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피임약 부작용....그리고

2018.08.17
조회6,096
현재 헤어진 상태.
부작용을 겪는 과정에서 사랑해도 결국 남이라는 걸 배웠네요.
전 애인은 이 부작용을 보고서도 본인은 책임을 다했답니다. 어이가 없어서 어떤 노력을 했녰더니 정말 죽을 것 같았을 때 옆에서 죽 끓여주고 연락을 좀 더 자주 하고 밤 늦은 시간에 귀가하면 매일 데려다주려고 했답니다. 매일도 아니었지만. 이게 부작용 때문에 죽을 것 같던 사람에게 충분한 책임을 진건지 대체 이해할 수가 없네요.... 책임 지겠다고 미안하다고 큰소리 떵떵 치던 놈이 한심하네요. 더는 제게 피해만 있을 뿐이라 헤어졌지만 그 무책임함에 치가 떨리고 화가 나네요. 여튼 사피 부작용이 심하면 어느 정도까지 갈 수 있는지 보여드리고자 글 씁니다.
*전제 이후 본문

(전제
부정맥 시술 후 완치 판정 받고 1년 지남.
살면서 공황장애 겪은 적 없음.

사건 당일 밤 12시쯤 섹스. 후 콘돔이 빠진 뒤 사정한 걸 알게됨.

1일차
오전 10시경 빈속에 약먹음.
1시간 내로 맥박, 호흡, 불안, 공포
12시경 계속 움. 울고나면 조금 진정
앉았다 일어날 때 심장이 뛰고 호흡이 가빠짐.
새벽 3시경 갑작스런 불안ㆍ공포 이후 호흡과 맥박.오한. 몸이 떨림 심하게. 못 걸을 정도. 걸어서 10분거리 택시탐. 흐느껴움. 그냥 눈물만 낫다가 우울해서 죽을 것 같아서 또 울고 공포 때문에 움. 팔 다리 저림. 발열. 맥박. 공포. 호흡 ~약 4시 반
잠들만큼 피곤한데 잠에 들기 어려움. 몸이 지나치게 긴장한 상태.

2일 차
병원. 아무도움 안됨. 회피.
앉았다 일어날 때 심장이 뛰고 호흡이 가빠짐.
1시 경 호흡. 맥박.
다른 일을 할 때는 괜찮음.
오후 9시경 메스꺼움. 갑작스런 공포. 호흡. 맥박. 몸 떨림. 팔다리 저림. 발열.
피곤한데 쉽게 잠들지 못함.

3일 차
12시 경 호흡이 가빠짐.
약 30분 지속. 제어 가능한 정도.
걷기 시작하니 팔다리가 저리고 몸이 떨림.
3층 올라가는데 5번 이상 멈춰서 호흡 진정시키면서 감.
계속 피곤함. 잠이 늚.

밤 우울. 죽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안 좋은 일들만 생각남.

4일 차
오전 중 호흡 가빠지는 것 약간. 강도가 약하나 잦아짐.
잠이 계속 옴.)


위 전제 하에 전반적으로 설명하겠습니다.
굳이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피임약이 너무나도 문제가 많고, 피임약이 개선되어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피임약의 부작용을 쉽게 생각하고 남일이라고 가볍게 권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 글을 씁니다.

사건 당일 애인과 밤 12시쯤 섹스를 했는데 사정하고 성기를 빼보니 콘돔이 없었음. 콘돔은 상당히 안쪽에 구겨져있었고 콘돔 안에 사정된 양은 없었음. 결국 질내 사정 한 셈. 우리나라는 낙태가 불법이라 확률을 믿어볼 수조차 없었음. 안전일 중 이었긴 하지만 혹시나 1000명 중 8명이 내가 될 수도 있기에. 그렇게 된다면 결국 몸의 부담도, 사회적 시선도 나 혼자 져야하고 심할 경우 금전적인 부분도 혼자 감당해야했기에.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몸에 안 좋다는 걸 알지만 응급피임약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걸 깨닫고 너무 걱정스럽고 막막하고 답답해서 그 날 꼬박 밤을 샘.

