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붙여요.-저도 남편처럼 살아보고 싶어요.

2018.09.13
조회20,935

아이고 톡커들의 선택이라니 기분 좋은 글도 아닌데 영광입니다.ㅎㅎ

정작 저랑 같이 살면서 제가 동동거리며 사는 모습을 보는 우리 가족도 몰라주는 제 마음을, 전혀 모르는 분들이 이렇게 다독여주시고 걱정해주시니 그 기분이 정말 묘하네요. 감사하단 말도 모자라는거 같아요.

제 성격이 완전 고구마라서... 이러고 삽니다...

부부사이뿐 아니라 어떤곳, 어떤 상황이라도 제가 조금 움직여서 상황이 좋아질거 같으면 그냥 제가 해요.

이건 친구관계에서도 그렇고 회사일도 그런거 같아요.

저 정말 일복 많은 사람이거든요. 회사에서도 절대 못한단소리를 못합니다.

정말 전혀 모르는 새로운 분야의 일이 주어졌다 해도 일단 해보겠습니다. 라고 질러놓고 혼자 공부를 해요.

자격지심인건지... 모르겠다, 나는 못하겠단 말은 절대 못하고 사네요.

 

남편은 이렇게 어린아이같이 굴때 너무너무 밉고 한심하고 싫지만 또 좋을때도 있으니까 사는거 같아요. 완벽하면 더 좋겠지만 그건 이상일뿐이죠. 저도 완벽하지 않은걸요. 남편도 분명 저한테 불만이 많을거에요. 그치만 진짜 이제 그만 살아야겠다 생각한다면 서로 개선을 요구하지도 않을거고 답답해하지도 않고 그냥 정말 끝을 내버리고 말겠지만 우린 계속 살아갈거니까 내가 조금만 참으면 되겠지... 이렇게 오늘 하루도 견디고 또 이렇게 내일도 견디고 그러다보면 둘째도 점점 클거고, 첫째도... 첫째도 성인이 되면 오늘날 자신의 행동에 이불킥 할날이 와서 엄마 마음 조금은 알아주려나요ㅠㅠ 첫째는 고등학생인데 현재 자퇴준비를 하고 있습니다ㅠㅠ 이건 정말 너무너무 괴로워서 글로 쓸수도 없어요. 그냥 다 내가 아이를 잘 키우지 못해서 생긴 일이겠지요..

 

삶의 무게가 언제쯤 가벼워질까요ㅎㅎㅎ 언제쯤 이 갑갑한 일상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을지...

 

제 글이 어떤 결론이 날만한 글도 아니고 한 답답한 아줌마의 한탄글인데 귀한 시간내서 댓글로 위로해주신분들 너무나 감사합니다.

오늘 아침은 비가 추적추적 오는데도 댓글들 위로에 기분이 좋아져요. 오늘 아침은 우울하지 않네요.

힘들때마다 읽으러 오려고 합니다.

 

그리고 남편은 열심히 키워서 인간만들어 볼께요ㅎㅎㅎ

오늘 아침에도 허리 아픈게 어깨로 올라왔다며 징징대길래 어휴... 어쩌다 내가 낳지도 않은 아들을 키우고 있나 하면서 정색했더니 눈치 살살 보네요.

저희가 같은 회사에 근무하다보니 24시간을 거의 같이 있게 되잖아요? 싸움이 안돼요ㅠㅠ 반나절을 못갑니다...

어제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데 꼴도보기 싫어서 눈한번 안 마주치고 깨작깨작 거리고 있으니 감자탕 큰 고기를 덜어오더니 살을 발라서 밥에 얹어주며 눈빛으로 용서를 구하더라구요.

아... 진짜 못 생기기라도 했으면 화가 좀 오래 갈텐데 얼굴보니 또 풀어집니다... 안살거 아님 풀어야지 어쩌겠어요ㅠㅠ 밤고구마 먹여드려 죄송해요ㅠㅠ

 

이 글 보시는 미혼분들은 저처럼 살지 마셔요. 저는 비혼선언하고 제대로 비혼즐기는 분들 보면 멋있더라구요. 부럽고... 저는 남들 하는거 다 해보고 싶었고, 젊은 시절 워낙 기구한 삶을 살아와서 한남자와 따뜻한 가정을 이루고 아이들 크는거 보며 사는게 바람이었기에 이렇게 살고 있지만요. 요즘은 그거 아닌거 같아요. 혼자 먹고 살기에도 팍팍한 세상인데 굳이 내 삶을 타인이었던 사람과 엮어서 이렇게 투닥거리며 스트레스 받는거 추천 안해요.

