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 # 4

독백2004.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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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줌마. 우리 하늘이 예쁘죠?"
" 그래. 예쁘다. 우리 하늘이라고 하는 것 좀봐."
" 후훗. 예쁘잖아요."
" 니가 더 예쁘다 이녀석아."
" 하하하하."

 

엄마와 해우의 말장난에 괜히 우울해지는 나였다. 이자리에 있는 것 조차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기다리던 해우가 돌아왔는데 말이다.

 

해우네 집에서 점심을 먹고 엄마와 집으로 돌아왔다. 우리집으로 올때 쯤 하늘이와 같이 나간
해우는 오후 10시가 넘었는데도 돌아올 생각을 않고 있다. 나는 오늘도 내 방 창가에 기대어 달
을 올려다 본다.

 

" 야야야야. 우리 해우오빠 멋있어? 어때-? 벌써 아저씨 된건 아니겠지?"
" 야. 반은별! 내가 나한테 너라고 부르는건 이제 이해하겠는데 노크좀 하고 들어와."
" 알았다 알았어. 어땠냐구. 우리 해우오빠 여전히 멋있어?"
" 몰라. 니가 가서 보면 될꺼 아니야. 괜히 친구 만나러 간다고 나가 놓구는..."
" 바쁘니까 그랬지. 말 좀 해줘~"

 

꼬박꼬박 우리 해우오빠라고 부르는 은별이. 어려서부터 유독 해우를 따르고 해우를 좋아했던
동생이었다. 어쩌면 적은 하늘이가 아니라 가까이 있는 한살 어린 내동생 반은별일지도 모르겠
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 그냥 그랬어."
" 그냥 그런게 뭐야. 어? 야. 말좀 해봐라."
" 아우. 몰라. 나 잘꺼야."
" 자긴 왜 자. 야아-"
" 몰라아- 하늘이랑 같이 왔더라."

 

홧김에 버럭 소리를 지르듯 하늘이 얘기를 해버렸다.

 

" 뭐?! 김하늘? 걘 또 왜 왔대? 아우 짜증나."
" 몰라. 애인이니까 데려 왔겠지. 군대 제대 할때까지 기다려준 애인인데 안보고 싶었겠냐."
" 뭐야- 나는 21년을 기다렸는데!!"
' 난 22년을 기다렸다구!'

 

이렇게 말을 했어야 했는데... 여튼 난 침대위에 웅크리고 누어 움켜 잡고 있던 이불을 놓았다.

 

" 몰라 가서 그만 자."

" 아우씨. 걔 얘기 들어서 잠 다 깼어. 걘 이제 그만 좀 떨어지지- 아우 진짜."
" 나 잘꺼라구."
" 알았다구."
" 나갈때 불 끄고가."
" 알.았어."

 

은별이는 곧 일어나서 불을 끄고 내방을 나갔다. 그리고 한시간 쯤 뒤척였을때 해우의 방에 불
이 켜지는 걸 볼 수 있었다. 내방 침대에서 누으면 해우의 방이 바로 보였기에...

 

예전엔 없었던 해우의 방 창에 달린 커튼... 언젠가 부터 생긴 커튼때문에 난 직접 해우의 얼굴
을 볼 수가 없었다. 때문에 커튼에 비치는 해우의 실루엣으로 그의 움직임을 알 수 있었다. 이
렇게 얘기하니 왠지 스토커나 변태가 된 느낌이 조금 들지만...

 

잠시후 내 핸드폰 벨이 울렸다. 해우였다.

 

" 왜."
" 받자마자 왜가 뭐야."
" 그럼 뭐라고 해."
" 됐어. 곰탱아 잘지냈어?"
" 그래 잘 지냈다. 우리 새우는 잘 지냈어?"
" 야!"
" 뭐어-"

 

해우는 어릴적부터 꼬박꼬박 곰탱아- 라고 불렀다. 아니 처음부터 곰탱이는 아니었다. 내 이름
때문에 해우는 내 별명을 반달곰이라고 지어놨고, 초등학교 때 친구들 모두가 나를 반달곰이라
고 불렀다. 그래서 인지 해우는 다른 녀석들과 같은 별명을 부르고 싶지 않다나 뭐라나. 자긴
꼭 튀어야 산다고 나를 곰탱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난 해우를 새우라고 불렀다. 해
우가 제일 싫어하는 말. 새우! 작은 눈이 컴플렉스인 해우. 때문에 해우는 새우를 먹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