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구렁이 같은 새언니 이야기

럽럽2018.08.21
조회194,739

 

능구렁이 같은 새언니가 들어왔어요...

작년까지만 해도 안그랬는데 올해부터 사람이 너무 바뀌어서 당혹스러울 지경이에요.

참고로 전 새언니가 너무 능구렁이 같아서 좋은 사람입니다.

 

 

올해 초 설날에 새언니가 설거지하면서 저희 오빠한테

아버님 소화 잘 되시게 수정과 한잔 따라서 가져가라 그러더니

오빠가 유리컵에 수정과만 딱 따라서 가려니까 농담투로

“남자가 조신치 못하게! 저기 상 위에 잣 있는거 두 세 개 띄우고 쟁반 받쳐서 가져가.”

라고 하더라구요. 엄마랑 아빠랑 저랑 다 놀라서 쳐다 보니까

호호호 농담이에요 농담~^^ 이러면서 다시 설거지하고.. 오빠는 새언니 시키는대로

잣 띄워서 쟁반 받쳐서 아빠 가져다 주더라구요.

아 혹시 전 그때 뭐했냐 하실까봐. 전 그때 남은 음식 소분해서 냉장고 넣는 중이었어요.

 

그 후로도 엄마 생신에 중국집 가서 코스요리 먹는데

깐쇼새우 먹으면서 꼬리가 잘 안 떼어져서 제가 낑낑대고 있으니까

새언니가 제 접시 가져가더니 꼬리 야무지게 떼서 주면서

“우리 아가씨는 이런거 척척 떼서 입에 넣어주는 멋진 남자 만나요 꼭.” 하길래

네~ 언니~^^ 하면서 웃으니까 엄마도 그래 어디서 제발 그런 남자 좀 빨리 데려와라 하셨죠.

그러니까 언니가

“응 제발 동생은 새우 까느라 낑낑대고, 마누라는 어머님 아버님 먼 데 있는 음식 드시라고 열심히 퍼나르느라 먹지도 못하는데 혼자 다 먹고 멀뚱히 다음요리 언제 나오나 문만 바라보는 이런 남자 만나지 말고.”

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자 잠시 정적이 흐르긴 했는데

아빠가 먼저 빵터지셨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아가 먹으라고 음식 더 주시고 막.

 

사실 우리 오빠가 좀... 장남허세? 가 있었거든요.

저 네 살때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실때까지 같이 살았어요.

오빠 11살때까지 할머니가 거의 끼고 키워서 우리 장남~ 우리 장남 그랬대요.

울 아빠 위에 큰아빠가 한분 더 계신데 그 집은 언니들 밖에 없어서 오빠가 집안 장손이라..

할머니가 큰아빠네 안살고 우리랑 같이 산 이유도 큰엄마한테 아들 못 낳는다고 시집살이 시켜서 그런거래요.

그래서 할머니 돌아가시고 나서도 오빠가 엄마 물, 엄마 밥 이러다가

한번은 아버지한테 밥 먹다 쓰레빠로 맞았어요. 손이 없냐고 발이 없냐고.

아빠도 큰 아빠가 장손이라고 은근 어릴 때 차별 많이 받고 자라서 오빠가 그러는게 너무

아들이라도 꼴뵈기 싫었대요. 그런데 잘 안고쳐지더라구요.

전에 티비에서 전현무가 대기실에 피자 간식이 왔는데 외동이라 평생 그렇게 자라서 무릎위에 피자 한판 다 놓고 혼자 먹고 있더라는 얘기를 하는 걸 봤는데

우리 오빠가 딱 그래요. 그렇다고 식탐이 많아서 그 피자 혼자 다 먹는것도 아니에요.

그냥 두세조각 먹고 닫을건데 우선은 자기 무릎위에 올려요. 남들 먹어보란 소리도 안해요.

자기혼자 다 들고 다 식을때까지 혼자 한두조각 먹다가 내려놓거나

식구들이 네 입만 입이냐고 한소리 하면 그제서야 식탁위에 올려 놓고 같이 먹고 그랬어요.

 

사실 새언니가 처음에 오빠를 엄청 싫어했대요.

대학 동아리에서 만났는데 동아리 회식 하는데 맥주 식었다고 남았는데도 자기꺼 새로 시켜서 시원한거 먹는거 보고 뭐 저런 못배워먹은 놈이 다 있나 했대요.

그래서 대놓고 언니가 넌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아 쳐먹었길래 남들이랑 같이 술마시면서 매너가 그따위냐고 웃으면서 얘기했대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쪽팔려..

