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열풍에 대해 MBC가 잘못 알고 있는 점

스컬리2005.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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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mbc가 방송한 일본속의 한류열풍에 대한 프로그램을 보고 생각하시는 바가 다들 있으신 것 같습니다. 아래에 몇가지 글들이 떴던데요. 저도 한 마디 보태고자 합니다.

mbc 방송을 보면서, mbc 제작진이 잘못 생각하고, 인터뷰했던 조영남, 이어령, 신봉승(맞나요? 극작가 이신듯 하던데) 씨등이 잘못 알고 있는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일본은 대한민국보다 선진국인데, 다행히(또는 요행히) 한류가 불고 있다. 이것은 일시적 현상이고, 우리는 일류에 대비해야 한다.' 뭐 이런 생각들을 하는 것 같더라구요.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중에도 그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아마 계실 겁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하면, 한류가 일본에서 먹히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대한민국이 일본보다 선진국이기 때문입니다.' 이 말을 의아하게 생각하실 분들이 아마 많을 겁니다. 그러나, 이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물이 아래로 흐르는 것이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법칙이듯이 문화도 선진국에서 후진국으로 수용되는 것은 거의 법칙에 가깝습니다. 후진적인 문화가 선진국에서 수용되는 경우는 역사에 유례가 거의 없는 일입니다.

아마 이렇게 반문하시는 분들이 계실겁니다. '일본이 우리보다 경제력, 군사력도 월등하고, 기술력도 훨씬 앞서 있는데 무슨 잠꼬대 같은 소리냐?'라고... 맞습니다. 옳습니다. 일본이 경제력, 군사력, 기술력에 있어서는 우리보다 우위에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것도 아마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을 겁니다.

그러나, 선진국이란 경제력, 군사력, 기술력등 물질적인 측면만 강하다고 해서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겁니까? 경제력이란 측면에서 보면 다량의 오일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나 쿠웨이트 등이 더 강국일 겁니다. 군사력, 기술력이란측면에서 보면 러시아나 중국이 더 강국이겠죠. 그러나, 왠지 사우디아라비아나 쿠웨이트, 러시아, 중국을 선진국이라 얘기하기에는 좀 꺼려지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선진국이란 경제력, 군사력, 기술력등 물질적인 측면에다 정치, 사회, 문화등의 정신적인 측면에서도 뭔가 자랑할만한,
보다 우월적인 뭔가가 있어야 가능한 겁니다. 실제 우리 대한민국의 '한류'가 아시아 전역에 퍼지게 된 건 경제력, 군사력, 기술력등 물질적인 측면외에 뭔가 선진화된 것처럼 보이는 정신적 토대가 있어서 가능했던 겁니다.

사실 '일류(日流)'가 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1970년대 ~1980년대에 당시 일본문화가 전혀 개방되지 않은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제또래의 고등학생들, 그리고 제 형님뻘인 대학생들은 일본 음반을 몰래 사서 듣고, 일본 잡지를 몰래 사서 보고,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를 몰래 감상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리고, 그 '일류(日流)'라는 흐름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서구에도, 그리고 아시아 전역에도 공통된 현상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일류(日流)는 10여년이 지난 지금 영향력이 많이 약해진 상태입니다. 이는 일본의 10년 장기불황과 경제 경쟁력 약화, 일본 정치의 난맥상, 일본사회의 보수 우경화와 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각국들, 서구 여러나라들은 한결같이 일본사회의 후진적인 측면과 그로 인한 문제점들을 분명히 보고 있고, 따라서 뭔가 후진적인 일본의 '일류(日流)'가 불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어제 mbc에서 이제 우리도 일류(日流)를 어느 정도는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나? 라는 식의 얘기를 하던데요. 한마디로 웃기는 얘기입니다. 일본의 문화가 선진적이면, 우리나라에서 아무리 막더라도 일류는 불게 되 있는 거요. 반대로 일본의 문화가 후진적이면, 우리나라에서 절대 일류는 불지 못할 겁니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이 선진문화가 후진문화국으로 수용되는 것은 자연의 법칙이지, 캠페인 따위나 해서 인위적으로 만들어 낼 수는 없는 겁니다.

정말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남들이 다 보는 우리의 선진적인 면을 우리는 왜 보지 못하는가? 남들이 우리의 선진문화를 수용하고 있는데 우리는 왜 스스로가 후진적이라고 생각하는가?

뭔가 모자라고 부족한 후진적인 민족인 '한민족'과 뭔가 왜곡되고 부끄러운 '대한민국'이 '선진문화'를 갖고 있고, 그 '선진문화'가 '한류'로 변이되어 아시아 각국에 널리 퍼지는 게 믿어지지 않는 거죠. 뭔가 반성해야 되고, 뭔가 남들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믿는 한국사람들이 자신들에게 뭔가를 배우고자 하는 다른 나라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거죠. 이런 사람들이 '지금의 한류는 일시적이다. 우연한 현상이다.' 따위의 얘기를 합니다.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저는 이러한 잘못된 인식이 우리가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있는 데에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물이 다 그렇듯이 역사적 사실에도 장점이 있으면 약점이 있고, 긍정적 측면이 있으면 부정적 측면 또한 있습니다.

