이트판은 처음이고... 정말 훈녀구함님 글을 읽으러 왔던 기억 밖에 없어.처음이라 실수하거나 할 수도 있는데... 음음 일단 빨리빨리 쓰기 위해서 반말로 진행을 할게. 일기장 비슷하게? 여태 있었던 일들을 잊고 싶지 않은 것도 있고 해서 남겨두고 싶은 마음에 찾아온거라 아마 연재라고 하나? 연재를 하게 될 것 같아.필력도 변변찮고... 미적지근한 이야기도 많이 올라올거야. 그냥 무서운 이야기 읽으러 온게 아니라 귀신 좀 보는 애 일기 훔쳐 본다고 생각하고 봐줘.
정말로 무당 일을 하신다던지 보인다는 분들께 들은 적은 없지만 나는 아무래도 기가 약하다는 부류에 속하는 것 같아. 나의 이야기를 하려면 일단 오래전 이야기를 꺼내야겠네. 오늘은 예전에 살던 집에서 있었던 일들을 기억나는데로 풀어볼게.
내가 어릴적부터 살던 집은 소위 말하는 터가 안 좋은 집이었어. 다행히도 "집에는 햇빛이 들어야 부정타지 않는다." 라는 아버지의 철학 덕분에 그 빌라에서 유일하게 귀신이 들끓지 않던 5층에 살았어. (실질적 4층이지만 4는 부정타는 숫자라고 4를 생략하는 집들이 많잖아? 우리도 그랬어. 4층이 없고 3층 다음에 바로 5층이었어.) 내가 태어나면서 이사를 하고 그 터가 좋지 않은 집에 이사를 가게 되는데 그 시기와 비슷하게 우리와 같은 층인 5층에 이사를 왔던 '진'이와는 그 집에서 나가지 않고 적어도 12년 이상 함께 살았어. 문제는 그 아랫층에 이사를 오는 사람들이었어. 1층부터 3층은 지상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낮에도 햇빛이 하나도 들어오지 않는 지옥의 구조였는데 이 집에 들어오기만 하면 초상을 치르고 나가거나 집안이 기울어 망하게 되어서 나가게 된다거나 멀쩡하던 몸이 허약해져서(암, 후천적 장애...등등) 나가게 되었어. 어린 나는 5층이 되지 않는 건물이라 엘레베이터가 없어서 우리집까지 모든 층을 거쳐서 우리집으로 올라갔어야 했는데 그 계단이 정말 죽도록 무서웠어. 우리 빌라는 이상하게도 한여름에도 계단이 서늘했어. (참고로 여긴 대프리카야.) 서늘 할 수도 있지. 하지만 계단에 창문이 크게 뻥 뚫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리만치 낮에도 계단이 어두웠어. 아직 눈이 완전히 뜨이지 않았던 때라 그 무시무시한 기운이 나를 덮쳐오는 듯한? 느낌과 이상한 형체 정도만 보였던 것 같아. 그것 뿐만이면 좋을텐데, 5층인 우리집에도 취약한 곳이 있었어. 옷방으로 사용하던 햇빛이 들지 않고 여름에도 시원한? 시원하다기보다 서늘한. 어딘가 분위기가 가라 앉은+공기가 탁한 그런 방이였어. 어린 나는 그 방을 너무 무서워했어. 귀신 그런걸 모를 때니까 동화속에 나오는 도깨비가 무서운 존재였거든. 그래서 부모님께 울면서 저 방에 도깨비가 있어. 도깨비가 있어. 하면서 울어제끼곤 했대. 이제는 이사를 왔지만 나는 커서도 그 방에 잘 들어가지 못했어. 하지만 옷방으로 썼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하루에 한번은 들어가게 되었었는데, 어느날 들어가니까 숨이 턱 막히고 호흡이 가빠지는거야. 머리가 어질어질 했었어. 그런 일이 한두번이 아니였고 결국 내가 우기고 또 우겨서 그 방은 아무도 잘 안 들어가는 창고방이 되었어.
