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우와 직녀는 바쁜 주말을 보냈다. 직녀는 이틀 모두 아침부터 알바를 해야 했고, 알바가 끝나면 친구와의 약속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둘 다 기말고사가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에 공부도 해야 했다. 연락을 이어가다가 이제 공부를 해야겠다는 견우의 말에 직녀가 열심히 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공부 열심히 하고 이따 연락 줘요~!」
전역이라는 힘을 빌려 아무리 열심히 해왔더라도 공부하다가 핸드폰으로 게임도 하고, 웹서핑도 하는 등 집중을 잘 못하던 견우였다. 그런데 직녀의 메시지 하나에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해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주말이 지나고 드디어 소개팅 날이 되었다. 견우와 직녀는 아침부터 분주했다.
견우는 오전 수업을 끝나고 나오는 길이다. 소개팅에 나가는 견우를 친구들이 챙겨주었다.
「너무 선크림이 진한 것 같은데? 조금 더 문질러봐.」
칠칠맞지 못 한 그의 평소 행동과, 김칫국부터 많이 마신 것만 같은 견우의 싱글벙글한 표정에 친구들은 응원을 해주다가도 이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견우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견우는 학교를 나와 문방구에 먼저 들렀다. 날이 너무 더웠기 때문에 무언가 준비해갈 생각이었다. 들어가자마자 눈에 보이는 무언가를 집어 들더니 견우의 얼굴에는 만족스러운 표정이 지어졌다. 계산을 마치고 견우는 직녀를 보러가기 위해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비슷한 시간, 직녀는 이 옷, 저 옷 입어보며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고민에 빠져 있다가 검정색 레이스가 달린 티와 바지를 골랐다. 견우가 전날 밤 산책하고 돌아다니게 되면 조금 걸어야할지도 모른다고 말하며 편한 신발을 신고오라고 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신발에 맞는 옷을 신경써줘야 했다. 6월의 첫날인 오늘, 주말과 다르게 기온이 많이 올라가 더울 거라는 예보가 있었다. 그녀는 책상위에 있던 부채를 핸드백에 챙겨 넣고 견우를 보러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견우는 직녀보다 일찍 가서 만나기로 한 장소를 둘러볼 생각에 조금 일찍 출발하였다. 그런데 생각 보다 일찍 직녀가 메시지를 보냈다.
「나 이제 출발해~!!」
견우는 조금 멀리서 오고 있었기 때문에 직녀가 지금 출발 한다면 약속 장소를 먼저 돌아 볼 시간이 없었다. 그렇게 견우와 직녀는 약속 시간인 3시보다 30분이나 빠른 2시 반에 비슷하게 역에 도착하게 되었다.
멀리서 견우가 먼지 직녀를 알아보고 메시지를 보냈다.
「검정 옷 입었지?!」
자신을 알아본 것에 당황한 직녀는 들고 있던 부채를 펼쳐 얼굴을 살짝 가리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멀리서 자신에게 다가오는 한 남성이 눈에 들어왔다. 거리가 좁혀질수록 직녀의 심장박동이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빨갛게 달아오른 볼을 감추기 위해 부채 뒤로 조금 더 숨어 들어갔다.
앙증맞은 키에 단발이 잘 어울리는 그녀의 모습을 한 눈에 알아본 순간부터 요란하게 요동치던 견우의 심장도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들이 서로 다가섰을 때는 누구의 심장소리인지 모를 정도로 두 사람의 심장이 똑같이 요동치고 있었다.
「안녕? 내가 견우야. 이렇게 일찍 만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네!」
「응.. 너도 일찍 왔네?」
둘은 전철역 밖으로 나가기위해 발을 맞춰 걷기 시작했지만, 직녀는 수줍은 나머지 아직 부채를 접지 못하고 있었다.
「나도 잘 모르는 곳이라 미리 와서 한 바퀴 돌아보고 있으려고 했는데, 네가 이렇게 일찍 와버렸지 뭐야? 그래도 뭐 일찍 만나고 좋지 뭐. 그 부채는 언제까지 가리고 있을 거야?」
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모습이 너무도 귀여워 보였던 견우는 이내 그의 장난기가 발동하기 시작했다. 걸음걸이를 유지한 채 상채를 살짝 숙이고,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견우의 모습이 직녀의 시야에 들어오자 직녀는 깜짝 놀랐고, 안 그래도 빨갛게 닳아 올라있던 얼굴이 더 붉게 물들어버렸다.