우리는 30년 군사독재라는 부정적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또한 2차 세계대전 이후 식민지를 벗어난 나라 중 군사독재를 거의가장 먼저 국민의 힘으로 종식시키고, 민주주의를 정착시킨 나라입니다. 지금 우리의 민주주의는 아시아 전역에서 가장 발달된 수준이고, 민주주의의 상징과 같은 미국과 견주어 보더라도 선거자금, 국민의 정치참여등과 같은 면에서는 오히려 더 나은 수준의 정치를 구현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우리는 거듭된 당쟁으로 인해 국론이 분열되고, 나라가 망했다는 부정적 역사를 배워왔습니다. 그러나, 조선시대의 정치체제는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현재의 민주주의 체제와 그 맥을 같이 하는 선진적인 정치체제였습니다. 조선시대의 왕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절대왕권의 군주가 아니였습니다. 조선시대 왕은 정책을 구현하기에 앞서 먼저 신료들의 '공론'을 먼저 조성해야만 했습니다. 신료중의 우두머리인 영의정이라도 사간원, 사헌부등의 젊은 관료들의 탄핵이 있으면 관행적으로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습니다.
관직에 있지 않은 사대부들도 상소에 의해 언제든지 정책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왕에게 피력할 수 있는 그러한 선진적인 정치체제를 갖고 있었습니다. 사실 우리가 아시아에서 가장 훌륭한, 서구 선진국에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은 이만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것도 이러한 역사적 전통이 있었기에 가능한 겁니다.

사실 우리의 현실에는 아직도 부정적 측면이 많습니다. 각종 연고가 성공의 지름길이 되고, 여전히 부정부패가 자리잡고 있고, 여성과 장애인, 노인, 외국인 근로자들은 여전히 소외받고 힘든 처지에 있습니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 이후 식민지 지배를 벗어난 아시아 각국 중에서 우리나라 만큼 능력위주의 사회로, 부정부패를 없앨려고 노력하고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려고 하고,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나라도 많지 않습니다. 이웃 일본과 비교하더라도 이런 측면에서는 아마 우리나라가 나을 겁니다.

문화란 이렇듯 경제적인 면, 기술적인 면, 정치적인 면, 사회적인 면 모두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또한 문화는 경제, 기술, 정치, 사회 모두에 영향을 끼치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일본에 한류가 부는 이유는 단 한가지 뿐입니다. '우리의 대한민국이 일본에 비해 선진적인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선진적인 부분은 경제적, 기술적 측면일수도, 정치적, 사회적 측면일수도 있습니다. 그 부분을 일본인들이, 일본인들중 일부가 받아들이기 때문에 가능한 겁니다.

한류는 일시적인가? 아니면 오래 지속될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은 사실 우리가 갖고 있는 겁니다. 우리가 노력해서 우리 대한민국이 경제적, 기술적, 정치적, 사회적으로 더 나은 나라가 될 수 있다면 한류는 지속될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한류는 일시적 현상에 머물고 말겠죠.

우리 대한민국은 '강한 나라'입니다. 이 '강한 나라'를 더 강하게 만들지, 그렇게 하지 못할지는 순전히 우리에게 맡겨진 숙제입니다. 다만, 제발 '바보같은 한민족', '지랄같은 대한민국'따위의 생각은 이제 버립시다. 자신을 스스로 긍정하는 자만이 남에게도 존경받을 자격이 있는 겁니다. 자신을 스스로 긍정하는 자만이 무한한 발전을 이루어 낼 수 있는 겁니다.


김구 선생님은 '나의 소원'이란 글에서 다음과 같은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 >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오, 경제력도 아니다. 자연과학의 힘은 아무리 많아도 좋으나, 인류 전체로 보면 현재의 자연과학만 가지고도 편안히 살아가기에 넉넉하다.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이유는 인의(仁義)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이 마음만 발달이 되면 현재의 물질력으로 20억이 다 편안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홍익인간(弘益人間)이라는 우리 국조(國祖) 단군의 이상이 이것이라고 믿는다. 또 우리 민족의 재주와 정신과 과거의 단련이 이 사명을 달하기에 넉넉하고, 국토의 위치와 기타의 지리적 조건이 그러하며, 또 1차 2차 세계대전을 치른 인류의 요구가 그러하며, 이러한 시대에 새로 나라를 고쳐 세우는 우리의 서 있는 시기가 그러하다고 믿는다. 우리 민족이 주연배우로 세계의 무대에 등장할 날이 눈앞에 보이지 아니하는가. 이 일을 하기 위하여 우리가 할 일은 사상의 자유를 확보하는 정치양식의 건립과 국민교육의 완비이다. 최고 문화건설의 사명을 달할 민족은 일언이 폐지하면, 모두 성인(聖人)을 만드는 데 있다. 대한사람이라면 간 데마다 신용을 받고 대접을 받아야 한다.
(중략)
동포 여러분! 이러한 나라가 될진대 얼마나 좋겠는가. 우리네 자손을 이러한 나라에 남기고 가면 얼마나 만족하겠는가. 옛날 한토(漢土)의 기자가 우리나라를 사모하여 왔고, 공자께서도 우리 민족이 사는 데 오고 싶다고 하셨으며, 우리 민족을 인(仁)을 좋아하는 민족이라 하였으니 옛날에도 그러하였거니와, 앞으로는 세계 인류가 모두 우리 민족의 문화를 이렇게 사모하도록 하지 아니하려는가. 나는 우리의 힘으로, 특히 교육의 힘으로 반드시 이 일이 이루어질 것을 믿는다. 우리나라의 젊은 남녀가 다 이 마음을 가질진대 아니 이루어지고 어찌하랴!
나도 일찍이 황해도에서 교육에 종사하였거니와 내가 교육에서 바라던 것이 이것이었다. 내 나이 이제 70이 넘었으니, 직접 국민교육에 종사할 시일이 넉넉지 못하거니와, 나는 천하의 교육자와 남녀학도들이 한 번 크게 마음을 고쳐먹기를 빌지 아니할 수 없다.


김구 선생님은 총탄에 비명횡사하셨으나, 그 후 50여년이 지난 지금 김구 선생님의 소원이셨던 '아름다운 나라', '세계 인류가 우리 민족의 문화를 사모하는 나라'가 이렇듯 '한류(韓流)'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12억의 기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