내가 완전히 눈이 뜨였을 때는 초등학교 4학년 때였어. 나는 어릴때부터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서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시간이 많은 애였어. 왕따가 심해질수록 나는 불안감이 커져서 잠이 줄어들고 커서는 하면 안 되는 이부자리에 실례도 꽤 오랫동안 했었어. 4학년 때는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 있을 때였는데 아마 그래서 심신이 약한걸 파고 들었나봐. 점점 보통의 사람들이 볼 수 없는 것들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어. 내게 영향을 주었던 우리집 터도 안 좋았지만 내 모교, 그러니까 초등학교는 정말 정말 정말 터가 구렸어. 지금은 구교사를 헐고 신교사를 세웠는데 구교사는 햇빛이 안 들고 애들이 수업을 할만한 그런 곳이 아니였어. 정말이야. 거긴 정말 지옥이야. 신교사에서도 고학년 때 수업을 받았었는데 구교사가 이상하리만치 햇빛이 들지 않으니까 벽면을 아예 전부 유리창으로 해버렸던게 아직도 기억이 나. 하지만 최근에 다시 가보니까 신교사 역시 그만큼 창을 많이 뚫고 해도 그 어두운 분위기가 없어지질 않았더라. 여튼, 내가 굳이 학교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학교에서 거의 하루중에 볼 귀신의 반 이상을 다 봤기 때문이야. 그래서 초등학교 4학년 때 보기 시작한건 집 뿐만 아니라 학교의 영향도 매우 컸다고 봐. 서론이 길었어. 여튼 내가 살던 옛집에는 층마다 붙어 있는 귀신이 달랐고 주차장도 붙어 있는 귀신이 있었어. 그들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어서, 그냥 귀신이라고 할게. 먼저 주차장에는 정말 끔찍하게 생긴? 전체적으로 검은색에 긴머리, 얼굴만 창백하다못해 백지장처럼 하얗고 눈깔만 정확히 두개 박혀 있는 애가 있었어. 아직도 묘사를 하면서 식은땀이 나. 불을 켜야겠어...ㅠ 얘는 딱히 내게 피해를 주는 것은 없었고 정말 뒤지게 무섭게 생긴게 다였어. 매번 주차장 맨 안 쪽에 구석에 쳐박혀 있었는데 주차가 되어 있지 않으면 걔 얼굴을 매번 집에 갈 때 마다 마주해야 하니까 너무 무서웠어... 사람이 오면 눈알을 도로록도로록 굴리면서 사람을 쳐다보는데 걔랑 눈이 마주치지 않도록 조심했었어. 왜 귀신이랑 눈을 마주치지 않도록 조심하라잖아. 그래서 더 조심했었고 집에 들어갈 땐 바닥만 보면서 걸었던 것 같아. 나중에 설명해주겠지만 나의 증상을 부모님도 알고 계셔서 임시방편으로 종교라도 만들자 하고 교회에 다녔었는데 교회신자이신 이모랑 목사님께서 늘 십자가를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기도문을 외우라고 하셔서 집에 들어갈 때마다 덜덜 떨면서 십자가를 손에 쥐고 기도문을 외웠었어. 실수로 친구들이랑 놀다보니 집에 늦게라도 들어가는 날이면 거의 울면서 기도문을 죽도록 외웠었어. 제발 이쪽을 보지 말아줘 이쪽을 보지 말아줘 내게서 관심을 꺼줘. 하면서 손이 떨려서 자동문 비밀번호를 계속해서 틀렸던게 기억이 나. 자동문이 열리는 순간 5층까지 숨도 안 쉬고 뛰어 갔었어. 가장 어두운 1층 계단에는 조그마한 여자아이가 있어. 하얀색 원피스를 입고 검은색 생머리가 차분한 귀여운 여자아인데, 예닐곱살 정도 되었던 것 같아. 보통은 돌아다니는 일이 없이 계단에 얌전히 앉아 있어. 