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었다.길지도 짧지도 않은 꿈.너는 백마 탄 왕자였고난 평범하지 못한 한 소녀였다.백마가 꽃을 지르밟고 갈 때그 자리에 꽃을 다시 심던. 그래야만 했던정이 많은 소녀였다.사람으로서 내밀었던 너의 손을사랑으로 덥석 잡아버릴까 숨긴 나의 손은어느새 너를 찾고 있었고닿았던 감촉에 잠 못 이루며 긴 밤을 지새웠다.스치면 사랑일까몇 번 스쳐간다고 인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터.그런 내 맘을 흔들고 간 너는아니라고 하겠지만 넌 나를 흔들기에 충분했다.그럼 어쩔까넌 왕자고 난 그저 소녀인걸.너의 세계에 들이기엔 무색한 평민인걸.너의 손은 따뜻하고 고왔지만난 차갑고 거친 손인걸원하는 걸 이룰 수 있는 너와 달리부족한 걸 채우기도 힘든 나인 걸.이런 내가 너와의 밤을 기다렸다는 걸알아주길 바랐던 새벽의 하늘은 야속하게도아름다웠다.널 기다리는 깊은 밤이.사라지는 너를 그리워하는 고요한 새벽이.요동치는 내 마음과는 다르게 일정하게 흘러간 시간들이.때론 서럽고 네가 많이 미웠지만우리는 같지 않다는 걸 알려주는 거 같아서.그래서 한없이 슬펐다.외롭고 쓸쓸했다.그걸 채워주는 게 달빛이 아닌 너였으면 했다.이대로 너와의 슬픈 결말을 맞아야 할까이 꿈에서 깨어나면.난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누구도 오지 않던 삶에 너란 빛이 나를 껴안았다.사실 곁에만 왔을 뿐인데 나는 꼭 안겼다.겉은 차가웠지만 품은 무엇보다 따뜻했다.그런 너를 누구보다 열렬히 사랑했다.좋았던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너를기다렸던 아픈 날보다함께 저물어가는 노을을 보며 웃음 짓던 날이더 많이 생각나서 너무 아렸다.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넌 왕자고 나는 소녀였다.너와 나의 거리가 가까워질 때우린 서로를 허락하기엔 다른 먼 길을 걸어왔으니자연스럽게 다른 방향을 보아야 할 때.사람으로서 마주한 모든 것이사람으로서 너를 알아간 모든 순간이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처럼 흐려지는 게.그 끝엔 마음을 지워야 한다는 게너무 슬프고 힘이 들었다.시간에 맡기기엔너를 사랑한 시간보다 잊기 위한 시간이.꿈을 꾼 시간보다 잊어야 하는 시간이.더 힘들다는 걸 알기에꿈에서 깨어나고도다시 꿀 수 없다는 사실에널 만날 수 없을 거란 확신에꿈에서처럼 너를 그리고 아파하고 있다.난 달라진 게 없다.여전히 너를 좋아하고 사랑한다..그렇지만 달라지는 건 없다.난 가진 것 없는 가난한 소녀고넌 왕자고 빛이니까.꿈을 꾸었다.즐겁기도 슬프기도 했던 꿈.깨어나야 했지만 끝내기 싫었던 꿈.우리는 가는 방향도 서로를 보는 방향도모든 것이 달랐지만 그 안에서 최선을 다했다. 72
모든 것은 꿈이었다.
꿈을 꾸었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꿈.
너는 백마 탄 왕자였고
난 평범하지 못한 한 소녀였다.
백마가 꽃을 지르밟고 갈 때
그 자리에 꽃을 다시 심던. 그래야만 했던
정이 많은 소녀였다.
사람으로서 내밀었던 너의 손을
사랑으로 덥석 잡아버릴까 숨긴 나의 손은
어느새 너를 찾고 있었고
닿았던 감촉에 잠 못 이루며 긴 밤을 지새웠다.
스치면 사랑일까
몇 번 스쳐간다고 인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터.
그런 내 맘을 흔들고 간 너는
아니라고 하겠지만 넌 나를 흔들기에 충분했다.
그럼 어쩔까
넌 왕자고 난 그저 소녀인걸.
너의 세계에 들이기엔 무색한 평민인걸.
너의 손은 따뜻하고 고왔지만
난 차갑고 거친 손인걸
원하는 걸 이룰 수 있는 너와 달리
부족한 걸 채우기도 힘든 나인 걸.
이런 내가 너와의 밤을 기다렸다는 걸
알아주길 바랐던 새벽의 하늘은 야속하게도
아름다웠다.
널 기다리는 깊은 밤이.
사라지는 너를 그리워하는 고요한 새벽이.
요동치는 내 마음과는 다르게 일정하게 흘러간 시간들이.
때론 서럽고 네가 많이 미웠지만
우리는 같지 않다는 걸 알려주는 거 같아서.
그래서 한없이 슬펐다.
외롭고 쓸쓸했다.
그걸 채워주는 게 달빛이 아닌 너였으면 했다.
이대로 너와의 슬픈 결말을 맞아야 할까
이 꿈에서 깨어나면.
난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누구도 오지 않던 삶에 너란 빛이 나를 껴안았다.
사실 곁에만 왔을 뿐인데 나는 꼭 안겼다.
겉은 차가웠지만 품은 무엇보다 따뜻했다.
그런 너를 누구보다 열렬히 사랑했다.
좋았던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너를
기다렸던 아픈 날보다
함께 저물어가는 노을을 보며 웃음 짓던 날이
더 많이 생각나서 너무 아렸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넌 왕자고 나는 소녀였다.
너와 나의 거리가 가까워질 때
우린 서로를 허락하기엔 다른 먼 길을 걸어왔으니
자연스럽게 다른 방향을 보아야 할 때.
사람으로서 마주한 모든 것이
사람으로서 너를 알아간 모든 순간이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처럼 흐려지는 게.
그 끝엔 마음을 지워야 한다는 게
너무 슬프고 힘이 들었다.
시간에 맡기기엔
너를 사랑한 시간보다 잊기 위한 시간이.
꿈을 꾼 시간보다 잊어야 하는 시간이.
더 힘들다는 걸 알기에
꿈에서 깨어나고도
다시 꿀 수 없다는 사실에
널 만날 수 없을 거란 확신에
꿈에서처럼 너를 그리고 아파하고 있다.
난 달라진 게 없다.
여전히 너를 좋아하고 사랑한다..
그렇지만 달라지는 건 없다.
난 가진 것 없는 가난한 소녀고
넌 왕자고 빛이니까.
꿈을 꾸었다.
즐겁기도 슬프기도 했던 꿈.
깨어나야 했지만 끝내기 싫었던 꿈.
우리는 가는 방향도 서로를 보는 방향도
모든 것이 달랐지만 그 안에서 최선을 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