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실 일상 얘기

잘들어가세요2018.09.13
조회38,842
일하는 중이니 음슴체로 하겠음.
거두절미하고 본인은 독서실 총무임. 일한 지 9개월이 다 되어감.일하다가 요즘 비수기라 손님도 없고 공부도 손에 안잡혀서 몇 자 끄적여보려고 함.
독서실 일하면서 정말정말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별의별 경험을 다 함.지난 시간동안 독서실 실생으로 다닐 때와 독서실의 총무로 일할 때 느낀 점이 너무도 큰 차이가 있어서 이걸 판 식구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적어 봄.그 전에 앞서 페이나 근무시간 등등 세세한 사항은 독서실과 동네마다 천차만별이라언급하지 않겠음.

일단 내 근무는 저녁타임임. (참고로 독서실마다 총무의 근무시간, 할 일, 근무중 공부유무는 실장님 재량에 달렸음. 나님은 자유롭게 공부하라고 해주심. 좋은 분임 bb) 
이 독서실 저녁 총무가 할 일은 기본적인 총무 업무(신규 접수, 실생 연장등록, 일반 문의 등 잡무) + 분리수거가 메인임.

 현재 내가 근무하는 독서실 위치는 그냥 수험생의 터라고 보면 됨.구체적 위치는 얘기하지 않겠음. 독서실 규모는 5층 정도 빌딩이라고 보면 됨.
위치가 위치인 만큼 정말 다양한 실생들이 찾아옴.
1. 예민충 내가 본 최고의 예민충은 옆사람 기침 때문에 바이러스가 나한테 옮는다는 여자 실생이었음. 처음엔 '그래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도가 지나침.처음 봤을 때 새로 온 실생이 화장실(여자 실생인데 화장실 문이 활짝 열려 있었음)에서 차인표가 분노의 양치질을 하듯이 똑같이 양치질을 하는 거임.
 뭐지 이 여자는?? 그러고 지나쳤음. 근데 오후에 잠시 오더니 자리를 옮기겠다는 거임. 이유는 머리카락 때문이었음. 책상에 머리카락이 있었는데 구석에 있어서 처음에 못봤었는지 이 머리카락 때문에 자기에게 세균이 옮을 수 있다는 거임.. 처음엔 0_0..... 네 바꿔 드릴게요. 했음.
 저녁 내 근무가 시작하고 자리에 앉아 있는데 또 옴. 이번엔 기침이었음.자기 뒷뒷 자리에 있는 사람이 목감기인 거 같다고 옮을 거 같다고 자리를 옮긴다는 거임.그렇게 1층에서 3층으로 옮김.  다음날 또 와서 3층에서 5층으로 실생대이동을 시작함. 원인은 똑같았음. 기침 때문에.ㅋㅋㅋ특이하다 생각했는데 복장도 마스크에 hot가 쓰던 더벅모자? 같은 걸 쓰고 다녔음.장갑도 끼고... 대단했음. 그때가 미세먼지 장난 아니어서 기침이 나오는 시기였는데 이 분은 바이러스를 외치며 그렇게 총 6번을 옮기더니 2주만에 환불하고 독서실을 나갔음.
2. 독서실 노숙자
 우리 독서실은 휴게실이 있음. 티비, 소파, 테이블만 있는 게 아니라 침실도 있어서실생들이 낮잠도 잘 수 있는 공간임.
 근데 12월 강추위 때 한 늙은 이승환 같은 손님이 등록을 함. 웃긴 건 이 사람은 공부할 책이 자리에 없다는 것... 늘 신문과 화장지로 가득 차 있는 좌석을 보면 이 사람은 뭐하는 실생이지? 생각에 빠짐. (만기표 돌리다보면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보게 됨)  이 사람은 본격적으로 복장도 수면복을 입고 독서실에 오면 수면실로 직행해서 바로 잠. 8~9시간 그냥 잠.. 계속... 한번은 주말에 총무실에서 놀고 있는데 실생 한 분이 찾아와서 웬 사람이 휴게실에서 절규를 한다는 거임.
 수면실로 올라가 봤는데 역시나 그 사람이었음. 근데 평소에는 자기만 했는데.. 이번엔 정말 통한의 절규를 하며 으아아아아앙 하면서 우는 거임. 다가가서 '이보세요, 다른 실생들이 걱정합니다. 여기서 이러시면 안되요' 하고 싶었는데 무슨 사연이 있겠지 하고 그냥 지켜보다가 돌아옴.
 돈 꼬박꼬박 내서 실장님도 그냥 내비두자고 함..  여자 휴게실에서 사는 여자도 있는데 이 두 분 중매해주고 싶다.