다만, 101호와 102호가 있는데 101호 바로 앞에 있는 계단 벽면에 꼭 붙어서 앉아 있었거든. 그럼 바로 앞에 101호의 집문이 있어. 아마 101호가 유난히 나가는 사람들이 많았던건 1층이라 가장 어둡고 안 좋은 자리였던 것도 있지만 그 여자아이의 존재가 크지 않았나 싶어. 그 여자아이를 함부로 말하고 싶진 않아. 이사왔지만 아직도 난 그 집에서 도보로 걸어서 20-30분 거리에 살고 있거든. (한두정거장 정도) 2-3층은 노파가 있었어. 2-3층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2층과 3층 사이의 계단에 계셨었어. 등이 엄청나게 굽어서,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힘든? 수준의 등굽음이였는데. 할아버지였어. 이 할아버지는 정말... 진짜 너무했던게 굳이 창밖에서 날 보곤 했었었어. 창에 비친 내가 할아버지로 보이게 한다던가 정말 너무 무서웠었어. 할아버지 얼굴은... 뭐랄까 우리가 아는 그 고블린 같은 모습이야. 현실적이지 못하게 일그러진 얼굴에 가끔 얼굴이 시뻘개져서 흡사 화난 가면 같은 얼굴로 날 놀래키고는 했는데... 실질적인 피해는 주지 않으셨어. 하지만 할아버지 엄청 무섭게 생겼었으니까 난 3층 엄청 싫어했었어. 알다시피 4층은 없고 5층에는 귀신이 없었어. 이것만 듣고는 엥 붙어 있는 귀신 얼마 안 되넹 할지도 모르겠지만 순전히 내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에 한해서 내가 보고 느낄 수 있는 귀신의 숫자야. 지금 말한것만 넷, 이웃들의 집에 있는 귀신의 숫자는 더 많을거라 생각해. 워낙 이 빌라가 이웃들이 길어도 2-3년 안에는 망해서 나가거나 하기 때문에 교류를 할 집이 적어서 우리집이랑 똑같은 층인 진이네 집 말고는 못들어 가봤어. 진이네 집에선 못 봤냐고 묻는다면 진이네 집은 같은 층이면서도 옆빌라들이 가리는 면적이 적어서 우리집보다 더 밝고 환한 집이었어. 딱히 목격한 바는 없어.
우리 부모님께서 내가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된 계기를 마지막으로 풀고 다음에 이어서 풀려고 해. 이 집에서 겪은게 많아. 나는 부모님께도 과묵한 딸이었어. 지금도 과묵한 편이고 집 안에서 막내지만 애교와 분위기 메이커는 전부 언니 담당이야. 이렇게 과묵하게, 혼자서도 잘하게 큰건 가정 환경의 영향이 없다고는 말 할 수 없는데. 우리집은 정말정말 찢어지게 가난했었어. 단칸방에서 시작했었으니까. 내가 태어나고 나서는 좀 나아졌지만 그렇다고 잘 산다거나 그런 정도는 아니였고 다들 힘들게 살잖아? 딱 그 정도였어. 우리집도 힘들게 살았었어. 먹고 살기 팍팍하니까 우리 부모님은 두분 다 일을 나가셨어야 했고 언니랑은 7살 차이가 나서 학원에 가고 바쁘게 살았으니 어린이집에서 늘 제일 늦게 돌아오고 늘 집에 혼자 있었어. 부모님이 바쁘시니 뭐든지 혼자 해야 했었고 대화할 상대가 없었고 어린이집을 두번이나 옮겨서 친구도 없었고 적응도 못했었어. 언니는 적어도 어머니 일터에서 자라서 대화상대가 있었고 어른들한테 어리광도 부리고 파워인싸로 자랐지만 난 파워아싸였어.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내가 그만큼 부모님께 의지를 하지 않는다는거야. 어릴때부터 부모님께 의지하는 일 없이 금전적인 것만 해결 받았지 집안일도 하고 초등학교때부터 밥을 지을 줄 알았었고 알아서 설거지도 해놓았었어. 그래서 보이는 것도 부모님께 말씀드리지 않았어. 그 전에 믿어주실지가 의문이였어. 