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머님이랑 결혼을 한걸까요?

ㅇㅇㅇ2018.07.12
조회12,541

결혼 4년차.

참다참다 이건 아니다싶어요

아버님은 남편이 어릴 때 돌아가셨어요

어머님 혼자 아들 하나 있는거 힘들게 키우셨다고 들었어요

지금은 어머님 명의 아파트도 있으시고 노후 준비도 되어있으세요

저희 결혼할때 양가 어른들 도움 안받을려고 모은돈 반반하고 2천 정도 대출받아서 집 샀어요

어머님께서 저희 대출 받는거 반대하셨고 본인이 해주고 싶다고 하셨지만

친정에서 너희가 모아놓은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받으면 받은만큼 뭔가를 바라게 되어있으니

부담스럽지 않게 독립한 너희 힘으로 하라고 하셔서 도움 안받았어요

 

처음 인사드리러 갔을 때 딸이 생긴 것 같아 너무 좋으시다며

정말 잘해주셨어요 저도 어머님께 잘했고 결혼하고 나서도 혼자 남아계신 어머님 생각해서

친정보다 더 자주 찾아뵙고 시간나면 월차내고 어디 모시고 가고 했었어요

저희 친정 언니는 너 처음부터 그렇게 잘하면 나중에 섭섭해하신다 했는데 그때는 그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나봐요 제 잘못입니다

4년이 지난 지금은 같이 안살뿐이지 거의 모든 일정을 어머님과 함께해요

어머님은 주말을 저희와 보내는걸 당연하게 생각하시고 보고싶은 영화가 있어도

저희와 보는걸로 알고 그냥 예매해버리세요

결혼하고 둘만의 생활이 없어요 무조건 셋이 함께에요

 

처음에 적적하실까봐 더 들여다보고, 더 모시고 다니려고 했던 제 자신이 잘못이었어요

그 시기에 어머님은 자연스럽게 아들을 독립시키고 '어머니'가 아닌 '나'로 인생을

찾으셨어야 했는데 지금은 저희에게 너무 의존적이게 된 어머님이 이기적이지만 원망스러워요

저희 둘이 어쩌다 시간을 보내려고 하거나 모임을 가려고 하면 삐지신게 눈에 보여요

둘만 어디 다녀오면 샘이 나신건지 어디가 아프다, 내가 안그랬었는데 죽을려나보다 푸념하세요

요즘 정말 전화나 만났을 때 제일 많이 듣는말이 ;나 이러다 죽을 것 같다'에요

어머님 엄청 정정하세요 1년에 한번씩 건강검진도 받으시고 내시경 받았을때도 엄청 깨끗했어요

 

진짜 한 30분 동안 "이러다 죽을 거 같다.. 팔도 아프고 다리도 요즘에 힘이 없고" 이 얘기 듣다보면

"어머님은 건강하신거에요 어머님 연세에 이렇게 정정하게 다니시는분이 어딨어요" 라고 저도

모르게 툭툭 말을 뱉어버려요

 

저는 그냥 사이좋은 고부지간을 만들고 싶었던건데

이제 점점 멀어지기엔 늦어버린걸까요?

남편은 마음이 약해서 싫은 소리 잘 못하는 스타일이라

제가 모질게 나가야할까요? 제가 파놓은 무덤에 너무 답답한 오늘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