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맞아 미리 시댁 쪽 성묘에 다녀갔다가 집에 가는 기차 안입니다. 결혼 후 첫 성묘라 저는 별 말 없이 같이 가겠다고 했습니다. 시부모님과 시부모님의 형제 내외, 남편의 사촌동생 한 명과 함께요. 돌아가셨지만 처음 찾아뵙는 남편의 조부모님 묘소니 국화꽃다발을 사 들고 KTX를 탔죠. 이때까지만 해도 앞길이 얼마나 무지막지 할 지 상상을 못했습니다.
첫번째 조부모님 성묘는 크게 힘들지 않았어요. 이슬비가 내려 미끄럽고 위험한 산에 안장되어 계셨지만 위치가 그리 높지 않았기에 금세 도착했거든요.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습니다. 증조부모님에 고조부모님까지...성당 묘지에 안장되어있으니 다 가야했던 것이죠. 총 4군데를요. 성당묘지는 첫번째 코스와 비교불가일 정도로 하드코어였어요. 이슬비가 내려서 미끄러운데 계단은 커녕 온갖 잡초가 우거져있는 가파른 산이었습니다. 산소를 찾아가다가 자칫하면 삐끗하거나 굴러떨어질 수 있어서 정말 위험해보였습니다. 게다가 중간에 길을 잃기까지... 저도 모르게 한숨과 '아씨...' 소리가 나오더군요...두번째 산행 후에는 온몸이 땀에 절어있고 얻어 맞은 듯 무거웠습니다.
총 네 군데를 갔어야하는데, 너무 힘든 산행이니 남편은 여자들은 한 군데는 가지 않는 걸로 하자는 제안에 남자 어른들은 여기까지 와서 안 가는 게 말이되냐며 그렇게 힘들면 숨은 어떻게 쉬냐고 하십니다... 결국 두 군데중 그나마(?) 나은 묘소로 여자들이 가고 더 난코스 묘소로는 남자들이 가게 됐습니다. 오전 7시 반에 떠나서 서울로 돌아가는 기차 안 현재 시각 밤 10시입니다...
어제까지 직장에서 일하고 아침 일찍일어나서 시댁 일가친척들과 하루 온종일 성묘 일정... 다음주는 명절 전날이라 제사 음식 준비를 도우러 가야하고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조상을 모시고 기리는 일, 저는 물론 뜻깊고 당연한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과연 이 정도의 의미가 있는 건 지 잘 모르겠습니다. 오늘 제가 느낀 건, 너무 위험하다는 생각 뿐이었거든요.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갔어요. 계단이 갖추어져있는 길도 아니고 발을 잘못 헛디디면 바로 그 옆에 자신들과 같이 눕자고 조상들이 바라는 게 아니라면, 이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왜 내 혈연도 아닌 가족을 결혼했다고해서 며느리는 억지로 각종 시댁 행사에 동원돼야하는 거냐는, 두 말 해봐야 입만 아픈 그런 논쟁은 차치하고서라도 말입니다. 조상을 기리고 모시는 것, 그게 후손들(이라 읽고 남이라 읽습니다, 며느리의 경우)의 희생을 담보로 할 정도로 지나치다면, 이걸 전통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산 네개 타는 시댁 성묘
추석을 맞아 미리 시댁 쪽 성묘에 다녀갔다가 집에 가는 기차 안입니다. 결혼 후 첫 성묘라 저는 별 말 없이 같이 가겠다고 했습니다. 시부모님과 시부모님의 형제 내외, 남편의 사촌동생 한 명과 함께요. 돌아가셨지만 처음 찾아뵙는 남편의 조부모님 묘소니 국화꽃다발을 사 들고 KTX를 탔죠. 이때까지만 해도 앞길이 얼마나 무지막지 할 지 상상을 못했습니다.
첫번째 조부모님 성묘는 크게 힘들지 않았어요. 이슬비가 내려 미끄럽고 위험한 산에 안장되어 계셨지만 위치가 그리 높지 않았기에 금세 도착했거든요.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습니다. 증조부모님에 고조부모님까지...성당 묘지에 안장되어있으니 다 가야했던 것이죠. 총 4군데를요. 성당묘지는 첫번째 코스와 비교불가일 정도로 하드코어였어요. 이슬비가 내려서 미끄러운데 계단은 커녕 온갖 잡초가 우거져있는 가파른 산이었습니다. 산소를 찾아가다가 자칫하면 삐끗하거나 굴러떨어질 수 있어서 정말 위험해보였습니다. 게다가 중간에 길을 잃기까지... 저도 모르게 한숨과 '아씨...' 소리가 나오더군요...두번째 산행 후에는 온몸이 땀에 절어있고 얻어 맞은 듯 무거웠습니다.
총 네 군데를 갔어야하는데, 너무 힘든 산행이니 남편은 여자들은 한 군데는 가지 않는 걸로 하자는 제안에 남자 어른들은 여기까지 와서 안 가는 게 말이되냐며 그렇게 힘들면 숨은 어떻게 쉬냐고 하십니다... 결국 두 군데중 그나마(?) 나은 묘소로 여자들이 가고 더 난코스 묘소로는 남자들이 가게 됐습니다. 오전 7시 반에 떠나서 서울로 돌아가는 기차 안 현재 시각 밤 10시입니다...
어제까지 직장에서 일하고 아침 일찍일어나서 시댁 일가친척들과 하루 온종일 성묘 일정... 다음주는 명절 전날이라 제사 음식 준비를 도우러 가야하고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조상을 모시고 기리는 일, 저는 물론 뜻깊고 당연한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과연 이 정도의 의미가 있는 건 지 잘 모르겠습니다. 오늘 제가 느낀 건, 너무 위험하다는 생각 뿐이었거든요.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갔어요. 계단이 갖추어져있는 길도 아니고 발을 잘못 헛디디면 바로 그 옆에 자신들과 같이 눕자고 조상들이 바라는 게 아니라면, 이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왜 내 혈연도 아닌 가족을 결혼했다고해서 며느리는 억지로 각종 시댁 행사에 동원돼야하는 거냐는, 두 말 해봐야 입만 아픈 그런 논쟁은 차치하고서라도 말입니다. 조상을 기리고 모시는 것, 그게 후손들(이라 읽고 남이라 읽습니다, 며느리의 경우)의 희생을 담보로 할 정도로 지나치다면, 이걸 전통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