난 부모님을 그때 신뢰하지 않았었거든. 돈만 주는 기계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어떻게 믿겠어. 근데 어느날 나의 유일한 안식처였던 내 방에 들어가려고 문을 열었는데, 머리가 산발이 된 채로 입이 볼까지 쭉 찢어져서 기괴하게 생긴 여자가 목이 잘린 상태로 몸은 바닥에 피가 흥건한 상태로 눕혀져 있고 목만 서서 나한테 막 외치는거야. "내 몸 어딨어!!! 내 몸 어딨어 이년아!!! 말해!!!! 네가 가져갔지!!!! 돌려놔!!!!!!!! 내 몸 돌려놔!!!!!!!!!!""꺄하ㅏ하하하하하!!!! 하ㅏ핳하ㅏ핳하ㅏ하!!!!!!!!!!!!" 저렇게 나한테 화를 내다가 머리를 들썩이면서 웃다가를 반복했었어. 몸이 굳어버렸어. 몸이 굳어서, 아무것도 못하고 숨이 턱 막히고 사고가 안 돌아간다? 시간이 느리게 흘러 가는 것만 같다? 그랬었어.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어서 막 눈물이 터져나오는거야. 근데 거실에서 부모님이 웃는 소리가 들리더라고. 아, 안심했었어. 난 지금 부모님과 함께 있구나. 그때 처음으로 부모님께 머리통 크고 의지라는 걸 해봤던 것 같아. 여태 내 안식처는 내 방, 아니면 정 너무 힘들어지면 언니였거든. 내가 빠른이라 초등학교 4학년 때 언니가 고1이었으니 언니는 없었고 무작정 거실에 있을 부모님한테 달려가서 눈물을 쏟아냈어. 워낙 무미건조한 애라서, 부모님 앞에서 잘 웃지도 않고 울지도 않고 화도 안 내는 애가 막 펑펑 울면서 달려오니까 부모님이 엄청 걱정하셨었어. 왜 그러냐고 물으시는데 막 대답도 못하겠고 꺽꺽 울기만 하다가 말씀 드렸었어. 방에 이상한게 있다고. 당연히 아버지가 긴장하고 찾아가셨는데 아무것도 없었고, 진정하고 이때까지 있었던 일들을 설명드렸어. 여태 왜 말하지 않았냐고 물으셨는데 "안 믿어주실 것 같았어요." 한마디에 부모님도 입을 다무셨어. 보통은 믿을 수 없는 일이잖아. 사태의 심각성을 아시고 무당집 찾아가야 하나 계속 이야기가 오고 갔었어. 그런데 내가 어리기도 어렸고 한번 그런데 찾아가서 덜컥 신내림 같은거라도 받으면 우리 애 미래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하고 싶은게 뭔지도 모르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고 하셔서 결국 임시방편으로 우리 이모한테 연락을 해서 교회를 다니게 되었어. 난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교회 다니기 시작해서 중1? 그때까지 아마 열심히 다녔을거야. 기억이 애매하네. 엄청 열심히 다녔었지만 효과는 전혀 없었어. 그래도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잡는다고+마음의 안식처를 가지게 된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큰 도움이 되었었기 때문에 용돈을 모아서 성경책을 여러권으로 나눠서 얇게? 하나씩 들고 다니며 읽을 수 있게 만들어진게 있거든. 그걸 한권씩 빼서 부적용으로 들고 다니기도 했고 너무 불안해서 기도문을 자꾸 까먹으면 펴서 소리내어 읽었었어. 십자가는 덤. 교회 다니고 나서는 심적으로 많이 안정된 편이였지만 정말 꾸준히도 보였었고 보이는 것이 줄어든다거나 하는 기적적인 효과는 없었어. 심지어 교회 옆에 산이 있어서 그런지 교회에서도 봤었으니까. 그래도 예배실이라 부르나? 안 다닌지 오래 되서 다 까먹었다. 신기하게도 거기서는 못 봤었어.