근데 워낙 새언니가 성격도 좋고 예뻐서 자주 보다 보니 오빠가 졸졸 쫓아다니면서 만나달라고 2년을 못살게 굴어서 만나면서 언니가 갱생시킨 게 이정도랄까..

 

그저께도 엄마가 열무김치 맛있게 익었다고 가져가라고 해서 언니랑 오빠랑 같이 왔는데

엄마가 작은 밀폐용기에 언니네 가져가라고 따로 담아두고 큰 용기는 옆에 뒀거든요.

부엌에서 열무김치 가져오라고 오빠한테 시키니까 오빠가 큰 용기 들고 나오더라구요...

언니가 곁눈질로 오빠 하는거 보더니 “그거 아니야.” 하니까

말 없이 내려놓고 옆에 작은거 들고 나왔어요.

그러면서 엄마한테 “어머님 아들은 아직도 제일 큰거, 제일 무거운거, 제일 비싼게 무조건 자기 껀 줄 알아요.^^” 하면서 웃으니까 엄마도 막 오빠 등짝 때리면서 웃고...

요즘 볕 너무 강하다고 엄마가 새언니 양산을 하나 사서 쇼핑백에 넣어서 가져가라고 언니한테 내미니까 낼름 열어보면서 “내꺼야?” 이러는 걸 아빠가 “육갑을 떨어라.” 라고 한마디 하시면서 지나가시더라구요.

 

새언니도 처음엔 굉장히 조용한줄 알았는데 좀 친해졌더니 이만한 탄산수가 없습니다.

우리 하자 많은 오빠 데려다 사람 만들어줘서 고마워요. 늘 미안하고 고맙게 생각해요~~ㅠㅠ

엄마가 언니 이름으로 연금보험 넣어서 나중에 다 준대요. 사랑합니다 언니!!

 

댓글 97

ㅇㅇ오래 전

Best아부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육갑을 떨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화이팅오래 전

Best새언니도 유쾌하게 말하는 재주가 있으시지만 그게 통하는 이유는 님 부모님들께서 좋으신분들이라 가능한거에요. 막장시부모면 절대 안통하죠. 내아들한테 감히! 하며 새언니 고름죽으겠죠. 님이나 님부모님들 참 좋으신분들이네요. 오빠만 조금 갱생시키연 정말 부러운 가족이겠어요. 새언니 화이팅!

ㅇㅇ오래 전

그래도 쓰니 오빠는 갱생의 희망이 보이네요. 장남 장손으로 떠받들리며 자란 남자는 평생 못고치는 사람도 많아요. 그러니 자기 받들어줄 여자 시녀같은 여자 골라와서 고생시키는 남자도 많아요. 그래도 사이다같은 아내 모셔와서 인간답게 살아가는 거 보면 쓰니 오빠도 어느 정도는 생각있는 사람이예요. 그리고 아버님 매력터지시네요.. ㅎㅎ 쓰니네 가족분들 행복하게 잘 사시면 좋겠어요.

무슨말이오래 전

아이구 탄산 능구렁이에게 배워 갑니다. 하자덩어리 고치러

ㅇㅇ오래 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101오래 전

육갑에 빵터지고 갑니다 ㅎ

냐옹오래 전

ㅋㅋ

오래 전

울남편은 누가고치나... 내말은 엄청안듣는 불여우네. 귀하게 자라지도 않은게 식탐은 휴. 게다가 지가 잘못했던것들을 다 반대로만 기억하고있더라... 우기기도 잘하고. 내가 빙수먹고싶다고했더니 답이 애들은 빙수 안먹자나. 라더라. 애들은 아이스크림 먹이고 나는 빙수먹으면되잖아. 라고했더니. 니네 아이스크림 먹을거야? 애들 먹는다하니 가자. 이러네. 참나. 내가하자는건 무조건 안하고보더라.

무대뽀오래 전

저련 돌려까기는 아주 칭찬합니다 ㅋ

dolot오래 전

그나마 시부모님되시는 분들이 받아들이시니 저렇게 화목한거지 ㅋㅋㅋ안그랬음 헬게이트였을텐데 다행이네요 ㅋㅋㅋ

솔직한세상오래 전

그 언니 좋다고 선택한게 오빠 ---------- http://pann.nate.com/talk/343166874

더살아보세요오래 전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아부지 진짜 속시원하시다 육갑을 떨으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럼 시댁 너무 좋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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