다음 날 여성병원에 가서 상담하고 엘라원을 받음. 심근경색 같은 병이 있는 사람이 집안에 있는 경우 약을 먹으면 안된다고 해서 부정맥이 있었고 완치되었던 것을 말함. 부정맥은 상관없대서 그 날 약국 가서 바로 먹음. 약 오전 10시였음.
약을 먹고 한 1시간 지났을 즈음, 가만히 앉아 있는데 갑자기 심장이 빠르게 뛰고 호흡이 가빠졌음. 불안한 기분이었고 공포도 조금 느낌. 심장이 뛰는 정도는 부정맥 정도는 아니었고 달리기를 한 뒤 뛰는 정도. 하지만 난 의자에 계속 앉아있는 상태. 그런 기분이 심하지 않았기에 견디면서 약 두시간이 지남. 그러고 나서 도저히 다른 일을 못할 것 같은 기분에 일하던 걸 그만뒀는데, 그 때부터 우울감이 몰아쳤음. 갑자기 눈물이 쉴새 없이 났음. 물론 애인이 눈치없이 내가 약의 부작용을 겪는지 어떤지 관심도 가져주지 않았기에 서러운 것도 있었음. 이 날부터 하루종일 의자 같은 데 앉았다 일어나면 맥박이 빨라지고 호흡까지 가빠짐.
이 날 다른 일과를 마치고 저녁 한끼 평소 양 반만큼 겨우 먹고 DVD방에 가서 영화를 봄. 한 편 보고 잠시 누웠는데 갑자기 불안이 마음 속에 엄습함. 진짜 아무런 개연성 없이, 다른 생각이랑 같이 나타난 것도 아니고 '불안' 그 자체가 갑자기 생김. 그러고 영화의 모든 소리가 거슬리고 위협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함. (영화는 블록버스터도 스릴러도 아닌 라라랜드였음.)
당장 여기서 빠져나가야한다고 본능이 말했고 DVD방을 나서는 즈음부터 호흡이 가빠짐. 심장이 매우 빠르게 뛰고, 손 발은 물론 뇌까지 산소가 안 닿아서 손발은 저리고 머리가 어지러웠음. 몸이 부들부들 떨리는데 겨울에 추워서 떨리는 것과는 완전 다른 떨림이었음. 어느 정도냐면 옆에서 사람이 받쳐주면서 천천히 걷는데도 무릎이 꺾일 정도로 부들부들 전신이 떨림. 걸어서 10분 거리를 택시 탈 정도. 이때가 약 새벽 3시쯤. 침대에 앉아서 호흡을 골라야하는데 과호흡이 올 정도로 제어 못할만큼 호흡이 빨라지고 맥박도 굉장히 빨라짐. 어림잡아 140-150정도 추측.(부정맥 때 198까지 올라갓던 것에 비해) 속이 메스껍고 호흡을 옆에서 같이 잡아주는데도 제어가 안 됨. 그 때 느낀 건 공포였음. 밑도 끝도 없이 언제 끝날 거란 기약도 없는 공포. 그 공포는 죽기 직전 미칠듯이 살고싶게 만드는 딱 그 정도의 공포였음. 그러고 체온이 확 상승해서 목뒤, 볼까지 열이 갑자기 확 오르는 게 느껴짐. 그러고 눈물이 나기 시작함. 살면서 소리내서 운 적이 손에 꼽는데 아예 대성통곡을 함. 고통스러운 것도 기고 나만 이런 대가를 치러야한다는 게 서럽기도 했고 무엇보다 무서웠음. 그 공포는 원초적인 느낌이었음. 어디서 왔는지 왜 왔는지도 모르게. 진짜 신기하게 한참 울고 나니까 눈물이 뚝 그침. 무서울 정도로 뚝 그침. 꼭 나를 울게 만든 약물의 효과가 뚝 끊긴 것처럼. 그러고는 조금 진정됐다. 그 때 시간이 새벽 4시 반정도였던 것 같음. 전 날 밤을 샌 상태였는데도 5시 정도까지 잠에 못 듦.

