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에 결혼 하지마세요 혀깨물고 말립니다

tndk01232018.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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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살 주부예요. 친구들 졸업 작품 만들고 취업 얘기 할 때 집에서 살림하고 있어요.
남편이랑 저랑 동갑내기예요. 고등학교 3학년 때 사귀기 시작해서 혼인신고는 21살 겨울에, 식은 작년 봄에 올렸어요.
남편은 제 첫사랑이고 본인도 제가 첫사랑이라고 했어요. 연애 할 때 정말 저를 공주님 모시듯 아껴줬어요. 결혼은 못해도 서른은 넘어서 할 거라 생각했어서 저도 제가 이렇게 빨리 가정을 만들지 상상도 못 했었죠. 애초에 결혼에 대한 생각을 아예 안 하고 살았어요. 그런데 그런 말 있잖아요. 결혼 안 한다는 애들이 오히려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이 사람 아니면 안 되겠다 싶어서 결혼 해버린다고. 진짜더라고요. 남편이 입대 전에 불안하다고 혼인신고서 써 두자 했고 저도 정말 얘 아니면 안 되겠다 싶어서 좋다고 했어요.
남편이 결혼한다고 저희 집에 인사 왔을때 엄마아빠 두분 다 장난인 줄 아셨고 웃어 넘기셨어요. 저희가 진지하다는 거 아시곤 절대 안 된다고 반대하셨고요. 어머님 아버님은 딱히 반대를 안 하셨어요. 그래서 집 나와서 무작정 혼인신고서 작성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은 하면 안 된다는 말 백번 천번 맞는 말이예요. 글 쓰는데 눈물이 너무 나네요. 화도 나고 비참하기도 하고. 속이 부글부글 끓어서 타죽을 것 같아요.
사랑은 돈에서 나오는거라고 흔히들 그러잖아요. 돈 없으면 사랑도 못 한다고. 저희 집은 평범한 가정이지만 남편 집이 잘 살아요. 어머님 아버님이 신혼집으로 성수동 30평대 아파트 해주셨고 남편은 그냥 대학 다니는 중이예요. 남편 졸업하고 취업 하기 전까지는 어머님이 저희 생활비를 지원해주기로 하셔서 솔직히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살고 있고요. 결혼 전에도 금전적으로 힘들 일은 없겠구나 라는 확신이 있어서 이렇게 쉽게 가정을 만든걸 수도 있겠네요. 속물이라면 속물이지만 돈도 있겠다 사랑도 있겠다 난 정말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제가 하나 간과한 게 있었던거죠. 내가 집에서 살림하며 청춘을 못 즐긴다고 남편도 못 즐기는 건 아니었는데. 남편은 혈기왕성한 25살이고 주변엔 여자애들이 넘쳐나는 대학 생활 중인데. 혼인신고서로 제 발 묶어놓고 군대 가고 제대해서 복학한 뒤에 과 후배랑 바람 날거라곤 그땐 생각도 못 했어요. 나는 친구들이랑 밖에서 술 한번 제대로 못 먹게 했던 놈이예요. 너무 이뻐서 남자들이 찝쩍댄다고 술자리도 못 가게 하던 놈이 과팅을 나가고 거기서 새파랗게 어린 21살 여자애 번호를 따고 썸을 타고 연애를 하네요. 평생 나만 사랑해 줄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새끼 사랑은 이렇게 금방 스쳐가네요. 사랑이 변하는게 아니라 사람이 변하는거더라고요. 딴 남자들 다 똑같은 놈들이라도 내 남편은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이새끼가 제일 나쁜 새끼였어요.갑자기 페북 탈퇴했을 때 의심 해봤어야 되는데. 인스타그램 사용법 물어볼 때 눈치 챘어야 되는데. 밤샘 과제 있다고 사진 찍어 보낼때도 옆에 여자 있나 없나 인증하라고 했어야 되나봐요. 여자분들 나중에 남자친구가 바람나면 다른 생각 하지말고 그냥 헤어지자고 하세요. 감정 낭비 하며 이런 저런 생각하고 있으면 사람이 너무 비참해져요. 내가 너무 비참해보여서 참 쪽팔리고 서럽고 그래요.
더 미치겠는건 이 21살 여자애는 제 남편이 '동거' 하는 '여자친구' 가 있다고 알고 있어요. 그게 저죠. 양다리인걸 알면서 만나는 이 여자애도 죽여버리고 싶은데 저를 '동거녀'라고 말하는 남편은 정말이지 죽여버리고 싶어요. 내가 바보같이 헤실거리면서 남편~ 하고 부를때 이 새끼는 나를 집착하는 '동거녀' 로 생각했다는거니까. 남편한텐 이혼하자고 말은 했어요. 그런데 저 21살 여자애한테도 제가 받은 충격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은 맘이예요. 양다리인걸 모르고 만났다면 모를까 알면서도 만난건 이 여자애도 아주 나쁜년 이라는거니까요.
어떡하면 좋죠? 남편 학교에 소문 내버릴까요?
평생 나만 볼 것 처럼 입에 발린 말로 꼬셔놓고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변하죠? 영원한 건 절대 없다는 말 가슴에 새기고 살아가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