여기서부터는 조금의 잡담이야. 읽는 사람이 있을까? 끝까지 정독해주었다면 정말 고마워. 이것 때문에 많은 친구들을 포기해야 했고 또는 따돌림당했었고... 그래서 이렇게나마 네이트판에서라도 소통을 하면 좋겠다 싶어서 글 써봐. 곧 시험이지만ㅋㅋ 난 공부도 안 하고 시간 많으니까 조만간 또 찾아올게. 내일 바로 쓸 수 있을지도, 심심하면 새벽에 쓰거나. 궁금한 것 댓글에 달아주면 답 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 안녕.
아무래도 귀신을 보는 것 같아
정말로 무당 일을 하신다던지 보인다는 분들께 들은 적은 없지만 나는 아무래도 기가 약하다는 부류에 속하는 것 같아. 나의 이야기를 하려면 일단 오래전 이야기를 꺼내야겠네. 오늘은 예전에 살던 집에서 있었던 일들을 기억나는데로 풀어볼게.
내가 어릴적부터 살던 집은 소위 말하는 터가 안 좋은 집이었어. 다행히도 "집에는 햇빛이 들어야 부정타지 않는다." 라는 아버지의 철학 덕분에 그 빌라에서 유일하게 귀신이 들끓지 않던 5층에 살았어. (실질적 4층이지만 4는 부정타는 숫자라고 4를 생략하는 집들이 많잖아? 우리도 그랬어. 4층이 없고 3층 다음에 바로 5층이었어.)
내가 태어나면서 이사를 하고 그 터가 좋지 않은 집에 이사를 가게 되는데 그 시기와 비슷하게 우리와 같은 층인 5층에 이사를 왔던 '진'이와는 그 집에서 나가지 않고 적어도 12년 이상 함께 살았어.
문제는 그 아랫층에 이사를 오는 사람들이었어. 1층부터 3층은 지상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낮에도 햇빛이 하나도 들어오지 않는 지옥의 구조였는데 이 집에 들어오기만 하면 초상을 치르고 나가거나 집안이 기울어 망하게 되어서 나가게 된다거나 멀쩡하던 몸이 허약해져서(암, 후천적 장애...등등) 나가게 되었어.
어린 나는 5층이 되지 않는 건물이라 엘레베이터가 없어서 우리집까지 모든 층을 거쳐서 우리집으로 올라갔어야 했는데 그 계단이 정말 죽도록 무서웠어. 우리 빌라는 이상하게도 한여름에도 계단이 서늘했어. (참고로 여긴 대프리카야.) 서늘 할 수도 있지. 하지만 계단에 창문이 크게 뻥 뚫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리만치 낮에도 계단이 어두웠어.
아직 눈이 완전히 뜨이지 않았던 때라 그 무시무시한 기운이 나를 덮쳐오는 듯한? 느낌과 이상한 형체 정도만 보였던 것 같아. 그것 뿐만이면 좋을텐데, 5층인 우리집에도 취약한 곳이 있었어. 옷방으로 사용하던 햇빛이 들지 않고 여름에도 시원한? 시원하다기보다 서늘한. 어딘가 분위기가 가라 앉은+공기가 탁한 그런 방이였어.
어린 나는 그 방을 너무 무서워했어. 귀신 그런걸 모를 때니까 동화속에 나오는 도깨비가 무서운 존재였거든. 그래서 부모님께 울면서 저 방에 도깨비가 있어. 도깨비가 있어. 하면서 울어제끼곤 했대.
이제는 이사를 왔지만 나는 커서도 그 방에 잘 들어가지 못했어. 하지만 옷방으로 썼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하루에 한번은 들어가게 되었었는데, 어느날 들어가니까 숨이 턱 막히고 호흡이 가빠지는거야. 머리가 어질어질 했었어. 그런 일이 한두번이 아니였고 결국 내가 우기고 또 우겨서 그 방은 아무도 잘 안 들어가는 창고방이 되었어.
내가 완전히 눈이 뜨였을 때는 초등학교 4학년 때였어. 나는 어릴때부터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서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시간이 많은 애였어. 왕따가 심해질수록 나는 불안감이 커져서 잠이 줄어들고 커서는 하면 안 되는 이부자리에 실례도 꽤 오랫동안 했었어.
4학년 때는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 있을 때였는데 아마 그래서 심신이 약한걸 파고 들었나봐. 점점 보통의 사람들이 볼 수 없는 것들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어.
