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때문에 고민이라고 글 올렸던 예신이에요

2018.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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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런 저런 조언도 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엄마랑 오빠 안 부르고 혼주석은 비워두기로 했습니다.


판에 글올리고 나서 어제 예랑이랑 만나서 같이 댓글 보면서 이야기 나눴어요.어느분 말씀대로 결혼은 저희 둘이 맞춰나가야하는거니까...예랑이가 심각한 표정으로 한참 읽더라구요.

마음 가라앉히고 차분히 천천히 정리해뒀던 말 다 했습니다.나는 용서할 준비가 안 된 것 같고, 용서하고 싶지도 않다.내가 가장 행복할 날에 마음 불편하고 싶지 않다.당신이 나 생각해서 그런 말 해준건 아는데, 솔직히 말하면 상처 받았다.혹시나 해서 묻는건데 아버님, 어머님이 혼주석 신경 쓰시는 거라면 내가 사람 불러서라도 그 자리 채워놓겠다.근데 우리 엄마랑 오빠는 안 부른다. 당신이 이해 못 하겠다면 어쩔 수 없다.

예랑이가 한참 말이 없더니 미안하다고 하더군요.자기가 생각이 너무 짧았대요. 배려한다고 한건데 당신한테 상처줬다고ㅎㅎ...그리고 혼주석은 시부모님이 예랑이한테 이미 말씀을 하셨었대요. 사람들 어차피 저런 자리 비어있으나 채워져 있으나 신경 안쓸테니 너는 니 아내만 챙기면 된다고.그 얘기 듣자마자 왜 그리 울컥하던지요...예랑이도 예랑이대로 미안하다고 자기가 더 반성하고 더 생각하겠다며 손 꼭 잡고 울먹거리는데아 정말 카페에서 둘이서 못 볼꼴 다 보였습니다...

저녁은 시부모님 댁에서 먹었어요.혼주석 비우겠다는 이야기 꺼내려는데 이해해주실거 알면서도 참 이상하게 입이 안 떨어지더라구요...엄마랑 오빠 안 모실거고, 혼주석 비워두고 싶다.저희 결혼식 와주시는 분들한테 혹여나 안 좋은 소리 들으실까봐 죄송스럽다.흠 있는 저 받아주신 것만으로 감사히 여겨야하는거 아는데, 좋은 날 좋은 사람들만 모시고 싶다.
어머님이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그게 무슨 흠이겠냐고... 네 맘 편하면 됐다고.아버님도 옆에서 웃으시면서 농담처럼 혼주석 비워뒀다고 입 댈 인간들이면 결혼식에 부르지도 않는다고...밥도 다 못 삼키고 또 펑펑 울었습니다.예랑이는 자초지종 다 들으신 어머님한테 혼났어요. 괜한 소리 해서 저 신경쓰이게 했다고ㅎㅎ...

저녁 먹고 어머님이 시간 늦었다고 얼른 가라는거 시댁에서 하루 자고 출근했습니다.예랑이 방에서 둘이 누워서 이런 저런 이야기 하는데참... 제가 그래도 영 운이 나쁜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결혼식 끝나고 한숨 돌리고 나면 상담도.. 한번 받아보려고요.저도 이제 제 가정 꾸려야할테고 그때마다 분명 그 사람들 생각이 날텐데언제까지 미워하고 싫어하기만 할 수는 없을테니까...

조언 해주셨던 분들, 잘 살아왔다고 해주셨던 분들..정말 모두 너무 감사합니다.잘 살게요. 남 부끄럽지 않게, 행복하게 잘 살겠습니다. 더운 여름인데 건강 챙기시기 바라요.주말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