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덤덤해졌지만, 그래도 불구하고 잡아야할지 말아야할지. 조언부탁드리겠습니다

teo2018.08.21
조회1,252

안녕하세요.

 

27살의 평범한 남자입니다.

저와 2달전 헤어진 여자친구는 1살 연하, 26살의 친구입니다.

 

우리의 연애는 다른 커플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저희는 3년간의 나름 긴 연애기간동안 그 어떤커플보다도 빠르게 가까워진 사이임은 분명합니다.

 

3년전 지금보다 어린나이인 20대 초중반에 저희는 지인의 소개로 만나게됬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여자친구도 주선을 한 각자의 지인들에게 지금은 연애에 별로 관심이 없다고 거절하다가 거의 강제성으로 어렵게 만나게 되었죠.

 

민망하고 또 웃긴건.. 연애에 관심이 없다던, 사진을 보고도 서로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저희가 얼굴을 대면한 그날 묵직한 술자리를 가지며 곧바로 연애를 시작하게 됬습니다.

 

상황은 많이 다르지만 저희 둘은 비교적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했던 탓인지 여자친구는 부모님으로부터 독립을 했었지요. 저희가 처음 만난 날이 여자친구의 독립시작 1주일쯤 되던 날이였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거의 반 동거생활을 시작했었어요. 1달에 2번정도는 평일에도 만나 데이트를 했었고,, 금요일 저녁부터 월요일 아침까지의 시간은 거의 함께였죠.

 

그랬던 탓인지 저희는 서로에게 빠르게 가까워져갔고 3년간의 시간은 인상깊었던 혹은 사소했던 추억들을 만들어가기에 충분한 시간들 이였습니다.

 

제주도 등의 여행, 사소한 이벤트, 음식해먹기, 머리말려주기, 양치같이하기, 서로의 친구들과 술자리 같이하기, 방구트기, 얼굴에 대고 트름하기(여자친구만 저한테 했던것같네요 이건), 머리 같이자르기, 자동차 극장, 심야데이트, 출퇴근시켜주기, 쇼핑하기, 장보러가기, 음식 뺏어먹다가 삐진거 뭐 엄청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이런걸 다 나열하면 지루하실 것같아 생략처리했습니다.. ㅋㅋㅋㅋㅋ

 

아무튼 남들이 본다면 꽁냥꽁냥하기도 남매같기도 부부같기도 한 그런 사이였습니다.

 

이런 저희가 헤어진 이유는 여자친구와 저의 권태기였습니다.

 

여자친구는 저에 대한 권태기도 분명있었겠지만.. 그 보다 인생에 대한 권태기랄까. 그게 좀 크게 왔던 것 같습니다.

 

저는 여자친구에 대한 권태기가 맞겠네요. 싫은게 아니였지만 분명 이전보다 소홀했었습니다.

 

그렇게 여자친구가 권태기가 왔다는 말에 저는 시간을 가지자고 먼저 말을 꺼냈죠.

 

그리고 1달간 시간을 가지자고 말을하고 각자의 시간을 보내던 중 1주일이 지났을 때 여자친구의 생일이 됐습니다.

 

저는 생일선물을 사들고 찾아갔고, 그 날 저희는 이별을 선택했습니다.

 

사실 저는 여자친구를 찾아갔을 당시 충분히 생각했고 여자친구에 대한 애틋함과 소중함이 더 커졌습니다. 그리고 용기내 먼저 말을했죠. 

" 난 너랑 헤어지고 싶지않아."

라고 제 뜻을 전했지만, 여자친구는

 

" 나도 너가 좋아. 3년간의 너는 내게 진짜 좋은사람이였어. 다신 너같은 남자는 만날자신이 없어. 근데.. 나는 지금 하는 일도 지루하고, 그래서 그런지 너와 있어도 지루하고, 그 밖의 지금 드는 모든 생각들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한 것같아. 독립을 했지만 진짜 혼자서 보낸 시간이 없어서 그런것같아. 우리 헤어지자. 그게 맞는것같아. 잘챙겨먹고 다니고 술많이 마시고다니지 말고. 자기야. 우린 여기까진 것 같아. 1달 뒤에 너 생일날 생일선물 주러갈게. 그 날 마지막으로 우리 만나서 인사라도 건내자 웃으면서 "

  

그렇게 저는 씁쓸하게 집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꾹참고 기다린 1달 뒤 제 생일에 여자친구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 다음날 저는 카톡을 보냈습니다.

 

" 나는 너가 많이 보고싶어. 너는 어떤데. "

 

읽은지 2시간쯤 지나서 답잗이 온건 저에게는 좀 잔인하게 느껴졌습니다.

 

" 이렇게 연락주면.. 차단할 수 밖에 없을 것같아. 미안해.. ":

 

저는 이 말에 답장조차 하지않고 대화방을 나가버렸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1달이 더 지나 오늘이 됐습니다.

 

침묵의 시간인 2달 저는 너무 힘들었었고, 보고싶었고, 수없이 연락하고 싶엇지만 꾹 참고 제 인생에 좀더 집중했습니다.

 

하지 않던 운동을하고, 제 일에 집중하며, 주말은 친구들과 여행을가기도 하면서요. 취미도 만들어봤습니다. 낚시를 시작해봤는데.. 한마리도 못잡았어요. 바다에는 물고기가 살지 않나봐요.

 

이렇게 일상들을 보내면서 생각이 든건.. 왜 우리가 헤어졌을까에 대한 이유가 정리되지 않는다는것. 단순히 권태기라는 말밖에는.

 

그리고 이제는  잔인하게 느껴졌던 마지막 카톡답장 내용조차 무덤덤해졌습니다.

 

그러다 오늘 퇴근길에 문득 여자친구 생각이 났습니다.

 

그냥 무덤덤했고 견딜만하다 생각했는데, 너무 쉽게 견딘다 싶었던 찰나 다시 여자친구와의 추억들과 그 행동들, 말투들, 장난들까지 전부 쏟아져오네요.

 

오늘도 수없이 연락하고 싶었던 그 날들 중 하나가 되어야하겠죠..

 

 

 

P.S ) 사실 너무 생각나서 1주일 전쯤.. 여자친구 집앞에 차를 세워두고 퇴근하는 여자친구 뒷모습을 슬쩍 보고왔습니다. 새차로 바꿧기때문에 전혀 알아채진 못했겠지만 여자친구가 입고있던 제가 빨래를 잘못돌려 물이빠진 그 옷, 저만아는 아장아장 걸음걸이 그 모든게 저를 좀 무너지게 만든것같습니다.

 

 

P.S ) 여자친구도 헤어질 당시, 많이 울었었는데.. 저보다 그 추억의 공간에서 있던 여자친구가 훨씬 힘들지 않았을까 걱정되네요. 이젠 괜찮으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