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말할 데 없어 푸념하듯 올린건데
많은 분들이 댓글 달아주셔서 잘 봤습니다
비난과 좋은 말씀들 모두 큰 위로가 됐어요.
신혼여행 때부터 왜 이혼하지 않았냐
왜 아기는 낳았냐 등등
결혼 하고부터 중간중간 크고 작은 다툼이 있을 때마다
이정도 다툼은 모든 부부들이 하는 정도라고 생각했어요
서로 맞지 않는 부분들도 성향이 다르니 이해해줘야 한다고 생각했고요. 문제는 그걸 결혼 전에 알았더라면 과연 결혼을 했을까 하는 거죠.
그래서 살아봐야 안다고 하나 봅니다.
도박, 바람, 폭력 등 심각한 결격 사유가 없으면
이혼해서는 안된다는 생각도 강했습니다
지금 와서야 돌아보니 제 자신이 아니다 생각되면
그만두는게 맞는건데 말이에요.
어릴 때부터 쭉 이혼은 안된다. 이혼하면 이혼녀 딱지 붙는다고 들으며 자랐기에 세상의 고정관념이 두려운 나약한 인간이었습니다.
제 삶이 더 중요한데도 말이죠.
다시 연애때처럼은 돌아가지 못해도 조금은 나에게
그리고 내 아이에게 다정한 남편이 되어주길 바란다는 말이
저의 마음과 같네요. 그 댓글 보고 저도 모르게 눈물이 주룩주룩 났습니다.
저희 가정이 겉으로 보기엔 무난하고 평범한 가정이라는 것이 맞아요. 겉에서 보기엔 아무렇지 않은데 속은 썩어가고 있죠.
아마 남편도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짊어지어서 사는게 녹록치 않을 겁니다. 저 또한 결혼생활을 하면서 남편 입장에서 보면 많이 변했을 겁니다. 서로 어떻게 변해가는지 모른 채
각자의 섭섭함과 피곤함만이 쌓여 여기까지 온 거겠지요.
결혼이란 인생을 살면서 어떠한 고난과 역경이 닥쳐도
함께 헤쳐나갈 수 있는 동료를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사랑과 사람이 중요하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과 사랑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몰랐던 제가 어리석은게 맞아요.
어쩌면 변하지 않는 것, 재물이나 사회적 지위, 집안 등을 따지는게 더 나을 수도 있지만
뭐가 정답인지 이제 알 수가 없네요.
이미 결혼 해버렸으니 ㅋㅋㅋ
아직 미혼이신 분들을 위해 말씀 드리자면
-두 달이든 세 달이든 살아보는 것이 좋다는 것.
-집안을 보라는 것.
(양가가 사는 정도가 비슷해야 트러블이 덜합니다. 한 쪽이 많이 기울어지면 자격지심이 생기는 것 같아요.)
-남편의 아버지를 보라는 것.
(아들들은 대부분 아빠의 성격을 많이 닮더군요)
-그리고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을 만나라는 것.
(배려심 있고 예쁜 생각을 하는 사람은 말과 행동에서 드러나요. 말을 예쁘게 하면 싸울일도 적어지고요.)
염치 없지만 제가 챙길걸 하고 후회되는 부분들이에요.
남편은 표현이 워낙 서툴지만 아이에게 잘하려고 노력하는 그래도 좋은 아빠이기에 내 사랑하는 아기의 아빠로 룸메이트 정도로 생각하고 살아보려 합니다. 기대하는바가 없으면 더 부딪힐 일도 없을 것 같아요. 연애때 처럼은 고사하고 어떻게 싸우지 않고 대화할 것인가를 알아가는 게 가장 큰 숙제가 될 것 같습니다. 이대로 나아지지 않는다면 아이에게도 영향이 갈 테니 부부상담을 받아 볼 의향도 있어요.
(상담이 도움이 되나요? 경험자 분들 조언 부탁드려요)
많은 분들의 조언대로 아이가 조금 더 크면 어린이집을 보내고 저도 다시 사회생활로 돌아가볼 겁니다.
