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내 자동차는 이제 너무 낡았다 에어컨을 끄고도 낮은 오르막에서 금방 해소가 끓어오르고 느닷없이 네거리에서 깊은 생각에 빠져들기도 한다 하긴 늙으면 그렇게 잡념이 많아지는 것 아닌가 넘치는 힘을 감추기 위해 고요히 끓어오르던 심장과 생철의 탄탄한 조임 치약 거품처럼 반짝이던 시간이 또한 있었다 하지만 습관이란 얼마나 단호한가 굴러가는 바퀴처럼 해바라기는 다물어지지 않은 입으로 하품을 견디고 저녁의 임산부는 박꽃처럼 시들어 다시 누추한 삶을 견디는 것, 침침한 헤드라이트와 옆구리에서 새어나오는 낡은 시트의 중얼거림 그렇다, 길 밖으로 밀려나 속도를 잃어버린 내 자동차는 그토록 늙어버린 것이다 퇴직금도 없이 플라타너스는 아직 귀때기 시퍼런 잎을 떨구고 낡은 형광등 끔벅이는 몸 속으로 불 끈 자동차 하나 쏜살같이 달려나간다
낡은 자동차를 생각함
낡은 자동차를 생각함
장옥관
하지만 내 자동차는
이제 너무 낡았다 에어컨을 끄고도
낮은 오르막에서 금방 해소가 끓어오르고
느닷없이 네거리에서
깊은 생각에 빠져들기도 한다
하긴 늙으면 그렇게 잡념이 많아지는 것 아닌가
넘치는 힘을 감추기 위해 고요히 끓어오르던
심장과 생철의 탄탄한 조임
치약 거품처럼 반짝이던 시간이 또한 있었다
하지만 습관이란 얼마나 단호한가
굴러가는 바퀴처럼 해바라기는
다물어지지 않은 입으로 하품을 견디고
저녁의 임산부는 박꽃처럼 시들어
다시 누추한 삶을 견디는 것, 침침한 헤드라이트와
옆구리에서 새어나오는 낡은 시트의 중얼거림
그렇다, 길 밖으로 밀려나 속도를 잃어버린
내 자동차는 그토록 늙어버린 것이다
퇴직금도 없이 플라타너스는
아직 귀때기 시퍼런 잎을 떨구고
낡은 형광등 끔벅이는 몸 속으로
불 끈 자동차 하나 쏜살같이 달려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