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추가)제가 아빠랑 오빠 밥을 챙겨야하나요?

2018.08.29
조회16,550


(++또추가)

창피해서 누구에게 털어놓지 못하던 문제를 여기에 써보니, 댓글을 통해 약간의 위로도 받게 되었네요 하핫
(댓 달아주시는 거 다 보고있어요! 감사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아빠는 언제나 엄마를 가리키며 저한테 잘 배워놓으라고 했죠

나중에 너가 할 일이라고

어떠한 사회적 개념도 없을 때였음에도 불구하고 제 기분이 상당히 불쾌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희 아빤 공부를 꽤 하셨어서 할머니가 어렸을 때부터 아무것도 안 시키신 걸로 알고있습니다. 잘하니까 공부만 하라. 나머진 하지말고. 아주 옛날식 사고방식이죠.)


그땐 진짜 아, 나도 언젠가 엄마가 되면 저렇게 해야하나 엄마처럼 해야하나? 라는 생각이 전부였어요

하지만 점점 커가면서 여성에 대한 토픽이 점점 이슈화 되는 걸 보며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집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됐구나

그런데 제가 당황했던 건 엄마의 반응이었습니다

제가 이 주제에 대해 아무리 얘길 해도 엄마는 한결 같았습니다 이제와서 어떡하냐는 거죠 그러면서 모든 일을 엄마가 다 짊어지려고 하십니다

엄마를 이해못하는 건 아닙니다

몇십년동안 계속되어온 일종의 습관(?)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요

하지만 제가 더 힘든 것은 엄마가 집안일에 무관심한 아빠와 오빠에 대한 감정을 저에게 표출하시는 거에요

그러다 아빠가 오면 엄마는 무슨 일이냐는 듯 반갑게 마주하고

딸이 잘 이해해주고 탈출구 역할을 해줄수 있을거라 생각하시는 거겠지만 지쳐가는 건 사실입니다



오빠한테는 이제 아무말 안할셈입니다

뭐, 너무 심하면 제가 크게 화는 내겠다만 동생이 하는 말을 들을 성격도 아니라서

집안일 분담으로 인해 이혼이라도 당해보면 깨닫게 되겠죠
아주 확실히.




진짜 딸이면 그래야하는 건가, 엄마면 다 해야하는 건가, 내가 정이 없나, 내가 이기적인 건가 라며 혼란스러웠던 시기가 다 사라지는 것 같네요

댓 보니 제 생각이 맞다는 게 확실해지고 더 힘을 얻었어요





엄마가 돌아오신 날 후기로 올릴만한 게 있으면 다시 글 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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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그대로 묻힐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댓 달아주셔서 감사한 마음에 추가 아닌 추가를 해요!

오늘 아침, 강아지 밥 먹을 시간에 챙겨주려고 일어났어요
(강아지가 아침을 일찍 먹습니다)

근데 아빠가 아직 안나가신거에요

제가 방을 나오니 마치 저 일어날때까지 기다렸다는 마냥 부엌으로 오셔서 아침 어떻게 먹냐, 엄마가 해놓은 거 어디있냐

(근데 왜 엄마는 저한테만 음식위치를 알려주신 건지 모르겠네요;)

어제 좀 까칠하게 대한 것 같아서 여기있다, 이거 데워서 먹으면 된다 하니 전자레인지 어떻게 쓰냐부터 해서 저보고 좀 하라는 말투로 내가 어떻게 데워먹냐 이러시네요

저희 아빠 연구실에서 라면도 끓여드시고 커피도 직접 내려드시고 전자레인지도 사용해서 간단하게 요깃거리 해결하세요

못하겠다는 건 결국 제가 하라는 소리 아닌가요

피곤한 상태에서 그 말 들으니 갑자기 짜증이 솟구쳐 올라서 난 모른다 하고 방에 와서 자는 척을 했어요


결국 아빤 아침 포기하고 그냥 가셨구요

아빠 눈에는 제가 어떻게 보일지는 잘 모르겠어요

강아지 밥만 챙기고 아빠 밥은 안챙기는, 강아지가 더 우선인 딸로 보였을라나





아빠가 또 엄마한테 말했으면 엄마가 와서 또 저한테 뭐라할지 벌써부터 예상이 가네요

정 없다는 둥, 아빠가 그걸 어떻게 하냐는 둥 절 이기적인 아이로 몰아가겠죠 지금껏 그래왔듯이

에휴

아, 오빤 저한테 밥에 대해선 아무얘기 안하고 안먹고 가는 것 같네요

자기도 양심은 있는지, 자는 동생한테 일어나서 아침 차리라곤 못하겠죠


댓 다 보고있는데, 저희집 상황에 헛웃음만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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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친구분들하고 여행을 가셨어요

삼일 있다가 오시는데, 제가 아빠랑 오빠 밥까지 챙겨야하나요?