내게 영향을 주었던 우리집 터도 안 좋았지만 내 모교, 그러니까 초등학교는 정말 정말 정말 터가 구렸어. 지금은 구교사를 헐고 신교사를 세웠는데 구교사는 햇빛이 안 들고 애들이 수업을 할만한 그런 곳이 아니였어. 정말이야. 거긴 정말 지옥이야. 신교사에서도 고학년 때 수업을 받았었는데 구교사가 이상하리만치 햇빛이 들지 않으니까 벽면을 아예 전부 유리창으로 해버렸던게 아직도 기억이 나. 하지만 최근에 다시 가보니까 신교사 역시 그만큼 창을 많이 뚫고 해도 그 어두운 분위기가 없어지질 않았더라. 여튼, 내가 굳이 학교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학교에서 거의 하루중에 볼 귀신의 반 이상을 다 봤기 때문이야. 그래서 초등학교 4학년 때 보기 시작한건 집 뿐만 아니라 학교의 영향도 매우 컸다고 봐.
서론이 길었어. 여튼 내가 살던 옛집에는 층마다 붙어 있는 귀신이 달랐고 주차장도 붙어 있는 귀신이 있었어. 그들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어서, 그냥 귀신이라고 할게.
먼저 주차장에는 정말 끔찍하게 생긴? 전체적으로 검은색에 긴머리, 얼굴만 창백하다못해 백지장처럼 하얗고 눈깔만 정확히 두개 박혀 있는 애가 있었어. 아직도 묘사를 하면서 식은땀이 나. 불을 켜야겠어...ㅠ
얘는 딱히 내게 피해를 주는 것은 없었고 정말 뒤지게 무섭게 생긴게 다였어. 매번 주차장 맨 안 쪽에 구석에 쳐박혀 있었는데 주차가 되어 있지 않으면 걔 얼굴을 매번 집에 갈 때 마다 마주해야 하니까 너무 무서웠어...
사람이 오면 눈알을 도로록도로록 굴리면서 사람을 쳐다보는데 걔랑 눈이 마주치지 않도록 조심했었어. 왜 귀신이랑 눈을 마주치지 않도록 조심하라잖아. 그래서 더 조심했었고 집에 들어갈 땐 바닥만 보면서 걸었던 것 같아.
나중에 설명해주겠지만 나의 증상을 부모님도 알고 계셔서 임시방편으로 종교라도 만들자 하고 교회에 다녔었는데 교회신자이신 이모랑 목사님께서 늘 십자가를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기도문을 외우라고 하셔서 집에 들어갈 때마다 덜덜 떨면서 십자가를 손에 쥐고 기도문을 외웠었어. 실수로 친구들이랑 놀다보니 집에 늦게라도 들어가는 날이면 거의 울면서 기도문을 죽도록 외웠었어. 제발 이쪽을 보지 말아줘 이쪽을 보지 말아줘 내게서 관심을 꺼줘. 하면서 손이 떨려서 자동문 비밀번호를 계속해서 틀렸던게 기억이 나. 자동문이 열리는 순간 5층까지 숨도 안 쉬고 뛰어 갔었어.
가장 어두운 1층 계단에는 조그마한 여자아이가 있어. 하얀색 원피스를 입고 검은색 생머리가 차분한 귀여운 여자아인데, 예닐곱살 정도 되었던 것 같아. 보통은 돌아다니는 일이 없이 계단에 얌전히 앉아 있어.
다만, 101호와 102호가 있는데 101호 바로 앞에 있는 계단 벽면에 꼭 붙어서 앉아 있었거든. 그럼 바로 앞에 101호의 집문이 있어. 아마 101호가 유난히 나가는 사람들이 많았던건 1층이라 가장 어둡고 안 좋은 자리였던 것도 있지만 그 여자아이의 존재가 크지 않았나 싶어. 그 여자아이를 함부로 말하고 싶진 않아. 이사왔지만 아직도 난 그 집에서 도보로 걸어서 20-30분 거리에 살고 있거든. (한두정거장 정도)
2-3층은 노파가 있었어. 2-3층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2층과 3층 사이의 계단에 계셨었어. 등이 엄청나게 굽어서,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힘든? 수준의 등굽음이였는데. 할아버지였어.
