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요?

앨리스2018.08.16
조회1,256

 

잘 지내요?

 

나는 그냥저냥 잘 지내는 것 같아요.

 

 

사실 그렇게 당신을 마음 속에서 떠나보내고, 죽고 싶을 정도로 아프다-라는 말을 입에 달지는 않았어요.

 

그냥 가슴이 허하고. 밤 중에 깨면 눈물이 나고. 가끔 심장 부근이 턱 막히는. 그 정도에요.

 

 

내가 당신을 많이 사랑하지 않았던 걸까요.

 

아니면, 우리가 제대로 된 시작을 하지도 않아서였을까요.

 

 

원망스럽지 않아요.

 

내가 다가가고, 당신이 다가오기에는 우리의 상황에 많은 시련이 있으니까요.

 

이해해요. 누구나 수긍할 걸요.

어차피 끝이 보일 연애는 시작도 하지 않는 게 현명하죠.

 

 

그냥.

당신한테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내게 첫사랑의 설레임을 알게 해 줘서 고마워요.

 

당신을 너무 사랑했으니까, 더 이상 누군가를 또 사랑하게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에게 설렜던 그 마음은 아마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거에요.

 

 

당신이 있는 곳으로 가기만 해도 떨렸던 내 심장과

당신의 안경알 너머 부드러웠던 눈빛과

나란히 걸을 때 들렸던 발자국의 나직한 소리.

 

재미있던 버릇과

느릿한 목소리와

특유의 웃음소리.

 

 

잊어야 하는데, 잊을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좋은 사람을 만나길 바래요.

나보다 훨씬 당신을 행복하게 해 줄 사람을요.

 

 

그래서 당신은 나를 잊었으면 좋겠어요. 어쩌면 벌써 잊었을 지도 모르지만.......

 

 

시간이 약이라는 말을 믿지 않아요.

 

몇 년 째 계속 되고 있으니까.

 

 

그저 내 생활이 바빠지길 바라요. 그래서 이따금 외로울 때 당신이 생각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 가장 싱그러웠던 삶 속에 녹아들었던 당신이 생각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다음 생에는 붙잡을 수 있을까........? 기회가 올까.

 

이렇게 형편없이, 보낼 수 없는 편지만 계속 쓰고 있네요.

 

 

잘 지내요?

 

너무 그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