결혼 말고 제 인생에서 더 가치있는 것을 찾을 거에요.
하나 뿐인 인생 제 자신을 우선으로 두고 살도록 노력할겁니다.
쓰다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이 글은 지우지 않고 힘들 때마다 가끔 들어와서 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본문=======================
다음 생에는 절대 결혼 안하고 살거다
7살 차이 남편
결혼 전에는 참 잘해줬다.
먼저 일 마친 날에는 비오는 날 우산들고 정류장까지 데리러 오기도 하고 집에 가면 와인에 간단한 스낵류도 정갈하게 셋팅해서 기다리곤 했다.
가끔 싸우긴 했어도 평소에 다정하게 잘 해주고
기념일마다 꼭꼭 챙겨주고 매일 문자 카톡 해주고
책임감 있고 사회생활 충실하고
가진 것 없고 모아놓은 것 없어도 참 괜찮은 사람이다 싶어 결혼했다.
결혼하고 나니 좋게 보였던 그 사람의 장점이
나에게 비수가 되어 돌아왔다
같이 술잔 기울이며 하던 데이트가 퇴근 후 술자리가 되었다.
기념일마다 꼬박꼬박 해주던 선물은 마이너스 통장에서 나온 거였다. 경제관념이 없으니 모아놓은 돈도 없었다.
항상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던 모습 이면엔
자격지심으로 똘똘 뭉쳐져 있었다.
자기 치부가 남에게 보일까 항상 남의 시선 의식하고
남들 앞에서 큰소리치고 당당하면서 나한텐 짜증부리고 화냈다.
신혼여행부터 크게 싸웠다.
그 때 차라리 관뒀어야했다.
결혼 한 달쯤에는 여자친구가 집에를 안간다는 인터넷 유머글 같은 얘기를 하더라...참 황당했다.
만나면 팔베개 해주고 아침에 눈떠 뻐뽀 해주던 사람이
결혼 하고선 핸드폰에 얼굴을 박고 살더라.
밤에도 아침에도 함께하는 주말에도 핸드폰 아니면 게임...
같이 시간 보내는 로망따위 없었다.
신혼의 단꿈은 하나도 없었다.
몇 번 얘기해도 달라지는 것 없으니 나도 타협했다.
남편과 나 따로 시간 보냈다
하고 싶은거 하고 취미생활 하니 그게 익숙해져서
혼자 있는게 더 편해졌다
책임감 있으니 사회생활은 잘 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결혼생활도 사회생활 연장선처럼 생각하는 것 같았다. 미리 일정 안잡으면 데이트든 뭐든 절대 안하려고 했다.
야밤에 집앞 맥주집 가서 감튀에 맥주 한잔 하자는 간단한 권유도 미리 말 안했다고 안해줬다.
주말 데이트도 1주,2주 전부터 얘기해야 겨우 했다
야밤에 보고싶다고 하면 택시타고 날라오던 사람이었다.
회식을 하는 도중이라도 보고싶다고 하면 박차고 나오던 사람이었다.
어떻게 결혼 전과 후가 그렇게 다른지.
사기당한 기분이었다.
몇 번 얘기도 하고 크게 싸우기도 했다.
그 때만 잠깐이었다.
속아서 결혼한 것 같아 분한데
바람 핀 것도, 도박에 빠진 것도 아니라서 결혼 물리자고 하기가 애매해 이도저도 아닌 채로 흘러갔다.
자꾸 매달리는 나만 구차해지는 것 같아 어느 순간부터
내색을 안했다.
결혼 3년 차에 아기가 생겼다.
임신 중에도 그 흔한 배마사지, 다리 마사지 같은것도
해달라고 겨우 부탁해야 억지로 하는 둥 마는 둥
그 후로 나도 자존심이 있어 해달라고 안했다.
먹고 싶은거 사달라는 얘기도 하나 안했다.
임신했는데 수퍼가서 라면을 사오더라.