3. 말보로충  독서실 옥상에 흡연자들이 담배를 많이 핌.  많이 피기도 하지만 역시나 우리 실생들은 개념이 충만해서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지 않음. 근데. 딱 . 한놈. 정말 양아치 같은 놈이 있음. 나도 흡연자지만 정말 욕나오게 계속 고의적이다 싶을 정도로 그냥 옥상 아무데나 꽁초를 버리는 놈이 있음. 이런 실생은 나에게 실생이 아님. 놈임. 무개념 놈놈놈.
 그 놈은 말보로 꽁초를 버리는데 이게 한번 피면 거기서 반갑은 피는 거 같더라. 한 자리에 6~10개의 꽁초가 버려져 있음. 히드라 침소스와 함께. 역시 말보로 고객은 실망시키지 않는 허세를 가진 듯 함. 4. 비데충  정말 충격적이게도 비데를 쓰는데 서서 싸는 놈이 있는 것 같음.  비데 호스 나오는 곳부터 변기 커버까지 똥물을 튀기는 놈이 있음.  평소엔 이건 앉아서 비데 사용하면 변기 뒷부분만 살짝 튀는 정도인데  이 정체모를 변태비데충만 다녀가면 변기커버까지 일직선으로 똥물이 쫘악 퍼져있음.  똥가루가 산화해서 굳어 있는 일도 다반사임.  이새키 잡히면 정말 변기 커버에 얼굴 박아주고 싶다.  짱구보고 영감을 얻었는지.... 짱구는 그래도 휴지지... 
5. 막버충  분리수거 통에 다들 분리수거는 잘 함. 플라스틱은 플라스틱에..  근데 이건 독서실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 같음.  바로 물 안버린 채 그냥 버리는 것.   첫 근무 때 멋모르고 그냥 플라스틱 컵 휙 들었다가 안에 라떼 녹은 것 다 튀어서  새옷 사자마자 버렸음. 정말 깊은 빡침을 경험했음.  근데 이런 놈들이 한둘이 아님.   내 상식에선 정말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임. 대체. 왜...???  남은 물이나 음료 화장실 싱크대에 버리고 컵만 따로 버리면 되는 일을  그게 귀찮다고 그냥 휙휙 버리는 행동...  정말 이해가 가지 않음... 다른 건 똘끼라고 넘어간다 쳐도   이건 정말 공중도덕에 문제가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함.




주저리 주저리 쓰다보니 5개 정도 썼네... 이거 말고도 별의별 일이 다 있었지만,...위 5놈은 나중에 독서실 나가서도 안주거리로 재밋게 얘기할 거 같음.
 다들 독서실 한두 번 이용해봤겠지만 독서실 총무들 정말 고생 많음. 물론 다른 알바에 비해서 꿀이지만 그만큼 페이도 적고 총무는 돈벌려고 하는 게 아니라서....
 준비하는 시험에 맞춰서 다들 용돈에 보태려고 근무하는 것임. 여기 대부분 총무들도 부모님 손 벌리기 죄송해서 일을 함. 모두 좋은 사람들임.
 실생과 총무는 작은 창문이나 카운터 너머로 카드나 받는 사이지만..
사실 총무도 실생과 다를 게 없음. 같은 수험생 또는 사회인임.서로 이해하고 불편한 건 차 한잔 하면서 터놓고 얘기하면 재밋는 일도 많이 생길거임.
다음에도 주절거리고 싶을 때 몇 자 쓰고 가겠음.


모두 하루 마무리 잘 하시길 바라며 글을 끊습니다. 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