이 할아버지는 정말... 진짜 너무했던게 굳이 창밖에서 날 보곤 했었었어. 창에 비친 내가 할아버지로 보이게 한다던가 정말 너무 무서웠었어. 할아버지 얼굴은... 뭐랄까 우리가 아는 그 고블린 같은 모습이야. 현실적이지 못하게 일그러진 얼굴에 가끔 얼굴이 시뻘개져서 흡사 화난 가면 같은 얼굴로 날 놀래키고는 했는데... 실질적인 피해는 주지 않으셨어. 하지만 할아버지 엄청 무섭게 생겼었으니까 난 3층 엄청 싫어했었어.
알다시피 4층은 없고 5층에는 귀신이 없었어. 이것만 듣고는 엥 붙어 있는 귀신 얼마 안 되넹 할지도 모르겠지만 순전히 내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에 한해서 내가 보고 느낄 수 있는 귀신의 숫자야. 지금 말한것만 넷, 이웃들의 집에 있는 귀신의 숫자는 더 많을거라 생각해. 워낙 이 빌라가 이웃들이 길어도 2-3년 안에는 망해서 나가거나 하기 때문에 교류를 할 집이 적어서 우리집이랑 똑같은 층인 진이네 집 말고는 못들어 가봤어.
진이네 집에선 못 봤냐고 묻는다면 진이네 집은 같은 층이면서도 옆빌라들이 가리는 면적이 적어서 우리집보다 더 밝고 환한 집이었어. 딱히 목격한 바는 없어.
우리 부모님께서 내가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된 계기를 마지막으로 풀고 다음에 이어서 풀려고 해. 이 집에서 겪은게 많아.
나는 부모님께도 과묵한 딸이었어. 지금도 과묵한 편이고 집 안에서 막내지만 애교와 분위기 메이커는 전부 언니 담당이야. 이렇게 과묵하게, 혼자서도 잘하게 큰건 가정 환경의 영향이 없다고는 말 할 수 없는데.
우리집은 정말정말 찢어지게 가난했었어. 단칸방에서 시작했었으니까. 내가 태어나고 나서는 좀 나아졌지만 그렇다고 잘 산다거나 그런 정도는 아니였고 다들 힘들게 살잖아? 딱 그 정도였어. 우리집도 힘들게 살았었어. 먹고 살기 팍팍하니까 우리 부모님은 두분 다 일을 나가셨어야 했고 언니랑은 7살 차이가 나서 학원에 가고 바쁘게 살았으니 어린이집에서 늘 제일 늦게 돌아오고 늘 집에 혼자 있었어.
부모님이 바쁘시니 뭐든지 혼자 해야 했었고 대화할 상대가 없었고 어린이집을 두번이나 옮겨서 친구도 없었고 적응도 못했었어. 언니는 적어도 어머니 일터에서 자라서 대화상대가 있었고 어른들한테 어리광도 부리고 파워인싸로 자랐지만 난 파워아싸였어.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내가 그만큼 부모님께 의지를 하지 않는다는거야. 어릴때부터 부모님께 의지하는 일 없이 금전적인 것만 해결 받았지 집안일도 하고 초등학교때부터 밥을 지을 줄 알았었고 알아서 설거지도 해놓았었어.
그래서 보이는 것도 부모님께 말씀드리지 않았어. 그 전에 믿어주실지가 의문이였어. 난 부모님을 그때 신뢰하지 않았었거든. 돈만 주는 기계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어떻게 믿겠어.
근데 어느날 나의 유일한 안식처였던 내 방에 들어가려고 문을 열었는데, 머리가 산발이 된 채로 입이 볼까지 쭉 찢어져서 기괴하게 생긴 여자가 목이 잘린 상태로 몸은 바닥에 피가 흥건한 상태로 눕혀져 있고 목만 서서 나한테 막 외치는거야.
