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22년동안 남편 술때문에 삶이 고단합니다.

kmk2018.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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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중반 아들만 둘인 자영업을 하는 맘입니다.

고등학교때까지는 정말 공부를 잘했는데..전교5등안에 항상 들었습니다.

대학1학년때 공부보다는 노는 것에 좀 더 빠져있었습니다.

그와중 6살 많은 남편을 만났고 저와는 전혀 다른 세계의

기술자출신이었습니다.

 

남편은 어려서부터 술먹고 집안을 깽판치는 아버지와

잔소리가 너무 많은 어머님을 피해 19살때부터 혼자 생활을

해와서인지 조금 방탕하게 살았던것 같습니다.

저도 20살초반 사회초년생으로 제가 돈 번 저금 잘 못하고

유희의 신세계를 좀 즐긴던 와중 남편을 만났습니다.

 

남편이 나이가 많다보니 결혼얘기가 있었고

대학 1학년이었던 저는 얼떨결에 적극적인 시어머님의 권유에

의해 결혼을 했습니다.  정신차려보니 유부녀가 되었더군요 ㅎ

 

간암으로 돌아가신 아버님 유전자를 받아서인지

아들만 셋인 집안의 둘째인데.. 큰아들[아주버님]와 저희 남편은

알콜에 대한 자제력이 많이 떨어집니다.

결혼 초에도 이틀에 한번꼴로 술을 먹고 술을 먹으면 폭주를 하는 편이며

한번 먹으면 새벽 해 뜰때까지 먹고 그 다음날 일에 지장을 많이 줍니다.

 

큰애 낳을때도 술먹는다고 애가 탯줄을 감고 있어 수술해야 하는데 연락이 되지 않아

보호자 동의를 못 받아 병원에서 한시간 이상 기다린 적도 있고

아버님 임종때 신랑이 연락이 안되서.. 새벽에 5시에 들어온 신랑_데리고

부랴부랴 시댁으로 갔습니다.

결혼초에는 한 보름씩 집에 안 들어온적도 있고

2~3일씩 안 들어온 적은 수도 없습니다.

같이 자영업을 하는데.. 급한 손님 물건이 안되서 발을 동동 구른 것은 다반사이구요

술먹고 집에 안 들어오는 것은 결혼하고 10년간은 부지기수였는데

요즘은 저의 인내심에 의한 결과물인지..

외박은 거의 없습니다. 집과 가게가 5분도 안되는 거리고  남편도 술을 멀리가서 안 먹고

동네근처에서만 먹습니다.   

이밖에도 술에 대한 실수담은 수도없이 많습니다.

술 끊는다.. 남들은 백번 넘게 들었다.. 아니요.. 저는 살면서 수백번은

넘게 들었을 겁니다.

그래도 지금은 한 20년 넘게 살아서 제가 어느정도 유들해졌고

이해를 해서 큰 분란없이  살고 있습니다만 문득문득 화가 올라옵니다.

 

저는 사실 정말 성실하게 살아왔습니다.

출산때말고는 하루도 쉬어본적없고..

둘째 출산때는 병원입원하는 당일까지 일했고

딱 삼칠일(21일)만에 다시 가게에 나와서 일했습니다.

 

그와중에도 아들 둘_정말 잘 키웠다고 자부합니다.

둘다 너무 착하고 어른들한테 깍듯하고

공부도 잘합니다. 작은애가 이번에 과학고에 갑니다.

아빠가 술먹고 늦게 들어오는 것을 모르게 할려고 정말 노력했고

절대 애들앞에서 언성을 높이거나 하지 않습니다.

술만 아니면 부부싸움도 거의 안 합니다.

 

자영업을 하기에 둘이 같이 일을 합니다.

술 깨면 그 다음날 좋게좋게 말을 합니다.

 

애들이 이제 머리가 다 크다보니 애들도 저절로 알게되었고

작은애가 아빠는 "참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고 합니다.

하루는 술먹고 늦게 들어오고 그 다음날은 피곤하니 일찍들어와서 일찍자고..

 

큰애가 요즘 알바를 해서 12시 자정이 다 되서 집에 들어오는데.

저녁 먹이고.. 치우고 하면 새벽 1~2시입니다.

그때 자서 아침에 애 학교 보내려면 6시30분에는 일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가게 가서 일하고  저녁 8시에 다시 집에 와서 저녁 준비하고

한푼이라도 아껴볼려고 제 점심을 도시락 싸 다닙니다.