「지금 너무 더워서 그래, 더워서」
누가 보더라도 긴장하고 수줍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그녀의 행동이 마냥 귀엽기만 한 견우였다.
「사실, 이렇게 더울 것 같아서 준비해온 것이 있는데, 부채를 챙겨왔었네….」
직녀가 드디어 부채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는 궁금하다는 듯이 쳐다보기 시작했다. 견우가 그런 직녀의 궁금증을 해결해주기 위해 주섬주섬 가방 속에서 문방구에 들러 사온 것을 꺼내들었다. 그것은 작은 기린캐릭터의 선풍기였다. 직녀는 개구쟁이 같은 견우와 기린을 번갈아가며 쳐다보았다. 연락을 주고받을 때와 똑같은 그의 모습이 신기한지, 자신이 방금 전 까지 부채 뒤에 숨어있던 것을 잊은 채 견우를 쳐다보고 있었다.
「일단 밖이 많이 더우니까 카페로 바로 가자.」
카페로 가는 길, 대화에 푹 빠져있던 나머지 견우는 걸음걸이를 신경 쓰지 못했다. 걸음을 맞출 필요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평소에 빠르게 걷다 보니 점점 걸음이 빨라졌던 것이다.
「아! 내가 너무 걸음이 빨랐나?! 미안해, 평소에 조금 빨리 걷는 편인데 신경을 못 썼었네.」
「오?! 아니야. 나도 키는 작아도 걸음이 빠른 편이거든! 우리 가족들은 다 걸음걸이가 빨라. 특히 아빠는 우리가 아무리 빨라도 항상 앞서 걸어 다니셔.」
「우와 진짜?! 우리랑은 정 반대다. 우리는 아빠 빼고는 다 걸음이 빠른데, 아빠는 항상 세월아 네월아 천천히 걸으시거든.」
여느 커플들처럼 서로 비슷한 점, 다른 점들을 하나하나 찾아가고 있는 견우와 직녀였다.
어느새 카페에 도착하고 더운 여름 날씨인 만큼 빙수를 시키기로 했다. 메론 빙수! 빙수를 시키고 자리를 찾아 앉자마자 직녀는 핸드백을 들고 바로 화장실로 향했다. 역에 도착하자마자 거울도 보지 못한 채 견우를 만나는 바람에 화장을 신경 쓰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화장도 한 번 확인해주고, 머리도 다시 한 번 정리해 주고는 화장실을 나왔다.
‘좋아, 완벽해!’
이미 콩깍지가 씌어버린 견우에게는 이전이나 이후나 변함없이 예쁘게 보였지만, 남자들은 알 수 없는 여자들만의 만족감이었다.
화장실에서 나온 직녀는 조금 안심이 되었는지 더 이상 얼굴을 가리지는 않았다. 그리고 가져온 부채는 핸드백에 집어넣은 채, 기린 선풍기로 바람을 쐬었다. 빤히 쳐다보는 견우의 시선이 부끄러울 때면 기린에게 시선을 옮겨가곤 하는 직녀였다.
「머리 잘 됐다. 잘 어울려. 염색도 처음이라 했지만 괜찮은 것 같은데?」
소개팅에 나가기 전 둘 다 헤어숍에 다녀왔다. 소개팅 전에 머리를 하면 더 어색할 수도 있다는 말에 고민하던 견우는 직녀가 먼저 머리를 하러 간다는 말에 자신도 머리에 변화를 주기로 했다. 직녀는 그런 고민을 하던 견우에게 ‘그럼 서로 머리가 어색한 것 정도는 이해해 주기로 하자.’라고 했지만 직접 보니 사진으로 본 것 보다 더 잘 어울렸던 것이다.
「너도 단발이 참 예쁜 것 같아! 사진으로 봤을 때도 예쁘다고는 생각했는데, 직접 보니 훨씬 더 예쁘네.」
첫 만남부터 예쁘다는 말을 남발하는... 아니, 만나기 전부터 예쁘다는 말을 남발하는 견우가 적응이 안 되지만 직녀는 그 말이 싫지만은 않았다.