저는 23살 아직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여자입니다

저희집은 엄마와 저 이렇게 둘이서만 일한다고 봐도 무방해요

(저희집 맞벌이입니다. 엄마아빠 두분 아직도 다 일하세요)

뭐, 제가 성장하기 전까지는 엄마 혼자 일한 셈이죠

여기서 말하는 “일”은 집안일을 뜻해요

성인이 된 저는 완벽하게는 못하더라도 엄마의 조수역할 정도는 합니다

엄마가 혼자 고생하는 걸 워낙 많이 봐와서 오히려

더 도울 게 없나 묻기도 하고 찾아서 하기도 해요

반면에 아빠랑 오빠는 천하태평입니다

아니, 사실 아빠가 제일 문제죠

오빠는 그냥 놀러다니느라 집에 없고

아빠는 집안일 자체를 잘 모르세요

가끔가다가 엄마가 부탁조로 시키면 그때 좀 하는 둥 하세요

그것도 마치 내가 왜 이런 일을 해야돼 라는 듯이 얼굴 찌푸리시면서요



밥차릴 때도 엄마랑 제가 물이랑 숟가락까지 다 세팅을 해놓으면 그제서야 아빠랑 오빠는 나와서 밥만 먹고 들어갑니다

딱 밥만 먹어요

치우는 건 하나도 없고 설거지조차 안합니다

처음엔 짜증이 많이 났지만 지금은 꾹 참고 벼르고 있는 중이에요

결국 식탁 그릇 치우고 닦고 요리한 거 정리하고 설거지까지 엄마랑 제가 다 합니다

아, 과일도 있네요(전 아직 미숙하기 때문에 이건 엄마가)

결과적으론 엄마가 모든 일을 다 하시는 거에요

이걸 안썼네요ㅋ

저희집에 강아지가 있는데 두사람 모두 강아지 데리고 놀기에만 바쁩니다

속으로 제일 경악했던 건,

엄마랑 제가 다 외출했을 때 아빠가 강아지 밥을 챙겨줘야 했었어요

그런데 밥을 주면서 강아지가 똥을 쌌으면 그 즉시 치워야 하잖아요

근데 아빤 그냥 “얘가 똥쌌네” 하고 나오신 거였어요

덕분에 강아지가 밟고다녀서 엄마가 다 치우셨다고 해요

또, 오빤 강아지를 보고있다가 똥을 싸면 “어, 똥쌌다” 하고 저를 한번 보고 그냥 방으로 들어가요

아니 인간적으로 그걸 봤으면 한번이라도 치워야하는 거 아닌가요

쓰다보니 진짜 화나네요






네, 이게 전반적인 저희집 이야기입니다

실은 오늘 엄마가 여행을 가셨는데 걱정된다고 음식을 좀 해놓고 가셨어요

그런데 아까 제가 너무 졸려서 침대에 누워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빠가 오시는 소릴 못 들었어요

아빠가 갑자기 들어오시더니, 왜 여기 이렇게 있냐

아빠가 왔으면 과일 좀 깍아서 내와야하는 거 아니냐 하시네요

뭐, 제가 불효녀처럼 보일수있겠으나 갑자기 버럭

화내시면서 저러시니 마치 제가 식모라도 된 듯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순간적으로 짜증이 났어요

딸이면 내가 다 그렇게 해야하나

나랑 엄마만 집안일하고 아빠는 관심도 없으면서

내가 그것까지 챙겨야하나

오빠도 들어와있는데 오빠한텐 왜 안그러나

별 생각이 다 들더라고요

그간 집안일의 무관심에 대한 복수심도 약간 생기고요

그러면서 저한테 내일 아침은 뭐 먹냐고 하셨어요

제가 짜증내면서 왜 나한테 묻냐고 했더니 황당해

하시면서 할말이 없다고 가시네요

제가 잘못한건가요




정말 몰라서 이렇게 여쭙고 싶어요

딸이면 엄마가 없을때 아빠랑 오빠 밥을 챙겨줘야하나요?

이걸 싫다하는 제가 불효녀인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