애국? 애 낳으라고요? ㅎㅎㅎ 그런거 모르고요. 애국한다고 훈장주지도 않고 박수도 안 쳐줘요. 오히려 저희처럼 돈 없는 사람들이 애는 왜 낳냐고 흉이나 보죠. 저는 애국하려고 아이 낳은적도 없고 제가 좋아서 낳았어요. 근데 누군가의 강요로, 다른사람들이 다 결혼하고 아이 낳으니까 나도 해야하나? 생각 드신다면 절대 하지 마시길...

저는 아이들을 안 사랑해서가 아니라 결혼하기 전 저의 삶도 좋았기에... 괜히 사족을 붙여봤습니다.

 

감사해서 살짝 덧붙인다는게 길어졌네요. 누가 내 말을 들어주고 위로해준다 생각하니 자꾸 말이 나와요. 다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낙타고기도 조심합시다.

세상 모든 엄마들 화이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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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글, 푸념글이에요...

 

맞벌이 부부입니다.

남편이 저보다 1.5배 잘 벌어요.

네. 저 할말 없죠 뭐...

 

남편이 나쁜사람도 아니에요.

밖에서도 다 사람 좋다 그러고 친정에서도 사위 엄청 좋아하십니다.

술도 안 마시고 회사 집 밖에 몰라요.

 

그런데도 저는 너무너무 불만이 많네요.

술 안 마셔서 좋다는건, 다른집 남자들은 술먹고 늦게 들어오고 밖에서 여자 주무르고 노는데 니네 남편은 그런거 없잖아? 이런 경우처럼. 최소한 남이 하는 더러운짓까진 안하니 좋은 남편인거 아닌가? 라고 정신승리하는거라고 생각해요.

한국에선 술 안 마시고 회사 마치고 바로 집에 들어오면 좋은 남편이죠?

좋은 남편 하긴 참 쉽네요.

그런데 좋은 엄마, 좋은 아내 되긴 정말 어려워요.

모든일에 리미트가 없습니다.

워킹맘으로써 아이 밥도 매끼 새밥 먹이고 유기농으로 완벽한 식단구성해서 먹이며, 집안살림 티끌하나 없이 잘 해나가시는 엄마들, 그분들 정말 슈퍼맘이고 대단해보여요. 저는 그렇게 못 하거든요.

 

그치만 저라고 회사와 집 외에 무엇이 있겠습니까?

술? 맛 없어서 못 마셔요. 담배? 냄새나서 못 펴요. 친구? 만날 시간이 어디있나요...

둘째 낳고 조리를 잘못해서 허리에 고질병이 생겨 돈벌자고 회사 가고, 먹고살자고 집에서 살림하는것 외에 다른 활동은 하고싶은 생각도 안들어요. 20분 이상 서있지도 못하구요.

 

남편과 저는 같은 회사를 다니고 있지만 남편 출근이 7시 40분이고 저는 8시 반이에요.

원래는 차를 따로 쓰다가  유지비 부담이 심해서 한대를 없애고 같이 출퇴근하는데요.

그러자니 남편 출근 시간에 맞춰 나와야 하잖아요. 집에서 회사는 20분 정도 걸립니다.

 

새벽 5시반에 일어나서 큰애 먹을 아침 준비하고 저 씻고 남편 깨우면 6시 20분 정도 돼요.

남편 씻을동안 둘째(32개월) 어린이집 가방 준비하고 저 얼굴에 기초화장품 겨우 찍어바르고 애 옷입히고 머리 빗고 아침 먹이고 하면 남편은 씻고 나와서 본인 그루밍하죠.

 

그러고 7시 10분쯤 같이 집을 나섭니다.

아기 어린이집 가방, 제 핸드백, 아기 기저귀가방

기타 짐은 월요일 아기 이불가방 등등 그때그때 다를수도 있구요.

 

차를 따로 가지고 출근할때는 아침에 남편 먼저 나갈때 가방들 좀 가지고 나가서 내 차에 실어주고 가라고 매번 말을 해야 가지고 나가서 실어놓고 가고, 혹시 제가 아이 챙기다 잔소리 깜빡하는 날이면 모든 짐들 그대로 다 있구요.

제가 아이 안고 가방 바리바리 들고 낑낑대며 지하주차장까지 갑니다.(오래된 아파트고 엘리베이터가 격층에 있어 탈때도 내릴때도 계단 이용해야 합니다.)

 

그러다 같이 출근하면서부터는 남편이 짐을 들고 나가고 제가 아이를 안고 나갔는데, 임신말기부터 아팠던 손목이 치료할 시간이 없어 방치되는 동시에 남편 해외출장 몇달 가는동안 왼팔로 아이를 안고 오른팔로 짐들고 다니기를 오래 했더니 현재 왼쪽 팔에는 힘이 전혀 안 들어가는 상태에요. 무엇을 들때 아픈것이 아니라 가만히 있을때도 욱신욱신 뼈가 뒤틀리는 기분입니다. 남편도 팔 아프다는거 알고 있구요. 그래서 오늘은 오빠가 아이를 좀 안아라 짐은 막 들어도 되니 내가 들겠다. 하고 나섰는데...