라면 좋아하지 않냐고...과일도 아니고 라면...
딴에는 내 생각해서 사 온 거라니까 화도 못냈다
아기 태어나고 봐 줄 사람 없어 나는 경력 단절되고
독박 육아 시작했다.
남편은 아기랑 놀아주는 방법을 몰라서 그렇지 시키는건 하더라
책 읽어주라면 읽어주고 씻기라면 씻기고
물론 자발적으로 하는건 하나도 없다
육아는 자기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지 알려고 하지도 않고 알고싶어 하지도 않고 그냥 딱 시키는 일만 한다
다행히 아기가 아빠를 싫어하진 않는다
그런데 나는 점점 남편이 싫어진다
일년이 넘도록 아기가 밤에 몇 번씩 울어도 남편은 깬 적 없이 잘만 잔다
코도 드릉드릉 곤다. 일하느라 피곤하겠지 싶어 참았다.
코고는 소리에 힘들게 재운 아기가 다시 깨서 각방 쓰기 시작했다.
사정이 있어 친정에 오래 머물렀다.
주중에 일할 때는 너무너무 바빠 핸드폰 볼 시간도 없대서
연락 안했다.
하루 중에 밤에 퇴근한다는 문자 하나 날라온다
토요일 일요일에 전화 한 통 올까 말까다
항상 내가 전화 걸어 안부 물었다.
뭐했냐고 연락이 없어 무슨 일 있냐 물으면 잤다고 한다
너~~~무 피곤해서 하루 종일 잤다고 한다
돈버느라 피곤해서 그렇다니 할 말이 없다
그냥 알겠다 하고 끊었다.
2,3주를 마누라랑 딸래미 얼굴도 못 보고 지냈는데도
전화도 한 통 안하고 딸 얼굴 보여달란 얘기도 없다
흔한 사진 한 장 보내달란 얘기도 없다.
혼자 지내는게 좋은 것 같다
며칠 전에 얼굴 봤을 때는
앞으로 쭉 친정에서 지내고 주말에만 얼굴 보는게 어떻겠냐고 얘기한다 그걸 말이라고 하냐 했더니 농담이란다
그 간의 섭섭함과 서러움이 쌓여
이제는 남편이 미워진다.
절대로 아기 때문에 얽매여서 살지 말자고 결혼 전에 그렇게 다짐했는데
자식때문에 산다는 엄마아빠들 말처럼 살기 싫다고
사랑하는 사람이랑 결혼해서 항상 알콩달콩하게 살 거라고
다짐했는데
지금은 그런거 없다.
얼굴만 보면 싸운다.
나도 혼자 살림에 독박육아에 경력단절에 몸은 몸대로 상하고 인생이 피폐해지니 독기만 남았다
남편 찌질이 놈은 자격지심때문에 말만 꺼내면
짜증을 낸다.
나이 들수록 자격지심에 꼰대기질로 똘똘 뭉쳐서 절대로
둥글게 넘어가는 법 없다. 항상 말에 가시가 있다
그러다보니 대화하기가 싫다
얼굴만 보면 싸운다
나도 이제는 떨어져있는게 편하다
그냥 아기아빠 정도로만 생각하지
결혼 전에 사랑했던 사람으로 안보인다
매일 후회한다
결혼하지 말걸 그랬다고...
다 싫어졌다
육아도 결혼도 시집 친정 신경써야 하는것도 모두 다
결혼 전에는 내가 우선인 것 같았는데
지금은 아기랑 나는 순위권에 없는 것 같다
주말에 너무 피곤해서 연락 못했다는 말도 핑계같다
밥먹고 자고 게임할때 아기 안부 물어볼 생각은 없는걸까
회사 일이었어도 이렇게 신경쓰지 않고 넘어 갔을까
남편 안에 우리존재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내 사랑하는 아기의 아빠라서 이번 생에는 그냥 산다
하지만 다음 생에는 절대로 절대로 결혼하지 않을거다