견우의 연락이 끊이질 않아 소개팅 날 할 말이 없을까봐 걱정되었던 것과는 다르게 견우와 말이 잘 통해 소개팅의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어갔다.
아직 해가 지지는 않았지만 처음 만났을 때 보다는 해가 많이 기운 상태라 산책하러 나가기에 적당한 시간이 되었다. 둘은 카페를 나와 아까보다는 조금 천천히, 조금 더 서로에게 귀를 기울이며 걷기 시작했다.
걷고 걷다가 마로니에 공원에 도착한 견우와 직녀. 공연장에 있는 동그랗고 하얀 벤치가 햇살을 피하기 좋게 나무 그늘아래 숨어있었다. 그 벤치에 나란히 앉은 견우와 직녀는 향긋한 봄바람을 맞으며 그 분위기를 즐겼다.
「향수 뿌리고 왔네? 그 향 시원하고 좋은 것 같아.」
견우의 향수 향기를 맡으며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의 걱정도 조금은 날아갔다. 견우의 어머니께서 향이 조금이라도 나는 것들을 안 좋아 한다고 해서, 강한 향을 좋아하는 직녀는 조금 걱정도 되었었다. 하지만 견우는 괜찮다고 해서 직녀도 평소 쓰던 핸드크림과 향수를 바르고 나올 수 있었다.
「나도 달콤달콤한 너의 복숭아 향이 좋다~!」
그런 견우의 말에 향을 맡아보라는 듯이 직녀가 견우에게 손을 들어올렸다. 견우도 가볍게 미소 지으며 직녀의 손을 살포시 잡은 채 가까이 다가갔다. 향긋한 복숭아 향이 견우의 온 몸에 퍼져가고 있었다. 직녀도 가까워진 견우에게서 나는 시원한 바다의 향이 온 몸에 퍼져갔다.
[소개팅이야기] 견우와 직녀 (3편-1) 스압주의
[사랑이갸기] 개구쟁이 견우와 부끄럼쟁이 직녀 (1편) >> 바로가기
[사랑이야기] 견우와 직녀 (2편) >>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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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우와 직녀는 바쁜 주말을 보냈다. 직녀는 이틀 모두 아침부터 알바를 해야 했고, 알바가 끝나면 친구와의 약속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둘 다 기말고사가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에 공부도 해야 했다. 연락을 이어가다가 이제 공부를 해야겠다는 견우의 말에 직녀가 열심히 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공부 열심히 하고 이따 연락 줘요~!」
전역이라는 힘을 빌려 아무리 열심히 해왔더라도 공부하다가 핸드폰으로 게임도 하고, 웹서핑도 하는 등 집중을 잘 못하던 견우였다. 그런데 직녀의 메시지 하나에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해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주말이 지나고 드디어 소개팅 날이 되었다. 견우와 직녀는 아침부터 분주했다.
견우는 오전 수업을 끝나고 나오는 길이다. 소개팅에 나가는 견우를 친구들이 챙겨주었다.
「너무 선크림이 진한 것 같은데? 조금 더 문질러봐.」
칠칠맞지 못 한 그의 평소 행동과, 김칫국부터 많이 마신 것만 같은 견우의 싱글벙글한 표정에 친구들은 응원을 해주다가도 이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견우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견우는 학교를 나와 문방구에 먼저 들렀다. 날이 너무 더웠기 때문에 무언가 준비해갈 생각이었다. 들어가자마자 눈에 보이는 무언가를 집어 들더니 견우의 얼굴에는 만족스러운 표정이 지어졌다. 계산을 마치고 견우는 직녀를 보러가기 위해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비슷한 시간, 직녀는 이 옷, 저 옷 입어보며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고민에 빠져 있다가 검정색 레이스가 달린 티와 바지를 골랐다. 견우가 전날 밤 산책하고 돌아다니게 되면 조금 걸어야할지도 모른다고 말하며 편한 신발을 신고오라고 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신발에 맞는 옷을 신경써줘야 했다. 6월의 첫날인 오늘, 주말과 다르게 기온이 많이 올라가 더울 거라는 예보가 있었다. 그녀는 책상위에 있던 부채를 핸드백에 챙겨 넣고 견우를 보러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견우는 직녀보다 일찍 가서 만나기로 한 장소를 둘러볼 생각에 조금 일찍 출발하였다. 그런데 생각 보다 일찍 직녀가 메시지를 보냈다.