다음 날, 약 먹고 이틀 째인 날에 12시쯤에 일어나서 갔던 병원에 다시 가려고 챙김. 문을 나서는데 심장이 뛰고 호흡이 가빠졌다가 다시 돌아옴.
병원에 도착해서 심장이 뛴다고 하자 내과로 보내서 심전도를 찍으라함. 근데 부작용이 갑자기 발작처럼 왔다가는 건데 멀쩡할 때 찍어봤자 나올 리가 없음. 내과에서는 이 약을 잘 모른다고 네이버 지식백관가 어디에 찾아보더니 약에 부정맥을 유발하는 요인이 없기 때문에 내 이전 부정맥 문제일 수도 있다함. (부정맥 유발 요인이 없는데 약 먹자마자 그런 증상이 생기면 뭔가 약에 문제가 있건, 다른 문제가 있는 건데 책임 회핀지 뭔지 부정맥 다시 검사하러 가라고만함.) 다시 산부인과로 가기 전 가도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상담하겠냐고 물음(그런 약을 왜 파냐고) 일단 한다해서 약 준 선생님을 뵘. 이런 경우 진짜 드물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해줄 수 있는 건 없고 약에는 그런 성분이 없으니 약 때문은 아니고 부정맥 진료 본 병원에 다시 가보라는 말만 함.(약 때문에 부정맥이 생긴 건 아니라면서 약이 내게 안 맞아서 그런거다?) 그리고 내가 피임약이 안 맞기 때문에 이후 피임을 할 경우엔 루프를 넣거나 정관 수술을 하라고 함. 이후에 내가 알게 된 바로 내 증상은 공황장애였음. 호르몬제고 우울이 심화될 수 있는 단점은 10배 약한 경구 피임약도 갖고 있는 건데 솔직히 좀 더 생각하면 의사들은 응급피임약 부작용으로 공황장애를 생각해볼수도 있지 않나 싶음. 근데 태도들이 책임회피부터 하려는 것 같아 굉장히 마음이 불편했음. 여튼 결론은 약은 내가 줬지만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었기 때문에 먹은 내가 혼자 감당해야한다는 거였음.
도움도 안되는 무책임한 진료비 내고 집에 와서 죽을 먹음. 약을 먹은 이후 소화가 1도 안돼서 계속 설사하고 좀 먹을라치면 메스껍고 입맛도 없어서 아무것도 안 먹다가 점심으로 조금 먹음. 그러고 한시간 정도 일 보고 와서 집에 누워있었음. 밤 9시쯤 갑자기 메스꺼워서 몸을 일으켰는데 공포가 재발함. 새벽 3시경 그랬던 것처럼 호흡이 가빠지고 맥이 빨라지는데 손발이 많이 저리고 많이 어지러웠음. 그때 앉아있는데도 다리가 부들부들 떨리고 어지럽고 무서워서 눈물이 나고 진짜 응급실 실려가기 전에 기절할 것 같았음. 그러다가 열이 훅 오르고 숨은 계속 가빴음. 이 날도 펑펑 울고 또 좀 진정돼서 늦게 잠들었던 것 같음.
두번의 발작으로 느낀 건, 공포와 심장 뛰는 게 동시에 오거나 공포가 앞선다는 것. 부정맥이라면 심장이 먼저 뛰고 산소 운반이 안되니까 다음에 호흡이 가빠지고 죽을까봐 두려웠음. 근데 무엇보다 공포ㆍ불안이 먼저왔음. 그리고 적당히 발작이 지나간 후에 감정을 해소해주고 나면 훨씬 증상이 완화된다는 것이었음. 이걸로 예상하기에 약은 부정맥을 유발시킨 게 아니라 뇌의 공포 쪽을 자극해서 패닉 상태에 빠뜨리는 거였음.

세번째 날, 앞선 이틀과 달리 일어났을 때 몸 상태가 괜찮다고 느꼈음. 빠질 수 없는 모임이 있어 그걸 나갔는데 12시경 갑자기 발작이 왔음. 처음엔 호흡만 살짝 가빴는데 점점 불안감과 함께 호흡이 격해짐. 택시 타고 집엘 오는데 택시가 가속 할 때마다 심장이 내려앉을 만큼 두려움이 왔다감. 그 때 과호흡이 와 버리면 방법이 없기에 필사적으로 스스로 괜찮다고 안정시킴. 이 때쯤은 약 먹은지 만 2일째로, 증상이 호전되어 제어가 조금씩 가능해짐. 택시에 내려서 일어서자 산소가 부족한지 머리가 어지러웠고 손발이 저렸다. 옆에서 한 사람이 붙잡아줘서 계단을 올라가는데 몸에 다른 온기가 닿으면 그것조차도 두렵고 불편했음. 3층까지 올라가는데 엄청 천천히 가면서도 5번 넘게 쉬었음. 또 앉아서 진정시키는데 이전의 이틀처럼 오래가지는 않음. 또 눈물이 주룩주룩 났고 시간이 지난 뒤 안정을 취함. 잠들었다 밤에 깼는데 자꾸 우울한 생각만 계속 나고 그 과정에서 죽고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음. 안 좋은 일이 있긴 했지만 그 정도로 격화될 건 아니었기에 약이 감정 쪽을 자극한 게 아닌가 추측함.