큰애가 점심을 집에서 먹는데.. 점심밥까지 해 놓고 나오고..

자영업이라 요즘 힘들어 일하는 사람이 그만둔지 오래되어

저 혼자 이리뛰고 저리 뛰고 하는데.. 저희가 고가품을 취급하는 업체라

항상 자리를 지켜야 하고 손님이 언제올지 모릅니다.

신랑이 술을 먹은 다음날은 늦게 나옵니다.

전화를 몇통해야 하고.. 어쩔땐 집이 가깝다보니 제가 뛰어 갑니다.

가게문을 닫으면 안되는데.. 잠시 외출중을 붙여놓고 나갑니다.

 

오늘도 오후 3시가 되어 급한 물건 나갈것때문에 어쩔수없이

출근을 했는데 미안한 기색없습니다. 워낙 익숙한 일이라..

 

요즘 자영업이 얼마나 힘듭니까.. 한푼이라 아껴보고 벌어볼려고

명절빼고는 단하루도 쉬어본적 없는데. 빚도 좀 많습니다. 그래서 더 못 쉽니다.

 

애들은 아빠를 좋아합니다.

제가 애들앞에서는 아빠에 대한 좋은 얘기만 하고 원망의 말 한마디 안하면서

키웠습니다.

그동안 제가 재테크를 좀 해서 형편이 많이 나아지긴 했습니다만

자영업이 다들 그렇듯 투자금때문에 빚이 많습니다.

 

애들 생각, 빚, 이런것때문에 이혼은 못 합니다.

하루에도 수십번 너무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남편은 저한테 큰 불만 없습니다. 오히려 저를 고맙게 생각합니다.

시댁도 나름 괜찮습니다. 아들이 총각때부터 술 좋아하는 것을 아는터라.

저한테 크게 바라지 않습니다. 오히려 제가 미안할 정도로 칭찬을 많이 해주십니다.

시댁, 시이모님댁에서 항상 효부상감이라고 합니다.

 

어머님이 결혼당시 22살 어린 저를 붙들고 결혼선택은 너가 한것이니

난중 부모를 원망마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제가 털털한 편이라 딴건 다

까먹었는데.. 이말은 기억이 납니다. 근데..자꾸 어머님이 원망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제 아들들 미성숙한 나이에 절대 밖으로 안 돌릴려고 합니다.

제가 다 가르치고 정말 어른 될때 독립시키려고 합니다.

 

술을 먹은 당일날은 늦게 와서 집안일 못 도와 주고

그 다음날은 몸이 피곤하니 집안일 못 도와주고

집안일, 가게일, 시댁,처가대소사, 저희집안일등.. 지금까지 저 혼자 다 했고

남편은 따라주기만 합니다.

남편은 딱 3가지만 합니다. 일, 술, 운동

 

요즘은 작은 학원마칠때 데릴러 가는거 하나는 해줍니다.

밤10시30분쯤 학원을 마치는데 학원이 너무 멀어 데릴러 갑니다. 

오늘은 그것도 안 간다고 합니다.

너무 피곤해서..

그리고, 자존심도 쎄서 싫은 소리 잘 안 들으려고 합니다.

사과도 잘 안하구요.. 술먹고 그 다음날 늦고 말이 많고 자기고집대로 하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좋아 하지 않고.. 지금은 혼자 일하지만..

일 부분에서 맞추기 힘든 성격입니다. 잘 안 풀리면 혼자 씩씩 대서 옆에 있는 사람

불안하게 만들고.. 항상 아프다는 말도 잘 하고. 저는 안 피곤하고 안 아파서 말 안하는게

아닌데.... 뭔 일을 주면 그리도 불평불만을 늘어놓습니다. 이것은 이래서 힘들다..

자기가 하는 기술일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그래서 술을 안 먹을 수가 없다등.. 

 

너무 불공평하단 생각이 많이 듭니다.

남편은 인생을 그리 잘 살아온것 같진 않은데..

애들 정말 똑똑하고 착하고.. 마누라 성실하고 똑똑해 재테크 잘 해서

살림 불려주고.. 시부모공양도 잘하고...술먹고 와도 크게 잔소리도 없고..

그냥그냥 본인 하고 싶은대로 너무도 잘 삽니다.

 

하루에도 수십번 이혼하고 싶은 맘을 굴뚝같지만

워낙 제가 애들 교육에 민감한 편이라..애들 잘못 될까 그러지는 못할 것 같고.

저희 가정 이대로 괜찮을까요? 아니 정확히 저 이대로 살아도 되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