"내 몸 어딨어!!! 내 몸 어딨어 이년아!!! 말해!!!! 네가 가져갔지!!!! 돌려놔!!!!!!!! 내 몸 돌려놔!!!!!!!!!!""꺄하ㅏ하하하하하!!!! 하ㅏ핳하ㅏ핳하ㅏ하!!!!!!!!!!!!"
저렇게 나한테 화를 내다가 머리를 들썩이면서 웃다가를 반복했었어. 몸이 굳어버렸어. 몸이 굳어서, 아무것도 못하고 숨이 턱 막히고 사고가 안 돌아간다? 시간이 느리게 흘러 가는 것만 같다? 그랬었어. 도저히 움직일 수가 없어서 막 눈물이 터져나오는거야.
근데 거실에서 부모님이 웃는 소리가 들리더라고. 아, 안심했었어. 난 지금 부모님과 함께 있구나. 그때 처음으로 부모님께 머리통 크고 의지라는 걸 해봤던 것 같아. 여태 내 안식처는 내 방, 아니면 정 너무 힘들어지면 언니였거든. 내가 빠른이라 초등학교 4학년 때 언니가 고1이었으니 언니는 없었고 무작정 거실에 있을 부모님한테 달려가서 눈물을 쏟아냈어.
워낙 무미건조한 애라서, 부모님 앞에서 잘 웃지도 않고 울지도 않고 화도 안 내는 애가 막 펑펑 울면서 달려오니까 부모님이 엄청 걱정하셨었어. 왜 그러냐고 물으시는데 막 대답도 못하겠고 꺽꺽 울기만 하다가 말씀 드렸었어. 방에 이상한게 있다고.
당연히 아버지가 긴장하고 찾아가셨는데 아무것도 없었고, 진정하고 이때까지 있었던 일들을 설명드렸어. 여태 왜 말하지 않았냐고 물으셨는데 "안 믿어주실 것 같았어요." 한마디에 부모님도 입을 다무셨어. 보통은 믿을 수 없는 일이잖아.
사태의 심각성을 아시고 무당집 찾아가야 하나 계속 이야기가 오고 갔었어. 그런데 내가 어리기도 어렸고 한번 그런데 찾아가서 덜컥 신내림 같은거라도 받으면 우리 애 미래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하고 싶은게 뭔지도 모르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고 하셔서 결국 임시방편으로 우리 이모한테 연락을 해서 교회를 다니게 되었어.
난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교회 다니기 시작해서 중1? 그때까지 아마 열심히 다녔을거야. 기억이 애매하네. 엄청 열심히 다녔었지만 효과는 전혀 없었어. 그래도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잡는다고+마음의 안식처를 가지게 된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큰 도움이 되었었기 때문에 용돈을 모아서 성경책을 여러권으로 나눠서 얇게? 하나씩 들고 다니며 읽을 수 있게 만들어진게 있거든. 그걸 한권씩 빼서 부적용으로 들고 다니기도 했고 너무 불안해서 기도문을 자꾸 까먹으면 펴서 소리내어 읽었었어. 십자가는 덤.
교회 다니고 나서는 심적으로 많이 안정된 편이였지만 정말 꾸준히도 보였었고 보이는 것이 줄어든다거나 하는 기적적인 효과는 없었어. 심지어 교회 옆에 산이 있어서 그런지 교회에서도 봤었으니까. 그래도 예배실이라 부르나? 안 다닌지 오래 되서 다 까먹었다. 신기하게도 거기서는 못 봤었어.
여기서부터는 조금의 잡담이야.
읽는 사람이 있을까? 끝까지 정독해주었다면 정말 고마워. 이것 때문에 많은 친구들을 포기해야 했고 또는 따돌림당했었고... 그래서 이렇게나마 네이트판에서라도 소통을 하면 좋겠다 싶어서 글 써봐. 곧 시험이지만ㅋㅋ 난 공부도 안 하고 시간 많으니까 조만간 또 찾아올게. 내일 바로 쓸 수 있을지도, 심심하면 새벽에 쓰거나.
궁금한 것 댓글에 달아주면 답 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