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라는 인간

빠득2018.09.16
조회613
가족욕이라 어디가서 시원하게 말도 못하겠고
혼자 앓고 있으려니 화병 생길거 같아서 여기 적어요

저에겐 위로 2살 터울 언니가 있습니다
서로 완전 다른 성격, 생활습관을 갖고 있는데
예를 들자면 저는 아침형인간,언니는 야행성이구요
저는 비흡연자,언니는 흡연자입니다.

언니는 멀쩡하게 다니던 회사 힘들다며 그만두고 백수된지 오래전이구요. 퇴사가 처음이 어렵댔나요?
정말 그 뒤로는 잠깐 다른 회사 들어가더니 한달도 안되서 퇴사하고, 또 취직했다가 퇴사하고 그러더라구요.
이건 지인생이니 지 알아서하겠죠. 처음엔 같이 걱정해주고 위로해주고 했으나 1년여의 오랜 백수 생활이 이젠
행복해보이기까지 하네요.
제가 퇴근해서 집에 오면 맨날 컴터 앞에 앉아서 쇼핑몰이나 들여다보고 있고 돈은 아직 남아 있긴 한건지 세일가로 샀다고 좋아하면서 옷이나 사대고 있고....
둘이서 집앞에 커피나 밥이라도 먹으러 나가면 어느새 계산은 자연스레 제몫....동생한테 매번 얻어먹는데 염치도 없고 돈앞에선 언니가~소리 안나오는데 다른때는 언니한테~ 본인이 장년데~ 개소리 시전합니다.

백수생활해도 거뜬할만큼 저희집 부자아닙니다. 그런데도 혼자 천하태평한 저 인간을 보니 저만 열불터지구요.
꼴에 자존심이 센건지 저희가 현재 부모님과 따로 둘만 살고 있는데 부모님께는 아직도 회사다니고 있는 척이나 하구요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첨엔 진짜 재취업한줄 알았던게 같이 출근준비를 했거든요. 저는 언니보다 늘 먼저 나가서 출근준비하는 모습만 봤고 제가 퇴근해서 먼저 집에 오면 8시쯤 되서 이제 퇴근한다며 집에 들어오는거죠.
근데 어떻게 알았냐하면 퇴근해서 집에 온 인간이 겁나 쌩쌩함. 솔직히 직장인분들 퇴근해서 집에 오면 퍼질러 누워있기 바쁘고 그냥 소모할 에너지 자체가 없잖아요?
근데 완전 쌩쌩한거죠. 그리고 청바지에 운동화에 출근 차림새가 옛날과는 너무 다르게 후리한 것도 제 촉을 발동시켰습니다. 그런데도 아닐거야 라고 생각하고 싶었던건 그 귀찮고 수고스러운 생쇼를 한달이나 한다고? 라는 의구심 때문이었지요.

결국 제가 돌려 돌려 언니를 추궁했더니 사실 아직 취직못했다 실토를 하더군요. 저한테 부모님께는 비밀로 해달라 하면서요. 처음엔 그래 곧 다시 취직하면 그때 가서 말하면 되겠다 싶어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벌써 마지막 회사 퇴사한 시점으로부터 6개월이 다되가고 있습니다. 부모님들 모르시냐구요? 부모님이 평일에 저희집 오셔서 일주일간 같이 지낸적이 있는데 그때도 쇼하더라구요. 옆에서 보고 놀램....소름...
그래서 제가 안되겠다 싶어 부모님께 따로 사실을 말씀드렸어요. 놀라시죠..그 쇼를 다보셨는데..언니가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것 같으니 모르는척 하고계시겠데요. 그래서 언니 이 바보는 부모님이 일부러 속아주시는지도 모르고 퇴근시간에 나 이제 퇴근한다 통화하고 그러고 있네요. 어머니는 저한테 전화와서 속상해하시고..같이 사는 저는 죽겠고...

사실 처음엔 불쌍했어요. 그런데 이젠 언니라는 사람과 얘기도 하기 싫어지네요. 왜 저렇게 사는건지 이해도 안되고...지 친구들한테도 회사 다니는척 쇼나 하고 있고..
퇴직금도 얼마 안남았을텐데 생각이 있긴 한건지..
혹여나 싶어 부모님께 언니한테 용돈 지원해줄 생각일랑 하지 말랬구요. 지가 알바를 하든 연봉 깎고 재취업을 하든 냅두라고 했습니다.

정말 이젠 저도 혼자 나가살려구요. 저 꼴 맨날 보려니 저도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쉬고 싶은데 집이 어느샌가 편하지가 않네요. 하..오늘은 여기에라도 털어놔야 살 것 같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