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트레이너님이 이상해요..

미네랄2018.08.07
조회5,154
안녕하세요? 저는 10대 여고생입니다.
며칠동안 고민하다가 제가 예민한건지 아닌건지 심란해서 글 올려봐요.

저는 기숙사에 살고 주말에만 집에 오는 여고생입니다. 방학을 맞이해서 기숙사에 안가고 집에 있는 1달여동안 헬스장에 다니기로 했고, 어머니께서는 이왕 하는거 혼자하다 다치지 말고 확실하게 운동해라라는 뜻으로 개인 PT를 끊어주셨어요. PT라는게 한두푼하는게 아닌만큼 저는 어머니께 감사하면서 다니고 있었습니다. 트레이너분도 헬스장에 여성 트레이너분이 안계셔서 남성분으로 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상관 없다 생각하고 운동 했어요.
프로그램을 반절정도 진행하고 난 요즘, 제 마음이 심란해지는 계기가 된 일이 있었습니다. 쉬는시간에 대화 중 제가 기숙사에 사는걸 들으시고는 빨래 얘기가 나왔어요. 솔직히 저는 주말에만 집에 왔어도 평일에도 학원을 간다는 이유로 집에 종종 들렸고 (집이랑 학교랑 가까워요. 통학 가능한 거리입니다.) 일주일에 집에 3~4일은 있었기에 빨래는 항상 집에서 했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어머니께서 세탁기를 돌려주셨고요.
이런얘기를 하면서 저는 기숙사에서 살았어도 빨래는 집에서 엄마가 해주신다라는 얘기를 하자 갑자기 빨래는 여자일인데 왜 너가 안하냐는식으로 말씀하시더군요.. 남자일 여자일중에 빨래는 여자일이래요.. 그래서 제가 웃으면서 농담식으로 '에이 요즘에 그러시는건 성차별적 발언이에요' 라고 했더니 이게 뭐가 성차별적 발언이냐고 하시더군요.. 여자일 남자일이 나뉘어져있는건 당얀하다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이때는 그냥 넘겼는데 또 저한테 결혼계획을 물어보시더라구요..
말씀드렸듯이 저는 여고생입니다:)
아직까지 남자친구는 사귀어보지도 않았고 학생때는 굳이 남자친구를 사귈 생각도 없어요. 어차피 학원이 많고 기숙사에 살아서 만날 시간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저 스스로가 지금은 남자친구보다는 공부를 하고싶기도 해요. 무엇보다도 굳이 남자친구가 없어도 재미있는건 많다는 생각도 있구요.
남자를 이성으로서 만나본적이 없어 어떤 감정인지도 모르기에 결혼계획같은건 당연히 없었고 결혼에 대한 로망도 없었어요.. 부모님 사이는 매우매우 좋긴 한데 엄마쪽 아뻐쪽 할 것 없이 나머지분들은 딱히 행복해보이지는 않았어요. 특히 이모는 결혼을 안하시고 여행을 즐기시는 분이라.. 그래서 결혼의 중요성을 못느끼는건 사실입니다. 저는 미래에 제 직업을 갖고 부모님이랑 행복하게 사는게 소원이거든요.
그냥 간단하게 저는 아직 결혼생각은 안해봤다 이렇게 대답만 했는데 깊게 물어보시더라구요.. 이유를요.
그래서 결혼을 해야하는 이유도 모르겠고, 나는 명절에는 남의집가서 일하는거 말고 우리 엄마아빠 집에서 엄마아빠 도와드리다가 황금연휴나오면 부모님 모시고 놀러가는 삶을 원한다라고 말씀드렸어요. 그랬더니 저보고 심각한 페미(페미니스트)가 아니냐고 비꼬시더라구요.
그리고 대한민국은 유교의 나라라는걸 계속 강조하시네여..

솔직히 유교의 나라는 조선이지 대한민국은 아니잖아요..?


참고로 저는 페미가 나쁘다고 생각 안해요.. 순수한 페미의 의미로서는 개인적으로 좋은 사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트레이너분께서는 이 페미라는 단어를 저에게 대입시키면서 이 '순수 페미니스트' 라고 생각하신게 아니잖아요.. 흔히 말하는 '워마드'를 언급하신거니깐요.. 그래서 저는 이런 말을 하는게 워마드취급을 당할정도로 틀에 갇힌 사고인가, 내가 정상적인 사고를 하고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충격을 받았어요.
이때부터 느꼈죠.. 아.. 이분은 가부장적인 분이시구나... 그래서 최대한 말을 안섞고 있는데 갑자기 저한테 '대힌민국같이 여자가 살기 편한 나라는 없다.' 라고 하시더군요.. 데이트할때 돈쓰는 여자는 없다라고 하시더군요.. 여자는 받아먹기만하면 되는데 대한민국처럼 여자가 살기 편한 나라가 어디있냐 대충 이런 맥락이었어요.
저는 이말 듣고 짜증나서 '저는 남자한테 다 부담하게하는거 내가 부담스러워서 못받는다. 나는 되도록이면 반반을 하던 공용 통장을 만들던 할거다.' 라고 했는데 말도안되는 소리라고 비웃더라구요 :)
음.. 이게 무슨 소리인지.. 솔직히 저는 진짜 받기만하는건 부담스러워서 그런건 못하겠고 제가 더 해주면 해줬지 받기만하지는 않아요. 이건 제 성격입니다.

헬스장에서 이런 일이 있고나서 내가 트레이너한테 워마드취급을, 개념없는 비현실적인 사고를 가진 철없는 여고생 취급을 받으면서 PT를 다녀야 하나, 내가 충분히 이런 취급을 받을만한 사상을 가진 것일까, 내가 문제인가 싶더라구요..
10대 여고생인 저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있는 직업사진부터 여군, 남자간호사로 바꾸면서 양성평등 교육을 받으면서 자랐고, 그만큼 주위 남자애들도 다 트레이너분과 같은 사상을 가지지는 않았어요. 학원이나 학교의 남자선생님분들도 이런 사상 가지고 계신분 전혀 없었고, 제가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학원선생님 두분 다 남자이신데 진짜 아빠같다 싶을정도로 고민을 잘 들어주시거든요..

저는 이런 사상을 가진 분을 만난건 살면서 처음이에요. 그동안은 판이나 유*브에서만 봤던 드라마같던 썰일 뿐이었는데 실제로 이런사람을 만나니 충격을 엄청 받았어요.

어머니랑 얘기를 하고 저는 거의 오열을 하다시피 너무 충격이다, 헬스장 못가겠다 말씀을 드렸는데 엄마는 살면서 이런사람 대한민국에는 널리고 널렸다, 너가 참아라, 트레이너를 바꾸고 나머지를 다 나가라, 이럴때마다 피할거냐라고 하셨어요.

어머니의 말씀 전부 이해는 합니다. 그런데요 저는 솔직히 이런 사상이 이제는 노령층에만 있다고 생각했고 차마 30대 초반인 트레이너에게 있다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제가 충격을 받는게 예민한건지, 이런상황이 또 생기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어머니 말씀대로 이런거로는 클레임이 안되는지에 대해서 자세한 조언 듣고싶어요..


클레임을 걸겠다는 소리가 아니구 클레임을 걸 정도도 아닐 수준의 흔하디 흔한 일이냐고 여쭤보는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