「나 이제 출발해~!!」
견우는 조금 멀리서 오고 있었기 때문에 직녀가 지금 출발 한다면 약속 장소를 먼저 돌아 볼 시간이 없었다. 그렇게 견우와 직녀는 약속 시간인 3시보다 30분이나 빠른 2시 반에 비슷하게 역에 도착하게 되었다.
멀리서 견우가 먼지 직녀를 알아보고 메시지를 보냈다.
「검정 옷 입었지?!」
자신을 알아본 것에 당황한 직녀는 들고 있던 부채를 펼쳐 얼굴을 살짝 가리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멀리서 자신에게 다가오는 한 남성이 눈에 들어왔다. 거리가 좁혀질수록 직녀의 심장박동이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빨갛게 달아오른 볼을 감추기 위해 부채 뒤로 조금 더 숨어 들어갔다.
앙증맞은 키에 단발이 잘 어울리는 그녀의 모습을 한 눈에 알아본 순간부터 요란하게 요동치던 견우의 심장도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들이 서로 다가섰을 때는 누구의 심장소리인지 모를 정도로 두 사람의 심장이 똑같이 요동치고 있었다.
「안녕? 내가 견우야. 이렇게 일찍 만나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네!」
「응.. 너도 일찍 왔네?」
둘은 전철역 밖으로 나가기위해 발을 맞춰 걷기 시작했지만, 직녀는 수줍은 나머지 아직 부채를 접지 못하고 있었다.
「나도 잘 모르는 곳이라 미리 와서 한 바퀴 돌아보고 있으려고 했는데, 네가 이렇게 일찍 와버렸지 뭐야? 그래도 뭐 일찍 만나고 좋지 뭐. 그 부채는 언제까지 가리고 있을 거야?」
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모습이 너무도 귀여워 보였던 견우는 이내 그의 장난기가 발동하기 시작했다. 걸음걸이를 유지한 채 상채를 살짝 숙이고,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견우의 모습이 직녀의 시야에 들어오자 직녀는 깜짝 놀랐고, 안 그래도 빨갛게 닳아 올라있던 얼굴이 더 붉게 물들어버렸다.
「지금 너무 더워서 그래, 더워서」
누가 보더라도 긴장하고 수줍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그녀의 행동이 마냥 귀엽기만 한 견우였다.
「사실, 이렇게 더울 것 같아서 준비해온 것이 있는데, 부채를 챙겨왔었네….」
직녀가 드디어 부채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는 궁금하다는 듯이 쳐다보기 시작했다. 견우가 그런 직녀의 궁금증을 해결해주기 위해 주섬주섬 가방 속에서 문방구에 들러 사온 것을 꺼내들었다. 그것은 작은 기린캐릭터의 선풍기였다. 직녀는 개구쟁이 같은 견우와 기린을 번갈아가며 쳐다보았다. 연락을 주고받을 때와 똑같은 그의 모습이 신기한지, 자신이 방금 전 까지 부채 뒤에 숨어있던 것을 잊은 채 견우를 쳐다보고 있었다.
「일단 밖이 많이 더우니까 카페로 바로 가자.」
카페로 가는 길, 대화에 푹 빠져있던 나머지 견우는 걸음걸이를 신경 쓰지 못했다. 걸음을 맞출 필요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평소에 빠르게 걷다 보니 점점 걸음이 빨라졌던 것이다.
「아! 내가 너무 걸음이 빨랐나?! 미안해, 평소에 조금 빨리 걷는 편인데 신경을 못 썼었네.」
「오?! 아니야. 나도 키는 작아도 걸음이 빠른 편이거든! 우리 가족들은 다 걸음걸이가 빨라. 특히 아빠는 우리가 아무리 빨라도 항상 앞서 걸어 다니셔.」
「우와 진짜?! 우리랑은 정 반대다. 우리는 아빠 빼고는 다 걸음이 빠른데, 아빠는 항상 세월아 네월아 천천히 걸으시거든.」
여느 커플들처럼 서로 비슷한 점, 다른 점들을 하나하나 찾아가고 있는 견우와 직녀였다.
