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줄 알았는데 많이 힘들다..

slender2018.08.13
조회1,037
3년 7개월이란 시간을 만나면서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만난 지 2개월만에 오빤 군대를 갔고 전역 후 1년이 지난 지금 우린 이별을 했네..

습관처럼 난 오빠한테 나도 남들처럼 여행도 가고 싶고 만나고 싶을 때 만나고 싶다고 했어.. 내가 오빠를 만나려고 노력하는 만큼 오빠도 노력을 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커서..

오빠가 나한테 이별을 말 하려고 만나자고 할 때 짐작은 했어 또 같은 문제로 우린 싸웠고 오빠의 행동이 바뀐 걸 느꼈으니까.

오빠가 나한테 헤어지자고 하면서 많이 지쳤다고 앞으로 또 같은 상황이 일어날까봐 무섭다고 그랬잖아 그런데 나도 무서웠어.. 나도 같은 이유로 화내고 싸우는 거 하고싶지 않았어..

오빠 내가 화를 내고 서운하다고 한 건 우리가 바빠서 만나지 못 하기 때문이 아니었어.

나는 술 마시는 사람이 싫지만 오빠가 술 마시는 걸 좋아했기 때문에 마시지 말라고 하지 않았고, 그냥 자리를 옮길 때 집에 들어갈 때 연락해주길 바랬고

나와 한 약속이 우선이었으면 했어. 나는 그걸 바랬어. 그런데 오빤 술을 마시면 아무 연락이 없었고, 우리가 오래간만에 만났음에도 다른 약속이 있어서 나에게 빨리 가라고 하더라..

오빠를 만나는 날을 기다리면서 무슨 옷을 입어야하고 어떻게 꾸며야 할 지 고민했고, 퇴근하고 오빠를 만나러 가는 길이 힘들었지만 오빠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좋았거든.

그래서 힘들어도 참았고.. 그런 상황들을 오빠가 싫어해서 고치려고 노력도 하고 있었어..

그리고 오빠를 잡았을 때 오빠가 다시 해보자고 그래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라..

나는 우리 사이가 돌아갈 수 있을 줄 알았어.. 여행도 가고 앞으로 잘 하는 모습을 보면 오빠가 날 다시 좋아해 줄거라고 생각했는데 오빤 그럴 생각이 없더라..

다시 해보자는 말은 내가 정리할 시간을 준거였고
여행도 그냥 내가 가자고 해서 가는거였어

가는 길에 그걸 뼈저리게 느껴서 그동안 무서워서 숨겨뒀던 이야기를 한거였어.. 다시 시작하려는 게 아니라 그냥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걸.. 말하고 싶어서.. 나만의 일이 아니니까 말 해야한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어렵게 꺼낸 유산소식을 오빤 아무렇지 않게 넘기더라 미리 말하지 그랬냐고 그러면서..

나는 죄책감 때문에 무서웠고 이걸 어떻게 전해야할 지 몰라서 이야기를 못 한 거였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말 하지 말고 나혼자만의 아픔으로 가질걸 그랬나봐.

나와 하는 연락이 의무처럼 느껴지고 내가 짐 같다고 하는 소리에 마음이 아프고 미안했고

동등한 위치를 바라면서 날 어리게 취급하고 돌봐줘야 하는 존재로 보는 오빠한테 화도 났어..

처음에는 웃으면서 보내주려고 했는데 그러지 못할 것 같아서 자는 오빨 두고 집으로 오는데

나도 그동안 많이 힘들었고 지쳤다는 걸 알겠더라..

오빠랑 헤어지면 죽을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았거든. 그래서 빨리 정리가 되는 줄 알았어.

처음엔 해어지면 난 너무 후회할 것 같았어. 날 많이 좋아해줬던 오빠를 힘들게 한 것 같아서. 그랬는데 후회 할 필요가 없더라.

난 오빠를 만나면서 내가 해 줄 수 있는 최선의 것을 해주려고 했고 우리의 만남을 이어가려고 많은 노력을 했고 오빠와 함께하는 순간순간 최선을 다 했으니까.

그래서 나는 아무렇지 않은 줄 알았어. 그냥 그렇게 잊을 수 있는 건 줄 알았는데 오빠의 소식을 전하려 한 건 아니지만 오빠와도 연관된 친구한테 연락이 왔는데 온 몸이 떨리더라.. 나는 그냥 괜찮은 척을 하고 있었나봐.. 괜찮지 않았나봐. 그냥 우리의 이별을 알리는 그 말이 이렇게까지 힘들거라고 생각도 못 했어..

그렇다고 오빠에게 다시 연락을 하거나 다시 만나러 가고싶은 생각은 없어.. 괜찮은 척을 계속 하다보면 언젠가 오빠가 지워질거고 나 혼자만의 일이 되어 버린 그 일 또한 언젠가 마음에 묻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니까..

그런데 나는 언젠가 올 그 날이, 기다리면 올 그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