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1년사이에 변했어 내가 못돼먹은걸까?(글길어)

ㅇㅇ2018.09.15
조회308

고2학생이야.

중학교에서 좀 먼 곳으로 고등학교가 배정됐는데
우리 중학교에서 남자1명 여자2명 딱 이렇게 올라왔어

그 여자 2명이 나랑 내 친구고 자연스럽게 엄청 친해졌어. 1.2학년 둘다 다른반 배정이됐지만

반에 둘다 잘 적응해서 무리가 생겨도 중식 석식은 꼭 같이 만나서 먹었고 하교도 같이했어.


그 여자애랑 쉽게 친해질 수 있었던건 나랑 성향이 비슷해서야. 1학년 땐 나랑 점심시간에 화장하고 화장품얘기, 남자얘기, 친구들얘기,연예인 얘기하거나 같이 공부하고 책얘기도 하면서 시간 보냈고

그렇게 둘이서만 있어도 하나도 안심심했어

화장품 정보공유도 많이 하고 둘다 특이하게(?) 책 읽는거 좋아하기도해서 책정보도공유하고 그랬어.

반에서 같은 무리?였던 애들도 내가 점심시간에 얘랑만 있어도 얘많이 아끼고 잘맞는거 아니까 뭐라고 하지도 않았을 정도였어.


근데 2학년 올라오고 학기초부터 슬슬 쌩얼로 다니다가 점심시간 즈음에 화장시작하고 하더라고.

그래서 그때까진 뭐 그냥 귀찮나보다 했는데

어느순간 머리를 숏컷으로 자르고 온거야. 이때까지만해도 화장은 계속 했어.


그래서 그냥 그래그럴수있지 하고 또 넘겼어 ㅋㅋ근데 또 2학기 되고부터 더 짧게 투블럭으로 자르고싶다고 노래를 부르더니

투블럭으로 자른후 갑자기 화장을 싹 끊었어.
정말 립 이런거마저 안해.


그리고 얘가 내신이 잘 안나오면서 수시를 완전히 놨어. 그러더니 정시로 돌리겠대. 그러면서 자기는 밤에 인강을 듣는다더니

새벽내내 공부를 하고 (사실 이것도 사실인진 모르겠어 워낙 게임을 좋아했던애라 게임을 하는건지 트위터를 하는건지 진실이 뭔진 모르지 그래도 캐묻기 좀 그래서 믿고있어..ㅋㅋ)
학교에선 하루종일 자는거야. 정말 그냥 하~루종일. 이건 1학기중반쯤부터 그런거같아.


걔네 반에 나랑 친한애가 있어서 말해줬는데

1학년땐 내가 알기론 정말 밝고 학교생활 열심히하고 교복치마도 잘 입고 화장도 하고 이런 애였는데

정말 하루종일 잔대 ....진짜 계속 잔대.

머리 투블럭에 초쌩얼에다 검은색 테두꺼운 안경 끼고다니고 표정은 항상 뚱하고 하루종일 자기만하는
그냥 반에서 어둡고 우울해보이고 음침한애있지? 그런애가 돼버렸어.

그러다가 가끔 걔가 깨있을때
남자애들이 웃긴 말을 하잖아?
그럼 학교끝나고 석식 먹으러갈때
오늘 들었던 빻은 말이라면서 나한테 하나하나 보고하는데

솔직히 내 생각엔 별로 이상한 말도 아니고 남자애들이 웃기려고 툭툭 하는 말 같은데 그걸 그렇게 빡친다고 혈안이돼서 까니맞장구도 못치겠고

(나도 페미니즘을 부정적이게만 바라보는 사람은 아니야. 근데 정말 그렇게 화낼정도의 말은 아니었어 듣고 어이없었던 적이 많거든)

또 결정적으로
이건 정말 내가 못돼쳐먹은건데..

진짜 관리안해서 살많이찌고 안경도 이상한 두꺼운 검은뿔테끼고 투블럭에다 맨날 자느라 눈부어서 졸린표정으로 멀뚱멀뚱 서있는애랑

쪽팔려서 같이 못다니겠어....욕먹을거같지만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단지 얼굴이 못생겨서 이런 이유는 정말 아니야 못생긴 얼굴도 아닌친구고

본인앞에선 절대 이런 말 못하지만 자기관리 부족해보이는애랑 같이 다니는게 싫어 나는..


