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입니다) 다른 여자사람들에게 칭찬하고 친절한 남편

여름이조아2018.07.14
조회12,606
(짧은 후기에요.)
남편한테 제가 쓴 글이랑 답변들 복사해서 이메일로 보내고 정독하라했어요.

자기는 정말로 몰랐고, 백퍼 맹세해서 사심이 없었다고 자기가 무지해서 그런거라 미안하다며 공부하겠대요. 제가 영업멘트 하지 말라고 옆에서 듣기 싫다고 말한게 도대체 몇번인데 정말 몰랐다하니 또한번 열이 받긴했지만 진심(?)으로 사과를 하고 고치겠다하니 기회를 준다했어요. 항상 말은 잘하는데 비슷한 상황이 되면 그냥 자연적으로 나오는 친절과 오지랍이 어떻게 바뀔지 아직도 신뢰가 가지는 않네요.

사이다도 아니고 고구마 살짝 낀 후기이지만 읽어주시고 댓글 남겨주신 분들께 후기 전해드려요.



(본문) 타 카페에도 남겼는데 여기 결혼생활 경험 많고 실제적인 의견 주실분들 많다고해서 남겨요. 긴 글이지만 비슷한 경험 있으시거나 주위에서 잘 대처하신 분들있음 알려주세요. 특히 남편분들, 입장바꿔 아내가 다른 남자들에게 웃으며 칭찬+과잉친절 베풀면 상관없으신지도 알려주심 큰 도움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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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년차 넘어가는 부부에요.

제 남편은 넉살좋고 듣기 좋은 칭찬같은 것을 누구에게나 편하게 잘 하고 다른 사람들 돕는거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이런 남편을 두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친구들이나 주위 사람들은 이렇게 싹싹하고 잘 챙겨주는 남편이라 얼마나 좋겠냐고 해요.
네. 좋지요.

근데 전 기분 나쁠때가 많아요. 그 친절이 아내인 저한테만 하는게 아니라 모든 다른 여자들에게도 똑같거든요. 식상한 드라마 얘기같죠.

예를 들어 오랜만에 만난 선배나 친구들(여자) 보면 하나도 안변했다 피부관리를 어떻게 하느냐. 오늘 옷이 너무 잘 어울린다. 옷이 화사해서 나이를 못알아볼 정도로 어려보인다 등의 이야기를 제가 옆에 있어도 신경안쓰고 해요. 그럼 상대방 여자도 기분 좋아져서 둘이 하하호호. 저만 기분이 묘하게 나쁘죠.

저는 커피를 안마셔요. 남편은 좋아하구요. 한번은 저희 가족이랑 제 싱글 친구랑 한번 차타고 어디 같이 가는데 남편이 주유소에 섰다가 자기 커피마신다고 제 친구한테 마실거면 같이 가자고 하더군요. 저한텐 뭐 마시겠냐 묻지도 않구요. 저는 안마시니까 차에서 애들보구요. 남편이 아무 생각없이 한 건데 전 너무 기분나뻐서 그날 저녁에 이야기했더니 말도 안되는 거 가지고 그런다고 확 무시해서 한바탕 했어요.

비슷한 상황에선 항상 그래요. 다른 여자사람들 기분 좋은 말들 제가 있건없건 하구요. 물론 저한테도 하긴 하지만요. 남편 멘트가 일반적으로 여자들이 자주 듣지 않는 칭찬이라 대부분 정말 좋아하더라구요. 전 남편이 제게도 잘해주긴 하지만 다른 여자들한테도 똑같이 칭찬하고 하는게 싫다고 선을 그어 달라는데도 저만 이상한 여자처럼 말해요.

집에 예정에 없던 (우리 부부보다 나이많은 결혼안한) 여자손님이 와서 며칠 머무는데 하루는 제가 잠깐 나갔다왔는데 주방에서 딱 붙어앉아서 하하호호하고 얘기하고 있길래 걍 똑같은 상황에 기분이 나쁘더라구요. 남편이 싹싹하게 잘해주니 그 손님은 이것저것 계속 부탁하고 남편은 계속 웃으면서 해달라는 거 다 도와주고. 심지어 옆에 딱 붙어앉아서 얘기하고 들어주고 카메라 알려준다고 설명해주고. 결정적으로 그 손님이 제 남편한테 '자기'래요. 저는 그 순간 '아, 요즘 자기라는 호칭이 나이많은 여자가 자기보다 어린 남자한테 편하게 부르는 호칭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머리가 멍청해지더라구요. 남편도 거기에 대해 아무말 안하니 그 손님이 계속 자기자기 부르구요. 제 친구한테 물어보니 그 앞에서 당장 뒤집어 엎지 그랬냐구해요. 저도 지금 며칠후 돌아보니 당장 그 자리에서 말할걸 그랬나 싶고 그런 상황에서 자기가 선긋고 정리 안하고 제가 나서야하게 만든 남편이 너무 짜증나요.

그래서 제가 불편하게 생각하는 부분들 조근조근 이야기했죠. 당신이 사심이 없더라도 과도한 친절은 다른 여자들이 오해할 여지가 된다. 당신이 나한테 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에게 더 친절하고 도와주면 난 아내로서 솔직히 기분나쁘다 했더니
남편 대답이: 난 아무 사심 없다. 성경말씀에 모든 사람과 화목하라고 해서 하는거다(참고로 기독교) 너(저, 아내)의 기준을 자신에게도 똑같이 적용하지 마라. 요즘 제가 피곤하고 지쳐서 예민하게 반응하다라는 말을 하더라구요. 제가 얘기했죠. 아무리 좋은 의도라도 아내가 싫다는걸 계속 굳이 해야하냐. 도대체 누구 좋으라고 하는건지 자신에게 솔직해져라. 여자들에게 칭찬받고 찬절하게 돕고 받는 피드백을 즐기는거 아니냐구요.

그랬더니 주변에 객관적으로 물어보래요. 제 친구 몇명한테 얘기했더니 다들 너가 바보처럼 대처했다 바로 앞에서 기분나쁜걸 얘기해야한다 등등 얘기하대요.

지금까지 10년은 앞으론 잘하겠다 조심하겠다 하는 말듣고 참고 넘어가곤했는데 바뀌지도 않고더이상은 참기도 싫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가 볼땐 정말 흘리고 다니는거로밖엔 안보여요. 혹시 비슷한 남편두신분들 걍 넘어가시나요?


덧붙이자면 저도 한 사교성해요. 결혼하고 조신하게 철벽치고 있는거지. 친구많아서 집에도 가끔 놀러오구요. 아무한테나 생글생글 웃고 잘해주면 남자들 금방 오해하더군요. 싱글때야 뭐 그 중 한명이랑 사귀든 결혼하든 하면 되지만 결혼하고는 서로에게 신뢰주고 질투나 오해 안생기게 알아서 처신해야 한다는게 제 기준이 높은 건가요? 그래서 저도 남자들이랑 깊게 말 안섞을려고 조심하는건데 남편은 노력하는 모습을 안보이니 저도 원래하던대로 할까 오기도 생기고 걍 짜증이 나네요. 제가 너무 철벽치고 살아서 질투날 일 자체를 안만드니 정신이 없는건지.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