4일 째, 아침에 호흡이 가빠지고 메스꺼운 정도의 발작만 강도는 약하게 자주 발생.

5일째 발작은 거의 없음.

이후로는 정기적으로 발작이 있진 않았고 한달이 지난 지금까지 커피를 마시거나 스트레스나 화가 심하면 다시 발작이 생겼음. 콘돔도 못 믿는데 콘돔만 쓸 순 없으니 경구피임약 머쉬론을 먹음. 먹은 직후부터 자기 직전까지 아무 일 없이 불안하다가 다음 날 발작이 옴.
결국 전 평생 공황장애를 갖게 되었네요. 또 터지지 않게 조심하며 평생을 살아야하네요.

저는 경구피임약 중 순한 편인 에이리스를 먹고도 하혈, 심한 우울감을 겪었습니다. 응급피임약이 경구피임약보다 안 좋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출시된 약이기에 믿고 먹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약의 부작용으로 공황장애를 겪었습니다. 그리고 약효가 도는 동안 옆에 누가 없었다면, 제가 평소 우울증이 있었다면 자살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겁니다.
이번 일로 느낀 게, 이 약들이 정말 안전한가?입니다. 사실 경구피임약도 어느정도 부작용을 감수해가며 먹어야하고, 여성병원에 가도 진단을 내려 어떤 약을 먹으라고 권해주는 게 아니라 일단 먹어보고 안 맞으면 바꿔야한다고들 말합니다. 자신의 몸으로 맞는 약을 찾아 실험을 해보다 맞는 약을 찾게 되는 것입니다. 과연 정말 이게 현대 의학의 최선일까요? 이런 의심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피임 방법에 대해 들으면서 남성 피임이 여성 피임보다 지나치게 방법이 적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콘돔의 피임율은 정말 생각보다 낮습니다. 그런 콘돔을 제하고는 정관 수술밖에 없습니다. 여성의 경우 먹는 피임약 다수, 자궁에 삽입하는 루프 두 종류(전신작용, 자궁만 작용), 팔에 심는 피임법, 난관 수술이 있습니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나야하는 걸까요? 여성 피임약은 벌써 4세대까지 나왔는데 남성 먹는 피임약은 이제 개발 되었다고 하죠. 여성 피임약은 이미 1960년대 출시되었지만 남성 피임약은 개발이 되어도 출시가 늦어지는 실정입니다. 그 이유는 남성 피임약을 복용한 남성들 중 부작용으로 기분 변화를 호소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이는 여성의 경구피임약도 마찬가집니다. 아니, 실제로는 여성 경구피임약의 부작용은 하혈, 기분변화, 체중증가, 피부트러블, 식욕 부진 및 소화불량으로 더 많습니다. 그래서 진짜 이유는 회사 경영진이 중년 남성이라는,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기사 한편이 있었습니다. 어쨌건 피임은 남녀 모두의 일인데 현재 여성에게만 지워진 짐이 되었습니다.
응급피임약의 경우, 효력이 3일밖에 되지 않아 실제 임신 여부를 따져보기도 전에 불안하면 먹어야하는 약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그런 약은 부작용이 더 심하게 있습니다. 발열, 오한, 메스꺼움은 당연한 것입니다. 병원에 가도 당연한 거라 말할 정도고, 심한 구토로 약을 여러번 먹어야하는 사람부터 저처럼 감정적으로 공황장애를 겪는 사람도 다수 있습니다. 이런 약이 임상 실험을 거친 건 맞습니까? 사람이 써도 되는 약이 맞습니까? 이런 면에서 저는 지나친 무관심을 느꼈습니다. 남성 피임약의 경우 부작용이 없는 것이 출시 되어도 성기능이 저하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로 반 이상이 거부합니다. 그런데 응급피임약은 응급이란 이름 아래 눈을 가리고 절박한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먹게 됩니다. 의약품은 복용자의 안전을 위해 만번 중 한번의 일이라도 명시하고 알려야하는데 이 약은 부작용에 대해 어영부영 넘어가버립니다. 게다가 이 약은 낙태가 불법이고 임신의 모든 책임이 여성에게 돌아가버리는 우리나라에선 특히 어쩔수 없이라도 먹어야하는 약입니다. 그런 약이 이렇게 위험해도 되는 건가요? 애초에 이런 약이 좀 더 연구되어서 출시되어야하는 것 아닌가요? 그 이전에 싸튀같은 일이 먼저 없어져야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