어느새 카페에 도착하고 더운 여름 날씨인 만큼 빙수를 시키기로 했다. 메론 빙수! 빙수를 시키고 자리를 찾아 앉자마자 직녀는 핸드백을 들고 바로 화장실로 향했다. 역에 도착하자마자 거울도 보지 못한 채 견우를 만나는 바람에 화장을 신경 쓰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화장도 한 번 확인해주고, 머리도 다시 한 번 정리해 주고는 화장실을 나왔다.
‘좋아, 완벽해!’
이미 콩깍지가 씌어버린 견우에게는 이전이나 이후나 변함없이 예쁘게 보였지만, 남자들은 알 수 없는 여자들만의 만족감이었다.
화장실에서 나온 직녀는 조금 안심이 되었는지 더 이상 얼굴을 가리지는 않았다. 그리고 가져온 부채는 핸드백에 집어넣은 채, 기린 선풍기로 바람을 쐬었다. 빤히 쳐다보는 견우의 시선이 부끄러울 때면 기린에게 시선을 옮겨가곤 하는 직녀였다.
「머리 잘 됐다. 잘 어울려. 염색도 처음이라 했지만 괜찮은 것 같은데?」
소개팅에 나가기 전 둘 다 헤어숍에 다녀왔다. 소개팅 전에 머리를 하면 더 어색할 수도 있다는 말에 고민하던 견우는 직녀가 먼저 머리를 하러 간다는 말에 자신도 머리에 변화를 주기로 했다. 직녀는 그런 고민을 하던 견우에게 ‘그럼 서로 머리가 어색한 것 정도는 이해해 주기로 하자.’라고 했지만 직접 보니 사진으로 본 것 보다 더 잘 어울렸던 것이다.
「너도 단발이 참 예쁜 것 같아! 사진으로 봤을 때도 예쁘다고는 생각했는데, 직접 보니 훨씬 더 예쁘네.」
첫 만남부터 예쁘다는 말을 남발하는... 아니, 만나기 전부터 예쁘다는 말을 남발하는 견우가 적응이 안 되지만 직녀는 그 말이 싫지만은 않았다.
견우의 연락이 끊이질 않아 소개팅 날 할 말이 없을까봐 걱정되었던 것과는 다르게 견우와 말이 잘 통해 소개팅의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어갔다.
아직 해가 지지는 않았지만 처음 만났을 때 보다는 해가 많이 기운 상태라 산책하러 나가기에 적당한 시간이 되었다. 둘은 카페를 나와 아까보다는 조금 천천히, 조금 더 서로에게 귀를 기울이며 걷기 시작했다.
걷고 걷다가 마로니에 공원에 도착한 견우와 직녀. 공연장에 있는 동그랗고 하얀 벤치가 햇살을 피하기 좋게 나무 그늘아래 숨어있었다. 그 벤치에 나란히 앉은 견우와 직녀는 향긋한 봄바람을 맞으며 그 분위기를 즐겼다.
「향수 뿌리고 왔네? 그 향 시원하고 좋은 것 같아.」
견우의 향수 향기를 맡으며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의 걱정도 조금은 날아갔다. 견우의 어머니께서 향이 조금이라도 나는 것들을 안 좋아 한다고 해서, 강한 향을 좋아하는 직녀는 조금 걱정도 되었었다. 하지만 견우는 괜찮다고 해서 직녀도 평소 쓰던 핸드크림과 향수를 바르고 나올 수 있었다.
「나도 달콤달콤한 너의 복숭아 향이 좋다~!」
그런 견우의 말에 향을 맡아보라는 듯이 직녀가 견우에게 손을 들어올렸다. 견우도 가볍게 미소 지으며 직녀의 손을 살포시 잡은 채 가까이 다가갔다. 향긋한 복숭아 향이 견우의 온 몸에 퍼져가고 있었다. 직녀도 가까워진 견우에게서 나는 시원한 바다의 향이 온 몸에 퍼져갔다.
(3편-2)는 길지 않게 써 보려고요..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