내가 얘랑 할 말이없어지니까 더 부정적으로 볼 수도 있는거같기도 해..

아마 반대엄청먹고 욕도 먹을거같은데
내입장에서 한번 생각해줬음 좋겠어


원래 잘꾸미고 잘 웃는 애였고 눈도 쌍거풀아웃라인이라 커서 얼굴도 예쁜애였어.
물론!
그냥 나랑 성향이 맞아서 친해진건데

이젠 얘기할것도 없고 꾸미지도 않아. 자연히 화장품얘기하던거 아예 안하게됐고
책 추천은 무슨 ..자느라 책도 안읽어

또 하루종일 너무 너무 졸려해서
중식이랑 석식 줄서기 전 10분도 조금만 자다가자 하고 계속 자.

난 걔 자는동안 혼자 가만히 앉아있을순 없잖아
걔랑 밥먹는시간 제외하고는 그냥 반친구들이랑 같이 있는 시간 늘었고

그러다보니 솔직히 나도 걔네랑 밥 먹고싶어. 반에선 같이다니는 무리가 걔네들이니까.

1학년때였으면 그냥 그 친구한테 우리 따로따로 반애들이랑 먹자 이렇게 솔직하게 말했을텐데

그친구가 1학년때랑 달리 반에서 적응을 못했나봐.
그래서 내가 따로먹자고하면 먹을 사람이 없는 것 같아
그래서 그렇게말도 못하겠어..미안해서 어떻게 그래...

근데 얘랑 둘이 밥먹으면 정말 시선신경쓰이고 미안하지만 정말 너무 쪽팔려

난나름 학교에 아는 사람 많은데
다들 나랑 인사하다가 내 옆에애보고 놀라서 나보면서 약간 눈커지듯이 놀란 표정짓고

못돼쳐먹은거아는데 그럴때마다 진짜 민망해 나는


밥먹으면서도 졸리단 말밖에안해
아니면 오늘 지가 들었던 빻은말 목록들.
그런것들 아니면 정말 아무 말도안해
못믿겠지? 근데 아무말도안해정말로..

나도 애가 표정이 항상 어두우니까 말 시키는거 고민하다가도

가끔 분위기 못참겠어서 날씨나, 쌤들 수업스타일, 같은학년애들 얘기하면 시종일관 자느라 모른다는 입장이야 ㅋㅋ ㅠㅠㅠㅠㅠ

정말 나는 밥같이먹으려고 존재하는건가? 이런 생각밖에안들어 ㅋㅋ..
진짜 미치겠어 정말로 잘맞았던애가 이렇게되니까 혼란스럽고


반친구들도 너 쟤랑 어떻게 친해진거야..?
이런 식으로 물어봐서 한때 정말 아끼던 친구니까 좋은애라고 그냥 요즘 귀찮아서 저렇게 맹하게 다니는것같단 식으로 돌려 말하긴 했는데

그 질문 받았을때 무슨생각으로 질문했는지 알 것 같고 그냥 머리가 복잡하더라..


1학년때부터 그 친구는 페미니즘에 관심이 많았긴 해
그래도 그 친구랑 같이 일부 페미니스트들 탈코르셋 왜 강요하는건지 모르겠다고 막 깠었거든...근데 애가갑자기 이렇게되니까...

내가 한번 지나가는 어투로 화장왜안해? 이렇게 물어봤는데 그냥귀찮아서.. 이러더라고 ㅇㅇ..근데 탈코르셋했냐고는 차마 못물어보겠더라

또 내가 머리도 되게 길고 화장도 그냥 풀메고 치마 입는 것도 좋아해서 체육시간아니면 생활복 바지도 안입고다녀


근데 나를 흉자?라고 속으론 생각할꺼 아니야
트위터 뭐 이런데서 까는 거 아닌가 그것도 불안해

그냥 점심이나 석식먹는 시간이 나한텐 너무 힘들고 옆에서 맨날 자고


진짜 이런거 겪은사람 나밖에없어..? 나도 글쓰면서 최근2년 쫙 정리한건데 새삼 너무 밝던애가 이렇게되니까 소름돋기도하고 그냥 요즘 너무 힘들다

좋은 친구를 잃은 느낌이야 분명히 계속 내 옆에 존재하고는 있는데...

묻방용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