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 # 6

독백2004.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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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

 

엄마야! 꿈이었다. 헌데 꿈은 꿈이었는데 정말 내 눈앞엔 해우녀석이 있었다. 내 입술에 닿을
듯 얼굴을 들이밀고는 나에게 소리를 질러 놀래키는 이해우.

 

" 야. 뭐야!"

 

내가 소리를 지르자 그제서야 웃으며 한걸음 물러난다.

 

" 너 아직도 침흘리고 자냐?"
" 어?"
" 너 입가에 침이 말라 붙었어. 아우."

 

나는 협탁위에 올려진 작은 거울을 들어 내 얼굴을 보았다. 정말 오른쪽 입술옆엔 무언가 하얗
게 말라붙어 있었다. 정말 이게 침이란 말인가... 게다가 왼쪽눈에 낀 선명하게 보이는 코딱지
만한 눈꼽. 아우. 최악이야 반달!

 

" 침 아니야. 울어서 그래."
" 울긴 무슨. 너는 눈물이 입에서 나오냐!"
" 왜 아침부터 와서 시비야. 아직 7시두 안됐는데!"
" 야 군대에선 7시에 일어나면 쪽두 못써. 바로 죽음이야. 아니 7시까지 재워 주지도 않아."
" 여기가 군대냐. 왜 아침부터 남에 집에 와서 그래."
" 난 또 생각해서 왔더니."
" 뭘 생각해서 와."
" 운동가자구."
" 뭐?"
" 너 살뺀다며. 굶어서 빼지말고 운동해서 빼라구. 말로 하라고 하라고 하면 안 할꺼 뻔하잖아.
그래서 새벽같이 일어나셔서 직접 납시셨거늘. 어느 안전에서 큰소리를 치느냐."
" 야. 이해우."
" 일어나. 빨랑. 오후되서 운동하면 쪽팔리잖아. 늦잠 잔거 티낼일 있냐."
" 나 잘꺼야."
" 자긴 왜 자. 일어나."
" 잘꺼야."

 

말은 이렇게 해도 은근히 날 챙겨주는 듯한 해우의 행동이 나를 기분좋게 해주었다. 그럼에도
졸리다며 튕기는 나를 몇번이고 침대에서 일으켜 세워주는 귀여운 나에 해우.

 

" 야. 일어나. 안일어나면 확!"
" 확 뭐?"
" 팬다-!"
" 팬다? 이제 곰탱이로도 모자라서 팬다랜다. 흰 얼굴에 썬그라스. 팬다곰."
" 미-치겠다. 곰탱아 넌 뭘해도 썰렁해. 쇼하지 말고 얼렁 일어나."

 

결국 해우는 내 손을 잡아 끌었다. 사실 일어나기 싫었던 이유가 있었다.

 

" 푸하하하. 푸하하하하."

 

해우는 운동을 하러 나와서도 내 얼굴을 보며 계속 웃어댔다. 좀전에 보았던 내 잠옷을 잊을 수
가 없다나... 어쨌든 해우는 왠종일 웃어댔다. 내 잠옷은 곰돌이 푸우였다.

 

" 우리집에서 아침 먹고가-"
" 됐어. 얼른 씻고 나가봐야돼."
" 어디 가는데?"
" 뭘 그런걸 꼬치꼬치 캐묻냐. 그냥 오빠가 볼일이 있으시다."
" ... 하늘이... 만나러가?"
" 어? 아... 그러구 싶은데 다른 볼일이 좀 있어."
" 다른 볼일?"
" 어. 야 니가 내 마누라냐. 왜자꾸만 캐 물어?"
" 아니 그냥. 궁금해서."
" 궁금할 것도 많다. 얼른 들어가서 아침이나 먹어. 굶지말고. 아침은 많이 먹어도 살 안찌는 거야."
" 응."
" 들어가."

 

해우는 내 등을 한대 툭 치고는 자기네 집으로 들어갔다. 여튼 해우의 말에 나는 아침밥을 밥공
기 하나 가득 펐다.

 

" 딸. 너는 저녁밥 많이 먹는걸로도 모자라서 아침밥도 고봉으로 먹냐?"
" 아침밥은 살 안찌는 거랬어."
" 누가그래? 다 체질이야. 넌 아침 점심 저녁 간식 야참 다 살찌는 체질이야. 아빠 닮아서."
" 이상한거 있으면 다 아빠 닮았대. 난 엄마 닮은거 뭐있냐 그럼?"
" 없지. 너같이 못난딸이 엄마 뭘 닮았겠어. 넌 딱 아빠 판박이야. 반갑주씨 판박이라구."
" 아빠한테 일른다. 반갑주씨라고 했다고."
" 뭐? 야 치사하게."

 

우리 아빠의 성함은 반 갑자 주자 이신데 이게 어찌 들으면 약간 충청도 사투리같은 느낌이 났
다. 때문에 아빠와 엄마는 서로의 호칭을 자기야- 혹은 여보. 아빠는 아빠의 이름을 부르는걸
가장 싫어하셨다.

 

오후가 되자 해우의 방에선 낯선 목소리 하나가 들려왔고, 나는 얼른 내방 창가로 갔다. 근데
햇살이 해우의 방에 창을 비추어 방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만 들릴뿐 누구인지 조차 잘 보이지
않았다. 궁금하기에 창가에 매달려 요리조리 햇빛을 피해 살피고 있는데 갑자기 해우의 방 창
문이 활짝 열렸다. 때문에 난 뒤로 주저앉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