 

저희 아침 출근 코스가 집에서 20분 거리인 회사에 도착해서 남편은 먼저 출근을 하고, 저는 차 안에서 화장을 하고 8시 10분~20분 사이에 회사에서 차로 5분 거리인 어린이집에 아이를 내려주고서 다시 제가 회사로 돌아와 출근하게 되거든요.

 

오늘 아침도 역시 화장을 하고 어린이집에 도착을 했는데 세상에... 아이 신발이 없는거에요ㅠㅠ

오늘 아침 아이가 잠을 못 깨서 자는 상태로 남편이 안고 나왔고, 제가 가방들을 들었는데 저는 당연히 아이를 챙기는 사람이 상식적으로 신발을 챙겼을거라 생각했고 남편은 자기가 아이를 안고 가니 그 외에 다른 모든것은 제가 챙길거라 생각을 했던거에요.

오늘 평소와 같은 어린이집 수업이면 바깥놀이때 잠시 어린이집에 있는 실내화를 신던가 하더라도 하루를 어떻게 지낼 수 있었을텐데 하필이면 체험학습을 가는날이라 꼭 운동화를 신어야했던 날이에요.

 

그래서 아침부터 싸움이 났죠... 제 입장은 아이를 챙기면서 누워있는 갓난아기도 아닌데 어떻게 신발을 챙길 생각을 못하냐는거고, 남편은 자기가 애를 안았으면 나머지는 니가 다 챙겼을거라 생각했다. 이거구요...

이건 누가 잘했다 잘못했다도 없는 깜깜한일 같아요.

그런데 제가 답답한건 이런일이 너무 많다는겁니다.

 

남편은 회사일을 정말 잘해요.

같은 회사니 더 잘알죠. 인정받고 있고, 회사에 꼭 필요한 인물입니다.

그런데 왜 집에서는 그렇지 못할까요?

단 한가지 일도 제가 지시하지 않으면 스스로 하지를 못해요.

너무 지칩니다....

 

저도 남편같이 살고 싶어요 정말 단 하루라도요.

삶이라는게 그냥 누가 다 챙겨주고 해줘서 신경 바짝 세우고 돌보지 않아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가고(남편은 가만 있어도 집이 돌아가니까요. 제가 다 하니까...)

아이도 만들때 기분만 살짝 내고나니 크는거 누가 다 해줘서 자동으로 크고...(그 '누가'는 저겠죠?) 그런 삶을 사는 이 나라 일부 남자들은 어떤 기분일까요? 본인의 삶이 사랑하는 누군가의 희생으로 그렇게 편하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살고들 있겠죠? 그들에겐 당연한 일상이니까요.

 

아침에 신발건은 제 출근 시간이 임박했으니 일단 아이 먼저 어린이집에 신발없이 데려다놓고 제가 출근을 한 후, 남편이 집에 가서 가지고와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만...

지금 서로 기분이 너무 상했어요. 제 버릇중에 참 나쁜게 이런 스트레스 상황이 생기면 자꾸 이번일 외에 다른, 그동안 쌓였던 일들까지 들춰내서 따진다는겁니다. 저도 이러는 제가 너무나 싫은데 최근엔 쌓인걸 풀만한 수단도, 시간도 없었고, 남편 해외출장동안에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너무나 힘들었기에 더 심해진거 같아요.

저 스스로도 내 자신을 깎아먹는 중이고... 같이 사는 사람도 저로 인해 많이 힘들거라 생각드네요.

자긴 그냥... 잘난 아들로 태어나 집에서 그렇게 자랐을 뿐일텐데ㅠㅠ

시어머닌 결혼전에 돌아가셔서 아들 왜 이렇게 키웠냐고 원망할수도 없네요ㅠㅠ

 

 어린이집 가방 이야기는 아침에 출근 후 신발 가지러 가는 남편한테 차 인계하면서 제가 가지고 내리니 남편이 그건 왜 가지고 내리냐고 물어서 긴말할 시간도 없고, 어차피 말해봤자 또 까먹고 헷갈릴 사람이라 그냥 신경쓰지 말라고 톡 쏘아버렸더니 남편도 버럭거려서 설명한거에요.

그리고 첫째는... 첫째 아이는 둘째와 터울이 많아 아주 큰 아이에요. 최근 혹독한 사춘기를 겪은 후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켜서 그것 또한 별개로 머리가 많이 아픈 상태입니다.

 

방금 차키만 사무실에 던져주고 가고 답장도 없네요.

사는건 왜 이렇게 힘들어야만 하나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